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직의 일본 만화
필사적이고 지속적으로 경계 넘기
신명직
2005.06.01
누군가가 ‘다- 다아-라는 소리를 지르면서, 이 소리가 무슨 뜻인지 알아맞혀보라고 한다면, 별 희한한 사람 다 보겠다며 단박에 일축해버릴지 모른다. 하지만 중복 장애인을 그린 만화《도토리의 집》(야마모토 오사무 山本おさむ, 小?館 )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알아듣지 못할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일본으로 이주해온 재일코리언들의 이면과 자기성찰
신명직
2004.12.01
후루사와 유(古澤優)의 만화가 나오기 전에, 영화를 보러 갔다. 현재 일본영화감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양일의 영화였다. 그동안 최양일 영화 몇 편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영화에 비유한다면 뭐랄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계열의 영화였다.
밖을 향한 ‘GO’, 안을 향해 내미는 ‘손’
신명직
2004.10.01
‘나’는 누구인가. 내가 만일 이같은 질문을 누군가로부터 요청받았다면, 제일 먼저 나는 나의 ‘이름’과 소속, 특히 그곳이 해외라면 나의 ‘국적’을 머리 속에 그리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대략 나와 비슷하겠지. 나는 ‘이름’과 ‘국적’에 의해 ‘나’임을 확인하고,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쉴 것이다. 만일 그 이름과 국적이 나에게서 사라진다면 아마도 나는 엄청난 공황상태에 빠질 게 분명하다.
세계에서 제일 슬픈 다섯 개의 ‘길’
신명직
2004.08.01
아직 이라크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21세기를 연 뉴욕의 테러와, 연일 신문지면을 커다란 활자로 채우는 이라크 전쟁. 그에 앞서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와 다른 한쪽의 완벽한 파괴로 끝나고 만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 같은 전쟁관련 기사를 읽다, 어느 날 문득 그 같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이유는 전쟁에서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늘 몇 명이 죽었고, 또 내일 몇 명을 죽여야하는 집착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과거도 미래도 없이 잔혹한 현재만이 존재하는 것이 전쟁인 것 같다.
Go! 헬터-스켈터, Ride! 리리코
신명직(구마모토가쿠엔대학조교수)
2004.06.01
올해 데쓰카 오사무 대상을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카자키 교코(岡崎京子)의 "헬터 스켈터(へルタ-スケルタ-)"라는 만화를 읽기 시작했다.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 -비틀즈가 1960년대에 대힛트시킨 곡. 헤비메탈의 문을 열었다고도 평가되고 있는 폴 맥카트니의 곡이다.
일본 신문 만화에 담긴
신명직
2004.03.01
일본 신문만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2월초까지 3개월 간 요코하마에 있는 일본신문박람회에서 열렸다. 186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폰치’화를 비롯 신문만화의 전 역사를 훑는 전시회이다.
‘오사카의 자본론’이라 불리우는 아오키 유지(靑木雄二)의 만화 ‘나니와 금융도’에 비친 일본 경제의 속살
신명직
2003.12.01
버블이 끝나가는 일본 사(私)금융세계를 그린 만화 <나니와 금융도(金融道)>는 일본 경제 관련 인사들의 필독서.
히로시마와 오키나와 그리고 반전(反戰)-마루키 되시 씨의 그림 이야기책 두권
신명직
2003.10.01
‘산호초가 보이는 비취색 바다’ 오키나와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비키니를 입은 광고 속 오키나와 여인은 열대야자수 그늘 밑에서 본토 사람들을 유혹한다. 매혹적으로. 물론 이와는 정반대의 키워드로 오키나와를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름 밤하늘의 그림이야기와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신명직
2003.08.01
작년 여름 아들의 방학숙제도 할 겸해서 도쿄 미타카 부근의 국립천문대를 다녀온 적이 있다. 도쿄 인근의 시골이었지만 그런대로 8월 여름밤 하늘은 아름다웠다. 밤하늘의 별은 그저 하나 둘 이름 모를 별일뿐이었다. 하지만 별 하나에 이름과 별 하나에 사랑을 건네자, 비로소 별들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여름 밤 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던 백조자리의 별 ‘데네브’와 독수리자리의 별 ‘견우’, 그리고 거문고자리의 별 ‘직녀’를 찾아냈다. ‘여름의 대삼각형
진정한 영웅 ‘20세기 소년’ 겐지를 기리는 록음악 ‘20세기 소년’과 우라사와 나오키(浦澤直樹)의 만화 ‘20세기 소년’
신명직
2003.06.01
일본에서 요즘 이른바 뜨는 만화 셋을 고르라면 블랙잭 요로시쿠(잘 부탁해), 원피스, 그리고 아마도 20세기 소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상복을 많이 탄 만화는 역시 20세기 소년이다.
끝내 하늘을 날지 못하고 만 ‘무능’한 보통사람
신명직
2003.02.01
처음으로 쓰게 요시하루의 작품을 만난 것은 일본으로 오기 얼마 전, 네지시키(ねじ式)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그 때 받은 충격이란…. 그래서 일본에 건너와 쓰게의 작품을 조금씩 사 모으기 시작했다. 전집도 나와 있었지만, 몇몇 작품은 문고판으로도 묶여져 출간되고 있었다.
"별" 스타가 아닌 "달"을 향한 연가,『핑퐁』
신명직
2002.11.01
만화를 영화로 만들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마쓰모토 다이요의 작품들에 관심이 있어 그의 작품들을 이것저것 읽어나가던 중, 그의 작품이 영화화되어 올 여름 극장가에 걸리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책장 한 켠에 치워져 있던 한국판 『핑퐁』 (5권)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런데 과민한 탓이었을까 책은 첫 번째 페이지에서 막혀버렸다. “쇳가루 맛이 난다”는 표현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선명하게 떠오르질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영
제6회 데쓰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
신명직
2002.06.01
현대 만화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데쓰카 오사무 씨의 업적을 기리는 ‘데쓰카 오사무 문화상’(아사히신문사 주최) 제6회 수상작이 지난 5월 28일 발표되었다. 만화대상은 요시가와(吉川英治)의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를 원작으로 젊은 무사시를 엄청난 필력으로 그려낸 이노우에 다케히코(井上雄彦)씨의 ‘배가본드’. 우수상은 고고한 검사의 장렬한 투쟁을 뜨거운 필치로 그려낸 미우라 겐타로(三浦建太?) 씨의 ‘베르세르크’. 작년
일본의 그림 이야기『찹쌀떡 나무』에 대하여
신명직
2002.04.01
일찍이 동양의 산수화는 글과 그림이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근대에 들어와 예술이 학제화되면서 글과 그림은 각각의 영역을 확대재생산해가게 되었고, 그 결과 글과 그림이 만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었다. 글과 그림의 결합은 소설의 삽화가 아니면, 만화를 통해 그 명맥을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글과 그림이 훌륭하게 결합된 또 다른 장르가 개척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