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24회 파리국제서적살롱
한상정 2004.04.01

국립서적센터(CNL)의 1년중 가장 커다란 대중적인 행사인 파리 국제 서적 살롱은 작년과 유사한 입장객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다. 작년과 유사한 185,000명의 입장객 중에는 35의 전문가들의 입장객의 증가 대신에 50나 저하된 어린이들 입장객이 그 대비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이 행사에는 각 학교별로 담임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의 테러와, 프랑스 내에서의 협박장의 도달 이후에 커다란 행사를 피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1> 행사장 입구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다는 걱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한 나라 문화의 근간인 서적에, 그 근간인 출판사나 독자 양자들을 격려하는 행사라는 의미에서 한껏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 행사는 올해 중요한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본다면, 이 정부 주체 행사의 정치색이 의심받을 수도 있는 그 행위는, 올해 초대국인 중국 덕분에 이뤄진 일이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보면 알 수 있듯이<사진1>, 온통 한자와 홍등으로 장식을 해두었으며, 복도를 나누는 칸막이까지 붉은 휘장과, 각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중국단어를 옆에 기입해 두는 정성까지 깃들였다.

올해 6월까지 프랑스에서는 아예 중국의 해로 선포하고, 파리 각지에서 중국관련 행사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중국은 이 기회를 200활용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 역시 그러한 취지와 맞물려 들어가서 벌어진 것이라고 본다면, 중국 측이건 프랑스 측이건 엄청난 예산과 신경을 쏟아 붙고 있는 것은 확실하게 보인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예민한 문제가 붉어진 것이다. 200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오 징지앙(Gao Xingjian), 중국출신이며 현재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 작가는 결국 이 행사에 초대되지 못했다. 즉, 프랑스 정부는 40여명의 중국, 대만, 홍콩에서 대표적인 작가들을 초대한 이 행사에, 그 정치색 때문에 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정치적 망명의 형태로 프랑스에 남아있는 이 작가를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하여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점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작가를 당국의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서적 살롱>에서 제외했다는 점은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추락시키기에 적당했다. 하긴, 이런 문제가 비판을 받고 많은 논란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저력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 <사진2> 중국관 ▲ <사진3> 중국어 배우기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거의 2만 여권에 달하는 중국언어권의 출판물들-불어로 번역이 된 것이건 또는 번역되지 못한 중국어로 씌여진 것이건<사진2>-은 방문객들의 다양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한쪽엔 중국어를 쓰는 법이 컴퓨터에 설치되어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사진3>, 또한 중국어 붓글씨 시범을 보이는 등, 이미 알려진 일본문화에 비해 현저히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문화는 절호의 선전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문학, 예술에서 시작해서 요리, 건강, 언어 등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고 있는 이 서적관은, 책을 들고 계산하러 다가가면 너무나 황당한 선전물을 떡하니 만나게 된다.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것은<사진4>...“금은 이곳에서 가장 좋게 쳐드립니다”라는 어떤 환전상의 선전물이다. 왠지 이런 것에 중국답다고 느끼는 것은, 프랑스에서의 중국에 관한 일반적인 이미지 덕분인지도 모르겠지만, 공식적인 책 전시와 판매하는 곳에 환전소의 선전물을 그대로 비치해두다니 우리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 <사진4> 중국관

전통적으로 살롱의 끝자락에서 내년의 기획을 발표하는 전통에 따라, 내년의 서적 살롱은 3월 18일부터 23일까지, 공식 초청국을 러시아로 발표했다. 중국에 이러 러시아를 연이어서 초청하면서, 올해와 동일한 스캔들이 불거지지 않기를 아마도 모두가 바라지 않을까.



전체적인 소비율의 감소도 서적전체의 소비에는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굳건하게 첫 번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역시 아동용 서적과, 만화이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여가생활의 증가로 인한 실용서적들, 그리고 문학작품들 역시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문고판으로 여전히 별 문제없이 팔려나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동용 서적과 만화에 비할 바는 아니다. 사전류들은 시디롬의 힘에 의해 점점 더 밀려나가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서적 판매가는 재작년 대비 작년에 2.16가 증가했던 것에 비해, 작년대비 올해는 1.64 증가라는 중용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 <사진5> 대담회 ▲ <사진6> 휴게실

올해의 살롱 역시, 출판사들에 따라서는 10-30의 행사기간동안 판매실적 증가를 보여주고 있어서 살롱에의 지속적인 참가는 아마도 내년에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살롱의 전체적인 구성 역시 다양한 행사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다양한 내용의 대담과 컨퍼런스들<사진5>, 각 출판사 스탠드에서 벌어지는 작가들 사인회,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와 휴식의 공간들<사진6>, 그리고 라디오 방송에의 작가와의 대담 생중계 등, 어느 자리건 꽉 찬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쪽에선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고, 다른 한쪽에선 살롱 기간 동안에 잡지를 구독하면 3개월을 무료로 해준다는 어린이용 잡지센터에서의 판매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모들의 손을 잡고 서적을 ?어 보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실지로 보는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만든다. 책을 보는 즐거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히 여러 가지로 즐거운 자리라고 밖에는 말할 수 밖에.

 
▲ <사진7> 중국관 ▲ <사진8> 중국어만화

올해의 살롱 역시, 출판사들에 따라서는 10-30의 행사기간동안 판매실적 증가를 보여주고 있어서 살롱에의 지속적인 참가는 아마도 내년에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살롱의 전체적인 구성 역시 다양한 행사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다양한 내용의 대담과 컨퍼런스들<사진5>, 각 출판사 스탠드에서 벌어지는 작가들 사인회,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와 휴식의 공간들<사진6>, 그리고 라디오 방송에의 작가와의 대담 생중계 등, 어느 자리건 꽉 찬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쪽에선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고, 다른 한쪽에선 살롱 기간 동안에 잡지를 구독하면 3개월을 무료로 해준다는 어린이용 잡지센터에서의 판매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모들의 손을 잡고 서적을 ?어 보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실지로 보는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만든다. 책을 보는 즐거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히 여러 가지로 즐거운 자리라고 밖에는 말할 수 밖에.

 
상당히 질이 좋은 종이에 일본식으로 책을 넘기게 되어있는 형태였고,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한번은 본 듯한 무협만화였다. 음...결국 중국의 만화를 볼 수 있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는 불가능. 오히려 바로 그 옆에 전시된 책들은 에르제(Herge)의 <로튀스 블루(Lotus Bleu)>라는 만화책과, 이 만화책에 등장하는 창이라는 인물이 실지로 에르제의 친구였으며, 중국으로 돌아간 그와 연락이 두절된 에르제를 위해서 미테랑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그를 찾아달라고 요청해서 결국은 그를 찾아냈다는 에피소드를 간직하고 있는 만화책과 서적이 나란히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은 만화를 통한 두 나라 사이의 교류를 자랑하고 싶은 탓일까.<사진9>
▲ <사진9> 에르제

     
▲ <사진10> 사인회 ▲ <사진11> 델쿠르-내부 만화방
▲ <사진12> 삐까 ▲ <사진13> 일러스트전시판매

프랑스의 모든 크다는 만화출판사들은 모두 참여를 했고, 만화가들은 각 부스에서 사인회를 열고 있었으며<사진10>, 팬들은 퍼질고 앉아서 자신들이 산 만화책에 좋아하는 만화가의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끊임없이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 델쿠르 (Delcourt)출판사는 아예 자신의 부스 내부에 따로 방문객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보통은 책을 빼내서 그냥 서서보든지 아니면 바닥에 앉아서 보게 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고객들을 배려한 것처럼 보인다<사진11> 또 하나 시선을 끈 것은 망가 전문 출판사인 <삐까(Pika)>출판사의 살롱에의 진출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드디어 작은 부스 하나를 마련해서 작품들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었다.<사진12> 아무래도 일본작가들이다보니 멀리서 초청하긴 힘들었던 듯, 이 출판사만 사인회 없이 판매만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사진을 보면 위쪽의 가운데에 양경일의 <암행어사>가 보인다. 바로 이 출판사가 일본에서 이 작품의 판권을 사와서 프랑스에 번역, 판매하고 있으며, 프랑스에 소개된 한국 만화 중 현재 유일하게 시선을 모은 작품이며, 다른 한국 작품들에 비해 번역의 충실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일본어 번역을 기반으로 해서 불어로 번역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한국어보다 일본어 번역가가 더 많으므로-, 이 출판사가 번역이나 작품의 질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측면이기도 하다.
올해 새로 생긴 행사는 만화가의 일러스트나 작업들의 작은 전시와 더불어, 이들을 인쇄해서 판매하는 공간이 새로 생겨났다는 것이고<사진13>,



▲ <사진14> 초 전시회
올해 앙굴렘에서도 꼬마팬들의 열성적인 환영을 받았던 <쵸(Tcho !)>의 작은 전시회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주된 독자들이 아이들이고 보면,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다지 많은 힘을 기울인 전시라고는 볼 수 없었다. 이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주인공들을 그대로 판넬에 인쇄해서 붙여놓은 정도이고, 확실히 아이들의 참석이 줄은 탓인지 이 전시공간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을 찾기는 힘든 편이었다.<사진14>

 
▲ <사진15> 만화방 ▲ <사진16> 국립서적센터

또한 만화책을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한 공간은 작년에 비해 너무 협소해서 사람들이 20명 이상만 들어가면 제대로 책을 뽑아내기가 힘들게 보였으며, 어른들이 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는 아이들에게 약간 미안한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없다보니, 입구 옆에 불쌍하게 앉아서 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사진15> 반면, 국립서적센터가 차지하고 있는 한 공간에선 이색적인 전시물들이 보였다. 바로, <1984년부터 국립서적센터는 만화를 지원해왔다>라는 로고가 붙어있는 책장이다.<사진16> 국립서적센터에서는 수많은 일들을 한다. 이런 살롱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자국의 출판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작가들을 지원하기도 하고, 서적을 지원하기도 하며, 또한 자국의 서적을 외국으로 번역하는 데에 경제적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만화사전에서부터 국내외의 고전들의 복간, 그리고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20여년에 이르는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이며, 제대로 된 정책 하에서의 지원이 오늘날 서적살롱의 대표적인, 지속적으로 출판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만화라는 평가를 받는데 밑거름이 되어왔다는 사실은 국립서적센터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이 장르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마음깊이 감사를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언젠가는 이러한 즐거움을 우리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보면서, 내년의 서적살롱을 기대한다. 또한 내년엔 미국의 강압이 불러일으킨 일련의 테러사태들이 진정이 되어, 조잘거리는 즐거운 아이들의 모습을 이 살롱에서 더 많이 보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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