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7th Impact> 수많은 나, 그 모든 것이 나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작)
웹투니스타 2018.12.09


2018년도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날이 추워져 코끝이 시려지는 계절이 왔다. 연말은 가장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는 때다. 삶을 지나오며 만났던 사람들과 송년회를 참석하다 보면 그때그때 다른 나를 꺼내는 나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 직장 동료들을 만날 때의 내가 다르고, 또 가족과 있을 때의 내가 다르다. 이쯤 되면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건 흔히 말하는 ‘가면’과는 다르다. 그들과 어울리는 내가 다른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건 그냥 그렇게 된다. ‘나’는 생각보다 복잡한 존재라는 말이다.

소설가 이영도의 대표작 <드래곤 라자>의 방랑 왕자 길시언 바이서스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긴다. 떠돌이로서의 나, 동생에게 왕좌를 넘겨주기로 마음먹은 자신, 마법검의 주인인 나 모두가 자신이라는 의미다. 그 모든 것을 ‘나’로 받아들이는 것은 때로는 고통스러운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즉 자기객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를 제3자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어야 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를 제대로 평가할수 없다. 내가 만점짜리 ‘나’는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시작이다.
난다 작가가 다음에서 연재중인 <어쿠스틱 라이프>는 이런 모습을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보여주는 웹툰이다. 2010년부터 8년째, 12시즌동안 연재를 마친 이 작품의 장르는 ‘생활툰’이다. 긴 시간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생활툰인 이 작품은 2018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후보에 수없이 올랐던 작품이지만 선정되지는 못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웹툰의 시대, 생활툰의 시대
생활툰은 작가 본인이 겪은 일상을 공유하는 장르다. 웹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것은 자기고백적 서사를 통해 동시대 독자들에게 공감을 받은 생활툰이었다. <낢이 사는 이야기>, <나이스진타임>등의 작품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은 대표적 생활툰이다. 뿐만 아니라 웹툰 전체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마음의소리> 역시 생활툰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생활툰의 역사는 웹툰의 역사에서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생활툰은 웹툰 플랫폼들이 폭넓은 대중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정 장르의 예비 소비자들에게 모두 공감을 얻을만한 작품이 생활툰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생활툰은 2010년대까지 소셜미디어(SNS)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전에 마치 소셜미디어 페이지처럼 소비되기도 했다. 본격적 서사물의 등용문이 공모전, 베스트도전, 웹툰리그 등이라면, 여전히 생활툰의 등용문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라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플랫폼이 일정 궤도에 이르고 나면 생활툰 역시 하나의 장르로서 소비된다.




2010년대 초반이 되어 웹툰이 ‘시장’을 형성하자 생활툰도 변혁을 겪는다. <마음의 소리>나 <골방환상곡>같은 작품은 개그를 전면에 내세워 장르를 개그로 탈바꿈했고, 이 무렵 등장한 <선천적 얼간이들>은 그런 흐름의 완성형을 보여줬다. 개중에는 아예 생활의 일정한 테마를 잡고 그 주제만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전문 생활툰의 영역을 개척했다. <결혼해도 똑같네>, <유부녀의 탄생>등은 만화가들의 결혼 이야기를 다루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500만원으로 결혼하기>는 결혼식이라는 테마를 한정된 예산으로 해낸 경험을 그린 에세이-생활툰이다. 2010년대 중후반에는 <극한견주>, <아기낳는 만화>처럼 생활과 밀접하지만 다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을 집중 조명하는 작품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어쿠스틱 라이프>처럼 생활 전반을 이야기하면서 오래도록 연재중인 작품은 드물다. 작가 본인의 생활이 소재라는 점은 양날의 검으로 작동한다. 자연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은 다수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소재인 동시에, 작가 본인이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태도, “애니웨이”
<어쿠스틱 라이프>는 이 지점을 영리하게 커버한다. 작품 속에서 ‘현재’로 등장하는 것은 사실 작가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2년 전에 겪은 일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언제 일어난 것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시점을 특정 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생활’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재의 일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사생활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개하는 동시에, 삶에서 생기는 갈등을 감추지 않고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어쿠스틱 라이프>가 롱런 할 수 있는 비결 중에 하나로 보인다. 작품 속에서 난다 작가는 끊임없이 갈등하지만 자신이 내린 해답을 작품 속에서 항상 드러내기도 한다. 이전의 생활툰이 ‘함께 고민하는’것에서 공감을 일으켰다면, 난다 작가는 자신의 고민과 답이 정답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한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를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이 답은 나의 결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난다 작가가 작품에서 자주 하는 “애니웨이”라는 말은 작품뿐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와도 같다.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뜻의 ‘애니웨이’라기 보단 모두가 공존할 수 있다는 의미의 ‘애니웨이’에 가깝다. 언뜻 차갑게 들리는 ‘너는 너, 나는 나’라는 태도는 서로가 독립된 주체로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더 넓게는 하나의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품 속에서 남편 한군과 난다 작가가 보여주는 모습은 ‘부부’라는 공동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과 공간을 가지고 있는 본인들을 인정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남편’인 한군과 ‘게임 덕후’인 한군, 그리고 ‘쌀이 아빠’ 한군 모두를 인정하고, ‘아내’인 난다와 ‘만화가’ 난다, 그리고 ‘쌀이 엄마’로서의 자신 모두가 공존하는 셈이다.

흔히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뒤섞어 버리곤 한다. 그리고 많은 갈등이 이처럼 정체성을 하나로 섞어버리는 데서 온다. 커리어를 쌓는 직업인임을 인정하지 않거나, 또는 그것만을 받아들이거나 하는 식으로 섞여버린 정체성은 흔히 드라마에서 ‘방황하는 중년’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적어도 <어쿠스틱 라이프>에서는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애니웨이”의 힘이랄까.

날카롭게 벼려진 언어의 힘
우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몇배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산다. 언어는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우리를 제한하는 구속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감정과 심상을 언어로 잘 표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른다. 난다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탁월한 작가다. 본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있는 순간의 감정들을 잡아내 언어로 벼려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의 언어의 세계 너머로 가서 닿기란 더 힘들다.

난다 작가는 그림과 글 모두에서 이를 훌륭하게 해낸다. 심지어 시즌이 갈수록 더 유려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즌 12, 260화에서 작업실에 들어가면서 ‘엄마도 아내도 아닌 곳, 물건과 소리가 적은 그 방’이라는 표현을 지나 ‘앞으로 그 누구도 이 방을 망가뜨릴 수 없다’는 말까지 읽은 독자들은 작가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이렇게 유려하게 전달하기까지 작가의 고민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당연하게도 이 작품은 ‘만화’이기 때문에 그림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난다 작가의 그림은 전체적인 정서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딸 쌀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올 때는 작가의 애정이 그림만 봐도 느껴진다.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작품에 묻어나는 것은 생활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다른 가상의 주인공이 아닌 현실에 실재하는 작가가 화자이기 때문이다. 난다 작가가 본인의 시선을 투영하고, 또 본인의 주관을 잘 벼려진 언어로 이야기하는 덕분에 독자들은 단순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자신을 대입하는 게 아니라 ‘난다’라는 현실의 화자를 관찰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생활툰이 많은 카툰화로 독자가 작가와 캐릭터를 잘 분리하지 못해 작가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여러명의 나, 변화하는 나, 그 모두가 나
작품을 유심히 보다보면 <어쿠스틱 라이프>의 각 회차별로 등장하는 난다 작가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화자라는 기본 전제는 거의 동일하지만, 한군의 아내이자 연인인 자신이나 만화가, 자연상태의 여성이자 인간인 자신 모두를 조금씩 드러낸다. 앞서 이야기한 작업실 에피소드는 만화가로서의 자신을 드러냈고, 251화, 252화 ‘평화를 원하거든’에서는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폭력의 본질을 깨닫게 된 난다 작가가 자신을 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그린다. 뿐만 아니라 243화 ‘싸워야 할 때’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그러니까 여성으로서의 자신이 어떻게 교육받고 자랐는지를 되짚어본다.

이런 작가의 자각은 시즌 10부터 시작해 11, 12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구체화된다.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런 변화는 작품 전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이기도 하다. 작품의 초반 시즌을 보면 난다 작가는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남편이 일을 마치고 들어오면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동경한다던지 하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시즌이 계속되면서 난다 작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런 스테레오타입에 먼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가는 난다 작가와 한군 부부의 모습은 경이롭다. 작가 본인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어쩌면 위험부담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다 작가는 자신의 변화를 뒷받침할 경험과 논리를 갖추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렇게 변화하는 자신까지도 수많은 ‘나’의 정체성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랍고 부럽다.

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쌀이의 엄마로서 수많은 처음을 함께 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자식 걱정에 잠이 들었다가 자꾸만 깨는 한군의 불안을 동료로서 이해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한군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쌀이가 커가면서 보여주는 쌀이의 세계를 엿보는 흐뭇함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난다 작가다. 한 사람의 결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다층적인 개인을 관찰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난다 작가는 만화를 통해 우리에게 2010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쿠스틱 라이프>는 난다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이야기하도록 만든다. 다른 많은 미덕들이 이 작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리거나 치워버린, 또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여성의 삶과 커리어를 주목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쿠스틱 라이프>는 2018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미가 큰 만화다.
칼럼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크레이그 톰슨의 작품 읽기 1. <담요> : 어느 만화가의 소명(召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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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만화가 크레이그 톰슨을 알게 된 것은 수년 전 한 선배 감독이 내게 <담요>를 추천하면서 부터다. 그 선배는 내가 존경과 비아냥거림을 섞어 ‘영문학의 대가’라고 부르곤 하던 인물로, 영미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넓은 식견을 지녔다. 주로 일본만화 아니면 DC/마블의 슈퍼 히어로 중심 그래픽 노블만 즐겨 보던 나에 비하여 그는 미국 인디 계열의 자전적 만화를 많이 읽었고, 어느 작품은 국내 출판된 책 표지에 그럴듯한 추천 문장을 남긴 걸 자랑하기도 했다.
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⑪ 박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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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1
지금의 장년층 이상 국민들이 소년시절 함께 웃고 울었던 정겨운 친구 ‘두통이’ 캐릭터로 한양의 지가를 올렸던 박기준은, 다른 만화가들처럼 어릴 때부터 그림 소질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전문가칼럼] '공포' 장르문학, 공포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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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공포에는 국경이 없다. 무엇이 공포의 요인인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먼저 반응한다. 비명을 지르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공포를 구현하는 매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표현양상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소설, 만화, 영화는 각기 어떻게 두려움을 빚어내는가.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6 : 계월희, 박진우
박기준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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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 근황과 전망
강태진
2019.07.02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빈약한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제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각고의 노력으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한 한국 콘텐츠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는 게임, K-POP, 영화, 드라마가 있으며 최근에는 웹툰이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기술, 예술, 사업의 놀라운 삼위일체
박수민
2019.07.01
<토이 스토리 4>가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엔 의아했다. 2010년에 나온 3편을 완벽한 3부작의 마무리로 보았고,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장난감 친구들에게 더 나은 결말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바, 살아있는 장난감에겐 자신을 아껴줄 주인보다 좋은 건 없다. 또 모험을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지어내 억지로 잇는 느낌일 것 같았다. 픽사가 한동안 오리지널보다 전작의 속편이나 스핀오프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도 의심을 더했다. 물론 안이한 기획이기 쉬운 속편마저 귀신같이 잘 만드는 픽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⑩ 임수(본명 : 임영의)
조관제
2019.06.19
임수의 작품은 이국적인 화풍과 꼼꼼한 그림체, 그리고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로 한 번 본 50~60대 독자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이 재미가 있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임수 만화’를 보는 재미는 심각한 장면마다 무성영화 시절의 변사辯士 같은 인물들이 만화 칸 밖에 나와 해설하는 장면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칼럼] IP의 확장-웹소설학과의 부상
홍난지
2019.05.31
모바일 시대의 대표 콘텐츠로 각광받는 웹소설은 여가시간에 손에 쥔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웹소설은 다양한 미디어 창구로 전환되어 성공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모바일 시대의 스낵컬처에서 대규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빅 킬러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가 글을 웹에 공개하고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형식은 인터넷 소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웹소설을 인터넷 소설의 모바일 적응 형식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인피니티 사가 10년과 대하 서사의 시대
박수민
2019.05.3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지난 10년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막을 내렸다. 아이언맨 1편부터 엔드게임까지 22편의 영화를 묶어 공식적으로 ‘인피니티 사가’로 명명하면서 각 히어로들의 탄생과 인피니티 스톤을 둘러싼 모험이 하나의 통일된 서사로 완료된 것이다. 영화역사상 유래가 없을 무모한 기획은 현시대 가장 인기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보란 듯이 성공했고, 그 최종장으로서 2부로 쪼개진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은 MCU의 수장 케빈 파이기 이하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이고 전 세계 관객에게도 일생일대의 이벤트였다.
[전문가칼럼] 마블은 더 많은 다양성을 포용할 것이다
최서윤
2019.05.28
2008년의 어느 날, 나는 꽤 흥분했다. <아이언맨>을 영화관에서 처음 본 날이었다. 이 영화는 내가 영웅 서사에 기대한 바를 거의 완벽히 충족시켰다. 빛나는 두뇌를 가진 과학천재이자 엔지니어인 군수업체 사장이 테러집단에 납치되지만, 스스로 창조한 슈트를 착용해 탈출하고, 과거를 반성한 뒤 결자해지 하고자 재능 발휘하며 벌어지는 모험과 성장에 심장이 뜨거워졌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5 : 이범기, 박수산, 윤애경
박기준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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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콘텐츠, 비밀은 없다 : 가와카미 노부오 <콘텐츠의 비밀 -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
박수민
2019.04.22
콘텐츠 업계에서 보낸 10년 이 칼럼 란에 필자의 직업은 영화감독으로 소개되어 있다. 허나 오래 전 저예산 장편영화 한 편을 연출해본 일천한 경력일 뿐. 실상은 시나리오 작가와 그 비슷한 무엇(?)으로 지난 10년의 밥벌이를 해왔다. 여러 영화사들을 오가며 최종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한 글을 써왔는데, 슬프게도 제대로 결과가 이어진 게 없어 이쪽 경력도 내세우긴 좀 그렇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업계 사람을 만나면 스스로를 이래저래 굴러다닌 ‘장돌뱅이’라 표현한다. 이 바닥에 나 같은 정체불명의 작가 나부랭이가 어디 한둘일까. 업계 종사자라면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이고, 망하거나 죽지 않고 아니, 포기하거나 굶지 않고 10년을 버텼으니 용하다는 말이 돌아온다. 뭐 하나라도 기술이 있어야 먹고 산다는 옛말은 이과는 물론 문과도 마찬가지인 만고의 진리인데, 한평생 인문계 테크 트리만 찍은 필자의 밥벌이 능력은 기술이라 칭하기엔 애매하다. 아이템이 주어지면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 내용을 글로 옮기는 능력이 그것이기 때문. 이런 모호한 능력을 가지고 영화 일 외에도 스토밍(Storming)할 브레인이 필요한 출판, 디자인, IT 등의 분야에서 온갖 계약직과 비정규직, 프리랜서, 유령작가 등 용병 비슷한 삶을 유영해왔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부끄러운 인간의 우주적 공포
박수민
2019.01.28
대학 시절 소설 창작 수업에서 들었는데, 세상에는 두 가지 작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남의 사연을 자기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 다른 하나는 자기 사연을 남의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란다. 이 구분은 또 가지를 친다. 자신이 겪은 일을 자기 이야기 그대로 쓰는 작가와, 남의 일을 남의 이야기로서 쓰는 작가로. 이 갈래에서 전자는 1인칭의 주관적이고 자기 고백적인 사소설(私小說)을, 후자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쓴 하드보일드 문체의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소재/테마와 저자간의 거리가 얼마나 가깝고 먼지에 따라 정해지겠다.
<이 만화를 밀어 주세요> 우리 주변의 흔한 물건들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템’ 이라면?
이승형
2019.01.05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그 물건들이, 어쩌면 특별하고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특별한 ‘아이템’들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일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만약 그 일이 자신에게 벌어진다면...?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8th Impact>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변론
웹투니스타
2019.01.04
밀레니얼 세대(The Millennials, Millennial Generation)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1981년부터 1996년생까지로 본다. 베이비 붐 세대(1946-1964)의 자녀 세대로, 어림잡아 말하자면 현재 40-50대가 10여 년 전쯤 ‘요즘 애들’이라고 부르던 세대라고 보면 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대단히 박하다. 2013년 5월 9일자 표지를 보면 밀레니얼을 “ME, ME, ME Generation”이라고 표현했다. 자신밖에 모르고, 게으르며 자아도취적이고 독립심도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세대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프랜차이즈의 다중 우주
박수민
2018.12.31
재작년 나가이 고(永井豪) 선생 데뷔 50주년과 마징가 Z 탄생 45주년을 기념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원작 만화와 과거 TV 시리즈의 내용을 리메이크하는 이벤트로만 생각했다. 필자가 기대한 건 과거 만화책과 TV판과 극장판 시리즈를 통해 이미 익숙한 마징가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 김수정, 김철호
박기준
2018.12.27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 김수정, 김철호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2030세대의 현실을 담아내다
김성훈
2018.12.21
로맨스 작품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많은 독자들이 즐겨보는 장르물이다. <케세라세라> 역시 기본적으로 이러한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남녀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는 이야기를 통해 연재 기간 내내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취업과 연애 그리고 결혼과 임신 등과 같은 우리 시대 청춘들이 고민하는 부분들을 핵심적인 소재로 다룸으로써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들 또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되었으며, 덕분에 이른바 ‘K-COMICS’를 거론할 때 주요한 작품으로 내세울 만하다. 다만, 아직도 이 작품을 모르는 이가 있을 수도 있기에 이들을 위해 <케세라세라>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시대의 초상을 그린 만화가 오세영의 작품 세계를 만나다!
심상진
2018.12.21
2016년 5월, 만화가 오세영의 별세라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문사들은 일제히 기사를 쏟아냈다. “뛰어난 문장력과 데생력으로 ‘만화가들의 선생님’으로 불린다.”, “한국적 정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한국적인 화풍을 구사하는 작가”, “<토지>를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작가”, “근·현대사의 풍경에 대한 한국적 묘사가 탁월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만화가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에 적극적이었으며, 만화 작가 양성에도 힘써” 등의 내용을 실은 수십 개의 기사가 작가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만화가 오세영을 기렸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3 : 이종진, 이해광
박기준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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