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랍을 뒤집어 놓은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앱도(Charlie Hebdo)》의 마호메드 캐리커쳐 논쟁 - 표현의 자유인가? 장삿속으로 시작된 도발인가?
박경은 2012.09.28

얼마전 유튜브에 올라온 조악한 이슬람 비판영화로부터 시작된 아랍권의 반 서구시위는 프랑스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앱도(Charlie hebdo)》의 마호메드 캐리커쳐 개제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을 주요 목표로 삼았던 아랍권 시위대들은 이제 프랑스와 관련된 기관으로도 화살을 돌렸고, 그로 인해 아랍국가의 프랑스 관련 시설들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으며 20여개의 해외주재 프랑스 학교들이 문을 닫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렇다면 풍자 주간지 《샤를리 앱도》의 캐리커쳐는 표현의 자유로써 보호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불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로 비난 받아야 마땅한가? 이 사태를 둘러싼 프랑스 국내의 논쟁을 들여다보자.



주간지 《샤를리 앱도》는 도데체 어떤 잡지인가? 비난이나 옹호를 하기 전에 《샤를리 앱도》가 도대체 어떤 잡지인지 부터 알아보자.

《샤를리 앱도》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 주간지이다. 지면내에 많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실으며 시사비평과 동시에 사이비 종교, 극우파, 카톨릭, 이슬람, 유대교,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취재기사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사잡지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시사 만평가들이 잡지내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조금 다르고, 풍자적인 느낌이 강해 우리나라에선 샤를리 앱도에 상응하는 잡지를 찾기 쉽지 않다. 논조를 따지자면 딴지일보 정도가 될 것 같다.) 이 잡지와 프랑스 만화계와의 인연도 꽤 깊은데, 2005년 앙굴렘 페스티발 그랑프리 수상작가인 볼린스키는 이 잡지의 주요 직책을 맏기도 했었고, 르 몽드 신문의 간판 만평가 카뷔를 비롯해서, 히야드 사투프(앙굴렘 수상작가), 조안 스파, 쟈크 따르디, 블러치 (2009년 앙굴렘 그랑프리), 루즈, 윌렘 등이 과거 또는 현재 이 잡지에 그림을 연재한 바 있다.

이미지 1. 2012년 9월 무슬림의 분노를 일으킨 주간지 《샤를리 앱도》의 표지. <건드릴 수 없는>이라는 제목과 함께 모하메드와 유대교 성직자가 “조롱하면 안돼!”라고 말하고 있다. 이슬람을 대표해서는 선지자 마호메트를 그렸지만, 유대교를 묘사하며 일반 성직자를 그려놓았을 뿐이다. 풍자 대상의 격이 다른 것이다. 프랑스의 모든 이슬람 단체가 캐리커쳐를 비난했지만, 프랑스의 유대인 학생회는 캐리커쳐를 옹호하는 성명을 내 놓았다.

편집방향은 일반적으로 좌파적으로 분류된다. 잡지의 편집장인 만화가 샵(Charb)에 의하면 이 잡지는 다수의 좌파적 요소와 투표거부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한다.



도발과 판매금지. 간단히 살펴보는 《샤를리 앱도》의 역사.
《샤를리 앱도》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우선 아버지 격인 잡지 《하라 키리 (Hara kiri)》를 먼저 소개해야만 한다. 하라키리가 폐간되면서 그 정신을 이어받은 잡지가 바로 《샤를리 앱도》 이기 때문이다. <바보같고 심술궂은 잡지 (le journal bete et mechant)> 라는 슬로건은 들고나온 잡지 하라키리는 1960년 프랑소와 카바나와 조르쥐 베르니에에 의해 창간되었다.


△ 《샤를리 앱도》 안쪽에 실린 삽화 <이슬람 세계를 흥분하게 만든 영화>라는 제목이 보이고 모하메드가 카메라 앞에 엉덩이를 보이며 “내 엉덩이는? 내 엉덩이도 좋아해?” 라고 묻고 있다.

일본어로 할복자살을 의미하는 《하라 키리》를 잡지 타이틀로 정한 걸 보면 이들의 심술궂음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라 키리》는 대중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높았다. 신문가판대가 아닌 행상인들에게 판매를 맏겯고 당시로서는 굉장히 싼 1프랑이라는 가격도 잡지의 인기에 한 몫 했다. 1961년과 1966년, 두 차례 판매금지를 당한 《하라 키리》는 1970년, 전직 대통령 샤를 드골의 죽음을 조롱하는 1면 기사 타이틀로 폐간 조치된다.

당시 《하라 키리》의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내무부 장관은 이 잡지의 폐간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 기사가 그 구실을 마련해 준 것이다. 《하라 키리》의 편집진들은 잡지를 계속 발간하고자 꼼수를 쓰는데 그것은 바로 잡지의 이름을 아예 바꿔버리는 것이었다.


△ 교황 베네딕트16세를 희화화한 그림.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타이틀로 교황이 “나쁜놈, 그럴 줄 알았어!”라고 외치고 있다. 《샤를리 앱도》가 무슬림만을 조롱한 것은 아니다. 이 일로 카톨릭도 무척 흥분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샤를리 앱도》이다. 어떤 이들은 《샤를리 앱도》라는 이름이 잡지안에 연재되었던 미국만화 피너츠(Peanuts)의 주인공 샤를리 브라운 (찰리 브라운을 프랑스 식으로 읽은 것)에서 따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 다른 이들은 전직 대통령 샤를 드골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1974년의 대선에서 《샤를리 앱도》는 독자들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광고수입과 독자수가 줄어든 잡지는 1982년 폐간이 된다. 1992년 만화가 볼린스키 (2005년 앙굴렘 페스티발 그랑프리 수상작가)는 새로운 잡지를 창간하고 싶어하는 지인을 만나고, 대화도중 폐간된 《샤를리 앱도》를 잡지의 이름으로 권유한다.

1992년 7월, 《샤를리 앱도》가 다시 태어나고 예전에 잡지에 참여했던 만평가들도 새로운 《샤를리 앱도》에 그림을 싣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로운 《샤를리 앱도》운영진은 편집방향이나 정치적 성향이 모호했다. 그 이유로 운영진들의 갈등이 잦아졌으며, 잡지를 떠나는 사람들과 해고 당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반면에 모호한 정치성향은 다양한 의견들이 이 잡지를 통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샤를리 앱도》는 편집부 안에서도 여러가지 의견이 공존하는 몇 안되는 프랑스 언론매체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잡지는 광고를 싣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로부터도 자유롭다.



《샤를리 앱도》는 쓸데없이 이슬람을 자극하는 광대인가? 언론의 자유를 실험하는 선구자인가?
《샤를리 앱도》가 여러 종교와 정치단체들의 신경을 거슬러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슬람과의 인연은 특별하다. 그것은 샤를리 엡도가 여러차례 이슬람을 공격해 온 전력에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이슬람의 과잉 반응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샤를리 앱도》의 이슬람 거스르기 역사를 한번 살펴보자. 2002년에 잡지의 지면을 통해 철학자 호베르 미즈라히가 이탈리아 작가 오리아나 팔라치의 반 이슬람 서적을 변호하는 기사를 실은 바 있다. (《샤를리 앱도》의 편집진들은 다음호에 호베르 미즈라히의 논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실으며 논란을 종결지었다.)


△ 마이클 잭슨 사후에 개제된 캐리커쳐. <마이클 잭슨 결국 하얘지다.

2006년 논란이 되었던 덴마크 일간지의 마호메드 캐리커쳐를 《샤를리 앱도》가 입수해 프랑스에서 다시 펴냈다. 《샤를리 앱도》의 평소 판매 부수는 14만 부였지만 캐리커쳐를 실은 잡지는 40만부가 팔려나갔다. 프랑스의 이슬람 문화 자문위원회는 캐리커쳐가 실린 잡지의 판매금지와 작가들이 마호메트 캐리커쳐를 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되었다.

2006년 3월 잡지 《샤를리 앱도》의 발의로 “두즈 선언문(Manifeste de Douze)”이 발표되었다. 이 선언문은 이슬람 주의가 종교적 전체주의로서 나치즘이나 파시즘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므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 유럽의 여러 언론은 이 선언을 실었지만, 프랑스의 인권연대는 이 선언문이 이슬람을 악마화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언론 만평을 기념하는 파티를 주최하고 이 자리에 캐리커쳐 사태와 관련된 《샤를리 앱도》의 작가와 필진을 초대해 그들을 옹호했다.

△ 2006년 화재가 되었던 덴마크 신문의 마호메트 캐리커쳐. 《샤를리 앱도》는 이 캐리커쳐들을 입수해 신문에 실었다.


2011년 시민들의 봉기로 독재정치를 몰아내고 자유선거가 실시된 튀니지에서 아랍근본주의자당이 집권하자 《샤를리 앱도》는 “샤리아 앱도”라는 특별판을 발행하고 또다시 마호메트의 캐리커쳐를 실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집권으로 인해 가혹한 형벌로 악명높은 샤리아 율법이 아랍세계에 부활할 것을 풍자한 것이였다. 프랑스의 이슬람들은 또다시 흥분했다. 《샤를리 앱도》의 사무실은 방화로 잿더미로 변해버렸고 인터넷 사이트는 해킹 당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샤를리 앱도》 편집진은 몇달 동안 다른 언론사의 곁방살이를 해야만했고, 편집장은 현재까지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2012년 9월 《샤를리 앱도》 또 한번 사고를 치다 !!
《샤를리 앱도》는 표현의 자유를 믿고 이슬람을 쏘는 저격수가 되기로 결심한 걸까? 영화 “ 무슬림의 무지”로 후근 달아있는 이슬람 세계를 또 한번 강하게 자극한다. 카메라 앞에서 아랫도리를 벗고 있는 마호메트의 케리커쳐로. 하지만 이번에는 시기가 정말 좋지 않았다. 마치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잡지의 편집장이자 캐리커쳐의 작가인 셉(charb)은 “원래는 신문 가판대에 머물러 있어야 할 잡지가 인터넷에 떠돌게 되면서 보통 때의 독자보다 더 많은 사람이 그림을 보게 되면서 사건이 커져버린 것이다.” 면서 “나는 엄격한 무슬림에게 《샤를리 앱도》를 읽을 것을 권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이슬람 사원에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몇몇의 흥분한 이슬람들이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고 우리가 그림을 펴낼 수 없다면 그것은 그들이 프랑스를 지배한다는 뜻이다.” 라며 자신의 선택을 변호했다.

극우파의 마린 르펜은 예전에 《샤를리 앱도》를 고소한 적이 있으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이 언론사를 옹호했다. 우파 정치가들도 주로 언론의 자유를 이유로 《샤를리 앱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극우파와 우파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었다.)


△ 프랑스 주요 일간지 《르몽드》의 주요 만평가인 카뷔가 《샤를리 앱도》에 개제한 만평. <극단주의자들에 치인 마호메드>라는 제목 옆에서 마호메드가 “바보들에게 사랑받는 건 정말 힘들어”라고 혼잣말하고 있다.

△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총선에서 승리하자, 《샤를리 앱도》가 펴낸 특집판 《샤리아 앱도》. 마호메트가 <웃겨서 죽지 않으면 채찍 100대!>라고 말한다.

현 좌파 정권의 수장인 쟝 마크 에로 수상은 입장정리에 조금 난처해하는 모습이다. 그는 “모든 남용에 반대”하지만 법이 허용하는 법위 안에서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 살고 있다. 만약에 이 만평이 진정으로 자신의 신념에 충돌하거나 권리의 남용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이슬람 단체들은 이미 파리법원에 “분노에 대한 선동” 과 “명예 훼손” “중상모독”으로 《샤를리 앱도》를 고소한 상태다.

국제관계 연구소의 파스칼 보니파스에 의하면 “캐리커쳐가 나온 시점이 정말 잘못 선택되었다”고 한다. 그는 “잡지 《샤를리 앱도》의 진짜 목적은 반 이슬람적 기사를 규칙적으로 내보내서 판매 부수를 올리는 것 뿐이였다.”고 분석한다. 《뒤 뿌앙》잡지의 피에르 베이로 역시 “캐리커쳐로 마호메트의 엉덩이를 그린다고 해서 우리 언론의 자유를 진보시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 라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1970년의 《하라키리》의 폐간시킬 빌미를 제공해준 드골 대통령 사망 조롱기사의 주인공인 파스칼 보니파스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무슬림들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용감한 일이 아니다” 라고《샤를리 앱도》를 비난했다.

종교 인류학자인 도니아 부쟈 역시 《샤를리 앱도》를 비판한다.

“우리는 양극화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이슬람은 낡아빠진 것의 정수이다. 이슬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서구가 모든 것을 발명했다고 말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마치 거울에 반사하기라도 하듯이, 이슬람이 모든 것을 발명했다. 이슬람은 우수하고,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캐리커쳐는 이 두 세력간의 장벽을 더 높이 쌓아놓았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담론들을 파괴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했습니다. 비판할 만한 것들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없에 버린 것입니다. 극단주의자들은 분노를 먹고 자랍니다. 이번의 캐리커쳐 사태는 무슬림이든, 아니던 이성, 비평정신을 위해 싸우던 모든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앗아갔습니다.”

△ 2011년의 캐리커쳐 사태이후, 화염병 투척으로 불타버린《샤를리 앱도》의 사무실.

《샤를리 앱도》의 캐리커쳐 논쟁은 프랑스 안에서 《건전한 풍자》와 《명예 훼손》, 《분노를 조장하는 것》 간의 경계에 대한 토론과 동시에. 언론과 만평가의 사회에 대한 풍자, 비평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책임에 관해 새로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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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6 : 계월희, 박진우
박기준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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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 근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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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빈약한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제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각고의 노력으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한 한국 콘텐츠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는 게임, K-POP, 영화, 드라마가 있으며 최근에는 웹툰이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기술, 예술, 사업의 놀라운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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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가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엔 의아했다. 2010년에 나온 3편을 완벽한 3부작의 마무리로 보았고,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장난감 친구들에게 더 나은 결말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바, 살아있는 장난감에겐 자신을 아껴줄 주인보다 좋은 건 없다. 또 모험을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지어내 억지로 잇는 느낌일 것 같았다. 픽사가 한동안 오리지널보다 전작의 속편이나 스핀오프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도 의심을 더했다. 물론 안이한 기획이기 쉬운 속편마저 귀신같이 잘 만드는 픽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⑩ 임수
조관제
2019.06.19
임수의 작품은 이국적인 화풍과 꼼꼼한 그림체, 그리고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로 한 번 본 50~60대 독자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이 재미가 있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임수 만화’를 보는 재미는 심각한 장면마다 무성영화 시절의 변사辯士 같은 인물들이 만화 칸 밖에 나와 해설하는 장면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칼럼] IP의 확장-웹소설학과의 부상
홍난지
2019.05.31
모바일 시대의 대표 콘텐츠로 각광받는 웹소설은 여가시간에 손에 쥔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웹소설은 다양한 미디어 창구로 전환되어 성공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모바일 시대의 스낵컬처에서 대규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빅 킬러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가 글을 웹에 공개하고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형식은 인터넷 소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웹소설을 인터넷 소설의 모바일 적응 형식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인피니티 사가 10년과 대하 서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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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지난 10년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막을 내렸다. 아이언맨 1편부터 엔드게임까지 22편의 영화를 묶어 공식적으로 ‘인피니티 사가’로 명명하면서 각 히어로들의 탄생과 인피니티 스톤을 둘러싼 모험이 하나의 통일된 서사로 완료된 것이다. 영화역사상 유래가 없을 무모한 기획은 현시대 가장 인기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보란 듯이 성공했고, 그 최종장으로서 2부로 쪼개진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은 MCU의 수장 케빈 파이기 이하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이고 전 세계 관객에게도 일생일대의 이벤트였다.
[전문가칼럼] 마블은 더 많은 다양성을 포용할 것이다
최서윤
2019.05.28
2008년의 어느 날, 나는 꽤 흥분했다. <아이언맨>을 영화관에서 처음 본 날이었다. 이 영화는 내가 영웅 서사에 기대한 바를 거의 완벽히 충족시켰다. 빛나는 두뇌를 가진 과학천재이자 엔지니어인 군수업체 사장이 테러집단에 납치되지만, 스스로 창조한 슈트를 착용해 탈출하고, 과거를 반성한 뒤 결자해지 하고자 재능 발휘하며 벌어지는 모험과 성장에 심장이 뜨거워졌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5 : 이범기, 박수산, 윤애경
박기준
2019.05.21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5 : 이범기, 박수산, 윤애경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콘텐츠, 비밀은 없다
박수민
2019.04.22
콘텐츠 업계에서 보낸 10년 이 칼럼 란에 필자의 직업은 영화감독으로 소개되어 있다. 허나 오래 전 저예산 장편영화 한 편을 연출해본 일천한 경력일 뿐. 실상은 시나리오 작가와 그 비슷한 무엇(?)으로 지난 10년의 밥벌이를 해왔다. 여러 영화사들을 오가며 최종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한 글을 써왔는데, 슬프게도 제대로 결과가 이어진 게 없어 이쪽 경력도 내세우긴 좀 그렇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업계 사람을 만나면 스스로를 이래저래 굴러다닌 ‘장돌뱅이’라 표현한다. 이 바닥에 나 같은 정체불명의 작가 나부랭이가 어디 한둘일까. 업계 종사자라면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이고, 망하거나 죽지 않고 아니, 포기하거나 굶지 않고 10년을 버텼으니 용하다는 말이 돌아온다. 뭐 하나라도 기술이 있어야 먹고 산다는 옛말은 이과는 물론 문과도 마찬가지인 만고의 진리인데, 한평생 인문계 테크 트리만 찍은 필자의 밥벌이 능력은 기술이라 칭하기엔 애매하다. 아이템이 주어지면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 내용을 글로 옮기는 능력이 그것이기 때문. 이런 모호한 능력을 가지고 영화 일 외에도 스토밍(Storming)할 브레인이 필요한 출판, 디자인, IT 등의 분야에서 온갖 계약직과 비정규직, 프리랜서, 유령작가 등 용병 비슷한 삶을 유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