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프랑스에서의 일본만화와 그 전문 출판사들
한상정 2002.02.01

천사금렵구

올해 국제 앙굴렘 페스티발에서 일본출판사나 일본인들을 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동양인들의 90가 한국인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쩌면 더이상 진출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일까. 하긴, 프랑스에서의 망가(manga)의 영향력은 이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인 만화책 1권- 70페이지 가량의 올컬러에 하드커버로 된-의 가격이 80프랑(14,000원) 가량으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 반정도의 가격, 40프랑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그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망가의 붐은 대형서점의 망가 코너에서 서서 책을 훔쳐보는 젊은 층에서부터, 얼마전에 파리시의 포럼 데 이마쥬(Forum des images)에서 열렸던 제2회 일본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도 읽을 수 있다. 비록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비록 동일한 매체표현은 아니라 하더라도, 유럽에서의 망가의 진출이 텔레비젼 애니메이션에 의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본다면 이번 페스티발의 대성황은 망가와 저패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이 언급하면서 지나갔고, 대부분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그 첫날부터 몇시간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3시간만에 신작들은 다 매진되어 버렸다. 그에 발맞추어서인지, 생 제르맹 근처의 만화전문 서점에도 이제는 한국에서 인기있는 일본 만화책들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3년전만 하더라도 프랑스에 소개된 만화는 어떤 일정정도의 원칙없이 막무가내로 선정한 듯한 인상이 강했고, 한 쪽 귀퉁이에 나열된 세미 포르노에 가까운 만화들이 프랑스내의 망가에 관한 인상이었다면, 이젠 한국에서 재미있게 보던 만화들을 이어서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몬스터

프랑스에서 망가를 번역해서 출판하는 곳은 크게 6군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일단은 기존의 대표적인 만화전문 출판사라고 볼 수 있는 다르고(Dargaud)와 글레나(Glenat). 전자는 따로 <망가카나(http://www.mangakana.com)>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발간될 책들을 소개하며, 일본에서의 현황, 각 작가들에 대한 설명, 일본의 웹사이트에 관련된 정보 등을 내보내기도 한다. 나름대로 소년분야-일본식 분류인 <소년망가>의 표현법이라고나 할까-로, <유유백서>, <헌터X헌터>, <슬램덩크>, <이누야사>, <세인트 세이야>, <명탐정 코난>, 소녀분야(즉, 소죠만화-우리식의 순정만화)에선 <바사라>, 드릴러 쟝르에선 <사무라이 쿄>, <사이코 메트리 에지>, <공각기동대>, 추리와 S.F. 분야에선 <몬스터>, <로도스도 전기> <스프리트> 등을 출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에서의 <아키라>의 올 칼라화, 하드커버 포멧의 출판으로 가볍지 않은 망가의 세계를 최초로 소개했던 글레나(http://www.glenat.com). 이곳으로 접속하면 <망가의 제국>이란 항목으로 4개월 안에 출판될 모든 만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발매된 책들중 많이 팔린 순서대로 나열해본다면 순서대로 <에반겔리온> 6권, <드래곤 볼 두블>5권, <원피스> 8권, <총몽> 5권, <봉신연의> 1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6권, <마말레이드 보이> 1권, <피카쥬-모험>3권, <드래곤 볼> 42권, <바람의 켄신> 1권, 등이다. 이외에도 <건 스미츠 캣>, <란마 1/2>, <바스타드>,<센과 치히로의 여행>, <마크로스 7>, <브레임>, <인간흉기 카츠오>, 신간의 경우는 거의 우리나라와 2-3권 분량의 발행이 늦는 편일까나? 만화계의 거대 출판사답게 망가의 거장 테츠카 오사무의 <아톰>, <블랙 잭>, <밀림의 왕 레오>도 함께 출간하기도 한다. 이 두 사이트는 독자들의 망가풍의 뎃생들을 온라인으로 실어주거나, 콩쿨을 열기도 한다.

바람의 검신

공식적으로 올해 앙굴렘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는, 바스티유 근처에 자신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통남(http://www.tonkam.com)은 일본에서 작품들이나 일러스트북, DVD, 오디오 등을 직수입해서 판다. 출판되는 책들은 확실히 많이 팔릴만한 작품들과 고전물이다. <천사금렵구>, <천녀전설 아야>, <나의 지구를 지켜줘>, <신비한 나라의 미유키>, , ,<전영소녀>, <메존일각>, <고교철권전 터프>, <베가본드>, 역시 고전물로 테츠카 오사무의 <불새>, <붓다>, <세 아돌프의 이야기> 등을 출간하고 있다. 그리고 다이나믹 비젼(Dynamic visions, http://www.dybex.com)은 정확히 말하면 만화책으로서기 보다는 유럽에 최초로 진출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그랜다이저>의 원작자로 유명한 고 나가이(Go Nagai)가 세운 스튜디오의 유럽지점으로 현재 유럽의 공중파와 케이블에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보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디오카셋트와 DVD로 대중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만화책으로 출판된 것이야 기껏 이 설립자의 작품인 <그랜다이져>, <데빌 맨>, <케타로봇 고>들과, <코브라>, <골든보이> 같은 오래된 것들이지만, 애니메이션으로 판권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은 아주 다양하다. 프랑스에서도 광적인 팬들을 만들어 낸 <카우보이 비밥>, <바람의 검신>, <에반겔리온>과 <센티멘탈 레인>, <청의 6호>, <제네레이터 가우루>, <에스카플로네>, <뱀파이어 헌터>, <소녀혁명 우테나>, <유유백서>를 비롯, <캣츠아이>, <시티헌터>, <베르사이유의 장미>같은 오래된 작품들도 유럽에 보급하고 있다. 만화책을 발견하는 것엔 별다른 이점이 없지만 대신 일본 만화가들의 일러스트들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녀전설 아야

그리고 비록 자체적인 인터넷 사이트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피카(PIKA)라는 출판사에서 클램프의 작품들, <마법기사 레이어스>, <카드캡쳐 사쿠라>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 <3X3 아이즈>, <오, 나의 여신님>, <엔젤릭 레이어>, , <러브히나>등과, 색깔있는 표현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드래곤 해드>역시 번역출간하고 있다. 의외로 이 출판사의 작품들이 프랑스안에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듯 하다. 한때는 글레나 출판사와 동일한 만큼의 판매분량을 확보한적도 있다.
그리고 만화팬이라면 그 기억에 확고히 남아있을 <아리온>, <알바토르 78>, <블루 시드>, <미래소년 코난>, <에덴>, <패트레이버> 등이 디베르 에디터(divers editeurs)에서 출판되고 있다. 내년의 앙굴렘 페스티발에서 한국만화특별전을 연다고 하는데, 과연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궁금하다. 이렇듯 많은 망가가 진출해있는 상황, 한국만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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