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7th Impact> 수많은 나, 그 모든 것이 나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작)
웹투니스타 2018.12.09


2018년도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날이 추워져 코끝이 시려지는 계절이 왔다. 연말은 가장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는 때다. 삶을 지나오며 만났던 사람들과 송년회를 참석하다 보면 그때그때 다른 나를 꺼내는 나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 직장 동료들을 만날 때의 내가 다르고, 또 가족과 있을 때의 내가 다르다. 이쯤 되면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건 흔히 말하는 ‘가면’과는 다르다. 그들과 어울리는 내가 다른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건 그냥 그렇게 된다. ‘나’는 생각보다 복잡한 존재라는 말이다.

소설가 이영도의 대표작 <드래곤 라자>의 방랑 왕자 길시언 바이서스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긴다. 떠돌이로서의 나, 동생에게 왕좌를 넘겨주기로 마음먹은 자신, 마법검의 주인인 나 모두가 자신이라는 의미다. 그 모든 것을 ‘나’로 받아들이는 것은 때로는 고통스러운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즉 자기객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를 제3자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어야 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를 제대로 평가할수 없다. 내가 만점짜리 ‘나’는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시작이다.
난다 작가가 다음에서 연재중인 <어쿠스틱 라이프>는 이런 모습을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보여주는 웹툰이다. 2010년부터 8년째, 12시즌동안 연재를 마친 이 작품의 장르는 ‘생활툰’이다. 긴 시간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생활툰인 이 작품은 2018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후보에 수없이 올랐던 작품이지만 선정되지는 못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웹툰의 시대, 생활툰의 시대
생활툰은 작가 본인이 겪은 일상을 공유하는 장르다. 웹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것은 자기고백적 서사를 통해 동시대 독자들에게 공감을 받은 생활툰이었다. <낢이 사는 이야기>, <나이스진타임>등의 작품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은 대표적 생활툰이다. 뿐만 아니라 웹툰 전체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마음의소리> 역시 생활툰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생활툰의 역사는 웹툰의 역사에서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생활툰은 웹툰 플랫폼들이 폭넓은 대중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정 장르의 예비 소비자들에게 모두 공감을 얻을만한 작품이 생활툰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생활툰은 2010년대까지 소셜미디어(SNS)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전에 마치 소셜미디어 페이지처럼 소비되기도 했다. 본격적 서사물의 등용문이 공모전, 베스트도전, 웹툰리그 등이라면, 여전히 생활툰의 등용문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라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플랫폼이 일정 궤도에 이르고 나면 생활툰 역시 하나의 장르로서 소비된다.




2010년대 초반이 되어 웹툰이 ‘시장’을 형성하자 생활툰도 변혁을 겪는다. <마음의 소리>나 <골방환상곡>같은 작품은 개그를 전면에 내세워 장르를 개그로 탈바꿈했고, 이 무렵 등장한 <선천적 얼간이들>은 그런 흐름의 완성형을 보여줬다. 개중에는 아예 생활의 일정한 테마를 잡고 그 주제만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전문 생활툰의 영역을 개척했다. <결혼해도 똑같네>, <유부녀의 탄생>등은 만화가들의 결혼 이야기를 다루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500만원으로 결혼하기>는 결혼식이라는 테마를 한정된 예산으로 해낸 경험을 그린 에세이-생활툰이다. 2010년대 중후반에는 <극한견주>, <아기낳는 만화>처럼 생활과 밀접하지만 다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을 집중 조명하는 작품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어쿠스틱 라이프>처럼 생활 전반을 이야기하면서 오래도록 연재중인 작품은 드물다. 작가 본인의 생활이 소재라는 점은 양날의 검으로 작동한다. 자연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은 다수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소재인 동시에, 작가 본인이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태도, “애니웨이”
<어쿠스틱 라이프>는 이 지점을 영리하게 커버한다. 작품 속에서 ‘현재’로 등장하는 것은 사실 작가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2년 전에 겪은 일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언제 일어난 것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시점을 특정 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생활’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재의 일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사생활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개하는 동시에, 삶에서 생기는 갈등을 감추지 않고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어쿠스틱 라이프>가 롱런 할 수 있는 비결 중에 하나로 보인다. 작품 속에서 난다 작가는 끊임없이 갈등하지만 자신이 내린 해답을 작품 속에서 항상 드러내기도 한다. 이전의 생활툰이 ‘함께 고민하는’것에서 공감을 일으켰다면, 난다 작가는 자신의 고민과 답이 정답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한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를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이 답은 나의 결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난다 작가가 작품에서 자주 하는 “애니웨이”라는 말은 작품뿐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와도 같다.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뜻의 ‘애니웨이’라기 보단 모두가 공존할 수 있다는 의미의 ‘애니웨이’에 가깝다. 언뜻 차갑게 들리는 ‘너는 너, 나는 나’라는 태도는 서로가 독립된 주체로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더 넓게는 하나의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품 속에서 남편 한군과 난다 작가가 보여주는 모습은 ‘부부’라는 공동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과 공간을 가지고 있는 본인들을 인정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남편’인 한군과 ‘게임 덕후’인 한군, 그리고 ‘쌀이 아빠’ 한군 모두를 인정하고, ‘아내’인 난다와 ‘만화가’ 난다, 그리고 ‘쌀이 엄마’로서의 자신 모두가 공존하는 셈이다.

흔히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뒤섞어 버리곤 한다. 그리고 많은 갈등이 이처럼 정체성을 하나로 섞어버리는 데서 온다. 커리어를 쌓는 직업인임을 인정하지 않거나, 또는 그것만을 받아들이거나 하는 식으로 섞여버린 정체성은 흔히 드라마에서 ‘방황하는 중년’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적어도 <어쿠스틱 라이프>에서는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애니웨이”의 힘이랄까.

날카롭게 벼려진 언어의 힘
우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몇배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산다. 언어는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우리를 제한하는 구속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감정과 심상을 언어로 잘 표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른다. 난다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탁월한 작가다. 본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있는 순간의 감정들을 잡아내 언어로 벼려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의 언어의 세계 너머로 가서 닿기란 더 힘들다.

난다 작가는 그림과 글 모두에서 이를 훌륭하게 해낸다. 심지어 시즌이 갈수록 더 유려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즌 12, 260화에서 작업실에 들어가면서 ‘엄마도 아내도 아닌 곳, 물건과 소리가 적은 그 방’이라는 표현을 지나 ‘앞으로 그 누구도 이 방을 망가뜨릴 수 없다’는 말까지 읽은 독자들은 작가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이렇게 유려하게 전달하기까지 작가의 고민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당연하게도 이 작품은 ‘만화’이기 때문에 그림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난다 작가의 그림은 전체적인 정서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딸 쌀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올 때는 작가의 애정이 그림만 봐도 느껴진다.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작품에 묻어나는 것은 생활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다른 가상의 주인공이 아닌 현실에 실재하는 작가가 화자이기 때문이다. 난다 작가가 본인의 시선을 투영하고, 또 본인의 주관을 잘 벼려진 언어로 이야기하는 덕분에 독자들은 단순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자신을 대입하는 게 아니라 ‘난다’라는 현실의 화자를 관찰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생활툰이 많은 카툰화로 독자가 작가와 캐릭터를 잘 분리하지 못해 작가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여러명의 나, 변화하는 나, 그 모두가 나
작품을 유심히 보다보면 <어쿠스틱 라이프>의 각 회차별로 등장하는 난다 작가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화자라는 기본 전제는 거의 동일하지만, 한군의 아내이자 연인인 자신이나 만화가, 자연상태의 여성이자 인간인 자신 모두를 조금씩 드러낸다. 앞서 이야기한 작업실 에피소드는 만화가로서의 자신을 드러냈고, 251화, 252화 ‘평화를 원하거든’에서는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폭력의 본질을 깨닫게 된 난다 작가가 자신을 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그린다. 뿐만 아니라 243화 ‘싸워야 할 때’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그러니까 여성으로서의 자신이 어떻게 교육받고 자랐는지를 되짚어본다.

이런 작가의 자각은 시즌 10부터 시작해 11, 12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구체화된다.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런 변화는 작품 전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이기도 하다. 작품의 초반 시즌을 보면 난다 작가는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남편이 일을 마치고 들어오면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동경한다던지 하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시즌이 계속되면서 난다 작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런 스테레오타입에 먼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가는 난다 작가와 한군 부부의 모습은 경이롭다. 작가 본인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어쩌면 위험부담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다 작가는 자신의 변화를 뒷받침할 경험과 논리를 갖추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렇게 변화하는 자신까지도 수많은 ‘나’의 정체성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랍고 부럽다.

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쌀이의 엄마로서 수많은 처음을 함께 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자식 걱정에 잠이 들었다가 자꾸만 깨는 한군의 불안을 동료로서 이해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한군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쌀이가 커가면서 보여주는 쌀이의 세계를 엿보는 흐뭇함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난다 작가다. 한 사람의 결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다층적인 개인을 관찰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난다 작가는 만화를 통해 우리에게 2010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쿠스틱 라이프>는 난다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이야기하도록 만든다. 다른 많은 미덕들이 이 작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리거나 치워버린, 또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여성의 삶과 커리어를 주목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쿠스틱 라이프>는 2018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미가 큰 만화다.
칼럼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부끄러운 인간의 우주적 공포
박수민
2019.01.28
대학 시절 소설 창작 수업에서 들었는데, 세상에는 두 가지 작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남의 사연을 자기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 다른 하나는 자기 사연을 남의 이야기처럼 쓰는 작가란다. 이 구분은 또 가지를 친다. 자신이 겪은 일을 자기 이야기 그대로 쓰는 작가와, 남의 일을 남의 이야기로서 쓰는 작가로. 이 갈래에서 전자는 1인칭의 주관적이고 자기 고백적인 사소설(私小說)을, 후자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쓴 하드보일드 문체의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소재/테마와 저자간의 거리가 얼마나 가깝고 먼지에 따라 정해지겠다.
<이 만화를 밀어 주세요> 우리 주변의 흔한 물건들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템’ 이라면?
이승형
2019.01.05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그 물건들이, 어쩌면 특별하고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특별한 ‘아이템’들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일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만약 그 일이 자신에게 벌어진다면...?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8th Impact>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변론
웹투니스타
2019.01.04
밀레니얼 세대(The Millennials, Millennial Generation)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1981년부터 1996년생까지로 본다. 베이비 붐 세대(1946-1964)의 자녀 세대로, 어림잡아 말하자면 현재 40-50대가 10여 년 전쯤 ‘요즘 애들’이라고 부르던 세대라고 보면 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대단히 박하다. 2013년 5월 9일자 표지를 보면 밀레니얼을 “ME, ME, ME Generation”이라고 표현했다. 자신밖에 모르고, 게으르며 자아도취적이고 독립심도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세대다.
경쟁 vs 상생
김재훈
2019.01.03
최근 웹툰계에 재연재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독자들이 선정한 7개의 완결 웹툰을 각각 월요일~일요일마다 배치하였고 다음 웹툰 또한 5개의 완결 작품을 다시 선보였다. 아직 역사가 깊지 않은 웹툰 시장에서 벌써 과거의 명작들을 그대로 다시 선보인다는 것은 이를 뛰어넘는 신작들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로망과 현실
김재훈
2019.01.03
수천 년 전 인류에게 ‘목욕’이란 문화가 생긴 이래로 여인들의 목욕이란 남성들에게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밀하고 성스러운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기조는 신화와 동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만화로도 친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악타이온’과 전래동화의 ‘선녀와 나무꾼’이 대표적이다.
이태원 클라쓰
최윤석
2019.01.03
대개 음식이란 맛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웹툰 또한 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는데, 이 작품은 겉만 보고 맛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맛을 보니 진짜 맛있는 음식을 놓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바로 ‘이태원 클라쓰’라는 작품이다. 제목만 봐서는 정말 내용을 1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냥 보기엔 학원물인 것 같기도 하고, 액션물 같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 설명도 대기업에 맞서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많이 만들어진 식상한 스토리... 하지만 실제론 뭔가 달랐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이미 익숙하기에 그랬던 걸까. 이 작품은 왜인지 모르게 끌리고 왜인지 모르게 통쾌한 그 맛이 있었다.
아 지갑놓고 나왔다
최윤석
2019.01.03
제목은 제목대로, 그림체는 그림체대로... 명확한 제목과 화려한 그림체가 쏟아지는 웹툰 시장에서 소외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모호한 제목과 단순한 그림체였다.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볼 수 있는 작품,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특이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는 것을 증명해내었다. 어떻게 이 작품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작품이 되었을까.
길들여지지 않는 중간계급과 사회적 빈민층의 연대
임재환
2019.01.03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노사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TV 뉴스영상 속에 비치는 노동조합원의 과격하고 전투적이며 단편적인 면모의 이면에는 인간적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이웃이 생존권을 위해 몸부림친 결과라는 사실을 ‘송곳’은 표현하고 있다.
소외된 자의 무대 '소년의 마음'
임재환
2019.01.03
누구나 마음 속에는 그늘이 있다. ‘소년의 마음’의 무대는 과거 작가가 기억하고 있는 두 개의 방을 가진 작은 아파트이다. 어린 남동생이 외로이 차지한 거실은 연출 효과를 위하여 흔한 쇼파와 텔레비전 등 생활오브제는 생략되었다. 소복이 작가가 작품 후기에 동생과 같은 어둠을 지닌 아이와 어른에게 가만히 다가가 건네는 이야기라고 밝혔듯이 이 작품은 한 소년의 마음 속 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엄마 냄새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어른들의 반성문
김산율
2019.01.03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어쩐지 가슴이 저릿해오는 소년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봅니다. … 중략 … 이 책을 본 후 혹여나 독자들의 마음에 ‘다이’가 그러한 소년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면 창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것입니다.” 작가의 말 중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보낸 내 친구, 마로를 기억한다는 것
김산율
2019.01.03
공교롭게도 국어사전에서 ‘작별’과 ‘상봉’은 반대어로 규정한다. 작별과 상봉은 그 현장의 완성된 결과이다. 작별이면 헤어짐으로서, 상봉이면 만남으로서 행위가 종결된다. 두 단어는 함께 쓸 수 없는 조합이다. 작별상봉이란 말이 실제로 쓰이는 현장이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다. 이산가족은 헤어지는 당일 작별상봉을 한다.
그들이 얼굴을 찾을 때까지 : <그해 봄>에 부치는 글
한기호
2019.01.03
고백하자면 이 글은 절대 평론이 아니다. 또 고백하자면 이 글의 제목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루이스의 소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하나 더 고백하자면 <그해 봄>이 다루는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여덟 명의 목숨이 사라지던 해에 나는 같은 반 여자애를 좋아하던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입사식 구조로 본 <여중생 A>
한기호
2019.01.03
초반에는 나약한 여성에 불과했던 <브이 포 밴데타>의 ‘이비’는 ‘브이’가 의도적으로 만든 감옥에 갇혀 고문과 처형의 위협을 이겨낸 후 불의에 저항하는 의지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이처럼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특정한 위치로 격상되는 이야기를 ‘입사식(入社式, initiation) 구조’라고 본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프랜차이즈의 다중 우주
박수민
2018.12.31
재작년 나가이 고(永井豪) 선생 데뷔 50주년과 마징가 Z 탄생 45주년을 기념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원작 만화와 과거 TV 시리즈의 내용을 리메이크하는 이벤트로만 생각했다. 필자가 기대한 건 과거 만화책과 TV판과 극장판 시리즈를 통해 이미 익숙한 마징가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박기준
2018.12.27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4 : 김수정, 김철호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2030세대의 현실을 담아내다
김성훈
2018.12.21
로맨스 작품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많은 독자들이 즐겨보는 장르물이다. <케세라세라> 역시 기본적으로 이러한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남녀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는 이야기를 통해 연재 기간 내내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취업과 연애 그리고 결혼과 임신 등과 같은 우리 시대 청춘들이 고민하는 부분들을 핵심적인 소재로 다룸으로써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들 또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되었으며, 덕분에 이른바 ‘K-COMICS’를 거론할 때 주요한 작품으로 내세울 만하다. 다만, 아직도 이 작품을 모르는 이가 있을 수도 있기에 이들을 위해 <케세라세라>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만화를 밀어주세요>시대의 초상을 그린 만화가 오세영의 작품 세계를 만나다!
심상진
2018.12.21
2016년 5월, 만화가 오세영의 별세라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문사들은 일제히 기사를 쏟아냈다. “뛰어난 문장력과 데생력으로 ‘만화가들의 선생님’으로 불린다.”, “한국적 정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한국적인 화풍을 구사하는 작가”, “<토지>를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작가”, “근·현대사의 풍경에 대한 한국적 묘사가 탁월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만화가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에 적극적이었으며, 만화 작가 양성에도 힘써” 등의 내용을 실은 수십 개의 기사가 작가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만화가 오세영을 기렸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3
박기준
2018.12.20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3 : 이종진, 이해광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2
박기준
2018.12.12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2 : 고행석, 조관제
<웹투니스타의 Deep Impact - 7th Impact> 수많은 나, 그 모든 것이 나
웹투니스타
2018.12.09
2018년도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날이 추워져 코끝이 시려지는 계절이 왔다. 연말은 가장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는 때다. 삶을 지나오며 만났던 사람들과 송년회를 참석하다 보면 그때그때 다른 나를 꺼내는 나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 직장 동료들을 만날 때의 내가 다르고, 또 가족과 있을 때의 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