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만화 출판사를 찾아서
차근차근 의미 있는 울림을 쌓아가고 있는 사계절
홍지민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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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출판사는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 보금자리를 꾸리고 있습니다. 
바깥벽에 앙증맞은 그림이 눈에 띄어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2010년 여름이었습니다. 세상에 처음 내놓은 만화부터가 인상적입니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사실 청소년 독자를 겨냥하거나 청소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만화는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싸움을 소재로 한 학원물이 많았죠. 하지만 이 작품은 달랐습니다. 대학 입시 미술학원에 다니는 청소년들의 유쾌하지 않은 일상을 담았습니다.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청소년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한 작품이 드문 터라 단번에 만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못생기고 가난하지만 만화를 배워보려고 뒤늦게 입시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생 원빈,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재수생이 된 은수, 독설가인 학원 강사 태섭 등을 중심으로 울기엔 좀 애매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하루가 펼쳐집니다. 수채화로 색깔이 입혀져 기존 만화와는 색다른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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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내 머리에 누가 똥 쌌어’에 등장하는 두더지입니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100℃’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줬던 최규석 작가가 그렸습니다. 바로 ‘울기엔 좀 애매한’입니다. 1982년 문을 연 사계절 출판사는 무려 28년 만에 처음 내놓은 만화 작품으로 2011년 부천만화대상과 한국출판문화상 아동청소년 부분 대상을 수상합니다. 사계절 출판사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으로 만화 출판 시장에 데뷔한 셈이죠. 엄밀하게 따지면 이전에도 사계절이 내놓은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연암 박지원이 지은 ‘예덕 선생전’을 이은홍 작가가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으로 분류했던 이 작품은 그런데, 이듬해 부천만화 대상 어린이 만화상을 받았죠.
 
사계절은 만화 전문 출판사는 아닙니다. 한 해에 펴내는 만화 작품이 평균 한 두 권에 불과할 정도로 과작(寡作)입니다. 하지만 만화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것도 순수한 국내 창작 만화로만 말이죠. 사계절을 만화 출판사 탐방 대상으로 올려놓은 이유입니다.
원래 사계절은 인문사회과학 전문으로 출발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발간하자마자 판매 금지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보다 대중적으로 출판사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1985년 벽초 홍명희의 대하장편소설 ‘임꺽정’을 출간하면서부터가 아닌가 합니다. 사계절은 1990년대에 들어서며  ‘교실밖’ 시리즈와 ‘손바닥경제’ 시리즈로 인문사회과학 서적의 대중화를 이끄는 한편, 아동·청소년 분야로 서서히 무게중심을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반갑다, 논리야’ 시리즈는 인문 서적으로는 국내 출판 사상 처음으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합니다. ‘역사 신문’ 시리즈도 사계절의 대표적인 밀리언셀러죠.

‘울기엔 좀 애매한’ 출간 당시 전화 통화로 만났던 김태희 팀장님을 약 4년 만에, 이번에는 직접 만나 사계절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사계절 출판사 사옥에서입니다. 김 팀장님은 만화가 ‘울기엔 좀 애매한’을 시작으로 사계절이 선보이고 있는 만화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계절 만화 향기가 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2010년에서야 처음으로 만화책을 출간하게 된다. 그 배경은. 

A. 만화계와 인연은 ‘임꺽정’ 개정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벽초 홍명희 탄생 120주년, 40주기를 기념해 임꺽정 개정판을 냈다. 박재동 선생님이 앞서 3년가량 개정판을 위한 삽화 작업을 했다. 선생님과 함께 작업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만화가 열전’에 대한 설익은 아이디어도 꺼내놓게 됐다. 선생님도 아이디어가 좋다며 용기를 북돋워 줬지만 당시 선생님 스케줄이 빡빡해서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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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출판사들과 마찬가지로 사계절 출판사도 독자들을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1층에 마련된 북스토어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입니다.
맛있는 차와 함께 사계절이 출간한 책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내부 공간까지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네요. 
큰 그림판은 옛이야기 그림책 <깜빡 깜빡 도깨비>에 나오는 캐릭터입니다.


Q. ‘1318 만화가 열전’ 시리즈를 론칭하며 세 작품 연속 출간을 예고하기도 했는데.

A. 처음엔 시리즈로 할 생각은 없었다. 2008년 촛불집회 때, 청소년들이 앞장서는 것을 보면서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러면서 제주 4.3운동, 광주 민주화 운동, 6.10항쟁, 촛불 집회 등 자생적으로 일어난 민중 운동을 정리해보는 만화 단행본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제목은 ‘운동에 관하여’였는데, 기획서 단계에서 퇴짜를 맞았다. 그러자 오기가 생겨서 이참에 만화 시리즈로 가보자고 도전하게 됐다. 우리 출판사의 본바탕이 워낙 아동·청소년 분야에 있다 보니 청소년들이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또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주며 또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시리즈가 ‘1318 만화가 열전’이다.


Q. 첫 작품이 임팩트가 컸다. 최규석 작가와 원래 인연이 있었나.

A. 전혀 없었다. 촛불 시위 이후 운동에 대한 만화 단행본을 내보려는 기획이 좌절되고 나서 청소년들에게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작가가 누구 없을까 고민을 했다. 개인적으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좋아했는데 최규석 작가라면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재미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메일을 보내고 전화하고 찾아가 일방적으로 매달렸다. 처음엔 짧은 단편이면 몰라도 당장 할 만한 게 없다고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가 미술학원 강사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30쪽 짜리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시작한 게 바로 ‘울기엔 좀 애매한’이다. 이 작품을 함께하며 만화가라는 직업과 작업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최 작가는 그전에는 컴퓨터로 작업을 했었는데 이 작품을 기획하며 우리 시리즈의 첫 책이니까 판형도 시원하게 가고, 수작업으로 그리고 수채물감으로 채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 작가도 무척 재미있어 했다. 또 소재가 만화 입시이기 때문에 실제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울기엔 좀 애매한’이라는 작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오게 됐는지 보여주자고 제안해 작품 말미에 작업 노트를 곁들이기도 했다. 최 작가는 그 후에도 거의 무보수 기획 위원 겸 고문으로 많은 도움을 준, 사계절에게는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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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이 편집자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사무실 입구에 붙어 있는 ‘사계절은 성장의 의미를 생각합니다’는 문구가 우선 눈에 들어오네요. 
사무실 가장 안쪽에 사계절에서 만화가 열전 시리즈를 기획한 김태희 팀장님의 공간이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만난 박건웅 작가의 전시회 포스터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Q. 만화가 열전 시리즈의 작품들을 간략하게 소개해준다면.

A. 2011년 두 번째로 출간한 작품은 최규석 작가의 ‘지금은 없는 이야기’다. 만화가 열전 시리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만화가 아니라 우화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우화 형식으로 담았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서 ‘코딱지 만 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작품을 새롭게 손봐 단행본으로 펴냈다. 2012년에는 박건웅 작가의 ‘삽질의 시대’를 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벌어졌던 엄한 삽질과 이 때문에 고통 받아야 했던 시민들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년엔 2003년 웹툰 ‘앙꼬의 그림일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앙꼬 작가의 ‘삼십 살’과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먼지 없는 방’으로 유명한 김성희 작가의 ‘똑같이 다르다’를 출간했다. ‘삼십 살’은 작가가 서른 무렵에 겪은 일상을 일기 식으로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만화 칸을 사용하지 않은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 ‘똑같이 다르다’는 원래 제목이 ‘교실 혁명’이었는데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을 다루고 있다. 만화가 열전 시리즈는 아니지만 2012년에는 애니메이션 개봉 기념으로 원래 우리 출판사에서 나왔던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을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애니 코믹북으로 다시 내기도 했다.


Q.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 기획하게 되나.

A. 특별한 것은 없다. 대부분 작가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 끌어내게 된다. 한 작가를 알게 되면 그 작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작가의 체험이나 강렬한 기억에서부터 작품이 비롯한다. 앙꼬 작가의 경우 원래 처음 내려고 했던 작품 제목이 ‘앙꼬밴드’다. 인디밴드 보컬로 활동했던 작가의 체험을 다루려고 했었다. 하지만 작품 소재에 대해 작가 스스로 객관화가 되지 않아 뒤로 미뤘다. 대신 앙꼬 작가가 날마다 일기를 쓰는 점에 착안해 서른 살을 전후로 겪게 된 심리적 변화를 담은 작품을 먼저 내게 됐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탐정 이야기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획하게 된 작품이다. 중고 매매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작업도구가 배송되지 않아 CSI처럼 범인 찾기에 나섰던 경험이나 지인이 사기를 당했는데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우연히 작가가 해결한 이야기를 듣고 실제 탐정은 아니나 진짜 탐정 같은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박건웅 작가의 ‘삽질의 시대’는 원래 경향신문 블로그에서 연재된 웹툰으로, 작가가 단행본 출간을 먼저 타진해온 작품이다. 히트 여부를 떠나 이 작품은 꼭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지난해부터는 시리즈 명칭에서 ‘1318’을 떼어내고 ‘만화가 열전’으로 바꿨는데.

A. 앙꼬의 ‘삼십 살’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일단 제목부터 나이가 너무 많아서. 소재를 청소년으로 한정하다 보니까 작가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작가들이 좀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칠 수 있도록 10대를 비롯해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범주를 넓혔다.


Q. 2010년 이후 해마다 적어도 한 권씩 만화 작품을 냈지만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는데.

A. 만화가 열전 시리즈는 아니지만 어린이를 겨냥한 작품을 12월에 내려고 한다. 남동윤 작가의 작품으로 제목은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한 것을 다시 1년이 넘도록 재작업하고 새로 이야기를 짜면서 완전 새로 만든 책이다. 그림체는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데 지극히 착한 만화다. 재미면 재미, 교훈이면 교훈, 감동이면 감동, 아이와 부모의 모든 욕구와 감성을 충족시키는 만화다. 미로 찾기나 숨은 그림 찾기 등 중간중간에 어린이들이 머리를 쓰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도 곁들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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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계절에서 출간한 만화책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습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보다 풍성한 모습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Q. 좀 더 많은 작품을 출간해보려고 욕심을 냈을 법도 한데.
A. 처음부터 권수를 많이 붙이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일 년에 한두 권씩 꾸준히 붙여 나가자, 한꺼번에 많이 내지는 말자는 생각이었다. 작가 스스로 최고의 작품이라 꼽을 만한 책이자, 출판사 입장에서도 우리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는 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좀더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다.

Q. 어린이 만화도 꾸준히 발간할 계획인지.

A. 아직 시리즈로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보고 싶어서 아동 만화도 꾸준히 찾고 있다. 학습만화로 대변되는 아동만화 시장에서 단편적인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고 뭔가 틀에 박히지 않은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이끌어낼 만한 만화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Q. 지금까지 함께 한 작가들을 보면 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작가들이 대부분인데.

A.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작품을 내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만화가 집단 자체가 사회 참여 의식이 높은 것 같다. 만화뿐만이 아니다. 아동·청소년 분야에서도 우리 사회를 너무 한쪽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제대로 바라보자, 나만 생각하지 말고 주변과 연대하자, 또 연대가 왜 필요한지를 다루는 책들을 많이 내고 있다. 사실 개인의 삶 자체가 사회와 무관하게 동떨어져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Q.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작품과 가장 아쉬웠던 작품은.

A. 최규석 작가의 ‘울기엔 좀 애매한’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5만부 이상 팔렸다. 아쉬웠던 작품은 앙꼬 작가의 ‘삼십 살’이다. 읽어보면 매우 재미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워낙 기대가 컸던 작품이라 많이 아쉽다. 좋아하는 독자들은 정말 좋아하는데 판매로 연결되지는 않아 출판사 입장에선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다음 작품에선 더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본다.

Q. 출판사 입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는지.

A. 작가와의 만남이나 사인회, SNS 홍보, 광고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널리 알려지는 게 최고인 것 같다. 결국에는 작가의 힘이라고 본다. 현재 최규석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 ‘송곳’이라는 작품을 연재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울기엔 좀 애매한’과 ‘지금은 없는 이야기’가 다시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Q. 워낙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성과를 내다보니 어린이 학습 만화도 기획했을 것 같은데.

A.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 아이들이 워낙 책을 접할 시간 자체가 없다보니 학습만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학습만화 시장이 워낙 일찌감치 포화 상태였고, 우리랑 맞지 않는 부분도 많아 굳이 뛰어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Q. 만화 출판의 후발 주자로, 한꺼번에 많은 작품을 내지 않는 출판사로서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A.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우리는 만화 전문 출판사가 아니라 애매한 위치에 있다. 만화 전문 출판사와 비교해 매사가 조심스럽다 보니, 추진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권수가 쌓여야 하는데 아직 양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 그래서 웹툰을 종이책으로 옮기는 고민도 하고 있다. 웹툰 쪽도 기웃거려 보긴 했는데 연재 전이나 연재 초기에 한 출판사의 전속 작가처럼 출간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Q. 사계절에는 만화 담당 편집자는 얼마나 있나.

A. 사실 내부에서 만화 쪽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나 혼자다. 게다가 만화 전문도 아니다.  지금까지는 본업인 아동·청소년 문학을 비롯해 업무가 워낙 다양해 만화에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만화 쪽에 집중하려고 한다. 따로 기획자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작가들을 많이 만나고 작품들도 많이 찾아 읽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작품을 내왔다면 앞으로는 작가주의는 물론,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찾아 출판하는 게 목표다.

Q. 내년 이후에는 어떤 작품 출간을 계획하고 있는지.

A.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작품 ‘사람 냄새’로 유명한 김수박 작가의 ‘고독의 힘’이라는 작품이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울기엔 좀 애매한’이 나왔을 당시 이미 만화가 열전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예정됐었는데 작업이 계속 미뤄졌다. 당시에는 제목이 ‘왕따의 탄생’이었다. 앙꼬 작가도 탐정 이야기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 최근 위즈덤하우스에서 ‘아만자’를 낸 김보통 작가의 작품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원’이라는 작품이다. 최규석 작가와도 새 작품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송곳’ 연재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빨리 마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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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에서 만난 만화가 열전 시리즈 작품들입니다. 조금 색다른 작품들도 눈에 띄네요. 표지가 만화 같은 작품들이 보이죠? 
<합체>의 표지는 최규석 작가가, <처음 연애>와 <양춘단 대학 탐방기>의 표지는 앙꼬 작가가 그렸습니다. 세 작품 모두 소설입니다. 
사계절은 만화 단행본뿐만 아니라 여러 그림책과 소설의 표지 및 삽화 작업을 통해 만화가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만화 출판사를 찾아서
켜켜이 쌓아온 출판사의 전통과 가치를 만화책에도 담아내고 있는 창비
홍지민
2014.12.31
이번에 찾아간 곳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창비입니다. 문학, 인문, 청소년, 어린이 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책을 선보이는 출판사입니다.
차근차근 의미 있는 울림을 쌓아가고 있는 사계절
홍지민
2014.12.02
이 작품은 달랐습니다. 대학 입시 미술학원에 다니는 청소년들의 씁쓸한 일상을 담았습니다.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청소년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한 작품이 드물었던 터라 단번에 만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11. 예술 만화 외고집의 길을 가는 미메시스
홍지민
2014.11.02
2000년을 전후로 국내 문학 출판사들은 앞다투어 만화 브랜드를 선보이며 국내 출판 만화 시장에 새 기운을 불어 넣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빅3’인 서울·대원·학산이 대표하는 코믹스와는 달리 품격 높은 만화에 초점을 맞추며 국내 만화 시장의 작품 폭과 독자층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05년 등장한 열린책들의 ‘미메시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10. 우리 만화의 빈 고리를 메우고 있는 보리출판사
홍지민
2014.09.29
“보리에서 만화책을 발간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낯설어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작품수가 많지 않아 만화 출판사로 소개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네요.”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9. 한국웹툰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출판사, 재미주의
홍지민
2014.09.03
요즘 우리 만화는 웹툰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 입니다.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떤 작품들은 독자들의 사랑을 한껏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들은 쉽게 잊혀 지기도 합니다. 웹툰은 책으로도 만들어져 독자들과 만납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다고 해서 모두 단행본으로 출판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판사들은 소장 가치가 있고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8. 의식과 색깔에 취향을 보태가는 만화 전문 출판사 길찾기(이미지프레임)
홍지민
2014.08.12
뜨거운 여름을 맞아 찾아간 국내 만화 전문 출판사는 색깔 있는, 의식 있는 출판사로 정평이 난 ‘길찾기’입니다. 길찾기의 보금자리는 서울시 관악구와 경기도 과천 사이에 놓인 남태령 고개 너머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군부대 옆 삼거리로 들어서게 되면 유려한 자연을 벗 삼은 주택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길찾기 사무실도 바깥에서 보면 전원주택에 다름 아닙니다. 무심코 지나가다 보면 출판사가 있는 줄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7. 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거북이 북스
홍지민
2014.06.27
일곱 번째로 탐방하는 만화출판사는 바로 ‘거북이북스’입니다. 늘 새로운 도전을 하며 만화의 영역을 넓혀가는 출판사로 정평이 난 곳입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6.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다 휴머니스트
홍지민
2014.06.10
휴머니스트는 만화 ‘전문’ 출판사는 아닙니다. 10여 년간 세상에 내놓은 만화는 모두 합쳐 100권에 미치지 못합니다. 휴머니스트의 전체 책 가운데 만화는 7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절반가량은 어린이 학습만화입니다. 그럼에도 ‘만화 출판사’로서 휴머니스트를 탐방하게 된 까닭은 국내 출판 만화 시장의 새로운 흐름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5. 다음이 더 기대되는 개념 출판사 세미콜론
홍지민
2014.02.15
2000년 즈음부터 문예출판사들이 새 브랜드를 내세워 만화 출판에 뛰어듭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2005년 문을 연 두 곳이 있습니다. 민음사의 ‘세미콜론(;)’과 열린책들의 ‘미메시스’입니다. 두 곳 모두 한 때 우리사회에서 사회 악(惡)으로 규정됐던 만화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4. 만화출판계의 용자 애니북스
홍지민
2014.01.29
‘애니북스’는 바로 그러한 용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장사가 되니까 지금까지도 용자의 깃발을 휘날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만화 팬들이야 덕택에 그동안 ‘정발’로는 접하기 힘들었던 작품들을 즐길 수 있게 돼 그만입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3. 후발주자지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학산문화사
홍지민
2013.12.24
국내 만화출판사 빅3의 한 축인 학산문화사는 일본으로 치면 슈에이샤(集英社)와 닮은꼴입니다. 탄생 과정이 그러합니다. 슈에이샤는 쇼가쿠간(小學館)에서 독립해 일본 3대 만화 출판사로 성장한 출판사입니다.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펴냈던 1980~1990년대가 정점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요즘도 일본 3대 소년 만화로 꼽히는 ‘나루토’와 ‘원피스’, ‘블리치’를 선보이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2. 1990년대 이후 국내 만화 출판 시장을 움직인 대원씨아이
홍지민
2013.11.27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2. 1990년대 이후 국내 만화 출판 시장을 움직인 대원씨아이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1. 빅3의 맏형 서울문화사
홍지민
2013.10.29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1. 빅3의 맏형 서울문화사
한국의 만화출판사를 찾아서 - 서론
홍지민
2013.09.24
이번 출판사 탐방이 한국 만화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또 앞으로 만나는 우리 출판사 가운데 세계 만화 시장에 우리 만화를 널리 알리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떨칠 출판사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