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e Hollywood
만화를 OSMU하라(2) 영화 한 편이 만드는 OSMU 시장규모는 얼마?
박소현 2006.11.01



만화에 OSMU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OSMU의 연쇄반응이라는거, 과연 그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될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최첨단을 달리는 헐리웃을 봐야하는 이유, 여기에 있다. 할리우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OSMU를 잘 하는 나라 아닌가.

닥터 수스의 동화 ‘The Cat In The Hat 영화화

2003년 12월에 할리우드 영화 <더캣>(원제: The Cat In The Hat 이하 ‘The Cat…)이 국내 개봉됐다. 제목만 듣고는 모르시는 분들, 많을게다. 국내에서는 전국 관객수 35만을 간신히 동원했으니까. 그런데 이래 뵈도 미국에서는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10일 만에 7,580만 불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오스틴 파워>의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을 맡고 <아이 엠 샘>에서 어른들 꽤나 울린 다코다 패닝과 이제는 좀 느끼해졌지만 알렉 볼드윈도 나온, 그러니까 꽤나 공들인 영화다. (포스터 보면 아하~ 하시는 분들 있겠지)

보 웰치 감독, 마이크 마이어스, 알렉 볼드윈, 다코다 패닝 주연.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을 겨냥하여 2003년 11월 3주에 개봉되었다. 미술감독 출신답게 아름다운 파스텔 톤으로 채색된 비주얼은 마치 3D 동화를 보는 듯하다.

원래 이 영화는 닥터 수스(Dr. Seuss, 본명 Theodore Seuss Geisel)의 동명 동화가 원작인데, 안데르센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의 책 44권이 1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적으로 2억 권 이상이 팔리는 저력을 지닌 작가다. 미국에서는 동화의 아버지로 지금까지도 매년 기념행사가 열릴 정도고 최근에는 100주년 기념행사도 성대하게 열렸다. 1957년에 출간된 은 그를 단숨에 유명인으로 만든 대표작으로 기이한 그림과 뛰어난 상상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그의 작품세계 특징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필수 단어 중 220개 단어만을 사용해 읽을 때의 운율과 리듬까지 고려하여 만든, 교육적으로도 매우 권고할 만한 동화라 하겠다.
이 정도의 동화이니 영화 만드는데 신경 많이 썼다. 파스텔 톤 알록달록한 마을을 통째로 만드느라 24채의 집과 22채의 차고를 짓고 (영화 찍는다고 마을을 만들다니, 이 ‘무식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할리우드의 발상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난다 긴다 하는 배우들 모아야지, 팔딱팔딱 정신없이 사방을 돌아다니는 마이크 마이어스 찍으려니 특수촬영이다 CG다 제작비만 1억 9백만 달러가 나갔으니까. 여기에 P&A(Print&Advertisement)라고 광고홍보비까지 보태면 총 1억 5천만 달러가 들었다. 1달러 1000원으로 계산하면 (숫자에 약하다. 간단하게 가자) 일천오백억 원이다. 천문학적인 돈이다. 영화는 평론가들에게서 혹독한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극장 수익은 상당히 선전하여 미국 극장 수익 1억 달러에 해외 3천만 달러로 총 극장수익 1억 3천 만 달러를 올렸다.

닥터 수스는 최고 권위 칼데콧 상과 퓰리처 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포보스’가 선정한 죽어서 ‘돈 많이 번 유명인사들 탑10’ 중 7위를 기록했다. 미국 샌디에고에는 그의 작품과 관련, 수익을 관리하는 Dr. Sues enterprise가 있다. 웬만한 동네 도서관이라도 닥터 수스의 책만으로 서가 하나가 꽉 찬 풍경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캘리포니아 명문 대학 중 하나인 UC San Diego의 도서관 Geisel은 닥터 수스의 이름을 땄는데 이 건물은 독특한 건축미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아무튼 결론은, 이 사람 유명하다는 거다.

사실 는 해외 시장 성적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미국영화협회인 MPAA의 통계에 따르면 2003년 미국 내 박스 오프스와 세계 박스 오피스 수익 비율은 각각 94억 9천만 달러와 203억 4천만 달러로 두 배가 조금 넘으니까 평균대로라면 미국 내 수익만큼 해외에서 벌어들였어야 했으니 말이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그나마 성적이 괜찮았던 이유는 원작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반응이 누적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박스오피스에서 물러났지만 말이다. 아무튼 본래 얘기로 돌아가서 박스 오피스 수익 중 절반 정도가 배급사에 들어간다고 계산하면 일단 극장 수익으로 총 투자비용 중 반 조금 안되게 회수한 셈이다. 큰일 났다. 적자다.

OSMU는 미친 소‘처럼 뻗어 나간다

오우~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극장 수익만으로 투자금 회수하는 영화, 거의 없다. 진짜 수익은 지금부터다. 극장 상영 끝나면 바로 시작되는게 홈비디오 시장이다. DVD와 VHS로 나뉘는 미국 홈비디오 시장은 2003년 총 222억 달러 규모로 파악되는데 그중 163억 달러가 DVD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DVD가 죽 쑤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DVD 시장은 박스 오피스 규모를 넘어선지 오래고 지금도 계속 확장일로에 있다. 이 홈비디오 판매 피크 타임이 지나면 다시 페이퍼뷰(pay per view) 같이 프로그램당 결제하는 유료 TV시장으로 간다. 그 다음은 네트워크 TV, 케이블 TV를 지나 지방 방송국까지 가는 수순을 거친다. 시청자가 일반 텔레비전에서 갓 나온 영화라며 신나게 볼 때쯤은 이미 돌만큼 다 돌았다는 뜻. 이렇게 되면 영화 자체 판매 수익은 일단락난다. 아, 한창 뜨고 있는 인터넷 시장도 빼먹지 말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와 관련한 2차 시장, 즉 캐릭터 머천다이징과 온라인 게임 시장이 있다. 은 캐릭터의 개성이 강해 캐릭터 상품으로 성공시키기 유리했는데 무엇보다 과거에는 아동용품으로 국한됐던 것과 달리 생활용품 전방으로 확산되었다. 아동들이 즐겨 찾는 허쉬 초콜릿뿐만 아니라 청소기 제조사인 로요백, 마스터 카드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내놓으니까. 켈로그사는 주인공 고양이가 쓰는 모자모양을 본딴 적색과 백색의 줄무늬를 넣은 한정판 씨리얼을 판매했고, 심지어는 US 포스탈 서비스까지 캐릭터 검인을 사용했다. 워낙 원작 자체의 인지도 때문에 캐릭터 머천다이징의 수익기대치도 높아서 약 100여 곳과 라이센싱 계약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실제 버거킹에서는 어린이용 생일 상품을 만들어 6주 만에 3천 만 개의 유닛을 세트와 함께 판매되었으니 확실히 캐릭터 덕 봤다고 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 많은 관련 캐릭터 상품이 대거 출시되었는데 팬시용품의 범위를 벗어나 의류, 침실용품, 자전거 등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졌다.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켈로그 씨리얼은 씨리얼의 모양이 모자의 줄무늬를 따라 흰색과 붉은색으로 되어 있다. (보일라나~) 가운데 있는 작은 캐릭터 상품 모음은 당시 버거킹에서 세트 구매시 증정한 유닛. 겜보이에서 게임도 출시되었다.

출판사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원작인 의 판매율이 급상승했음은 물론이고 닥터 수스의 다른 책들도 동반상승했다. 영화 상영 기간 동안 랜덤하우스에서는 작가의 여러 작품 중 11권을 묶어 패키지로 제작하는 등 상품을 다각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했다. 또한 20년 전에 만들어졌으나 아무도 쳐다보지 않아 창고에 처박혀 있던 옛날 비디오도 재출시되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20년 전의 비디오라 기술이나 내용 면에서 조악하기 이를데없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없이 잘도 팔렸다. 이건 원래 디즈니에서 잘 쓰던 방법인데, 영화가 히트치면 클래식 책 디자인에 기반한 옛날 홈비디오를 재출시하거나 동일 캐릭터를 쓰되 질이 떨어지는 후속작을 만들어 영화의 인기에 영입한 동반상승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영화 개봉에 맞춰 스탠바이하고 있다가 동시에 봇물처럼 쏟아졌다. 서점, 쇼핑 매장 등 이 없는 곳이 없었다. 영화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그 짧은 몇 달 사이 최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다 건드리는 거다.

영화 개봉에 맞추어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에서는 44권의 닥터 수스의 책 중 11권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였다. 원작에 바탕한 홈비디오는 20여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영화 개봉과 함께 다시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 받아 형성된 전체 시장 규모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집계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통상 영화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80가 극장 상영 이후 발생한다고 말하니까 의 극장 수익 1억 3천만 달러로 어림잡아 계산하면 6억 5천만 달러가 된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더 좋은 것은 이건 2003년 숫자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지금도 계속 확장일로에 있다는 거다. 으핫. 브라보!

그런데, 잠깐. 흡족한 기분에 취하기 전에 되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판 커진건 좋은데 이 중에 진짜 챙기는 돈이 얼마인지를 안 따졌다. 거 마음 같아서는 다 원작 때문에 번 돈이니 몇 퍼센트 정해서 꼬박꼬박 챙겨주면 고맙겠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이 중에 과연 얼마만큼이 ‘우리’(원저자와 출판사) 돈인가.

진짜 중요한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계속)
Show me Hollywood
한국 방송 시장 집계
박소현
2007.06.07
한국 방송시장은 현재 숨 가쁘게 변화 중이다. 이 변화의 가장 큰 원동력은 프로그램의 해외 수출이다. 이쯤에서 한국 방송시장의 내부 사정을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통해 들여다보는 일은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방송진흥협회의 ‘2006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참고하였다. 통계현황은 2005년 결과이다.
미국 드라마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나
박소현
2007.05.07
전회에는 일본 만화계 내부의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로, 일본 작가들 사이에서 아주 많은 스트레스를 요구하는 만화체제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을 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보았다. 오늘은 일본 만화 업계 내부의 구조변화를 좀 더 살펴보고 이런 구조변화를 한국 작가 진출과 연관지어 말해보자.
떠오르는 TV 코드, 미국 드라마
박소현
2007.04.10
할리우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화와 TV 산업이다. 나아가 할리우드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메카로 상징된다. 우리도 잘 아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영사기 발명특허를 등록한 후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자 이를 피해 영화업자들이 뉴욕에서 할리우드로 이동하게 된 1910년대 이후부터의 일이다. 캘리포니아의 (할리우드는 캘리포니아 주 LA에 위치하고 있다) 온화한 기후와 일 년 내내 화창한 날씨가 촬영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4)만화의 영화화 계약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박소현
2007.02.01
우리나라가 OSMU와 저작권에 대해 눈 돌리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br> 2차 저작물이 새삼 중요해지면서 누가 얼만큼 제작에 일조했고 그에 따라 얼마의 수익을 챙기는 것이 좋은가, 하는 분배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자연스럽게 치열한 공방전과 법정 문제도...
(3) 영화화된 원작은 얼마의 수익을 올리나
박소현
2006.12.01
영화 <The Cat in The Hat>으로 창출된 시장 규모(영화는 물론 캐릭터 머천다이징, 홈비디오 등 파생상품 시장까지 모두 포함한)를 6억 5천만 달러로 상정했을 경우 이중 원작 저작권을 가진 작가와 출판사가 갖는 수익은 얼마일까?
만화를 OSMU하라(2) 영화 한 편이 만드는 OSMU 시장규모는 얼마?
박소현
2006.11.01
만화에 OSMU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OSMU의 연쇄반응이라는거, 과연 그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될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최첨단을 달리는 헐리웃을 봐야하는 이유, 여기에 있다. 할리우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OSMU를 잘 하는 나라 아닌가.
(1) 만화의 외연을 확장하라
박소현
2006.10.01
인터넷 서점에서 만화 섹션을 담당할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두 가지 있다. “무슨 만화가 재미있어요?” 이건 고객들로부터의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