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섭의 거침없는 만화
엔젤 미트 파이
신일섭 2004.10.01

D[di]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90년대 말쯤 일 것이다.
일본 인디 만화의 실존이라고 불리는 ‘악스’ 편집장으로부터 구한 과월 호에 특집으로 다뤄진 작가의 만화 세계와 인터뷰를 보고서였다.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미적 감각과 신세대의 감성을 글로써 풀어낸 작품들의 소개를 보면서 나는 그를 주목하게 되었고 최근 드디어 국내 정식 발표작 ‘엔젤 미트 파이’를 구하게 되었다. 출판사는 황매다. 귀여니라는 인터넷 소설을 발표 한 곳으로 일반인들에게 유명하지만 사실 만화계에서 굵직한 만화 스토리를 발표한 노진수씨가 브레인으로 있는 출판사이다. 이후 소개 될 만화들에 주목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책은 입체적인 디자인과 D[di]라는 작가의 자품 세계를 요약한 거친듯하면서 그 속에서 정리된 이미지를 표지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8편의 단편들로 이뤄져 있고 특이하게 만화를 음악으로 만든 싱글 CD가 함께 들어 있다.

처음에 실린 강렬한 칼라로 독자를 사로잡는 ‘에이즐X그레텔 이라는 단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그로데스크 얘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남매는 가정불화로 불타 버린 집을 떠나왔다. 오빠는 부모가 서로 주먹다짐을 했을 때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부엌에서 펄펄 끊는 튀김 기름 속으로 머리를 처박아 지금까지 머리가 불타고 있다. 남매는 그들이 쉬는 곳마다 불태우며 지나간다. 간혹 착해 보이는 사람도 만나지만 오빠가 마녀라고 하면 여동생은 그저 오빠 을 믿고 따른다.
그러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떠도는 여행에 지쳐 버린다. 힘겨워 하는 여동생을 돌아보며 오빠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래? 그럼……. 죽을까?’ 그 말에 여동생은 마른 들판에 눕는다. 오빠와 함께 한다는 것에 두려움도 갖지 않고 눈을 감는다. 오빠는 온 몸으로 분노를 노래하여 들판을 불태우고 여동생을 따듯하게 안아준다. 여동생은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슬프다고 느낀다. 그 이후 불타버린 들판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헤이즐 옆에 오빠의 존재를 알리는 작은 뼈가 놓여 있다.



뭐니 해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엔젤 미트 파이’ 일 것이다. 어느 날 저녁 소녀가 살고 있는 농장에 총성이 울린다. 그리고 소녀는 자신의 집에서 기른 살 오른 닭을 물고 달리는 개를 발견하는데 천사와 같다며 황홀해 한다.
총에 맞아 죽은 개는 가끔남은 밥을 주었던 이웃농장의 체리라는 녀석이다. 소녀는 체리의 죽음에 슬퍼한다.
다음날 소녀의 생일 아침 식사로 어머니께서 파이를 만들어 주셨는데 맛있게 먹은 소녀는 언니가 엄마에게 묻는 질문을 듣고 불길한 예감에 빠져든다.
‘근데 오늘 이 파이에 들어간 고기는 무슨 고기야? 맛이 특이해?’ 파이를 입에 된 후 사람의 얼굴이 종이 봉지 형태로 보이게 된다.
중학교 때 엄마는 청결하고 부유한 아버지와 재혼하여 마을 중심부로 이사하고 권유에 의해 연극을 하게 되는데 거기서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금방 주연을 맞게 되고 주위의 부러움을 받게 된다.
큰 무대에서 무대 공포증을 느끼지 않는다며 소녀의 대범함을 칭찬하자 소녀는 속으로 웃어 버린다. 무대에서 객석을 보면 종이봉투나 쓰레기봉투 머리를 한 인간을 보게 되는데 긴장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유명한 감독에게 스카우트 되어 스크린에 진출한 소녀는 천사로 불리게 된다. 어릴 적 천사의 고기를 먹고 자란 내가………….
언제쯤 이 죄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신일섭의 거침없는 만화
칼럼
그곳에 가면 만화가 있다
신일섭의 거침없는 만화
박기준의 세계속의 한국만화야사
comic mook 01 밥
신일섭
2006.07.01
또 하나의 무크지가 등장했다. ‘제대로 재있게’ 그리고 매호마다 주제를 가진‘콘셉트 무크지’를 표방한 셋이 읽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밥 이야기가 그것 이다. bob 무크지는 현재 한국 만화과중 가장 젊은 교수진과 현장성 있는 만화 교육으로 주목 받고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에서 기획 하였다.
국제강한연구소 - 마노
신일섭
2006.05.01
새로운 대안 만화가 또 다시 출시되었다. 하드커버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 주려는 듯 갱지 이미지를 강조한 표지에 교배중 수컷을 잡아먹는 이미지를 음각으로 표현 하였다. 국제강한연구소를 구입하기전 이미 책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후배 곽상원 작가의 신작이 실려 있다는 이유가 구매에 결정적이 이유가 되었다. 그 외 아이와, 최인선, 이향우, 변병준의 신작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였다.
새만화책 vol. 01 : 한국 만화의 새로운 시도
신일섭
2006.04.01
만화계의 뒤안길로 밀려 나는 잡지 시장에 새롭게 창간 만화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새만화책” 이다. 계간지 형식의 대안만화 새만화책은 이제까지 봐왔던 인디만화 작품집과 다르게 일본과 유럽의 작가주의 만화가들이 국내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을 보이고 있다.
"그"와의 짧은 동거 - 장모씨 이야기
신일섭
2006.03.01
오랫동안 지켜보고 기대하였던 동료작가의 첫 작품집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장경섭 작가는 2006년 앙굴렘 국제 만화축제에 초청되어 유럽 만화 출판사들과의 프랑스 출판 계약을 체결 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독특하고 완성도 있는 작가주의 만화를 찾는 독자에게 권하는 한편의 만화!
Loser Jack Magazine - the Jack 공작단
신일섭
2005.12.01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주안 미디어 문화 축제가 주안역 일대에서 프랑스 실험 영화제와 미술가들의 전시가 이뤄졌다. 지금 소개하는 만화책은 전시중 the jack이라는 작가가 loser라는 주제로 주안역 빈 지하상가 하나를 전시장겸 아트샵으로 꾸며 전시한 만화 작품들 중 수작인 원고를 모아 만든 loser jack magazine 창간호인데 11월말에 2호를 준비 중이다.
습지생태보고서 - 최규석
신일섭
2005.11.01
작가 최규석은 상명대 만화학과를 졸업하고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라는 멋들어진 제목의 놀라운 작품성을 겸비한 걸작 작품집을 내면서 2004년 내내 중요한 만화상을 휩쓸었고 한국 만화계에 작가주의 만화가로 자리 매김을 하였다.
우주인 - 이향우
신일섭
2005.10.01
우주인은 원래 잡지 <나인>에 연재되어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2003년 작가 스스로 디지털 채색 작업을 걸쳐 재판이 나왔는데, 이 만화책을 구입했을 때의 첫인상은 동화적이고 팬시적인 표지가 만화의 내용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다는 것과 그에 걸맞은 매끄러운 편집 디자인이 소장 가치를 높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남자친9 - 토마
신일섭
2005.09.01
파란닷컴에 연재되어 따뜻한 반향을 일으킨, 공감지수 100점의 웹툰! 헤어진 연인 밍고와 제리,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한 발자국 떨어져서 서로를 다시 바라보고 배우는 밍고와 제리의 따뜻한 무정의 사랑. 이라는 광고 글귀를 뒤로하고 구입한 ‘남자친9의 첫 느낌은 풋사과를 손에 넣은 상큼함이었다. 책의 표지는 심플하고 이 분위기를 잘 살려 색감을 돋보이게 한 두툼한 양장은 소장 가치를 높인다.
베스트 오브 코믹스 - comix
신일섭
2005.08.01
0여 년간 꾸준히 언더그라운드 만화를 한국에 선보인 뚝심 있는 만화 집단이 있다, 4년 만에 깊은 침묵을 깨고 새로운 무크지를 가지고 나타난 comix가 바로 그 집단이다. 인디 만화인 들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받고 있는 웹진 코믹스(www.comix.co.kr)는 그간 본 사이트에 발표된 완성도가 뛰어난 단편들을 엄선해 모아 “베스트 오브 코믹스”라는 이름으로 무크지를 발행했는데 ...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신일섭
2005.07.01
첫 작품집인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은 작가의 글에서처럼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평범한 여성이 성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상처 받고 그로인한 아픔을 통해 가족과 주변의 현실을 직시하고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사회 속에 자기 방식대로 극복해 나가거나 동화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 주고 있다.
남쪽손님 빗장열기
신일섭
2005.06.01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그림체와 전문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이에 부합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만화가 특성상, 대중 매체로서의 역할에 있어 예술적인 성향의 작가주의 만화보다는 다수의 대중이 선호 하는 만화를 존재 가치로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지개를 타고 간다
신일섭
2005.05.01
‘우리가 살면서 겪는 고통은 죽는 그 순간까지 계속 됩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바로 ’희망‘입니다. 희망 때문에 그래도 사는 것이죠. 먹구름 속에 가려진 무지개의 의미란 바로 이것입니다.’
그녀석의 로망
신일섭
2005.01.01
이 만화를 리뷰하게 된 것은 순전히 건망증으로 인한 선택 이였다. 후배 중에 이 작가의 전작을 높이 평가하고 은근히 권하기 까지 하여 귀 담아 두었다가, 드디어 신작 ‘그녀석의 로망’이 나오자마자 대여점으로 가서 이 만화의 반응을 먼저 점검해 보았다.
울어라 펜
신일섭
2004.12.01
90년대 초, 지금은 없어진 신촌의 만화가게에서 단행본 한권짜리의 ‘불타라 펜’이라는 해적판을 작품을 보고 만화가 가지는 소재에 신기해 한 적이 있었다. 이후 10여년이 지나 ‘울어라 펜’이라는 제목으로 2권까지 정식 발매 되었으나, 이게 웬일인가? 신생 출판사가 덜컹 망해버리고 2년 뒤 ‘호에로 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발매 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만화를 보면 열혈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치킨
신일섭
2004.12.01
종종 만화책을 구입하다 보면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해 출판사의 일방적인 사정으로 절판되는 책을 구할 때가 있다. 만화 출판사들의 과열된 출판 경쟁과 치밀한 사전 조사 없이 주먹구식 무모한 발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돌격!! 크로마티 고교
신일섭
2004.12.01
처음 이 만화를 알게 된 것은, 만화라는 매체 이전에 비디오 게임의 신작 란에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와 함께 소개된 괴작 소프트로 였다. 그림을 보고 느낀 소감은 80년대 한국 대본소 만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일본의 대표적 만화가 Ryoichi Ikegami (크라잉 프리맨) 화풍을 답습한 모습이었는데, 이에 대한 의아함과 함께 이렇게 정형화된 극화체로 과연 개그만화를 소화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요츠바라
신일섭
2004.10.01
아즈망가 대왕 때는 귀여운 캐릭터와 허무하면서도 때론 일상 판타지 적인 내용을 담은 ?은 만화로 생각하고 깊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단지 일본 만화의 또 다른 측면의 가능성을 열어준 신예 작가로 생각 하였다. 솔직히 만화보다는 밝고 생동감 있는 애니메이션이 더 재밌다고 느꼈다.
엔젤 미트 파이
신일섭
2004.10.01
D[di]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90년대 말쯤 일 것이다. 일본 인디 만화의 실존이라고 불리는 ‘악스’ 편집장으로부터 구한 과월 호에 특집으로 다뤄진 작가의 만화 세계와 인터뷰를 보고서였다.
불타는 마운드/원제: 지옥 갑자원
신일섭
2004.10.01
압도적인 작명 센스를 자랑하는 일본 영화 ‘지옥 갑자원’이 올 9월 국내개봉 한다고 영화 관련 매체에 소개 되면서 컬트영화와 인디만화를 즐기는 마니아 사이에서 열광적인지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미 9월이 지나고 10월 중순을 바라보는 이때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무서운책
신일섭
2004.08.01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지친 독자들에게 오싹한 만화를 추천하려고 한다. 일본에서 평생 공포 만화만을 그리며 지금까지 일본 만화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거장 kazuo umezu의 초기 작품이다. 현재 1권 그림자와 2권 곤충 2편이 출판 되어져 그를 아는 작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