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왕국 일본은 없다
일본 만화의 최전선을 달리는 사람들 (17) : 만화가 박정기 씨 편
이현석 2010.09.14

0.

일본만화계에 한국인 작가가 진출하고 있는 일은 이젠 별다른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은 이미 몇번이나 드리고 있다. 이 진출 움직임도 이미 일본의 주류 만화 시스템인 잡지 만화 지면을 넘어서서 이제는 일본의 디지털 만화 주류를 형성중인 휴대폰 만화나 인터넷 웹 잡지 만화 지면으로 확산되어가는 중이다.


오늘은 이러한 웹만화 잡지 중 하나로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인식되고 있는 스퀘어 에닉스의 웹만화 잡지 [간간 온라인]을 통해서 데뷔하는데 성공한 만화가 박정기씨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이현석 : 안녕하십니까.

박정기 : 안녕하세요.


이현석 :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정기 : 실제로 데뷔한지는 좀 오래 되었는데요. 2004년에 대원 영챔프에서 예언아라는 단편의 작화를 맡아 데뷔를 했습니다. 그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쉬다가 2007년에 다시 영챔프에서 윗치 스코프 별의 자전거 크로노 클락등의 단편을 몇 개 더 하고 작년에 미소녀탐정 나세라의 작화 담당으로 연재를 했습니다.


▲ 박정기 작가의 화실 전경


2.

이현석 : 이번에 데뷔하신 [윗치 스코프]는 어떤 작품인가요? 데뷔한 지면도 같이 소개해 주실수 있을런지요?

박정기 : 전차가 주무기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대에 그 전차에 탑승해 특별한 장치의 도움 없이 거리와 물체의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여 볼 수 있는 윗치(Witch)라는 소녀병사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단편에선 포병부대의 관측병인 한스라는 남자 주인공이 어떠한 사연으로 적군이었던 윗치 에델과 함께 싸우게 되는 부분을 다루었습니다.


이현석 : 일본에는 어떤 경위로 데뷔를 하시게 된 것입니까? 뭔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박정기 : 원래 이번에 데뷔한 작품은 같은 제목으로 대원 영 챔프에서 단편으로 먼저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우연히 일본의 [간간 조커]편집부에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그 뒤로 살을 붙이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윗치 스코프가 나오게 된 거죠.


이현석 : 데뷔에 3년가량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를 하신 셈인데… 지치시지는 않던가요?

박정기 : 지치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한편으론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콘티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솔직히 처음엔 어떤 콘티가 좋은 건지 기본적으로 어떤 요소를 갖추어야 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계속된 수정과 특히 이번 여름에 참여한 실전형 만화작가 양성과정을 통해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정리가 되었고 점점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목적들이 제 머릿속에서 명확해지고 방향이 잡혀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더라도 마치 군대에서 행군할 때처럼 이제 다 왔어, 저 언덕만 넘으면 돼 하다가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체 수정을 하게 됐을 땐 힘이 쭉 빠지긴 했지만요.


▲ <간간 온라인>, 윗치 스코프(WITCH SCOPE) 연재 페이지

http://www.square-enix.com/jp/magazine/ganganonline/event/carnival_p/



3.

이현석 : 아까 자기소개를 해주실 때 한국에서도 데뷔를 하셔서 작품을 발표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한국에서 작업하실때와 비교해서 일본데뷔 준비는 어떤점에서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었습니까? 또, 일본에서는 박정기님의 어떠한 부분들을 평가하여 데뷔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시는 쪽이십니까?

박정기 : 역시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이 들어온다는 점이겠죠.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야기가 누구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같지만 콘티를 짜다 보면 편의상 지나치게 될 때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타고 있는 전차가 적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를 보여주고 싶어서 적 전차의 내부모습을 그리면 주인공의 시점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작 중요한 주인공의 감정을 놓치고 말죠. 이렇듯 캐릭터의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시점부터 시작해 장면의 분위기, 주변환경, 대사 등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수정을 합니다. 단편이라고 해서 결코 쉽게 넘어가질 않죠. 그렇지만 이런 과정들을 차근차근 따라온 게 데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여기엔 제가 좋아하고 표현하려한 동화풍의 분위기라든가 미소녀전차물이라는 장르의 이점들도 좋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4.

이현석 : 정작 실리고 나서 보시니 소감이 어떠시던가요? 또한 종이잡지와 비교하여 어떤게 달라보이시던가요?

박정기 : 대부분의 신인작가들이 그렇겠지만 정말 고치고 싶은 부분들만 보였습니다. 특히 전차의 디테일 면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 점은 다음 편에서 확실히 보안을 해야겠죠. 종이잡지와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깔끔하고 선명해 보인다는 걸까요. 하지만 이게 좋은 면도 있지만 종이의 질감이 빠져있기 때문에 거친 느낌이 필요한 장면에선 생각보다 느낌이 잘 살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던 거 같네요.


5.

이현석 : 차기작 계획은 어떤 작품을 준비하시고 계십니까? 조금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박정기 : 같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이번엔 전차가 아닌 프로펠러기에 쪽의 이야기를 그려볼 생각입니다. 여기선 윗치가 레이더의 역할을 하죠.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번 편과는 다르게 캐릭터들의 관계를 재밌게 만들어서 조금은 밝은 분위기로 해볼까 합니다.


6.

이현석 : 한국에서 일본데뷔를 생각하는 작가지망생 분들이나 혹은 현업작가 분들에게는 어떤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가요?

박정기 : 이제 겨우 단편 하나 한 상태에서 뭐라 말씀 드리기는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자신의 색깔을 찾고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 역시 중요하지 않나 싶네요. 아무리 일본 만화를 많이 보고 익숙해져 있다고 해도 현지의 분위기라든가 시스템, 독자의 성향까지 알 수는 없으니까요. 그 외에도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것들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전반적인 것들을 알려 줄 수 있는 데가 편집부이고 그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좋은 작품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간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현석 : 일본만화계에서의 포부를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박정기 : 재밌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겠죠. 좋아했던 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두근거림이나 뭉클했던 감정들을 제 만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또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제 만화가 애니메이션화 되는 것이 꿈이죠. 그렇기에 일본은 더없이 좋은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많은 분들께서 저의 좋아지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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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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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세대에게 어떤 만화를 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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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전에 연재작품의 시나리오 관련 일 때문에 모 유명 애니메이션 각본가 분과 이야기를 길게 나눈적이 있었다.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십 수년간 텔레비전에 방영중인 장편 애니메이션 각본과 현재 높은 시청률을 기록중인 어린이 애니메이션 수편의 대표 각본가 (시리즈 구성작가라고도 말한다) 를 맡고 계신 중견작가분이셨다.
세대(世代)라는 화두
이현석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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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콘테스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
이현석
2012.09.28
최근에 필자에게 오는 많은 문의 메일이나 블로그 등지에 올린 글들에 달리는 덧글을 보면, 일본의 콘테스트에 대해서 여러가지 문의를 주는 글들이 특히 많았다. 오늘은 일본의 편집부에서 바라본, 콘테스트(공모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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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2012.08.28
지난호에는 한국 작가분들이 일본에 진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 즉 비주얼적인 부분보다는 이야기를 얼마나 잘 전달해내는데 달려있다는 이야기를 해드렸다. 이번호에서는 지난호 말미에 말씀드린대로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 진출을 생각하는 작가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1)
이현석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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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편집자의 관계란 어떤 것인가?
이현석
2012.05.21
최근 한국에서는 <바쿠만>등의 만화가 히트를 하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하는 작가분들이 늘어나고 인터넷 등의 루트를 통하여 이전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일본 만화 무대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 편집자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가 알려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돌아다니는 정보량이 늘어난 것은, 2인3각으로 만들어지는 일본의 만화 제작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는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에 정보라는 것이 가지는 특성상 여러가지 오해를 사기도 한다.
2011년 일본 만화업계관련 주요뉴스 정리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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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던 2011년이 지나고 2012년이 밝았다. 이번 이 칼럼에서는 2011년간 일본만화 업계에 연관된 여러가지 뉴스 중에서 주요한 몇 가지 관심사를 뽑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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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플레이어가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성하게 인기를 얻고 동인지 문화가 들어와 한국에서도 동인지 판매회가 정착될 정도니 얼핏 정말 일본은 오타쿠 문화나 후죠시 문화가 굉장히 주류문화로 인정받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만화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마치 일본 전체가 이러한 문화에 침식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말 과연 그러할까?
유명 웹툰 만화 <신과 함께>, 일본 출판만화계에서 리메이크
이현석
2011.11.01
오늘은 한가지 중요한 사례를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리는 내용으로 진행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유명 웹툰 만화의 일본 출판만화 이식, 즉 리메이크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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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서는 편집부 안에서 가장 상층부에 위치한 사람. 즉, 편집장의 업무를 훑어보았다. 이번호에서도 이에 대하여 계속 이야기해 보자.
일본의 만화 편집부 체제에 대해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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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지난 호까지는 일본 만화 편집부 내부에서 중간 관리자에 해당하는 부편집장의 업무를 조금 엿보았다. 이번호에서는 그위의, 편집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일본의 만화 편집부 체제에 대해서 (2)
이현석
2011.07.25
지난호에서는 일본의 편집부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인 일선 편집자들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알아보았다. 오늘은 이들 편집자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편집진들의 상위에 존재하는 부편집장과 편집장의 업무 등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일본의 만화 편집부 체제에 대해서 (1)
이현석
2011.06.27
최근 <바쿠만バクマン>(오오바 츠구미(글), 오바타 타케시(그림), 슈에이샤)등의 만화를 통해서 베일에 가려져있던 일본의 만화 출판 편집자들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만화는 작가들만이 아니라 편집부 편집자와의 이인삼각으로 만들어나간다는 인식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2011년 대재해 이후, 일본 만화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이현석
2011.05.31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일본의 동북지방을 진도 7급의 강진이 덮쳤다. 아마 이번 지진은 일본사회를 대지진 이전과 이후로 명확하게 나눠지게 할 것이다. 이 지진과 만화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오랜만에 뵙는 독자분들에게 전해드리면서,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2010년의 일본 만화계 동향에 대하여
이현석
2010.12.21
21세기가 벌써 10년이나 지났다는 이야기가 나올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12월, 한해를 정리해야 할 시점이 왔다. 2010년간 일본 만화계에서 오고간 화재거리를 개인적으로 정리해보았다.
만화 [진격의 거인 進?の巨人]
이현석
2010.10.16
2010년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만화업계는 불황이 여전한 가운데, 기존의 잡지들이 폐간되거나 휴간되고 또 새로운 잡지가 여러경로로 등장하는 등으로 어수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만화업계가 역시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업계에 충격을 가하고 새로운 만화독자를 창출할 대형신인 작가, 인기작품의 등장이다. 최근, 일본 만화업계의 이러한 바람에 부응하는 듯한 인기작품이 메이저 출판사를 통해서 등장했다. 이사야마 하지메가 그리고 고단샤의 월간 만화잡지 [별책 소년 메거진]에 연재 중인 이 만화의 제명은 [진격의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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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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