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열전
김상범
심여창 2004.12.01


김상범의 ‘만화책도 책이다’

 

이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도, 거짓도 될 수 있는 요상한 명제일 것이다. 문화전반에 걸쳐서 만화가 가진 발전적인 파생력이나 긍정적인 산업적 효과로 볼 때 이것만큼 유용한 책도 없지만, 도덕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지식이나 감동을 전달하는 책의 개념에서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만화가 가진 다양한 성질에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는 한 대여점 주인도 그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책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김상범의 ‘만화책도 책이다!’는 우리나라에서 만화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발전방향, 그리고 이웃 일본의 것과 비교 분석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문은 자못 진지하다. ‘한국 만화산업이 죽어간다’, ‘몰락이냐? 재도약이냐?’라는 강한 어투의 문구로 시작되는 서문은 그 말이 과장되지 않은 우리 만화계의 불황에 대한 위기감을 보여준다. 어떻게 해야 만화를 살리고, 나아가 문화를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대여점 운영이라는 체감적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것.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을 나뉜다. 첫 번째는 가깝고도 먼 일본의 막강한 만화산업과 문화적 영향력을 소개하고 두 번째는 그에 대비되는 우리나라 만화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에는 저자가 추천하는 일명 ‘느낌표 추천도서 버금가는 만화책들’이라는 주제로 작품성과 재미를 골고루 갖춘 만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밝히는 일본만화의 특징은 전후 일본 국민의 정서를 달래줄 국민만화 ‘아톰’을 시작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만화 시장과 문화적 배경의 확대를 꼽고 있다. 그로 인한 다양한 만화가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서 출판뿐만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에 이르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성공적으로 이뤄내게 된다. 저자는 일본의 거대한 만화시장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한 달에 4백만부가 나가는 만화잡지를 가지고 있는 나라. 일년에 21억권의 만화를 출판하는 나라. 만화작가가 섬을 사서 집필실로 쓰는 나라. 10대 갑부에 꼭 만화가가 포함되는 나라. 만화가가 소설가 못지 않는 대우를 받는 나라. 남녀노소가 따로 없고 지하철과 길거리에서 어디에서든 당당하게 만화책을 보는 나라.’ 만화에 관한 한 그야말로 왕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본은 출판만화와 그에 수반한 문화적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해 우리 만화의 현실은 말할 수 없이 빈약하기만 하다. 만화가들이 존중 받고 만화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해주는 일본에 비해 우리의 만화계 현실은 아쉬운 것투성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50년 동안 걸친 만화탄압과 대여점 중심으로 번져간 만화판매의 저조함, 잇따른 잡지 폐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무엇이 문제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끊임없는 규제와 심의 속에서 태어난 둘리의 아이러니컬한 탄생비화부터 대여점으로 일정한 판매부수를 약속 받았던 만화출판사들이 되려 대여점에 의해 부도를 피하지 못하는 현실, 그로 인한 잇따른 잡지의 폐간은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할 지면을 잃어가면서 만화불황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문제점만 말하지만 않는다. ‘만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위시한 정부의 지원책과 다양한 만화행사, 학습용 만화시장의 확대로 인한 다양한 콘텐츠의 발전을 예로 들며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나라 만화 현실에 대해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책으로 무엇이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봄으로써 앞으로 우리 만화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마치 하나의 개론서를 읽는 듯한 만화산업의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해석하는 것은 아마도 그가 우리 만화계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는 대여점을 운영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애정과 관심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애정과 관심만이 앞으로 우리 만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중요한 힘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상범의 ‘만화책도 책이다’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만화계에 대한 따끔하지만 약이 되는 쓴 소리처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초지일관 생각한 것은 한 가지 이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화산업이 이렇게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토록 만화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외치는 이유는 간절히 호소하는 이유는 너무 안타까워서 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탄압 받아왔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데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세계2위의 만화대국이고 3위의 애니메이션 생산국이다. 그리고 만화가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의 가능성이 무궁한 분야이다. 조금만 사회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 최소한 ‘만화책도 책이다’라는 기본적인 인식이라도 해준다면 만화는 한국문화 콘텐츠산업의 중추가 될 수 있고 세계에 진출하여 막대한 경제적,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발표하고 난 후의 감상이라면? 
 수년간 도서 대여점을 운영하면서 만화에 대한 차가운 시각을 많이 접했다. 손님들에게 느낌표 추천도서 못지 않는 도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애들이 읽기에도 좋은 만화도 있다고 권하기도 했다. 또한 일반 소설 못지 않는 만화도 많이 있다고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다수의 성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있는 그대로만 보아달라는 것. 그것이 필자의 간절한 바램이다.
  
 
 ⊙ 저자 약력 ⊙
   저자 약력
1972년 한성대 경제학과 졸업
1999년 일반인을 위한 경제입문서 ‘경제다이제스트’ 출간
2004년 경기도 파주에서 도서대여점 운영하면서 ‘만화책도 책이다’

비평가열전
만화에 대한 전문적 탐색 : 최석태
김미진
2006.03.01
미술평론가로서 만화문화의 확산에 한몫을 담당한 만화평론가로 최석태를 만나보자
만화, 고급스럽게 보기 : 성완경
김미진
2006.03.01
분야를 막론하고 선구자는 필요하다. 해당분야가 다양한 시각과 보다 너른 안목을 지니기 위해 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만화도 마찬가지다. 그저 오락거리로 바라본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각, 엉뚱하게 취급받을 수도 있는 만화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 고집스럽게 지켜온 생각들이 존재하기에 그나마 지금의 만화문화가 형성된 것이리다.
불쾌한 세상에 대한 유쾌함 - 이재현
김미진
2005.12.01
만화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만화는 다른 장르와 동일한 선상에서 인식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치, 불량, 저급 등 만화에 덧 씌어진 불공평한 대우가 몇 세대에 걸쳐 진행되어져 왔기에 그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날 만화평론을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동시대의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각이 몹시 자유롭거나 혹은 용감한 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현 역시 만화에 대해 동시대인들보다 용감한 사고를 했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만화를 통한 현실 읽기 - 정준영
김미진
2005.11.01
만화, 그 사회적인 함의에 대한 탐구 정준영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만화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만화라는 장르를 포함하고 있는 더 넓은 세계, 즉 현실 사회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만화라는 장르가 지니는 특징에 천착한다.
백정숙
김미진
2005.10.01
여성의 사회진출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며 넓어지고 있긴 하지만 남성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만화평론분야에 있어서도 남성 대 여성비율을 단순 비교해 본다면 남성평론가의 수적 우세가 얼마 만큼인지 단박에 드러난다. 이처럼 남성평론가들이 즐비한 만화분야에서 여성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만화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여성들 고유의 눈높이에 백정숙이 있다.
위기철
김미진
2005.09.01
대학입학시험제도가 학력고사에서 수능시험으로 바꾸는 얘기가 오가던 1990년대 초?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많은 이들이 ‘위기철이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암기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던 학력고사와 달리 수능시험은 논리력을 중요시했다. 때맞춰 <반갑다 논리야>, <고맙다 논리야>, <논리야 놀자> 등 이른바 논리시리즈가 많은 입시생들로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저자가 바로 위기철이었던 것이다.
임청산
김미진
2005.08.01
만화의 국제화, 지방화, 이론화를 실천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지방화시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는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화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예술,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서울의 집중화가 심하다.
최열
김미진
2005.07.01
1980년대는 우리 만화사에서 특별한 연대로 기억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선보이며 한국만화의 전환기를 이끌어 낸 이현세의 등장, <아이큐점프>로 출발한 만화전문지 시대의 도래, <만화와 시대>(공동체 발간)를 통한 만화비평의 본격적 시작 등 특기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수진
김미진
2005.06.01
만화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감상이나 작품소감을 넘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평을 탈피해 보다 명확한 이론화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인접학문분야의 탐색과 해외이론의 수입도 요구된다. 외국에 나가 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변형 혹은 접목시켜 국내 만화비평의 활성화를 이룩하는 것. 그 길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이수진이다.
한창완
김미진
2005.05.01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만화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고급화 전략’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어린이들의 오락물로서만 취급받고 있었기에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따지기가 힘들었다. 매체로서의 평가가 하나, 둘 나타나던 90년대 초반에도...
김상하
심여창
2005.01.01
거의 수년 만에 지난 44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를 찾은 내게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창작회지보다 팬픽이나 패러디 중심의 작품집이 홍수를 이루었고...
김상범
심여창
2004.12.01
이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도, 거짓도 될 수 있는 요상한 명제일 것이다. 문화전반에 걸쳐서 만화가 가진 발전적인 파생력이나 긍정적인 산업적 효과로 볼 때 이것만큼 유용한 책도 없지만, 도덕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지식이나 감동을 전달하는 책의 개념에서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만화가 가진 다양한 성질에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
신명직
심여창
2004.12.01
만화의 특징 중에 하나를 꼽자면 당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영을 들 수 있다. 굳이 신문만평이나 시사만화를 들지 않아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슈나 문화적 코드는 심심찮게 만화로 재해석되어 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만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풍자나 해학적인 면은 오랜 옛날에도 존재했다.
김진수
심여창
2004.10.01
일반적으로 만화비평의 대상을 장편, 단편만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극만화 외에도 시사만화라는 장르가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에 실리는 한 칸의 그림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시사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두 권의 책을 쓴 시사 만화평론가가 있다....
선정우
심여창
2004.10.01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미니백과 사전이라 불리는 손바닥만한 작은 책을 기억할 것이다. 순정만화대백과와 함께 소년들의 우상이었던 변신 로봇 만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책이 기억 속에 사라질 무렵, 슈퍼로봇에 대한 정식 단행본이 출간됐다.
송락현
심여창
2004.08.01
애니메이션 연구가 송락현의 지난해 발간된 『일본극장 아니메 50년사』는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보기 쉽게 정리된 연표와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주향
심여창
2004.08.01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는 지금, 철학적 사유로써의 만화가 등장했다. 이주향 철학교수의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는 만화의 내용이나 인물의 행동방식을 철학적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인하
심여창
2004.06.01
우리나라에서 만화비평가라는 직함으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설령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만화를 다루는 매체에서 비평가라고 소개를 해도 정작 본인들은 그런 평가에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박인하는 만화비평가라는 이름에 합당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황의웅
심여창
2004.06.01
우리 나라에서 일본만화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갖춘 예술로 인정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책들과 많이 발표되었지만 유독 한 사람이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윤아
심여창
2004.04.01
1995년 오락게임으로 시작됐던『포켓몬스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포켓몬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