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칼럼]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 근황과 전망
강태진 2019.07.02

웹툰의 글로벌 전개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빈약한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제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각고의 노력으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한 한국 콘텐츠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는 게임, K-POP, 영화, 드라마가 있으며 최근에는 웹툰이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내수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 웹툰의 노력은 대형 웹툰 플랫폼과 중소형 웹툰전문 플랫폼들의 해외 진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투믹스, 탑툰의 5개 플랫폼은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 진출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4년 부터 시작된 한국웹툰의 세계 진출은 네이버웹툰이 “라인웹툰(LINE WEBTOON)” 브랜드를 전세계 여러국가에 전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라인웹툰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1위를 차지고 디지털코믹스 시장을 새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웹툰(webtoon)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코믹스를 소개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의 선봉에 섰다는 것 만으로도 네이버웹툰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국내에서 압도적인 메신저 환경을 확보한 카카오톡을 활용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소설과 웹툰, 영화까지 모든 콘텐츠 영역에 유료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픽코마라는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전개하여 압도적인 트래픽과 사용자를 확보하였으며, 인도네시아 BBM(BlackBerry Messenger; 인도네시아 국민 메신저)에 웹코믹스(Web Comics)를 공급하는 네오바자르를 인수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레진코믹스의 경우 영어권 서비스와 일본어권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영어권 서비스는 북미와 유럽에서 팬덤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2018년 100억 이상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투믹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전 연령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월간 투믹스, 여성독자층을 고려한 투윅스(TWICS)등의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명실상부한 웹툰전문플랫폼 2위에 자리매김 하였다. 투믹스는 오랜 기간의 준비 끝에 2018년 영어, 중국어(간체/번체) 3개 언어로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이후 지속적인 트래픽 증가를 보이고 있다.

△ 좌측부터 차례로 라인웹툰, 투믹스, 레진 영문 사이트


웹툰 골든타임(Golden Time)
 필자는 현재부터 향후 3년간을 웹툰 산업의 글로벌 진출 골든타임(Golden Time)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은 현재 한국 웹툰 산업에 있어서 엄청난 기회의 시기다. 어떤 국가든 진출하면 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선점의 기회가 열려 있는 타이밍이라는 말이다. 예전 한국 온라인 게임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MMORPG와 온라인 중심의 캐쥬얼 게임 등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 최초의 다양한 온라인 기반 게임들을 중심으로 한국 게임 산업은 엄청난 성장과 함께 세계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이 온라인 게임 시장 점유율은 아직도 50%대를 유지하며 한류 콘텐츠 수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사실 한류 콘텐츠 수출의 반 이상은 게임 수출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매일경제

그럼 왜 지금이 웹툰 골든타임일까?
 첫번째, 전 세계 적으로 웹툰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이제 모두 갖춰졌다. 웹툰은 3G 환경에서 즐길 수 없는 콘텐츠이다. 이미지 중심의 소비를 통해 적어도 4G 인프라가 도입되어야만 즐길 수 있는 웹툰은 전 세계적으로 최근 4G 망이 대부분 전개됨으로써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이 때까지 웹툰이 극적으로 전개된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의 1급 도시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급속도로 모바일 환경이 5G로 이동하면서 4G(LTE)는 기본적인 환경으로 여겨지며 전세계 모든 지역에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가 전개되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4G 환경이 일반화 되었다.

 두번째, 창작 환경의 디지털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웹툰은 세로 스크롤 형태로 즐기는 디지털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디지타이저와 만화 제작 소프트웨어, 경량 CAD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여 고퀄리티의 컬러 만화를 제한된 시간내에 매우 효율적으로 생산되는 디지털 콘텐츠이기도 하다. 평생 펜으로 작업을 한 만화가의 눈에는 디지타이저로 창작하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며 건널 수 없는 강과 같이 보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시장이 모두 사라질 정도의 종이만화 시장이 어려웠었다. 그 시기를 겪고 딛고 일어선 것이 디지털 창작이며 지금 웹툰 1세대 중에는 종이와 디지털을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경험한 작가들이 많다.

△ 좌: 와콤 디지타이저, 우: 클립스튜디오

 하지만 해외 다른 국가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만화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많은 수가 아직도 종이 만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런 창작환경의 변화를 반기지 않고 있다. 최근 필자가 한-호주 웹툰 포럼을 기획하면서 호주 만화가 협회(ACA; Australian Cartoon Association) 회장인 줄 파버씨와의 영상회의에서 “웹툰에 관심은 많으나 기존의 작가들이 어떻게 디지털 만화에 적응해야 할지 고민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호주 작가들의 고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웹툰 환경은 2003년 이후 지난 17년 동안 디지털 창작이 대중화 되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공적 지원 프로그램들이 풍부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K-Comics 아카데미와 웹툰 창작 캠퍼스 사업,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창의인재 육성사업 및 다양한 HW, SW 지원사업 등이 웹툰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자양분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이런 디지털 창작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며 최소 3년의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디지털 창작환경으로의 이행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작가들의 심적인 부담감도 이겨내야할 큰 요소이므로 타 국가가 따라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번째, 한류와의 시너지 효과다. 한류의 선봉장인 K-POP의 경우 가사의 의미보다 리듬과 멜로디가 중심인 콘텐츠 특성상 낮은 문화할인(Cultural Discount)효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의 글로벌한 팬덤으로 인해 K-POP은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장르를 넘어서 세계적인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 드라마와 한국 영화는 미국 할리우드 중심의 영상 콘텐츠에 식상하고 문화적 동질감을 느끼지 못했던 많은 국가의 사람들에게 대안 콘텐츠(alternative contents)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와의 시너지 효과는 웹툰 시장에 있어서 엄청난 시너지를 가질 수 있다. 

 웹툰 IP를 원작으로 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 최근 2018년만 하더라도 <신과 함께>, <김비서가 왜그럴까> 등의 영화와 드라마가 각각 1,227만 관객이상을 동원하고 시청율 10%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경우 글로벌한 BTS의 팬덤을 고려하여 BTS 멤버들의 이야기를 다룬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를 연재하기도 하였다.

△ 좌부터 차례로, 네이버웹툰 BTS 화양연화 SAVE ME, 영화 신과 함께, tVN드라마 김비서가 왜그럴까


2018년 필자가 태국을 방문했을 때, 태국 지하철인 MRT 안에서 네이버 웹툰 신의 탑(Tower of God)을 보고 있는 태국 청년을 볼 수 있었다. 태국에서는 웹툰을 보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콘텐츠에 관심 많은 한 태국인 친구는 2018년 6월 <김비서가 왜그럴까> 드라마가 한국에서 8화를 방송했을 때 거의 실시간으로 봤으며, 웹툰과 소설도 이미 다 봤다고 했다.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드라마화, 영화화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웹툰 플랫폼들은 이런 한류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상기의 3가지 이유로 앞으로 2~3년의 시기는 한국 웹툰 산업에 있어서는 놓쳐서는 안되는 골든타임(Golden Time)인 것이다. 이런 천재 일우의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의 지원과 플랫폼, 에이전시, 작가 등 웹툰 산업의 여러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웹툰IP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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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웹툰 생태계의 변화와 작가 주도형 플랫폼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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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019년 태국 웹툰 시장 현황과 진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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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SNS의 딜레마 : 작가, 작품, 팬은 어떻게 서로 ‘절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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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크레이그 톰슨의 작품 읽기 1. <담요> : 어느 만화가의 소명(召命)
박수민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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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제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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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공포' 장르문학, 공포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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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6 : 계월희, 박진우
박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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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기술, 예술, 사업의 놀라운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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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토이 스토리 4>가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엔 의아했다. 2010년에 나온 3편을 완벽한 3부작의 마무리로 보았고,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장난감 친구들에게 더 나은 결말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바, 살아있는 장난감에겐 자신을 아껴줄 주인보다 좋은 건 없다. 또 모험을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지어내 억지로 잇는 느낌일 것 같았다. 픽사가 한동안 오리지널보다 전작의 속편이나 스핀오프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도 의심을 더했다. 물론 안이한 기획이기 쉬운 속편마저 귀신같이 잘 만드는 픽사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