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열전
이수진
김미진 2005.06.01





                                                                                                       김미진

만화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감상이나 작품소감을 넘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평을 탈피해 보다 명확한 이론화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인접학문분야의 탐색과 해외이론의 수입도 요구된다. 외국에 나가 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변형 혹은 접목시켜 국내 만화비평의 활성화를 이룩하는 것. 그 길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이수진이다.

기호(嗜好), 속일 수 없는 만화에 대한 애정 


▲ 한국만화산업연구


사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뒤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 구체적으로 세부전공을 정할 때까지 그녀는 만화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기호학(記號學, Semiotics)이라는 학문을 접하고, 거기에 만화에 대한 관심이 어우러지며 그녀의 기호(嗜好)는 학문적으로 변모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비평이 텍스트의 형식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는 점에 안타까워하던 그녀는 스스로 ‘만화를 담아내는 그릇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기호학은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형태도 고려해야 한다는 기본 취지하에 다른 예술 표현 매체와 함께 만화 역시 흥미로운 연구 대상으로 포함한다”(<계간만화> 2004년 여름호에서)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어릴 때 본 만화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김혜린의 <북혜의 별>을 꼽는 그녀가 현재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이탈리아 작가 스테파노 리치의 . 작품 속 그림들의 아름다운 색감에 반해버렸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 그녀의 기호(嗜好)를 좀 더 확대하여 장르로 얘기해 보자면 ‘인디만화계열이 된다. “물론, 형식과 내용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좋아한다.”면서 “너무 형식적인 실험에 고민하는 작품은 와 닿지 않는다.”고 밝힌다. “국내만화도 요즘에는 다양해졌지만 프랑스의 경우, 예술적인 만화에서부터 인디까지 내용, 형식 그리고 이야기 등을 통해 이해될 수 있는 폭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

프랑스만화와 한국만화의 차이점에 대하여 그녀는 크게 색상과 가격, 표지, 그리고 판형 등으로 지적한다. 즉 일반적으로 프랑스만화는 컬러에 비싼 편이며, 하드커버에 A4크기 이상의 형태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만화에 비해 프랑스 만화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라는 말로 압축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형식만큼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프랑스만화의 다양성은 ‘만화로 할 수 없는 이야기는 없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 그녀가 프랑스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바다. 근래 한국만화 장르 혹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양해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아직 프랑스만화가 보여주는 범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그녀의 안타까움이다.
  
     
  만화에 대한 애정, 프랑스까지
  
     
  비평서를 번역(<이미지, 모험을 떠나다: 만화에서 멀티미디어까지>(현실문화연구, 2003))한 경험도 지니고 있는 그녀가 기호학을 이용하여 작품전체를 읽어나고 싶은 텍스트로는 변병준 작가의 작품들을 꼽는다. 영국을 방문하여 버킹검 궁전을 보았을 때 박소희 작가의 <궁>을 떠올리며, 만화가 결코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밝히는 그녀는 <만화기호학>(씨엔씨레볼루션, 2004년))을 준비하며 국내에 연락하여 <미정>, <순정만화> 등을 소포로 받아볼 만큼 열정적인 면을 보인다.   

프랑스 유학이 그녀에게 준 가장 소중한 경험은 바로 현지에서 작품을 보고, 프랑스인들의 만화에 대한 열정을 직접 느꼈다는 것. 게다가 프랑스 만화인들과의 친분은 비평작업뿐만 아니라 그녀의 만화에 대한 시각을 전반적으로 넓혀준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녀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자 하는 부분은 그녀가 프랑스에서 느낀 부분과 맞물려 있다. 잡지 <계간만화>의 프랑스 통신원 경험을 가진 그녀는 통신원코너에서 못 다한 프랑스 만화, 즉 ‘베데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고픈 욕심을 가지고 있다. 또, 프랑스에서 끊임없이 만화에 대한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 토대가 바로 ‘전시문화에 있음을 인식, 만화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계획도 내비친다. “프랑스 만화 전시는 일반적으로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이나 설정된 주제와 관련된 작품들을 모아 함께 소개하는 기획이 주류”라는 것이다.

  
     
  열정, 프랑스에서 다시 한국으로
  
     
  <만화기호학>을 마무리하며 그녀는 “프랑스에 살면서 종종 느끼는 부러움은 만화를 바라보는 이 땅의 시각이 너무나 건전하고, 만화장르로 향한 예술적 인식이 강요하지 않아도 묻어나오는 현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녀 안에 담겨진 이러한 부러움들이 비평의 테두리에서 갈무리되어진다면 한국만화문화도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해지고 풍성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간단프로필*


- 이수진 (1974년 생)

서강대 불문학과,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 파리 8대학 졸업
(시각예술 기호학 전공)

2004년 <계간만화>봄호부터 겨울호까지 ‘기호학으로 만화읽기연재
저서 : <만화기호학> (씨엔씨레볼루션, 2004)
번역서 : <이미지, 모험을 떠나다> (현실문화연구, 2003년)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 만화(국내작품) : 공포의 외인구단
 

비평가열전
만화에 대한 전문적 탐색 : 최석태
김미진
2006.03.01
미술평론가로서 만화문화의 확산에 한몫을 담당한 만화평론가로 최석태를 만나보자
만화, 고급스럽게 보기 : 성완경
김미진
2006.03.01
분야를 막론하고 선구자는 필요하다. 해당분야가 다양한 시각과 보다 너른 안목을 지니기 위해 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만화도 마찬가지다. 그저 오락거리로 바라본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각, 엉뚱하게 취급받을 수도 있는 만화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 고집스럽게 지켜온 생각들이 존재하기에 그나마 지금의 만화문화가 형성된 것이리다.
불쾌한 세상에 대한 유쾌함 - 이재현
김미진
2005.12.01
만화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만화는 다른 장르와 동일한 선상에서 인식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치, 불량, 저급 등 만화에 덧 씌어진 불공평한 대우가 몇 세대에 걸쳐 진행되어져 왔기에 그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날 만화평론을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동시대의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각이 몹시 자유롭거나 혹은 용감한 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현 역시 만화에 대해 동시대인들보다 용감한 사고를 했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만화를 통한 현실 읽기 - 정준영
김미진
2005.11.01
만화, 그 사회적인 함의에 대한 탐구 정준영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만화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만화라는 장르를 포함하고 있는 더 넓은 세계, 즉 현실 사회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만화라는 장르가 지니는 특징에 천착한다.
백정숙
김미진
2005.10.01
여성의 사회진출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며 넓어지고 있긴 하지만 남성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만화평론분야에 있어서도 남성 대 여성비율을 단순 비교해 본다면 남성평론가의 수적 우세가 얼마 만큼인지 단박에 드러난다. 이처럼 남성평론가들이 즐비한 만화분야에서 여성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만화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여성들 고유의 눈높이에 백정숙이 있다.
위기철
김미진
2005.09.01
대학입학시험제도가 학력고사에서 수능시험으로 바꾸는 얘기가 오가던 1990년대 초?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많은 이들이 ‘위기철이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암기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던 학력고사와 달리 수능시험은 논리력을 중요시했다. 때맞춰 <반갑다 논리야>, <고맙다 논리야>, <논리야 놀자> 등 이른바 논리시리즈가 많은 입시생들로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저자가 바로 위기철이었던 것이다.
임청산
김미진
2005.08.01
만화의 국제화, 지방화, 이론화를 실천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지방화시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는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화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예술,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서울의 집중화가 심하다.
최열
김미진
2005.07.01
1980년대는 우리 만화사에서 특별한 연대로 기억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선보이며 한국만화의 전환기를 이끌어 낸 이현세의 등장, <아이큐점프>로 출발한 만화전문지 시대의 도래, <만화와 시대>(공동체 발간)를 통한 만화비평의 본격적 시작 등 특기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수진
김미진
2005.06.01
만화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감상이나 작품소감을 넘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평을 탈피해 보다 명확한 이론화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인접학문분야의 탐색과 해외이론의 수입도 요구된다. 외국에 나가 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변형 혹은 접목시켜 국내 만화비평의 활성화를 이룩하는 것. 그 길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이수진이다.
한창완
김미진
2005.05.01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만화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고급화 전략’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어린이들의 오락물로서만 취급받고 있었기에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따지기가 힘들었다. 매체로서의 평가가 하나, 둘 나타나던 90년대 초반에도...
김상하
심여창
2005.01.01
거의 수년 만에 지난 44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를 찾은 내게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창작회지보다 팬픽이나 패러디 중심의 작품집이 홍수를 이루었고...
김상범
심여창
2004.12.01
이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도, 거짓도 될 수 있는 요상한 명제일 것이다. 문화전반에 걸쳐서 만화가 가진 발전적인 파생력이나 긍정적인 산업적 효과로 볼 때 이것만큼 유용한 책도 없지만, 도덕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지식이나 감동을 전달하는 책의 개념에서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만화가 가진 다양한 성질에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
신명직
심여창
2004.12.01
만화의 특징 중에 하나를 꼽자면 당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영을 들 수 있다. 굳이 신문만평이나 시사만화를 들지 않아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슈나 문화적 코드는 심심찮게 만화로 재해석되어 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만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풍자나 해학적인 면은 오랜 옛날에도 존재했다.
김진수
심여창
2004.10.01
일반적으로 만화비평의 대상을 장편, 단편만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극만화 외에도 시사만화라는 장르가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에 실리는 한 칸의 그림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시사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두 권의 책을 쓴 시사 만화평론가가 있다....
선정우
심여창
2004.10.01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미니백과 사전이라 불리는 손바닥만한 작은 책을 기억할 것이다. 순정만화대백과와 함께 소년들의 우상이었던 변신 로봇 만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책이 기억 속에 사라질 무렵, 슈퍼로봇에 대한 정식 단행본이 출간됐다.
송락현
심여창
2004.08.01
애니메이션 연구가 송락현의 지난해 발간된 『일본극장 아니메 50년사』는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보기 쉽게 정리된 연표와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주향
심여창
2004.08.01
만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는 지금, 철학적 사유로써의 만화가 등장했다. 이주향 철학교수의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는 만화의 내용이나 인물의 행동방식을 철학적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인하
심여창
2004.06.01
우리나라에서 만화비평가라는 직함으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설령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만화를 다루는 매체에서 비평가라고 소개를 해도 정작 본인들은 그런 평가에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박인하는 만화비평가라는 이름에 합당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황의웅
심여창
2004.06.01
우리 나라에서 일본만화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갖춘 예술로 인정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책들과 많이 발표되었지만 유독 한 사람이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윤아
심여창
2004.04.01
1995년 오락게임으로 시작됐던『포켓몬스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포켓몬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