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전시
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2-2 :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2)
한상정 2011.08.29
기획초안이 수정된 가장 큰 이유는 전시공간의 변동이다. 박물관 1층 오픈된 공간을 쓰기로 했던 초기기획안과는 달리, 1층의 기획전시실과 그 주변이 박희정특별전의 공간으로 재설정되었다.
 
두 번째 변동. 이걸로 끝난 건 정말 다행. 공간이 변하면 그에 따른 기획이 모두 달라질 수밖에. 오픈된 공간을 빛과 차단하기 위해서 천막을 치겠다는 계획은 포기했고, 기획전시실을 동영상 상영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형적인 상영가능공간인 점은 큰 장점이나, 또 하나의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천장에 설치된 프로젝터에서 투사하는 영상은 최대크기가 벽의 2/3정도밖에 안된다는 것. 이럴 경우 영상효과는 절반이상 감소한다. 향후 다양한 기획전시를 위해서도 현재 프로젝터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박물관 전시 팀과 논의해서, 프로젝터 이동공사의 필요성을 상호인정하고, 이왕이면 이번 기회에 공사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천막설치비 대신 프로젝터 공사비용으로 대치된 셈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공간의 높이. 최고로 긴 공간이 4미터를 넘는다. 이를 어떻게 비워 있다는 느낌 없이 ‘적당히’ 채울 것인가? 또한 영상을 틀 경우 영상에서 나오는 빛이 어느 정도로 주변의 이미지들을 볼 수 있게끔 해줄 것인가? 이 부분은 결국 시공업체와 함께 논의해봐야 한다.
 
기존의 섹션 1에 대한 기획은 시공업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일단 천장이 너무나 높고, 카페의 벽이 주황색이라 설사 빛이 들어올 수 있는 부분을 모두 검은 천으로 둘러치고 아주 얇은 천을 여러 겹 겹치더라도 원하는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해보려는 욕심이 있었으나 설득시키지 못하고 설득 당했다. 설득당한 가장 큰 이유는, 내심 그 효과에 대해 걱정되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기획전시실을 메인 전시관으로 쓰게 되면 이 공간이 기획전시관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져서 동선을 설정할 수 없다는 것도 작용했다. 그래서 이 공간은 이미지 하나를 확대해서 엄청나게 커다란 출력물로 처리하자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결국, 전시공간이 바뀌면서 섹션 1의 <외로우십니까?>에서 섹션 2의 <그렇다면 호텔 아프리카로 오세요>로의 스토리연출이 힘들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박희정의 작품들 중에서 초기작인 <호텔 아프리카>보다, 최근작인 <마틴 앤 존>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었다. 즉, <호텔 아프리카>의 원고들만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기에는 좀 아깝다는 동영상 제작팀의 의견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전시의 전체 컨셉으로 점점 만들어지고 있었던, ‘(다양한 종류의) 외로움과 그에 대한 위안’이라는 컨셉을 어떤 작품이건 상관없이 추출해서 사용하자로 합의했다. 
 
추가적으로, 음악의 문제도 제기되었다. 동영상 제작팀에서 제시한 노래는 노래 자체로는 좋으나, 왠지 필자가 생각하는 이미지들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수많은 노래를 들어도 모두 마찬가지. 이후에야 이유를 발견했다. 노래 가사가 거슬리는 것이었다. 동영상 자체도 나름의 스토리를 제시하려고 하니, 등장하는 텍스트들과 가사가 어긋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나 클래식 음악을 선택하자고 했고, 저작권 문제는 초기에는 음악저작권협회같은 곳에 알아보자고 했다. (막상 전시일정이 급박하게 몰아치자 결국 처리할 시간이 없었다. 단 5일간의 상영이므로, 일단은 커다란 문제가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말이다)
 

 
 
  
  
  
  
[이미지 1] 전체도면
[이미지 2] 셕션 4-5에 쓸 등신대 컷팅들 도착
  
지난한 과정을 거쳐 전체기획은 전시오픈 약 한 달 반을 앞두고 결정되었다. 전시공간 도면(이미지1)을 참조해보자. 섹션1-1은 박희정의 장점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커다란 규모의 출력물. 출력된 사람 얼굴이 실지로 사람이 섰을 때의 키 크기와 유사할 정도로, 흥미로운 이미지를 하나 선정해서 크게 뽑자. 섹션1-2(이미지3,4)와 섹션1-3(이미지6)은 한 편으론 박희정의 원화 흑백, 다른 한편엔 컬러채색을 넣자. 그러나 섹션1-2는 이후 썸네일 이미지들과 말풍선으로 대체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간에 시선을 자르는 소화전의 위치(이미지5) 때문이다.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려면 소화전을 출입문의 이미지로 활용하여 거기서 박희정의 다양한 말풍선과 소리들이 튀어나오는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미지 3] 썸네일에 쓸 가벽완성
[이미지 4] 소화전을 비워둔 50센티 두께의 가벽
 
섹션2는 박희정작가가 하고 싶어 했던 레이어 존(이미지 5.8.9참조)이다. 레이어란 아크릴 위에 원고를 인쇄해서, 거기에 채색을 일부 주고 여러 겹을 겹쳐서 공간적인 깊이감을 자아내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의 레이어를 생각했지만, 여러 개를 별도로 만드는 예산이나, 이를 한꺼번에 붙여서 통으로 만드는 예산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아서 아예 커다란 숲에 인물들이 등장하는 규모로 설정했다. 섹션4-5는 사실 연결되는 공간으로, 등신대 규모의 인물들(이미지2참조)을 설정해서 컷팅하고, 배경에는 박희정 작가의 노트들에서 나온 이미지들을 디자인해서 붙이며, 재미있는 말풍선들을 놓아보자고 설정했다. 
 
섹션6이 기획전시공간 내부(이미지 7참조)인데, 벽의 경우 사막에서 점차 초록색 공간으로 바뀌어나가는 이미지로, 기존의 박희정의 원고들 이미지에서 유사한 이미지들을 찾아서 배치하자고 결정했다. 각 이미지들의 높이는 3미터로 가고, 계단부분의 벽은 출력물을 벽넓이 대로 일일이 잘라서 변화를 주자. 계단에 방석을 까는 건 그다지 효과가 없으므로 그냥 앉아서 보도록 남겨두고, 제일 밑바닥만 인조잔디를 깔아서 초록과 휴식의 이미지를 강조하자. 그리고 바그다드 카페 옆에 부착할 거대포스터를 선정하면, 남은 것은 2등신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페이지를 골라서 말풍선의 내용을 모두 지우고 거기에 무언가를 쓸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
 

 
 
 
 
 
 
 
 
 
 
 
 
 
  [이미지 5] 셕션 2의 레이어존 구조물 완성
 
<9번째 신화>관련해서 준비하던 기획은 모두 취소되었다. 일단 신화에 참가했던 작가들 중의 일부가 박희정 작가의 신작을 넣는 것에 반대했고, 박희정 작가도 시간상의 문제로 포기. 작은 컨퍼런스라도 마련할까 했으나 이 역시 작가들 사이의 관계가 불편하여 포기. 기존에 스캔했던 이미지들 용량이 충분치 않아 재스캔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이것도 적절한 기계를 찾지 못해 포기해야 했고,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잡지 버전으로 기획했으나 이 앱이 유료화가 되는 덕분에 포기. 그냥 발간된 세 권중 작가들의 작품 하나씩을 골라 옛날의 서식만 새롭게 재정비하여 PDF파일로 제작, 스마트존의 갤럭시탭에 게시하기로 했다. 나중에 교보문고에서 POD지원을 받아 약 100부 정도만 시범출력을 하고, 이 결과물들을 전시장에서 제시하는 것으로 상당히 간략화시켰다.
 
 
  
  
  
  
  
  
  
  
  
  
  
  
  
  
  
  
[이미지 6] 1-3셕션의 원화섹션 및 외벽
[이미지 7] 6의 셕션의 기획전시관내 바닥과 벽 영상설치
 
자. 실질적인 전시기획은 준비가 끝났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부터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기존에 이미 원고들을 충분히 뒤적였지만, 이제 구체적으로 이미지들을 선정해야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고, 지금부터 갖가지 도안에 대한 디자이너의 역량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전시팀에서 이미지들을 선정해서 넘겨주면 초보 디자이너가 그 이미지들을 일일이 자르고 보정하고 하는 역할만을 했다면, 이제 전문 디자이너가 1-1및 바그다드 옆 거대포스터, 3의 외벽, 4-5, 6의 내외부에 들어가는 이미지들의 구성을 전문적인 능력으로 제공해야 한다. 큐레이터는 그것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원하는 이미지들을 구성해낼 때까지 업무협조를 해야 한다. 전시설치까지 무리 없이 가려면 이 디자이너와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느냐가 핵심적이다. 
  

 
  
  
  
  
  
  
  
 
[이미지 8] 6의 셕션의 기획전시관 외부 완성 및 2의 레이어 설치
[이미지 9] 초기 레이어상태-다양한 색의 조명
 
바로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이 발생했다. 올해 비코프의 전시섹션은 총 11개. 박희정 특별전을 제외하더라도 10개의 전시가 남아있다. 그리고 전시는 아니지만, 2개의 페어관의 갖가지 사인물들이 있다. 이 모든 곳에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하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최소한 2명의 전문디자이너, 2명 가량의 보조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생각해보자. 전시만이 아니라, 축제전반에 대해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무궁무진하다. 축제포스터는 기본이고, 축제도록, 도시 전반을 장식할 플랭카드며 선전물, 축제 개폐회식 초청장에서 자원봉사대 티셔츠까지 모두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다. 더군다나 이번처럼 전시가 11개라면, 각 섹션마다 일일이 다자이너가 손을 대야한다. 미술전시보다 훨씬 더 복잡한 만화전시. 하지만 만화전시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시공업체와 행사전반을 책임지는 대행사는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전시전문가들의 조언을 비전문가들의 말처럼, 또는 예산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받아들인다.
 
실지로 디자인과 시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단위에서의 몰이해는 예산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 것으로 직결되고, 예산없이 디자이너를 고용할 수 없다. 초반부터 몇 번이나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시디자인은 단 1명의 보조 디자이너의 손으로 대부분 만들어졌고, 이는 전시설치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들 만들었다. 설치를 시작할 시점에 와서야 판단미스를 인정하고 디자인당 지불해야 하는 디자이너를 활용했지만, 이미 타임아웃이었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면, 이 보조 디자이너의 감각이 꽤나 좋았다는 점이고, 전시감독을 위시한 큐레이터들이 전시디자인에서 명찰까지 부족한 부분을 재빨리 메꾸어 나갔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전시콘텐츠의 충실한 산출에 집중해야할 전시팀들이 디자인을 만지고 있어야 하는 사태를 발생시켰고, 가장 섬세함이 발휘되어야 할 설치 시점에 밤을 샌 감각으로 버텨야 했다. 설치는 13일부터 들어갔다. 전시디자인이 늦게 나오다보니, 11개의 전시공간 및 2가지 페어공간의 디자인과 출력물까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언제 출력물이 도착할지 모르고, 출력물이 도착하는데 따라서 설치팀들이 이동하므로 남은 방법은 하염없이 현장에서 밤새며 기다려야했다.
 
가장 빨리 전시준비가 끝난 박희정 특별전도 예외는 없었다. 거의 모든 섹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1의 거대출력물은 방향이 바뀌어서 인쇄되어 나왔다. 설치하는 순간 발견해서 돌려달았지만, 높이가 딱 맞게 나오지 않는 바람에 바닥의 전선라인이 밖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초보 디자이너의 실수. 뭐 어쩌겠는가. 처음 해보는데. 치명적이지 않으므로 패스. 바그다드 옆의 거대출력물은, 결국 사다리 설치공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박희정 특별전 공간 바로 옆의 기둥을 감싸는 것으로 대치했다. 이는 시공 팀의 실수. 뭐, 지금 순간엔 치명적이지 않다. 패스. 1-2의 경우, 썸네일 이미지들은 원래 유포지 출력이 아니라 스케치북의 느낌이 나는 종이출력을 지정했었는데, 일반적인 종이출력으로 나왔다. 유포지 출력은 빠르게 되지만, 종이출력은 시간이 좀 더 걸린다. 게다가 출력 후 각기 두께가 다른 압축 스치로폴에 붙여 커팅을 해야 했기에, 시간 내에 일일이 크기와 두께를 다 지정하려고 애태웠던 노력이 날아가 버려서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다.
 
전시벽을 설치한 것을 보니, 소화전을 둘러싼 두께가 각 50센티(이미지4). 즉각적으로 말풍선 출력물을 좀 늘렸다. 소화전과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 텅 비게 나와서 이 부분을 같이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말풍선은 유포지에 출력해서 흰색의 압축스치로폴에 붙여 컷팅해주기로 했는데, 일단 유포지 출력물만 왔고, 설치 팀은 다른 공간으로 불려간 지 오래. 별수 없이 압축스치로폴은 포기하고, 바닥에 앉아 가위질 시작했는데, 자신의 작품을 설치한 신명환 작가가 슥 지나가고 있었다. 잽싸게 포착, 소화전 주변에 ‘당당토끼’ 몇 마리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화이트로 가볍게 몇 마리를 그려주고 갔다. 그 주변에 ‘안녕’이라든가 ‘으악’을 붙이는 즐거움. 그 와중에 프랑스에서 초대된 손님이 도착했다. 같이 앉아서 가위로 오리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함께 붙이기를 끝낸 후 일단 호텔로 돌려보냈다. 같이 밤샐 수야 없지 않겠는가.
 
이런 급박한 상황은 나머지 존들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다음호에서는 나머지 난장들과, 전시결과에 대한 평가를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만화와 전시
전시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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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이 강한 전시, ‘만화, 신과 만나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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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맛없는 뷔페 - 제 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들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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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원칙의 향기 : 프랑스 국립만화박물관(Le musee de la bande dessi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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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앙굴렘에는 국립만화진흥기관인 ‘국제만화이미지센터(Cite internationale de la bande dessinee et de limage : CIBDI))’ 산하의 ‘(국립)만화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의 분위기는 한국만화박물관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설립배경과 조직체계적인 차이를 한번 살펴보자.
한국만화박물관 상설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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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3 : 아르코 미술관의 <고우영, 네버 엔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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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2-3 :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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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30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그 세번째 이야기
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2-2 :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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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전시 기획!! 그 두번째 이야기
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2-1 :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박희정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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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이번엔 한국만화 백주년처럼 커다란 규모의 전시가 아니라, 단 한 명의 만화가의 세계를 보여주는 케이스를 들어보자.
만화전시 케이스 분석 1 : 한국만화 100주년 기념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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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7
2009년 6월 2일, 바로 같은 날 100년 전, 이도영이 <대한민보>에 시사만평을 실었다. 오랜 세월동안 격려보다는 질타를 받아왔던 만화라는 표현형식이 사라지지 않고, ‘한국만화’라는 이름으로 백수를 누린 것에 대해 2008년 6월, ‘한국만화 100주년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문화관광체육부의 5억원이라는 적극적인 예산지원 하에 구성되었다.
전시의 미디어믹스, 만화의 미디어믹스
한상정
2010.12.21
3장에서 전시의 시작을 다루었었다면, 그리고 그 시작으로 다뤄지는 전시가 만화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일반적인 경향이 되어버린 전시의 미디어믹스로서의 2003년의 <이미지들의 극장>을 한번 살펴보자. 그리고, 만화 자체의 미디어믹스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의 예로 올해도 발견할 수 있는 <평화의 사진가> 순회 전시를 살펴보자.
전시의 미래 : 전시 ‘서사’에서 전시 ‘스토리텔링’으로
한상정
2010.11.12
이야기, 엄밀하게는 ‘서사’를 다루는 학문을 서사학이라고 한다. 최초로 서사를 다룬 사람을 우리는 종종 아리스트텔레스라고 언급하는데, 그는 ‘시학’이라는 저서에서 다양한 문예학의 기본 개념들을 제시했다. 알다시피, 모든 학문의 유파는 단 하나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동일한 서사학이라고 하더라도 역사적으로, 또는 지역적으로 각기 다르게 발전해오기도 하고 오늘날도 역시 각 연구자별로 입장이 다르다. 최대한 쉽게, 쉽게 설명해보자.
전시의 완성 : 관람객
한상정
2010.10.16
미술의 한 유파 중에서 ‘입체파’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피카소니 브라크니 하는 작가들이 이 유파에 속한다. 이들이 하려고 했던 것은 하나의 대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종합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생각 아닌가?...
만화전시의 출발과 그 의미
한상정
2010.09.14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은 1974년에 시작했다. 물론 1969년부터 이미 앙굴렘에서 좀 더 작은 규모의 만화행사들이 벌어진 것은 알고 있으리라. 그러나 사실 앙굴렘의 이 행사들의 기원은 1967년부터 시작한 이탈리아의 <루카(Lucca) 만화페스티벌>이다. 비록 1966년엔 다른 도시에서 열렸었지만, 여튼 지금도 남아있는 행사이니 그냥 루카라고 치자.
만화전시의 주요 대상 또는 만화전시의 특성들
한상정
2010.08.14
만화전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생각나는 대로 꼽아보자. 만화작품, 만화 창작자... 설마, 이것이 모두? 뭐 놀랄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그러하니까. 크게 나누면 이 두 가지가 맞을 것이다.
전시의 개념과 전시준비과정
한상정
2010.07.14
명사 ‘전시(Ex-position)’의 동사인 전시하다(ex-poser). 즉, ‘밖으로(ex-) 놓다(poser)’. 숨겨져 있던 것, 안에 있던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꺼내놓는 기술.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즉 전시란 무조건, 안에 있던 것을 바깥으로 내보이는 것. 어떻게 보자면 일종의 ‘선물포장술’이다.
만화와 전시, 새로운 세계의 비밀스러운 공유
한상정
2010.06.12
만화읽기는 행복하다. 그 즐거운 기억은 어디까지 거슬러갈까. 그래, 잠시 살았던 마당이 있던 집. 주말만 되면 평소 보기 힘들던 아버지의 지휘아래 남동생들과 마당청소를 해야 했던 낡았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