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e Hollywood
미국 드라마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나
박소현 2007.05.07

미국 드라마 산업의 발전은 케이블 TV 시장의 확장과 관계가 깊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청률과 영향력 면에서 공중파 방송(KBS, SBS, MBC)과 케이블 간의 구분이 뚜렷하다. 바꿔 말하면 3사간의 승부다. 반면 미국은 현재 수많은 채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 TV의 등장과 발전

미국 3대 네트워크인 ABC, NBC와 CBS 그리고 FOX를 포함하여 4개의 메이저 브로드케스트 네트워크가 우리나라의 공중파 방송에 해당한다고 할 때 이들의 점유율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케이블 TV와 위성 TV. 그중에서도 빠른 속도로 보급중인 케이블 TV는 1949년 미국에서 처음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후 케이블 TV의 파급력을 저지하기 위해 원거리 신호의 대규모 시장 유입을 제한하거나 제작된 지 10년 미만의 영화화 방영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공중파 스포츠 프로그램은 유료 케이블 TV 방영이 금지되는 등 갖가지 규제 조항이 있다가 1970년대부터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한다. 1990년대부터는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 미국 가구당 케이블 TV의 보급률은 66 대에 이르고 있다. 1999년부터 브로드캐스트 네트워크와 케이블 네트워크의 일별 점유율이 전도되기 시작, 현재까지 꾸준히 간극이 벌어지는 상태다.



라디오, 지상파 TV, 케이블 TV 등을 모두 포함한 미국의 방송시장 규모는 7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8조 6천억 원과 비교하면 10배 정도 차이나는 셈이다. 또한 미국은 전 세계 방송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방송시장이다. 현재 미국에는 약 390여개의 케이블과 위성 TV 채널이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처럼 채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그 시간을 채울 방송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시청자 수는 큰 변화가 없으니 당연히 채널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무한 경쟁의 시작이다. 방송사의 일차 고객, 즉 주 수입원은 광고주다. 유료 케이블 TV의 경우 여기에 서비스 가입자가 추가된다. 이 둘은 곧 시청률을 의미하고, 얼마나 높은 시청률을 올리느냐에 따라 방송사의 존폐가 좌우된다.

섹스앤더시티(위), 소프라노스(아래)
HBO의 대표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위)와 <소프라노스>(아래)

케이블 TV는 세분화한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 방송을 할 수 있고, 이것은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케이블 TV는 브로드캐스트 TV에 비해 폭력이나 섹스 표현이 자유롭기 때문에 장르의 전문화는 점차 심화되었다. 시청자와 광고비를 두고 브로드캐스트 방송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케이블 네트워크들은 이미 방송된 프로그램을 재방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HBO의 <섹스앤더시티>나 <소프라노스>같은 프로그램이 그 예. 이렇듯 TV가 콘텐츠를 필요로 할 때 영화는 자국 내 박스오피스 감소, 과다경쟁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 등으로 어려운 상태였고 자연스럽게 영화 인력이 TV로 옮겨가게 된다. 2000년 첫 방영을 시작한 는 상업영화의 천재라 불리는 제리 부룩하이머가 감독하여 현재까지 재방영분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국 내에서의 과다 경쟁과 영화 인력의 유입, 2차 방영 및 해외 판매 수익 증가, 머천다이징 수익 증가 같은 요인들은 서로 동반효과를 일으켰다. 이는 드라마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점차 미국 드라마는 영화와 다름없는 완성도를 자랑하게 되었다. 그 뒤에는 영화와 드라마간 제작사가 통합되는 등 산업적 변화도 수반된다. 완성도 높은 미국 드라마는 여기에서 나올 수 있었다.



미국 드라마 제작과정 특징

미국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철저하게 시청률을 겨냥하여 구성되어 있다. 본 방송 전에 1-2회 정도를 맛보기 형식으로 제작, 방영하는 파일럿(pilot) 시스템은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방송하기 전에 시청자의 반응을 보기 위함이다. 파일럿 방영 후 시청률이 저조하면 바로 탈락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교체된다. 물론 이 파일럿들은 수천 개의 시놉시스 가운데 경쟁을 거쳐 제작이 허가된 수작들이다. 보통 2천여 개의 시놉시스 중 파일럿 제작이 허가되는 작품이 150여개 안팎, 이중 실제로 방송되는 것은 25개 정도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 렇게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에서도 성공작은 10-15 남짓이다.

드라마 <궁>과 <궁S>를 두고 우리나라에도 시즌제 드라마 방송되나, 하고 한때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시즌(season)제와 스핀오프(spin-off)는 미국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보통 미국 드라마는 1회당 40-60분 정도 분량으로 20여회 가량을 묶어 한 시즌으로 만든다. 시즌이란 바꿔 말하면 영화의 1탄, 2탄과 같다. 어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동일 설정과 출연자들을 가지고 계속 후속편을 만드는 것이다. 스핀오프는 특정 드라마의 설정을 바탕으로 다른 주인공과 플롯으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드는 것. 따지자면 <궁>과 <궁S>의 관계는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다.

프랜즈(위) , 조이(아래)
시즌 10까지 이어간 인기 시트콤 <프랜즈>(위)와
그 드라마의 스핀오프격인 <조이>(아래)

이와 같은 시즌제와 스핀오프는 어디까지나 시청률에 탄력적으로 반응하기 위한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성공여부를 아직 알 수 없는 새 드라마에 광고를 내보내기보다 이미 검증받은 작품에 계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모험을 하느니 잘 알려진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높은 광고수익을 얻는 편을 택한다. 인기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프렌즈>가 시즌 10까지 이어진 이유다. 제작비 상승과 경쟁 과열은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 콘텐츠의 생산으로 이어진다. 현재 미국에서 박스 오피스 상위를 기록하는 영화 중 상당수와 탑 시청률에 랭크되는 드라마 상당수가 프랜차이즈 콘텐츠라는 것은 자명하다. 미국 드라마와 영화 산업은 그런 맥락에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제작 방식은 영화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원칙이 적용된다. 방송사에서는 뚜껑을 열 때까지 성공여부를 알 수 없는 작품에 과다한 제작비를 지원할 수 없고, 제작사는 성공했을 경우 2차 방영, 프랜차이즈 상품, 해외 판매 등 무한 증식하는 수익을 놓칠 수 없다. 미국 드라마는 제작사가 대부분의 비용을 대고 방송사는 1차 방영권만을 가지는 계약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도 한류 열풍으로 해외시장의 힘을 실감한 이래, 방송사와 제작사간 관계가 변화하면서 판권 문제가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방송사가 하청 방식으로 제작비를 대고 대부분의 권리를 소유하던 종래 시스템에서, 제작사가 직접 투자하고 권리도 갖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독립제작사들이 늘어나고 제작비도 상승일로에 있다. 최근 치솟는 연예인 출연비가 기사화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도 제작방식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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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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