연구자료
[만화포럼 칸 2016] 만화 읽기 지원사업을 통한 만화문화 향유 활성화 방안 연구 _ 김종옥
김종욱 2017.05.23
만화 읽기 지원사업을 통한 만화문화 향유 활성화 방안 연구
 
김종옥(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외래교수)
 
1. 서론
 
  그간 한국의 만화계는 만화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만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불식시키고, 만화가 갖는 문화적 · 예술적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이러한 노력들은 만화가 인간의 삶에 자양분이 되는 양질의 콘텐츠로 자리매김 되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화 장르로 발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만화 창작 기반 조성과 만화 애독자의 확대, 독자와 창작자를 잇는 효율적 시스템의 확립 등 만화문화 고양과 산업발전 전반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모색되고 실천되어 왔고, 이제 한국의 만화는 외형적으로 검열과 ‘퇴폐문화’라는 낙인에서 ‘한류문화의 원동력’이라는 문화산업의 주요 콘텐츠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음지에서 만화를 즐기던 만화독자들은 이제 ‘거의 매일 본다’(23.1%), ‘1주일에 3~4번은 본다’(17.6%)는 조사 결과처럼 자주 만화를 접하고 있으며, ‘만화는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다(66.1%)’나 ‘왠지 지적이지 못한 것 같다(55.5%)’ 같은 부정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0~60%가 반대 의견(전혀 그렇지 않음+그렇지 않음)을 피력하였고, 오히려 ‘지식, 정보를 쉽게 접하는 도구’(43.9%)이자 ‘현대 사회에 필요한 매체’(45.1%)로서 ‘매우 유익’(44.0%)하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기’(38.4%)에 ‘타인에게 추천하는 편이다’(52.1%)라고 응답하여1) 인터넷 및 모바일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만화의 접근성이 높아졌고, 만화독자층은 넓어지고 있으며, 긍정적 평가도 증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만화를 둘러싼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오락적 효용성은 높으나, 교육 · 문화 · 예술적 가치는 낮고, 산업적으로 주목되나 여전히 킬링 타임용 ‘스낵 컬처’ 콘텐츠로 백안시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는 만화의 문화적 위상뿐 아니라, 결국 국내에서 만화산업이 발전하는 데 저해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에서 만화를 여전히 유해하고, 불량하며, 저급한 문화라고 인식하는 것은 뿌리 깊은 역사를 지닌다. 1960년대 이후부터 검열과 청보법 · 아청법2) 등의 법적 규제, 관변 단체를 중심으로 한 왜곡된 만화 인식 유포와 화형식 등의 퍼포먼스는 한국인의 뇌리에 만화를 음지의 문화로 인식하게 했다. 만화에 대한 인식은 만화 관련 법 개정과 만화가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사회적의 인식 변화는 만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긍정적 향유자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다양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만화 읽기 프로그램’의 활성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만화 읽기’는 만화가 가진 특성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며,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다른 매체와 차별되는 만화만의 즐거움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만화문화 향유에서 만화 읽기 프로그램은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방안이며, 창작만화의 다양성 확대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 글은 그 일환으로 현재 만화 향유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에 ‘만화 읽기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제언을 담고 있다.
 
2. 정책적 지원을 통한 문화향유의 확대의 필요성
 
  한국의 콘텐츠 정책은 지난 20여 년 동안 산업적 접근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왔다. 콘텐츠를 문화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여, 어떻게 활용하고 향유할지를 고민한 흔적은 미미하다. ‘문화산업진흥기본법’에서도 그 목적은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보다는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에 무게 중심이 있어왔다. 더군다나, 콘텐츠 이용을 문화복지(또는 이용자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국민들이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여 문화생활과 일상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 차원의 노력은 매우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화는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문화, 대중문화, 문화 향유라는 화두가 전면화된 것은 시대 상황의 변화와 그 괘를 같이 한다.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가 지식·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며 문화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된 측면과 198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서 보다 폭넓은 삶의 욕구들이 전면화 된 시대상황의 반영인 것이다. 한국사회는 이제 21세기 미래사회의 비전을 가지고 보다 보편적인 복지의 관점에서 문화향유의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문화의 향유는 모든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시키는 기본적인 조건으로,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문화향유의 개념은 문화복지와 연계되어 있다. 문화향유가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기본적인 조건이라 할 때, 성별 · 연령별 · 지역별 · 소득별 차별 없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통해 국민의 인간다운 문화생활을 보장하고 문화생활의 수준을 제고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공공서비스의 시행은 평등한 문화향유를 지향하는 문화복지 정책의 최종 목표이다.
 
  2011년 문화관광부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콘텐츠 향유의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의 즐거움 획득과 욕구의 충족에 있다. 이를 위한 개인의 향유 방식은 대상 콘텐츠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과 참여이고, 이 과정 속에서 몰입과 긍정적인 정서가 발현되며, 이런 결과가 다시 콘텐츠를 향유를 촉진하는 선순환의 과정을 이루게 된다. 향유가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개인 차원에서는 콘텐츠 향유에 대해 주체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의적인 태도와 가치지향 및 의지를 지녀야 한다. 둘째, 콘텐츠에 대한 관련 지식, 경제력, 접근성 등이 사회적으로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보장되고 필요한 경우 정책적으로 지원이 되어야 한다”3)고 정의하면서, 문화향유를 위한 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상호작용 이외에도 콘텐츠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문화복지 차원의 정부의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시하였다. 문화복지는 누구나 문화향유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국민의 기본권이며, 이를 위해 학교, 도서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부문의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만화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등의 기관을 중심으로 창작활성화와 유통구조의 개선 그리고 만화독자들을 위한 만화도서관, 만화박물관, 만화축제 등의 만화문화 저변확대와 만화를 통한 국민 삶의 질 개선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왔다. 또한 ‘문화예술진흥법’ 2013년 개정안에 ‘문화예술’의 정의에 ‘만화’가 명시적으로 기록4)되어, 문화예술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책에 만화문화를 통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만화를 통한 문화향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 만화향유를 위한 지원사업 현황
 
  1997년 <출판만화산업진흥방안 연구>를 시작으로 1998년부터 2014년 ‘만화산업 중장기 계획’까지 4차에 걸친 만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중장기 계획에는 창작, 유통 지원과 만화산업진흥을 위해 만화문화 향유 확대와 국민 인식 전환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들이 진행되었다. SICAF와 BICOF 등 국제적인 만화 페스티벌의 지원을 시작으로 공공 부문의 다양한 창작지원과 국민인식 제고 방안에 대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문화관광부가 2003년 ‘21세기 만화콘텐츠강국’의 비전 선포와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며 ‘만화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 및 참여활성화’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정부시책의 일환으로 1998년 부천만화정보센터의 개관과 1999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개관, 이후 부천만화정보센터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으로 확장되면서 만화산업지원기관으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림12.jpg
<그림1> 만화산업중장기계획(2014~2018), 문화체육관광부                        <그림2> 2015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요업무계획
 
  <그림1>과 <그림2>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비전과 목표가 발표된 자료이다. 만화산업에 대한 공공 조직의 지원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 이후 20년의 시간이 지났고, ‘한국만화의 세계화’를 비전으로 한류 콘텐츠로서의 만화의 위상이 중점 추진 사항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 속에서 한국만화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산업적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는 목표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여전히 국내의 만화에 대한 인식은 산업적 성취에 고무되어 있는 것만큼, 문화 · 예술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중적 인식이 높아지지는 못하고 있다. 만화산업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적 도약 뿐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만화문화 전반의 육성이 중요하다. 창작자의 육성과 유통질서 및 안정적 인프라의 구축도 중요하지만 만화향유자를 확대하고, 적극적 만화문화 수용자(독자)에 대한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이 고민되고 보다 적극적으로 강조되어야 한다. 또한 앞의 장에서도 언급했듯이 문화예술로서의 만화는 산업적 가치와 직접적으로 등치되지 않더라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향유 프로그램 운영이 주요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현재 대표적인 만화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현재 만화 독자에 대한 저변확대와 만화문화 활성화에 대한 프로그램은 만화창작 지원에 치중되어 있다. 2015년 <공감! 만화창작교실>과 <어린이만화 드로잉교실>, 2016년 <웹툰 창작 체험관>과 <청소년 만화아카데미>의 사례 등을 보면 예비 창작자 지원 혹은 창작 체험 중심임을 알 수 있다.
 
  2016년 진행된 <웹툰 창작 체험관> 설치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태블릿을 중심으로 한 체험관 조성’과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고, 체험 프로그램은 전문 장비를 활용해 8주에서 12주 정도의 과정을 통해 웹툰 창작 과정을 배우는 강좌이다. 이 창작 체험관은 웹툰 창작자 양성으로 웹툰 창작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교육이 중심인 ‘거점형’과 어린이와 청소년의 웹툰 창작과 작가들을 통한 직업체험의 ‘지역형’으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다. <청소년 만화아카데미>는 고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만화 실기 교육’과 ‘만화작가 직업 특강’으로 예비 만화가 육성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15년 진행된 <공감! 만화창작 교실> 전시와 연계된 창작 교실로 전시 콘텐츠의 테마와 연관된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를 만화 그리기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만화 드로잉 교실> 프로그램은 만화가 창작되는 과정을 간략한 교육 내용을 통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만화창작과 만화 캐릭터 모형 제작 ‘무한상상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및 웹툰 만들기 교육인 ‘꿈의 학교’, 지역의 아마추어 시민 만화작가 배출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공감3.0, ’카툰공감100‘ 등 참여형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창작 체험 중심이다.
 
  물론 만화 체험관은 만화창작을 체험하고, 만화 제작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만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좋은 만화를 추천하여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만화의 감상과 해석을 통해 삶의 가치와 세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만화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며, 만화가 가진 사유와 소통의 매체로서 문화적 가치를 드러내는 중요한 방안이다. 또한 만화는 종합예술로서 만화만의 독특한 매체문법을 지니고 있고, 만화읽기는 이러한 만화의 시각적 측면과 언어적 측면의 통합적 사고와 상상력으로 세계를 보는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다.
 
4. 리터러시의 의미와 만화 읽기
 
  일반적으로 \'리터러시(literacy)\'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인쇄술의 발전에 따라 인쇄매체를 중심으로 한 사회가 되면서 중요한 의사소통 방식 중 하나는 글이었다. 이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바로 리터러시이다.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즉, 문맹의 극복에서 시작된 전통적 리터러시 개념은 이후 단순히 글자를 읽는 능력만이 아니라 글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올바로 해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비판적 능력으로 확장되었고, 20세기 들어와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다양화되면서 미디어 매체에 대한 이해와 그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올바로 해독 · 평가 · 분석할 수 있는 읽기 능력 그리고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이용하여 창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까지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리터러시는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며, 읽기를 통한 비평적이고 문화적인 해독 능력을 근거로 하여 정치적, 사회적 행위의 의미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리터러시의 개념에서 ‘읽는다’는 것은 콘텐츠의 수용자 관점에서 중요한 행위이다. ‘읽는다’는 것은 ‘읽고’ ‘받아들이는’, 그리고 ‘이해하고’ ‘분석하며’ ‘행동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독자가 텍스트 자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창의적으로 생산하며, 사회적 소통과 문화 창조에 참여하는 자아실현의 한 방법이다. 이 지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중요하며,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의미해독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콘텐츠 수용자(독자)는 문화콘텐츠를 온전하게 즐기고 누리는 문화향유자로서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현대의 다양한 대중문화콘텐츠 중에서 만화는 글과 그림이 결합된 자유로운 종합적 표현양식으로 다수 대중들과 함께 공감하는 대중예술이며, 종합예술로서 오락적, 교육적, 사회적 기능이 어떤 장르나 매체보다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매체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 실태조사’(한국출판연구소 2013)에서 초등학생들의 전체 독서량 중 선호 도서 항목에서 만화책이 20.2%(2010), 28.4%(2013)로 조사되어 만화책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 독서 실태 조사는 독서율과 독서량에 대한 조사에서 만화는 제외되어 있고5) 세부 선호도서 항목에서도 선호도 수치 이외에는 만화 읽기 관련 조사 내용이 없고, 이마저도 2015년 조사에서는 선호도에 대한 조사 내용에 만화에 대한 내용이 없어 지속적인 추이를 지켜볼 수는 없으나, 청소년 독서 선호도에서 만화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유추해 볼 수 있다.6) 최근 웹툰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급증한 새로운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만화가 창작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일회성이 아닌 만화에 대한 편견의 불식과 새로운 사회적 인식 형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만화가 대중의 삶에 긍정적 의미를 제공하는 창의적 콘텐츠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만화문화 향유를 위한 저변을 확대하는 유력한 방법은 ‘좋은 만화’를 발굴하여, 널리 보급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장진영(2008)은 만화 읽기는 독자가 간접적으로 등장 인물의 삶을 체험하면서 스스로 문제 해결의 능력인 창의성을 향상시키며 독자의 삶도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규정하면서, 만화읽기는 ‘삶에 대한 성찰의 장’이라고 표현했다.
 
만화는 주로 등장인물이 살아가는 삶에 관한 보고서이다. 등장인물을 둘러싼 삶의 가치를 그려내고 있고, 주변의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갈등구조를 통해 보여주며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를 그려낸다. 만화는 창작체험과 독서체험 면에서 볼 때 삶에 대한 성찰이 진행되는 장이다. 사람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다양한 갈등과 욕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구체적으로 성·계급·인종 등에 얽힌 물리적 갈등과 내면화된 이데올로기를 건드리면서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의 충돌을 경험하는 장인 것이다. 만화를 둘러싼 여러 편견들의 허상과 실상을 만화독서체험을 통해 독자들이 느낀 체험과 더불어 사회적 의미를 재평가해야할 것이다.7)
 
  또한 ‘도서관의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을 분석한 반달림(2014)은 청소년들에게 만화읽기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반달림은 그간의 선행연구를 정리하여 공공도서관에서의 만화책의 가치와 활용의 유의미성을 분석하였다.8)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학교, 공공기관 그리고 가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만화책을 활용한 읽기 지도나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만화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재정립하고, 올바른 만화 향유의 기반을 확립해야 함을 보여준다. ‘만화니까’, ‘만화일 뿐인데’라며 가볍게 읽히는 것이 아니라, ‘만화같다’라는 표현을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세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창작물’이라는 의미로 재구성해야 한다. 향유자가 확대되고, 사회적 인식이 변화할 때 양질의 우수한 만화는 다음 세대에도 읽힐 수 있게 보존된다. 현재 한국만화는 낮은 사회적 인식 때문에 기록과 보존이 타 분야에 비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결국 오래된 양질의 만화유산이 체계적으로 보존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일례로 2012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서울신문의 기획으로 선정된 ‘한국만화명작 100선’9) 중 1950~60년대 만화는 물론이고 1970~80년대 선정만화의 상당수도 절판되어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으며, 공공기관에서 명작 만화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해도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만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2009년 전국학교도서관 담당 교사 모임에서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면 좋은 만화’ 추천 목록에서도 동일하다. 지금부터라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주제별, 테마별, 상황별로 우수한 만화 추천목록을 만들고, 추천목록 만화를 학교나 공공기관에 보급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5. 만화읽기의 방법론 개발을 위한 제언
 
1) 텍스트 중심의 만화읽기 프로그램 사례 17190419_10154618908427955_59118240769443844_n.jpg
  만화읽기 프로그램은 아직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된 사례가 미미하다. 그간 단발성이지만 학교 및 공공 도서관에서 운영된 만화읽기 프로그램 사례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박경이 교사의 경험을 모은 《만화 학교에 오다》(2004)와 공공 도서관인 계룡시의 계룡도서관에서 중 ·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독서 프로그램 ‘만화책이어도 괜찮아’(2014), 인천의 율목도서관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프로그램 ‘비움+채움’에서 시도한 ‘교양만화의 새로운 발견’(2014)이다. 그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천안여자중학교 국어 담당 박경이 교사는 어릴 때 만화를 보며 즐거움을 얻고, 세상과 만났던 기억을 기반으로 학교 수업에 만화를 활용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교사의 경험은 《만화 학교에 오다》10)에 묶여 있다. 만화반을 만들어 그리기 수업을 하고, 만화 퀴즈대회, 만화 토론, 맞춤법 틀린 낱말 찾기, 만화가 가상 인터뷰, 전교생 만화 감상문 쓰기 대회, 만화 독서시험 수행 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화를 수업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국어수업 소단원 중 ‘인물의 성격과 갈등 찾기’에 대한 접근으로 《슬램덩크》와 《원피스》 책에서 ‘뚜렷한 갈등 찾기’를 시도하고 정리하게 한 사례 등은 만화읽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초중고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예술 강사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만화애니메이션 분야도 이를 시행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많은 지도안들이 기능적인 창작 체험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리터러시의 개념에 감상하고 해독하는 과정을 넘어 직접 생산자로 창작의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그것은 만화의 특징을 보다 다각도로 이해하고 온전하게 향유하기 위한 측면이 주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140325.jpg
 
  둘째, 인천시 율목도서관의 ‘비움+채움’은 ‘비워야 채울 수 있고, 채워야 비울 수 있다’는 인문학적 사고에서 출발한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인문학의 공통된 화두인 나눔과 삶에 대한 성찰의 공간이다. 이 프로그램은 테마를 정하고, 인문학적 삶을 살아가는 길을 저자(전문가)를 통해 듣는 시간으로 책을 읽고 소통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은 프로그램 시작 3주년을 맞아 2014년 ‘비움+채움’의 테마로 <교양만화의 새로운 발견>을 설정하고 만화 작품 속에 담긴 인문학적 요소를 작가와 함께 풀어나갔다. 총 6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에게 탄탄한 스토리와 전문 지식을 담은 우수한 만화작품을 선정하여 소개하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시도로 만화 향유자의 연령층을 확대하고, 만화를 새로운 지식정보로 접근할 매개 자료로 이용하여 만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준 사례로 주목된다.
 
표1.jpg
 <표1> 율목도서관의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11)
 
 
  셋째, 충청남도 계룡시 계룡도서관에서 운영된 ‘만화책이어도 괜찮아’이다. 이 사업은 청소년 독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고, 중학생 과정과 고등학생 과정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청소년들의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고, 예술적 감수성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2014년 겨울방학인 1월과 4월 2회에 걸쳐서 진행되었고, 사서가 직접 전문가의 서평과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에서 출간한《만화책 365》를 서지 도구로 참고하여 만화책을 선정하고 이를 청소년들과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어 서평을 작성해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서평을 전시하여 지역 시민들의 만화책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프로그램에 사용한 만화책 목록과 만화책을 전시해 시민들의 흥미를 유발하였고 자연스럽게 독서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그림5.jpg
   계룡도서관은 2015년에도 ‘도서관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테마로 예술, 철학, 역사, 건축, 풍수지리 등 다양한 주제의 인문독서아카데미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한 주제로 ‘만화책이어도 괜찮아’를 진행하여 시민들과 함께 만화를 통한 세상읽기를 시도하였다. 반달림은 앞의 연구논문에서 “독서 프로그램 ‘만화책이어도 괜찮아’ 후기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만화책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으며, 차후 도서관을 다시 이용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였고, 사례를 연구한 도서관 사서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한 도서관들은 기존의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화책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12)는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만화를 활용한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이 도서관 운영자 및 참여자들에게 만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만화를 새롭게 접근하게 하는 유의미한 기회였음을 입증하였다.
 
  함께 만화를 통한 세상읽기를 시도하였다. 반달림은 앞의 연구논문에서 “독서 프로그램 ‘만화책이어도 괜찮아’ 후기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만화책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으며, 차후 도서관을 다시 이용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였고, 사례를 연구한 도서관 사서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한 도서관들은 기존의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화책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12)는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만화를 활용한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이 도서관 운영자 및 참여자들에게 만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만화를 새롭게 접근하게 하는 유의미한 기회였음을 입증하였다.
 
  위의 사례들은 단발성 프로그램이어서 체계적인 만화읽기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개별 도서관의 자발적인 프로그램 기획으로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점검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위의 사례들은 만화의 서사분석을 중심으로 한 효용성에는 많은 시사점을 준 사례이다. 그 방식을 정리해보면,
 
  첫째는 작가(저자)의 특강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율목도서관은 인문학적 주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는 만화 텍스트를 선정한 후 작가를 초청하여 특강 형식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종교 · 세계사’라는 주제를 만화 <십자군이야기>의 김태권 작가를 중심으로 강연을 듣는 방식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강연자를 중심으로 독자들과 책에 대한 해석을 교류하고, 작품 속에 내재된 종교 · 전쟁 · 국제관계 등 세계사까지 함께 읽어낸다. 전문성을 지닌 강연자(작가)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속에 담긴 삶에 의미를 풀어내는 것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체험이다. 그러나 주체적인 참여의 의미에서는 제한적이다. 이를 일회성 강연이 아닌 참여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진행하였다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뿐 아니라 만화매체에 대한 인식변화에도 새로운 시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계룡도서관의 사례로, 읽고 토론하고 서평을 작성하는 독서 프로그램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또한 계룡도서관의 사례는 만화작품을 통해 읽기 · 말하기 · 쓰기의 모든 과정을 수행하고, 쓰기(서평)를 전시하여 주민들과 공유하였는데, 이 방식은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성취감을 높여주었고 제한된 모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프로그램의 결과물 공유를 통해 만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민들이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셋째는 작품을 읽고 이해하여 자신 생각을 표현하는 서평을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했다. 박경이 교사는 읽고 이해한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말풍선을 채워 새로운 이야기를 설정하게 하는 등 그리기와 감상을 연계한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 몇몇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거나 갈등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통해 작품 전체를 요약하는 것과는 다른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이끌어냈다. 또한 만화퀴즈대회나 틀린 낱말 찾기 등의 소소한 프로그램으로 작품을 집중해서 읽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다만 위의 사례는 일반적인 문학읽기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접근되었다는 측면으로 주로 만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활용한 것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을 담고 있다. 또한 이때의 ‘이야기(텍스트)’ 분석도 만화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사를 분석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스토리 속의 시사점 등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해석하고 시사점을 찾는 프로그램 운영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만화읽기로서는 많은 한계를 지닌다.
 
2) 만화 읽기 방법론 개발을 위한 제언
  2005년부터 만화 부문도 예술 강사를 운영한 초중고 교육 과정에 파견하고, 만화를 교과 과정의 한 부분으로 교육을 진행하여 왔고, 다양한 문화 관련 강좌에서 만화를 읽기 영역에서 다루어 왔지만, 읽기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만화읽기 방법론은 다양하게 개발되지 못하였다. 앞의 만화읽기 사례에서도 확인하였듯이 그동안 다양한 방법론 개발에 대한 의견들이 제안되어 왔으나 대부분 문학읽기의 연장선상에서 만화 읽기의 방법론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만화는 이야기의 내용적 측면만이 아니라 이미지와 결합된 시각적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문학과 같은 텍스트 중심의 읽기방법론만으로는 만화 특유의 양식적 특성을 해석하기 어렵다. 김용수는 《드라마 분석 방법론》에서 “작품평가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분석하면서 ① 작품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② 그것을 얼마나 잘 성취했는지, 그리고 ③ 그러한 의도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이라고 밝히면서 작품의 기획의도가 잘 성취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내적 기준에 작품평가 체계’를 정리하였다.13) 이 평가체계는 TV 드라마 뿐 아니라 영상매체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지만, 만화의 읽기를 위한 방법론으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그러나 만화는 이야기의 내용적 측면만이 아니라 이미지와 결합된 시각적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문학과 같은 텍스트 중심의 읽기방법론만으로는 만화 특유의 양식적 특성을 해석하기 어렵다. 김용수는 《드라마 분석 방법론》에서 “작품평가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분석하면서 ① 작품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② 그것을 얼마나 잘 성취했는지, 그리고 ③ 그러한 의도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이라고 밝히면서 작품의 기획의도가 잘 성취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내적 기준에 작품평가 체계’를 정리하였다.13) 이 평가체계는 TV 드라마 뿐 아니라 영상매체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지만, 만화의 읽기를 위한 방법론으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그림5.jpg
   만화는 의도적 순서로 병렬된 글과 그림의 조합이며, 이 조합을 위해 만화연출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만화를 읽는 독자는 도상적 기호(시각적 표현)와 추상적 언어(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만화의 특성은 스토리와 플롯의 서사적 측면과 캐릭터, 배경, 칸 연출 등의 양식적 측면이 결합되어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 만화읽기는 이 두 측면을 함께 주목해야 한다. 물론 독자들이 칸과 칸 사이 여백의 의미나 말풍선과 효과음의 차이, 칸 연출을 위한 인물의 배치, 음영, 배경처리 등의 만화기법에 대해 세세하게 분석하며 만화를 읽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작품에 재미를 느끼며 몰입하는 것은 이러한 만화 기법이 풀어놓은 장치들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반응하기 때문이다. 만화는 어떤 매체보다도 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이 유기적인 매체이다. 만화는 정지된 이미지의 나열이지만, 작가가 만든 칸과 여백이라는 공간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이 움직임을 만든다. 또한 만화가는 공간에 정보의 양을 조절하여 독자의 시간을 장악하기도 하지만, 독자는 주관적인 읽기 속도로 만화의 시간을 장악한다. 즉, 만화는 독자의 해석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풍부해지는 매체이다.
 
  이러한 만화의 특징이 만화 읽기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타 매체와의 비교를 통한 차이를 밝혀내는 방법도 가능하다. 영상매체로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만화와는 해독에 차이가 있다. 만화의 독자적인 방법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타 매체의 방법론에서 시사점을 얻고, 그 속에서 타 매체와의 차이를 발견하며 방법론을 재정립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만화읽기’는 만화가 가진 특성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며,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다른 매체와 차별되는 만화만의 즐거움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읽는다는 것(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불분명하고 애매모호한 의미를 분명히 밝혀주는 것이다. 읽기는 즉자적이고 소비적인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심도 깊은 접근으로 작품에 대한 지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 읽기’가 아닌 공공의 프로그램으로 함께 읽으면서 작품에 내재된 감동을 공유하고, 차이를 소통하여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이러한 과정이 만화에 대한 긍정적 향유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만화에 무관심하거나 편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읽기’의 시도는 공공 프로젝트에서 더욱 중요한 시도라고 본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만화읽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례들과 연계한 지도안을 마련하여 문화예술교육 강사나 도서관 사서 등에게 보급하여 프로그램 운영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게 하는 것도 ‘만화읽기’ 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때 주제별, 연령별, 상황별 만화추천도서 목록을 정리하여 함께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애니메이션의 사례를 보면 이란 제목으로 연간 작품들의 디렉토리북을 매해 제작한다. 물론 만화의 경우 한해에 창작되는 만화작품이 애니메이션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분류 기준으로 추천만화 목록을 제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작품수를 고려하여 검색 및 찾기 기능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e-book 형태 등으로 제작하여 배포한다면 만화를 새롭게 접근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화읽기 프로그램은 함께 읽어 줄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읽기 프로그램의 사회자(moderater)는 작품이 다양한 각도에서 부각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만화읽기는 단순히 읽기 방법론 뿐 아니라 무엇을 읽을 것인가의 텍스트 선정과 원활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전문가 발굴까지 통합적인 실행방안이 고민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원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6. 결론
 
  이 글은 여전히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만화에 대한 낮은 인식의 변화를 위해 공공 기관에서 만화 향유자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사업들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러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반성에서 시작했다. 또한 현재까지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실시된 만화읽기 사례의 긍정성과 한계를 살펴보고, 향유자를 위한 ‘만화읽기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시행되기 위해 공공기관의 만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석하였다.
 
  만화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좋은 만화’를 추천하고, 보다 많은 만화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통해 만화를 향유하는 독자를 확대하여, 만화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읽기’라는 리터러시의 과정이 우리가 접하는 콘텐츠를 통해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정서적 · 감정적 감성을 향상시키며, 세상(타자)과 상호 소통하는 것이라고 전제할 때, 다양한 상징과 은유로 함축된 만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만화읽기는 즐겁다. 수용자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리터러시는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인간다운 삶의 실현이며, 의미해독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누리는 창작활동의 산물이다. 따라서 만화읽기에 대한 체계적인 방법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도 지적하였고, 미약하나마 방법론 구축을 위한 제언도 담았다. 물론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의 과제로 남긴다.
 
  특히 다양한 상황에 맞는 우수만화 추천도서 목록을 작성하고,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우수만화 보급과 만화 활용계획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향후 실행방안에서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이제 단순 나눔이나 보급을 넘어, 다양한 만화읽기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문화소외지역에 작은 만화도서관의 개설을 지원하고,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 학습만화 뿐 아니라 다양한 우수만화가 보급될 수 있는 지원사업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참고문헌
 
김용수(2012), 《드라마분석 방법론》, 집문당
박경이(2004), 《만화 학교에 오다》, (주)우리교육
정준영(1994), 《만화 보기와 만화 읽기》, 도서출판 한나래
한국콘텐츠진흥원(2015), 《2014 만화산업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출판연구소(2015),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문화체육관광부
 
김상원(2007), 인문학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와 문화산업, 《독일언어문학》 제37집,
류반디(2011), 만화의 독서 효용성에 관한 연구, 한국비블리아학회, 《한국비블리아학회지》 제22권 제2호
박기수(2005), 대중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미디어교육 교수법, 한국언론학회 심포지움 및 세미나
반달림 외(2014), 사례중심연구를 통한 도서관의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 동계 학술발표회
백진환 한윤옥(2011), 학습만화 독서지도 및 효과에 대한 실행연구, 한국비블리아학회, 《한국비블리아학회지》 22호
이기현 외(2011), 콘텐츠의 문화적 향유 확대방안 연구, 문화체육관광부
장진영(2008), 만화교육에서 만화읽기와 토론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만화애니메이션연구》 통권 14호
조현일(2007), 읽기 텍스트로서의 영화와 영화 읽기 교육, 《독서연구》 제18호
 
에이코믹스(2014), 율목도서관, 만화가와 만나는 ‘교양만화의 새로운 발견’ 운영, 다음 만화게시판, http://bbs.cartoon.media.daum.net/gaia/do/opinion/read?articleId=40590&bbsId =B005&searchKey=userid&sortKey=depth&searchValue=AJ6Io&pageIndex=10
인사이드 충남(2014), 계룡도서관, 청소년 독서프로그램 ‘만화책이어도 괜찮아!’, 충청남도 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topcnitv/40203844559
홍지민(2014.4.22.), <한국만화 명작 100선> 본지-진흥원 ‘100선 기획’ 어떻게…, 서울신문
 
각 주
1) 한국콘텐츠진흥원(2015), 《2014 만화산업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pp.275~285
2) 청보법(청소년보호법), 아청법(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3) 이기현 외(2011), <콘텐츠의 문화적 향유 확대방안 연구>, 문화체육관광부, p.19
4) 문화예술진흥법은 1975년 공포를 시작으로 40년 넘게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전통문화예술을 계승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여 민족문화 창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 문화예술부문을 지원하였지만, 만화는 그 정의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이후 수차례의 개정을 거친 이후 지난 2013년 7월 개정 공포된 법률안부터 “<문화예술>이란 문학, 미술(응용미술을 포함한다),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演藝), 국악, 사진, 건축, 어문(語文), 출판 및 만화 말한다.”라고 정의되었다.
5) 본 조사에서 ‘독서’또는 ‘책 읽기’는 “일반도서(종이책 및 전자책)읽기“를 말하며 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는 제외함. ‘전자책’은 컴퓨터,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전자책 전용 단말기 등을 이용하여 화면으로 읽는 각종 디지털 도서를 총칭하는 것으로 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는 제외함. 한국출판연구소(2015),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문화체육관광부, p.
6) 현재 공공기관의 만화관련 조사는 모집단을 콘텐츠 이용경험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는 만화독자들의 이용행태를 조사하여 향후 만화관련 정책방향 및 산업에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조사이다. 다만, 1년에 1회 정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만화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하여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7) 장진영(2008), 만화교육에서 만화읽기와 토론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 만화애니메이션연구, pp.20~23
8) 반달림 외(2014), 「사례중심연구를 통한 도서관의 만화책 활용 프로그램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 동계 학술발표회, p.176
9) 한국만화명작100선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서울신문사가 만화전문가 100명의 선정위원을 추천을 통해 100편의 작품을 확정하고, 독자1000명에게 선호도를 조사하여 공개하였다.
홍지민 기자(2014.4.22.), <한국만화 명작 100선> 본지-진흥원 ‘100선 기획’ 어떻게…, 서울신문
10) 박경이(2004), 《만화 학교에 오다》, ㈜우리교육
11) 반달림 외(2014), 위 학술발표회 자료집, p.177
12) 반달림 외(2014), 위 학술발표회 자료, pp.178~179
13) 김용수(2012), 《드라마분석 방법론》, 집문당, p.305
 
 
연구자료
연구자료
전시도록
복간도서
지식총서
카드뉴스
2020 만화 산업백서
2021.01.08
2020 우수만화도서 50선(選)
2020.12.28
예술인 고용보험 현장 적용을 위한 안내서(문화예술용역 운용지침서)
2020.12.18
[중국(심천)콘산 20-12호] 해외콘텐츠기업탐방 - 미구문화과기유한회사
2020.12.18
[중국(심천)콘산 20-13호] 해외콘텐츠기업탐방 - 광동성가상현실산업기술혁신연맹
2020.12.18
[중국(심천)콘산 20-11호] 해외콘텐츠기업탐방 - 광저우후야정보과기유한회사
2020.12.18
[일본 20-10호] 2020년 & 2021년 일본 콘텐츠 산업 트렌드 분석
2020.12.18
[일본 20-9호] 일본 디지털 만화 산업 동향
2020.12.18
[인니 20-13호] 인도네시아 한류 동향
2020.12.18
[싱가포르 20-6호] 2020 싱가포르 한류 동향
2020.12.18
[인니 20-12호] 2020 인도네시아 키즈 콘텐츠 산업 동향
2020.12.18
위클리 글로벌 201호(20년 12월 09일)
2020.12.18
위클리 글로벌 200호(20년 12월 02일)
2020.12.18
위클리 글로벌 199호(20년 11월 25일)
2020.12.18
위클리 글로벌 198호(20년 11월 18일)
2020.12.18
위클리 글로벌 197호(20년 11월 11일)
2020.12.18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진출 전략 연구 - 디지털 경제형 콘텐츠 해외진출 전략
2020.12.18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 자료집
2020.12.18
2020 일본 캐릭터 시장 특집
2020.12.18
2020 일본 콘텐츠 산업 정책 특집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