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열전
이주향
심여창 2004.08.01








                                                                    심여창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는 지금, 철학적 사유로써의 만화가 등장했다. 이주향 철학교수의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는 만화의 내용이나 인물의 행동방식을 철학적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도 평소에 서태지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와 문화와 사상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수업방식 탓인지 아니면 평소에도 만화를 즐겨보기 때문인지는 정확한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본인의 말에 따르면 스승의 권유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가벼운 만화에서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만화에 이르기까지 그 만화의 거리마다, 시대가 삶의 느낌이 별처럼 박혀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게 철학일 수 없다면 우리에게 철학은 무엇일까?’라고 반문 아닌 반문을 한다. 사람과 인생을 담고 있는 만화의 모든 것이 바로 철학적 사유의 한 줄기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총 3부분으로 나눠진 이 책은 누가 일상의 반란을 꿈꾸는가?, 상처받은 영혼은 아름답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에 걸맞은 만화를 선별해서 그 속에 담긴 뜻을 밝히려고 한다. 
 
  
 각 장에는 선별된 우리 만화와 일본 만화의 주제와 특징에 대해 저자가 느낀 생각을 소설, 시 등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 방식이 진정한 만화의 철학적 사유에 대한 올바른 것인지 불분명하다. 첫 장에서 『아르미안의 네 딸들』과 『불의 검』에서는 두 작품의 대표적인 인물인 마누아와 카라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고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에 여성이면서 군주로 군림하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해야 했던 그들의 삶에 저자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후반부의 『발바리의 추억』, 『누들누드』와 같은 작품과 결혼과 사랑, 그리고 성을 연관짓는 구성이 매우 부자연스럽다. 결국 여성도 자유롭게 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교훈으로 결론짓는 것은 약간은 성급하고 피상적인 인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한 자유로운 여성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일본 작가 안노 모요코의『해피마니아』만큼 좋은 만화도 없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특히 이 책에는 대부분의 만화가 순정만화로 채워져 있는데, 순정만화의 감성적이고 풍부한 표현에 저자가 깊은 인상을 받은 듯 하다. 그러나 그런 인상에 빠진 나머지 정작 중요한 그 안의 주제와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적 묘사에 대한 배경에 대한 철저한 사유가 부족한 듯 하다. 특히 『오디션』같은 경우, 천재가 아닌 천재들의 밴드, 재활용 밴드의 기타리스트 국철에 대해 그의 비극적 성장과정 속에서 천재적 음감이 태어났다는 식의 감상만이 강조되었다. 그런 아쉬움이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나 신일숙의 『꿈을 잃은 꿈의 나라에서』에서도 마찬가지로 계속됐다. 감성적인 인상과 느낌의 강조는 한용운과 이해인의 시 구절에 의해 부풀려진다.
다양한 시각으로써 만화를 재해석한다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기존의 인상비평에 가까운 만화비평의 확대로서 만화를 바라본다는 것은 그리 쓸모 있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물론 현직 교수에 있는 인문학의 전문가가 만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다만 좀 더 전문화된 방식과 시선으로써 바라본다면 독자들도 만화를 새롭게 보는 방식을 터득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가을 쯤, 스승인 정대현 선생께서 ‘표현’을 화두로 한 철학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영상시대에 표현의 철학을 하려고 한다면 영화와 만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서, 당신이 영화를 주제로 철학을 할 테니까 나더러는 만화를 주제로 삼아보는 게 어떠냐고 권고하셨다. 그야말로 느낌이 온 것이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만화를 보았다. 틈나는 대로 보았지만 그 틈이야말로 여유고 행복이었다.
   
  만화에 어떠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화는 모든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당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얼마든지 섬세하게 세상을 그려낼 수도 있다. 만화의 세계가 따로 불량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 인간에 대한 이해가 만화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으니 만화야말로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세계다.
  
  만화와 철학의 접근이 매우 새로운데?
  90년대 이후 프랑스를 시작으로 ‘문화철학’이 철학계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문화가 21세기 최대의 화두로 등장한 만큼, 다양한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데 철학의 쓰임새는 더 많아질 것이다.
 


⊙ 이주향 약력 ⊙ 

   1963년에 태어나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제1호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이화여대에서는 ‘문화와 사상’, ‘현대 사상의 조류’, ‘동서양의 사상의 고전’, ‘철학’을 7년간 강의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인문대 철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비평가열전
만화에 대한 전문적 탐색 : 최석태
김미진
2006.03.01
미술평론가로서 만화문화의 확산에 한몫을 담당한 만화평론가로 최석태를 만나보자
만화, 고급스럽게 보기 : 성완경
김미진
2006.03.01
분야를 막론하고 선구자는 필요하다. 해당분야가 다양한 시각과 보다 너른 안목을 지니기 위해 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만화도 마찬가지다. 그저 오락거리로 바라본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각, 엉뚱하게 취급받을 수도 있는 만화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 고집스럽게 지켜온 생각들이 존재하기에 그나마 지금의 만화문화가 형성된 것이리다.
불쾌한 세상에 대한 유쾌함 - 이재현
김미진
2005.12.01
만화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만화는 다른 장르와 동일한 선상에서 인식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치, 불량, 저급 등 만화에 덧 씌어진 불공평한 대우가 몇 세대에 걸쳐 진행되어져 왔기에 그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날 만화평론을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동시대의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각이 몹시 자유롭거나 혹은 용감한 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현 역시 만화에 대해 동시대인들보다 용감한 사고를 했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만화를 통한 현실 읽기 - 정준영
김미진
2005.11.01
만화, 그 사회적인 함의에 대한 탐구 정준영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만화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만화라는 장르를 포함하고 있는 더 넓은 세계, 즉 현실 사회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만화라는 장르가 지니는 특징에 천착한다.
백정숙
김미진
2005.10.01
여성의 사회진출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며 넓어지고 있긴 하지만 남성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만화평론분야에 있어서도 남성 대 여성비율을 단순 비교해 본다면 남성평론가의 수적 우세가 얼마 만큼인지 단박에 드러난다. 이처럼 남성평론가들이 즐비한 만화분야에서 여성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만화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여성들 고유의 눈높이에 백정숙이 있다.
위기철
김미진
2005.09.01
대학입학시험제도가 학력고사에서 수능시험으로 바꾸는 얘기가 오가던 1990년대 초?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많은 이들이 ‘위기철이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암기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던 학력고사와 달리 수능시험은 논리력을 중요시했다. 때맞춰 <반갑다 논리야>, <고맙다 논리야>, <논리야 놀자> 등 이른바 논리시리즈가 많은 입시생들로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저자가 바로 위기철이었던 것이다.
임청산
김미진
2005.08.01
만화의 국제화, 지방화, 이론화를 실천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지방화시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는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화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예술,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서울의 집중화가 심하다.
최열
김미진
2005.07.01
1980년대는 우리 만화사에서 특별한 연대로 기억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선보이며 한국만화의 전환기를 이끌어 낸 이현세의 등장, <아이큐점프>로 출발한 만화전문지 시대의 도래, <만화와 시대>(공동체 발간)를 통한 만화비평의 본격적 시작 등 특기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수진
김미진
2005.06.01
만화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감상이나 작품소감을 넘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평을 탈피해 보다 명확한 이론화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인접학문분야의 탐색과 해외이론의 수입도 요구된다. 외국에 나가 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변형 혹은 접목시켜 국내 만화비평의 활성화를 이룩하는 것. 그 길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이수진이다.
한창완
김미진
2005.05.01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만화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고급화 전략’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어린이들의 오락물로서만 취급받고 있었기에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따지기가 힘들었다. 매체로서의 평가가 하나, 둘 나타나던 90년대 초반에도...
김상하
심여창
2005.01.01
거의 수년 만에 지난 44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를 찾은 내게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창작회지보다 팬픽이나 패러디 중심의 작품집이 홍수를 이루었고...
김상범
심여창
2004.12.01
이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도, 거짓도 될 수 있는 요상한 명제일 것이다. 문화전반에 걸쳐서 만화가 가진 발전적인 파생력이나 긍정적인 산업적 효과로 볼 때 이것만큼 유용한 책도 없지만, 도덕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지식이나 감동을 전달하는 책의 개념에서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만화가 가진 다양한 성질에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
신명직
심여창
2004.12.01
만화의 특징 중에 하나를 꼽자면 당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영을 들 수 있다. 굳이 신문만평이나 시사만화를 들지 않아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슈나 문화적 코드는 심심찮게 만화로 재해석되어 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만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풍자나 해학적인 면은 오랜 옛날에도 존재했다.
김진수
심여창
2004.10.01
일반적으로 만화비평의 대상을 장편, 단편만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극만화 외에도 시사만화라는 장르가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에 실리는 한 칸의 그림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시사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두 권의 책을 쓴 시사 만화평론가가 있다....
선정우
심여창
2004.10.01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미니백과 사전이라 불리는 손바닥만한 작은 책을 기억할 것이다. 순정만화대백과와 함께 소년들의 우상이었던 변신 로봇 만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책이 기억 속에 사라질 무렵, 슈퍼로봇에 대한 정식 단행본이 출간됐다.
송락현
심여창
2004.08.01
애니메이션 연구가 송락현의 지난해 발간된 『일본극장 아니메 50년사』는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보기 쉽게 정리된 연표와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주향
심여창
2004.08.01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는 지금, 철학적 사유로써의 만화가 등장했다. 이주향 철학교수의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는 만화의 내용이나 인물의 행동방식을 철학적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인하
심여창
2004.06.01
우리나라에서 만화비평가라는 직함으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설령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만화를 다루는 매체에서 비평가라고 소개를 해도 정작 본인들은 그런 평가에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박인하는 만화비평가라는 이름에 합당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황의웅
심여창
2004.06.01
우리 나라에서 일본만화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갖춘 예술로 인정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책들과 많이 발표되었지만 유독 한 사람이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윤아
심여창
2004.04.01
1995년 오락게임으로 시작됐던『포켓몬스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포켓몬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