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열전
김윤아
심여창 2004.04.01





1995년 오락게임으로 시작됐던『포켓몬스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포켓몬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캐릭터 상품과 같은 원소스 멀티유저(one source multi user)의 모델이 될 정도다. 그런 포켓몬과 후속편격인 ‘디지몬’에 대한 신화적 비평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고찰은 담은 책이 발표됐다. 김윤아의 『포켓몬 마스터되기』는 포켓몬과 디지몬의 내러티브의 차이점과 어린이들이 귀여운 몬스터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내용적인 면과 신화적인 측면에서 비평하고 있다.

저자의 포켓몬에 대한 관심은 초등학생인 아들이 포켓몬에 열광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도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고백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면서 포켓몬과 디지몬이 주는 재미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는 포켓몬이 로드무비와 같이 주인공의 성장과 성숙에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디지몬은 보다 더 큰 스케일과 방대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포켓몬과 디지몬의 형식은 기존의 만화영화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의 성장만화로써 귀여운 몬스터가 진화해 새로운 동물로 태어나는 재미와 엄청난 종류를 자랑하는 몬스터들의 등장으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런 포켓몬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지몬이 가진 인물과 몬스터와의 관계와 그 형식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몬은 포켓몬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 설정과 인물 관계를 통해서 신비로운 디지털 세계의 모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주인공들과 몬스터들의 끈끈한 동료애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포켓몬은 다양한 형태와 성격, 특징, 전투능력을 가진 포켓몬스터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 잡종괴수로서 평범한 인간이 이들을 통해 신기한 능력을 발휘하여 승리하는 신화적 설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몬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디지털 세계라는 환상속 세계를 제공해 좀 더 공감대를 넓게 형성시킨다. 그 속에서 심리학적으로 어린이들이 받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자아도취의 실망, 형제간의 경쟁 등의 압박을 환상과 마법의 디지털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디지몬과 함께 모험을 하며 갈등을 해결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주는 스트레스를 자유롭고 즐거운 꿈의 세계(디지털) 속에서 자신을 이해해주는 짝꿍 디지몬과 함께 나누는 우정으로 벗어나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저자는 로봇 메카닉물과 마법 소녀물이 주는 환상 속의 정치적 내용과 섹슈얼한 욕망을 관찰하고 있다. 변신 로봇과 소년 주인공들이 벌이는 폭력적인 권선징악의 구도에서 일본의 군국주의 향수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일러 문으로 대변되는 미소녀 변신 만화는 어린 소녀들을 어른의 모습을 성장시키되 성숙한 여인의 몸을 강조하고 그럼으로써 섹슈얼한 이미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어른들의 어린 소녀에게 가지는 성적 투영’이라며 일본 상업 애니메이션이 주는 영향에 대해 끊임없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날 우리가 봤던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주는 감동과 순수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 안에 잠재된 일본 상업 애니메이션의 메커니즘과 이데올로기적 맥락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많은 비평 속에서 저자가 내세우는 『포켓몬 마스터되기』는 비록 다양한 작품비평은 아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진 상업성과 내재된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인 눈을 키워야 한다는 주제를 피력하고 있다. 비록 단순한 선악구도로써 디지몬을 일본 우경화의 상징으로 파악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기존의 소년 메카닉 만화가 보여줬던 단선적인 권선징악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주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포켓몬과 디지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사를 가르칠 기회가 있었고 역사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일본 상업 애니메이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더구나 초등학교 2학년 짜리 아들을 둔 엄마라 포켓몬의 열풍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프라모델도 수 십 개 만들었고 스티커도 모으고 도감도 사고 게임도 하고 바탕화면도 수시로 바꾸곤 했다. 요즘도 저희 꼬마와 친구들은 제게 중요한 관찰 대상(?)이다.

 
포켓몬과 디지몬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이보그 또는 자라나는 캐릭터에서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해방과 전복의 기운이 아이들의 쾌락의 원천이다. 또 전투를 하는 사이보그 형태의 캐릭터들에선 일본 군국주의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포켓몬과 디지몬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 짓는가?
   로드무비 형식의 성장소설의 성격을 지녔던 포켓몬에 비해 디지몬은 신화와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팬터지 장르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신화와 옛이야기에 기반을 둔 팬터지 장르는 특유의 환상이나 꿈과 같은 매혹적인 장치와 아이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이야기 구조를 갖는다. 이전엔 할머니나 부모들이 만들어낸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잠들던 아이들은, 이제 리모콘을 들고 텔레비전을 켜서 신화를 즐기는 것이다. 
   
(위의 내용은 「아이들을 사로잡는 디지몬의 마력」과 한겨레 신문 2001년 5월21자 기사에서 발췌)
 
  
  ⊙ 작가 약력 ⊙
   ㆍ건국대 강사로 성신여대, 상명대 등에서 영화 이론과 애니메이션을 주로 강의.
ㆍ극영화과 영화 전공 석사.
ㆍ저서와 논문으로 「60년대 초의 한국가족희극 영화연구」, 「제국주의자 미야자
키 하야오?」, 「디지몬 연구」, 「80년대 한국영화의 장르 추세 연구」등 다수

비평가열전
만화에 대한 전문적 탐색 : 최석태
김미진
2006.03.01
미술평론가로서 만화문화의 확산에 한몫을 담당한 만화평론가로 최석태를 만나보자
만화, 고급스럽게 보기 : 성완경
김미진
2006.03.01
분야를 막론하고 선구자는 필요하다. 해당분야가 다양한 시각과 보다 너른 안목을 지니기 위해 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만화도 마찬가지다. 그저 오락거리로 바라본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각, 엉뚱하게 취급받을 수도 있는 만화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 고집스럽게 지켜온 생각들이 존재하기에 그나마 지금의 만화문화가 형성된 것이리다.
불쾌한 세상에 대한 유쾌함 - 이재현
김미진
2005.12.01
만화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만화는 다른 장르와 동일한 선상에서 인식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치, 불량, 저급 등 만화에 덧 씌어진 불공평한 대우가 몇 세대에 걸쳐 진행되어져 왔기에 그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날 만화평론을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동시대의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각이 몹시 자유롭거나 혹은 용감한 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현 역시 만화에 대해 동시대인들보다 용감한 사고를 했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만화를 통한 현실 읽기 - 정준영
김미진
2005.11.01
만화, 그 사회적인 함의에 대한 탐구 정준영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만화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만화라는 장르를 포함하고 있는 더 넓은 세계, 즉 현실 사회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만화라는 장르가 지니는 특징에 천착한다.
백정숙
김미진
2005.10.01
여성의 사회진출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며 넓어지고 있긴 하지만 남성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만화평론분야에 있어서도 남성 대 여성비율을 단순 비교해 본다면 남성평론가의 수적 우세가 얼마 만큼인지 단박에 드러난다. 이처럼 남성평론가들이 즐비한 만화분야에서 여성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만화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여성들 고유의 눈높이에 백정숙이 있다.
위기철
김미진
2005.09.01
대학입학시험제도가 학력고사에서 수능시험으로 바꾸는 얘기가 오가던 1990년대 초?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많은 이들이 ‘위기철이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암기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던 학력고사와 달리 수능시험은 논리력을 중요시했다. 때맞춰 <반갑다 논리야>, <고맙다 논리야>, <논리야 놀자> 등 이른바 논리시리즈가 많은 입시생들로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저자가 바로 위기철이었던 것이다.
임청산
김미진
2005.08.01
만화의 국제화, 지방화, 이론화를 실천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지방화시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는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화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예술,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서울의 집중화가 심하다.
최열
김미진
2005.07.01
1980년대는 우리 만화사에서 특별한 연대로 기억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선보이며 한국만화의 전환기를 이끌어 낸 이현세의 등장, <아이큐점프>로 출발한 만화전문지 시대의 도래, <만화와 시대>(공동체 발간)를 통한 만화비평의 본격적 시작 등 특기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수진
김미진
2005.06.01
만화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감상이나 작품소감을 넘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평을 탈피해 보다 명확한 이론화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인접학문분야의 탐색과 해외이론의 수입도 요구된다. 외국에 나가 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변형 혹은 접목시켜 국내 만화비평의 활성화를 이룩하는 것. 그 길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이수진이다.
한창완
김미진
2005.05.01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만화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고급화 전략’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어린이들의 오락물로서만 취급받고 있었기에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따지기가 힘들었다. 매체로서의 평가가 하나, 둘 나타나던 90년대 초반에도...
김상하
심여창
2005.01.01
거의 수년 만에 지난 44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를 찾은 내게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창작회지보다 팬픽이나 패러디 중심의 작품집이 홍수를 이루었고...
김상범
심여창
2004.12.01
이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도, 거짓도 될 수 있는 요상한 명제일 것이다. 문화전반에 걸쳐서 만화가 가진 발전적인 파생력이나 긍정적인 산업적 효과로 볼 때 이것만큼 유용한 책도 없지만, 도덕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지식이나 감동을 전달하는 책의 개념에서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만화가 가진 다양한 성질에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
신명직
심여창
2004.12.01
만화의 특징 중에 하나를 꼽자면 당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영을 들 수 있다. 굳이 신문만평이나 시사만화를 들지 않아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슈나 문화적 코드는 심심찮게 만화로 재해석되어 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만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풍자나 해학적인 면은 오랜 옛날에도 존재했다.
김진수
심여창
2004.10.01
일반적으로 만화비평의 대상을 장편, 단편만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극만화 외에도 시사만화라는 장르가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에 실리는 한 칸의 그림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시사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두 권의 책을 쓴 시사 만화평론가가 있다....
선정우
심여창
2004.10.01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미니백과 사전이라 불리는 손바닥만한 작은 책을 기억할 것이다. 순정만화대백과와 함께 소년들의 우상이었던 변신 로봇 만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책이 기억 속에 사라질 무렵, 슈퍼로봇에 대한 정식 단행본이 출간됐다.
송락현
심여창
2004.08.01
애니메이션 연구가 송락현의 지난해 발간된 『일본극장 아니메 50년사』는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보기 쉽게 정리된 연표와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주향
심여창
2004.08.01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는 지금, 철학적 사유로써의 만화가 등장했다. 이주향 철학교수의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는 만화의 내용이나 인물의 행동방식을 철학적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인하
심여창
2004.06.01
우리나라에서 만화비평가라는 직함으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설령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만화를 다루는 매체에서 비평가라고 소개를 해도 정작 본인들은 그런 평가에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박인하는 만화비평가라는 이름에 합당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황의웅
심여창
2004.06.01
우리 나라에서 일본만화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갖춘 예술로 인정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책들과 많이 발표되었지만 유독 한 사람이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윤아
심여창
2004.04.01
1995년 오락게임으로 시작됐던『포켓몬스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포켓몬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