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 <권왕무적> 초식남의 세계에서 남자를 외치다, <기레기> 가능성을 주목하다
<권왕무적>(초우 글 / 김대진 그림), <기레기>(너믿설 작) 서울미디어코믹스 제작
김재현 2018.06.22

만화계에는 기나긴 겨울을 지나 겨우 봄날이라 칭할 온기가 돌고 있다. 대본소 만화방이 부활해 판매부수가 늘어난 것도 아니고, 대박 난 만화잡지가 출현하지도 않았으며, [드래곤볼] 같은 초 거대작이 등장해 무쌍을 뽐내는 등의 일이 아니다. 바로 사무실에선 업무와 업무 사이, 지하철 역과 역 사이를 메꿔주는 그것, 웹툰의 증흥기를 맞이한 것이다. 매출이나 수익이라는 딱딱한 이유를 제외하고 만화에 대한 접근성이라는 측면으로만 보면 요즘은 한국 만화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용자 수가 늘어나며 장르 취향이라는 측면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언제나 주류라고 생각했던 학원물, 판타지, 스포츠, 로맨스 장르뿐 아니라 훨씬 다양한 장르가 생겨나고 혼합되며 새로운 장르가 무수히 생겨났다. 그러나 이로 인해 취향이 파편화되면서 기존의 소위 ‘정통장르’를 갈망하던 세대에겐 새로운 갈증이 생겼다. 단순하지만 강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년만화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권왕무적] : 초식남의 세계에서 남자를 외치다
[권왕무적]은 필자가 처음으로 담당한 무협 장르 만화였다. 무협이라고는 ‘영웅문’과 ‘의천도룡기’를 접한 정도라 낮선 장르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원작 검토에 들어갔다. 남성성 가득한 한자로만 구성된 제목만큼 인상적인 이 작품에선 초우 작가가 이상으로 삼고 있는 ‘남자의 행보’가 거침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 흐름이 예상을 초월한 급류인지라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반절이 넘는 분량을 읽어치운 다음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작품의 키워드를 되새겨 보았다. 더할 나위 없는 호쾌함, 신념으로 끌어내는 깡과 근성. 그간 소년만화가 잊고 있던 것이 무엇인가를 조금씩 떠올리게 해 주는 것들이었다.
△ ⓒ권왕무적 초우/김대진
일본의 잡지시스템을 토양으로 발전하고 개발하여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장르적 규칙이 자리 잡힌 ‘소년만화’는 노력, 우정, 승리 같은 원초적 모티브를 지닌 캐릭터들이 자극적 요소를 담은 세계관에서 활약하는 장르다. 다만 점차 시간이 흘러 일본 현지에서도 시장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히트를 위해 안전한 공식만을 재생산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곤 한다. 강렬하고 처절한 세계관에서 삶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들의 처절함, 불리한 형국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 등이 어떤 클리셰 규칙으로만 남아 허망하게 소비되곤 하는 것이다.

마침 소년들이 왜 소년 만화에 열광했고, 지금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던 중이었던 터라 이 작품에 끌렸다. 치열하고 거친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박력과 직선적 행보가 바로 작품 안에 녹아든 소년만화의 원천적 매력이니 이것을 살릴 수만 있다면 원점의 매력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아운’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은 갓 만든 원형의 밍숭밍숭한 상태가 아니라 복잡한 상황과 성정을 거치며 깎고 또 깎아내서 칼날처럼 벼려낸 정직하고 단단한 단순함이다. 적당히 인상적인 대사를 남기며 캐릭터의 인기를 만들려는 허세 없이 생존을 위한 처절함에 몸을 던진 ‘아운’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검과 창, 암기가 난무하는 무협의 세계 한가운데서 ‘아운’이 그들과 맞서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가장 원초적이고 남성적인 전투인 주먹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공과 강기가 충돌하는 무협의 화려한 액션과 몸과 몸이 부딪히는 날것의 주먹질을 함께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작가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수많은 작품을 뒤지고 상사에게 읍소하며 인맥을 동원해 드디어 김대진 작가를 찾아냈다.

힘들게 어울리는 작가를 찾았지만 처음 김대진 작가의 반응이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다. 원작이라는 발판은 한편으론 제약이기에 글과 그림을 함께 하고 싶은 만화가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첫 미팅 후 책을 건내며 일단 작품을 읽어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그리고 며칠 후 [권왕무적]을 맡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권왕무적]의 원초적인 재미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며,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다고 했다. 캐릭터 시안을 만들고 작품의 프롤로그와 초반 콘티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만화 [권왕무적]은 순조롭게 제작되어갔다.

그러나 막상 초반 원고 제작이 완료되자마자 더 큰 난관을 마주했다. 원작자 초우 작가가 초반 만화 원고를 검토한 후 난색을 표한 것이다. 웹툰은 작품을 접하기 쉽다는 특성상 시작부터 독자를 잡아두기 위해 두괄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권왕무적] 원작 소설에서는 ‘아운’이 아버지와 말다툼 후 집을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컷 수가 제한된 웹툰에서 주인공의 사연을 하나하나 짚어주기에는 컷 수가 모자란다. 독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빠르게 나와야지만 초반에 독자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인공 ‘아운’이 무공을 익힌 후 액션이 시작하는 곳으로 작품 시작점을 잡았는데, 이 부분이 원작의 의도와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미팅이 줄줄이 이어졌다. 원작자 초우 작가와, 그리고 만화가 김대진 작가를 번갈아 만나며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했다. 작품의 원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독자를 잡아둘 수 있는 시작점과 캐릭터 상을 논의했다. 몇 주가 지난 뒤, 작품의 새로운 방향을 잡았다. 원작도, 웹툰 시안의 시점이 아닌 새로운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며 그에 따라 이미 작업한 원고는 모두 갈아엎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미 작업된 원고를 다시 작업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보다도 심적 부담이 훨씬 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김대진 작가는 이 짐을 기꺼이 지기로 결정해 주었다.

작품의 시점과 함께 키 비주얼도 변경되고 시안보다도 높은 퀄리티로 원고 작업이 재개되었다. 부분적으로 컬러를 사용하기로 했던 시안에서 컬러 작가를 영입하여 전면 풀컬러로 재작업이 들어갔다. 재작업을 진행하며 작업형식까지 전면 디지털로 전환한 김대진 작가는 초기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점차 안정적인 데생과 액션을 구사해갔다.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컬러 작가의 색감도 터치와 잘 어울려 수준급의 원고가 완성되었다.

그렇게 난산을 거쳐 태어난 새로운 [권왕무적]은 원작자, 만화가, 편집부 모두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허나 자축하기에는 가장 중요한 관문을 거쳐야 했다. 바로 독자의 기준에도 맞는 작품이냐는 것이다. 자사 플랫폼 <빅툰>에 연재를 개시하고 독자의 반응을 기다렸다. 회차수가 쌓이기 전까지는 크게 기대를 않는 것이 상처를 덜 받는다는 걸 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으나 아는 것만으로는 진정할 수 없다는 것까지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초조하던 와중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낸 우수만화지원사업 공고를 접했다. <권왕무적<은 제작자나 독자가 아닌 전문 심사의원의 눈에도 만족스러울까? 서류를 준비해 사업이 지원하고 새로운 판촉 계획을 덧붙였다. 본사의 <아이큐점프>에도 [권왕무적]을 게재해 독자층을 넓히는 것. 잡지만화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으나 <아이큐점프>에는 아직 정통성 있는 만화를 원하는 독자가 남아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다행히 [권왕무적]은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본디 웹툰으로 기획되고 제작된 작품이라 매회 마감을 하며 지면용 잡지판형을 제작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감이 있었으나 지원사업 덕에 많은 부담이 덜어졌다. 그렇게 [권왕무적]은 <아이큐점프>에 들어갔고,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독자에게 선보일 길을 찾아 나아갔다.

그렇게 연재가 지속된 [권왕무적]은 원작을 접한 독자, 접하지 못한 독자, 높은 퀄리티의 남자만화를 원했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어느덧 총 회차는 120화를 향해 다가가고 있고 잡지를 통해 꾸준히 구독중인 독자층도 늘어나는 중이다. 김대진 작가는 그 사이 득남하여 아들과 함께 [권왕무적]을 키우고 있으며 편집부에서는 남자만화의 가능성을 설명할 때 빼놓지 않는 작품이 되었다.

[기레기] : 가능성을 주목하다
언제나처럼 신작을 찾아다니다 어떤 만화에 꽂혔다. 남자 대학생들이 고깃집에서 밥을 먹으며 잡담을 나누는 씬으로만 구성된 단편만화였다. 마우스로 그림판에 그린 듯 거칠고 단조로운 선으로 그려졌지만 내용과 구성에서 상당한 내공이 엿보였다. 캐릭터들의 대사는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에게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컷을 평범한 바스트 샷으로 구성했지만 화면구성에서 인물 구도와 말풍선의 위치, 여백을 남기는 감각 등이 탁월했다. 좋은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확신이 들었다.

만화를 발견한 곳이 디시인사이드의 카툰-연재 갤러리였던 탓에 작가의 연락처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게시판에는 많은 아마추어작가들이 정해진 필명을 사용하지 않고 작품을 올리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만화의 작가인 너믿설 작가는 일관된 필명을 쓰고 있어 어렵지 않게 작가의 블로그를 찾을 수 있었고 무사히 연락이 닿아 미팅을 진행 할 수 있었다.
△ ⓒ기레기 너믿설
너믿설 작가는 예상처럼 시나리오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으며 만화나 미술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었다. 예상과 다른 점은 원숙한 연출력에 비해 젊었고, 조용한 말씨에선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심리 스릴러가 특기였다. 다만 자신도 상품성이 있는 작품을 만들기에는 자신의 작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설마 작품을 진행하자는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래도 역시, 그 만화에서 본 재미와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유행하는 흥행공식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에 바탕을 둔,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내놓는다면 평소에 만화를 보지 않는 독자들이 대거 유입된 지금은 먹혀들 요소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진행 구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너믿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몇몇 소재를 다듬어 장편연재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여러 흥미로운 소재가 후보로 나왔고 많은 토의를 거친 결과 최종적으로 정해진 것은 살인자와 동거하는 기자의 이야기였다. 특종에 목마른 기자가 우연히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을 구해냈는데 그의 정체가 연쇄살인범이었고 그를 이용해 살인을 교사하여 특종을 써내지만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는 섬뜩한 소재였다. 논의를 거쳐 차별화를 위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살인마와 누구보다 사악한 기자의 협력이라는 컨셉을 이끌어냈다. 주인공이 악역인 피카레스크 구성으로 독자가 욕을 하면서 보는 작품이라는 기획을 잡아 제작에 들어갔다. 이 작품의 제목이 [기레기]로 정해진 것도 이때였다.

그렇게 내용을 정하고 원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완성도 높은 원고를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였다. 여기저기서 조언을 구하고 분위기를 뽑아내는 온갖 꼼수를 매 컷마다 지정해 설명하며 원고의 퀄리티를 높였다. 미흡해 보일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보기만 한다면 연이어서 보는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연재가 시작되고 신인 작가의 작품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는데 제일 큰 것이라면 제목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깨우침이었다. 독자들이 ‘기레기’라는 단어에 기대하는 코드에는 ‘정치’ 분야에 대한 묘사가 예상외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품에 달린 댓글을 보니 권력에 기생하는 옐로우 저널리즘을 기대하고 온 독자가 대부분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독자를 유혹하는 수단의 정밀성을 위해선 보다 세밀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배울 수 있었고, 차기작은 가상의 정치 이야기를 다뤄보자는 결의를 다지는 성과를 또 하나 건졌다.

너믿설 작가는 [기레기]를 완결시킨 후 가진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막상 연재를 해 보고 나서야, 작품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작품만을 보게 되지만 그 최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사정이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다고, 작품의 뒤에서 일한다는 건 그렇게 외롭고 이해받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걸 이해한 신인. 이제 막 소통을 이해하게 된 재능 있는 작가가 내놓을 차기작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고 있다.
칼럼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부끄러운 인간의 우주적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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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소설 창작 수업에서 들었는데, 세상에는 두 가지 작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남의 사연을 자기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 다른 하나는 자기 사연을 남의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란다. 이 구분은 또 가지를 친다. 자신이 겪은 일을 자기 이야기 그대로 쓰는 작가와, 남의 일을 남의 이야기로서 쓰는 작가로. 이 갈래에서 전자는 1인칭의 주관적이고 자기 고백적인 사소설(私小說)을, 후자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쓴 하드보일드 문체의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소재/테마와 저자간의 거리가 얼마나 가깝고 먼지에 따라 정해지겠다.
<이 만화를 밀어 주세요> 우리 주변의 흔한 물건들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템’ 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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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그 물건들이, 어쩌면 특별하고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특별한 ‘아이템’들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일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만약 그 일이 자신에게 벌어진다면...?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8th Impact>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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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The Millennials, Millennial Generation)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1981년부터 1996년생까지로 본다. 베이비 붐 세대(1946-1964)의 자녀 세대로, 어림잡아 말하자면 현재 40-50대가 10여 년 전쯤 ‘요즘 애들’이라고 부르던 세대라고 보면 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대단히 박하다. 2013년 5월 9일자 표지를 보면 밀레니얼을 “ME, ME, ME Generation”이라고 표현했다. 자신밖에 모르고, 게으르며 자아도취적이고 독립심도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세대다.
경쟁 vs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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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웹툰계에 재연재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독자들이 선정한 7개의 완결 웹툰을 각각 월요일~일요일마다 배치하였고 다음 웹툰 또한 5개의 완결 작품을 다시 선보였다. 아직 역사가 깊지 않은 웹툰 시장에서 벌써 과거의 명작들을 그대로 다시 선보인다는 것은 이를 뛰어넘는 신작들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로망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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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전 인류에게 ‘목욕’이란 문화가 생긴 이래로 여인들의 목욕이란 남성들에게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밀하고 성스러운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기조는 신화와 동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만화로도 친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악타이온’과 전래동화의 ‘선녀와 나무꾼’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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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3
대개 음식이란 맛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웹툰 또한 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는데, 이 작품은 겉만 보고 맛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맛을 보니 진짜 맛있는 음식을 놓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바로 ‘이태원 클라쓰’라는 작품이다. 제목만 봐서는 정말 내용을 1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냥 보기엔 학원물인 것 같기도 하고, 액션물 같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 설명도 대기업에 맞서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많이 만들어진 식상한 스토리... 하지만 실제론 뭔가 달랐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이미 익숙하기에 그랬던 걸까. 이 작품은 왜인지 모르게 끌리고 왜인지 모르게 통쾌한 그 맛이 있었다.
아 지갑놓고 나왔다
최윤석
2019.01.03
제목은 제목대로, 그림체는 그림체대로... 명확한 제목과 화려한 그림체가 쏟아지는 웹툰 시장에서 소외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모호한 제목과 단순한 그림체였다.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볼 수 있는 작품,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특이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는 것을 증명해내었다. 어떻게 이 작품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작품이 되었을까.
길들여지지 않는 중간계급과 사회적 빈민층의 연대
임재환
2019.01.03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노사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TV 뉴스영상 속에 비치는 노동조합원의 과격하고 전투적이며 단편적인 면모의 이면에는 인간적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이웃이 생존권을 위해 몸부림친 결과라는 사실을 ‘송곳’은 표현하고 있다.
소외된 자의 무대 '소년의 마음'
임재환
2019.01.03
누구나 마음 속에는 그늘이 있다. ‘소년의 마음’의 무대는 과거 작가가 기억하고 있는 두 개의 방을 가진 작은 아파트이다. 어린 남동생이 외로이 차지한 거실은 연출 효과를 위하여 흔한 쇼파와 텔레비전 등 생활오브제는 생략되었다. 소복이 작가가 작품 후기에 동생과 같은 어둠을 지닌 아이와 어른에게 가만히 다가가 건네는 이야기라고 밝혔듯이 이 작품은 한 소년의 마음 속 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엄마 냄새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어른들의 반성문
김산율
2019.01.03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어쩐지 가슴이 저릿해오는 소년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봅니다. … 중략 … 이 책을 본 후 혹여나 독자들의 마음에 ‘다이’가 그러한 소년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면 창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것입니다.” 작가의 말 중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보낸 내 친구, 마로를 기억한다는 것
김산율
2019.01.03
공교롭게도 국어사전에서 ‘작별’과 ‘상봉’은 반대어로 규정한다. 작별과 상봉은 그 현장의 완성된 결과이다. 작별이면 헤어짐으로서, 상봉이면 만남으로서 행위가 종결된다. 두 단어는 함께 쓸 수 없는 조합이다. 작별상봉이란 말이 실제로 쓰이는 현장이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다. 이산가족은 헤어지는 당일 작별상봉을 한다.
그들이 얼굴을 찾을 때까지 : <그해 봄>에 부치는 글
한기호
2019.01.03
고백하자면 이 글은 절대 평론이 아니다. 또 고백하자면 이 글의 제목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루이스의 소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하나 더 고백하자면 <그해 봄>이 다루는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여덟 명의 목숨이 사라지던 해에 나는 같은 반 여자애를 좋아하던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입사식 구조로 본 <여중생 A>
한기호
2019.01.03
초반에는 나약한 여성에 불과했던 <브이 포 밴데타>의 ‘이비’는 ‘브이’가 의도적으로 만든 감옥에 갇혀 고문과 처형의 위협을 이겨낸 후 불의에 저항하는 의지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이처럼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특정한 위치로 격상되는 이야기를 ‘입사식(入社式, initiation) 구조’라고 본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프랜차이즈의 다중 우주
박수민
2018.12.31
재작년 나가이 고(永井豪) 선생 데뷔 50주년과 마징가 Z 탄생 45주년을 기념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원작 만화와 과거 TV 시리즈의 내용을 리메이크하는 이벤트로만 생각했다. 필자가 기대한 건 과거 만화책과 TV판과 극장판 시리즈를 통해 이미 익숙한 마징가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박기준
2018.12.27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 김수정, 김철호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2030세대의 현실을 담아내다
김성훈
2018.12.21
로맨스 작품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많은 독자들이 즐겨보는 장르물이다. <케세라세라> 역시 기본적으로 이러한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남녀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는 이야기를 통해 연재 기간 내내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취업과 연애 그리고 결혼과 임신 등과 같은 우리 시대 청춘들이 고민하는 부분들을 핵심적인 소재로 다룸으로써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들 또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되었으며, 덕분에 이른바 ‘K-COMICS’를 거론할 때 주요한 작품으로 내세울 만하다. 다만, 아직도 이 작품을 모르는 이가 있을 수도 있기에 이들을 위해 <케세라세라>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시대의 초상을 그린 만화가 오세영의 작품 세계를 만나다!
심상진
2018.12.21
2016년 5월, 만화가 오세영의 별세라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문사들은 일제히 기사를 쏟아냈다. “뛰어난 문장력과 데생력으로 ‘만화가들의 선생님’으로 불린다.”, “한국적 정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한국적인 화풍을 구사하는 작가”, “<토지>를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작가”, “근·현대사의 풍경에 대한 한국적 묘사가 탁월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만화가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에 적극적이었으며, 만화 작가 양성에도 힘써” 등의 내용을 실은 수십 개의 기사가 작가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만화가 오세영을 기렸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3
박기준
2018.12.20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3 : 이종진, 이해광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2
박기준
2018.12.12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2 : 고행석, 조관제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7th Impact> 수많은 나, 그 모든 것이 나
웹투니스타
2018.12.09
2018년도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날이 추워져 코끝이 시려지는 계절이 왔다. 연말은 가장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는 때다. 삶을 지나오며 만났던 사람들과 송년회를 참석하다 보면 그때그때 다른 나를 꺼내는 나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 직장 동료들을 만날 때의 내가 다르고, 또 가족과 있을 때의 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