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SNS의 딜레마 : 작가, 작품, 팬은 어떻게 서로 ‘절교’하는가?
박수민 2019.09.10



2019년 여름, 뒤로 가는 일본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시작된 무역 분쟁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여름이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집권 자민당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일본 사회의 우경화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우익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다. 역사의 가해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와 그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것. 2차 대전 때 군국주의 일본이 자행한 온갖 전쟁 범죄 중에서도 특히 위안부와 강제 징용은 일본 우익이 가장 먼저 지우고 싶어 하는 진실이다.


8월에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 전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지하는 일이 일어났다. 법의 문제에 정치를, 정치 문제에 경제를 개입시키다 급기야 예술에까지 정치가 관여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전시회의 주제가 무색해진 결과, 일본은 현재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임을 스스로 인증한 꼴이 되었다. 그간 온갖 매체를 통해 우리가 보았던 일본은 표현의 자유가 넘치는 나라였다. 그 자유란 섹스와 폭력 표현에만 국한된 것이었던가? 여기에 SNS를 통하여 예상치 못한 몇몇 작가들의 편향된 사고와 가치관의 커밍아웃까지 더해졌다.

작가들의 문제는 후술하겠지만 우선 필자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건 일본 정부가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이러고 있다는 점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 문화 강국으로서 전 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일본이다. 세계 경제와 문화가 밀접하게 교류하며 국가와 이념의 경계는 점점 더 유명무실해지는 시대에 일본의 자국중심주의는 퇴행이다. 겉으로 ‘쿨 재팬’을 표방하고, 2016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로 깜짝 분장했던 총리의 모습 뒤에는 이미 부활하는 군국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나보다.

지금 일본의 모습은 공교롭게도, 37년 전에 이미 자국에서 또 올림픽이 열리리라 예언했던 오토모 가쓰히로의 만화 <아키라>(1982) 속 도쿄를 연상시킨다. 또 본토에 핵을 맞고 3차 대전의 개막을 알렸던 도쿄는 ‘네오 도쿄’로 재건하여 내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었으나 실상은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는 디스토피아 그 자체였다. NHK가 올림픽을 맞아 현대 배경 위에 <아키라>를 CG로 구현한 ‘Tokyo Reborn’ 영상에서 카네다의 붉은 바이크가 재개발 중인 도쿄 거리를 달리는 모습은 어쩐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새로운 도쿄는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 오토모 감독은 영상에서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통제하는 도시에 반항하여 폭주하는 청춘들이 내달렸던 전설이 이제 자국 프로파간다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관료와 엘리트 중심의 일본 사회는 정치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 속에 변화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굳어진 것 같다. 2000년대 들어 일본 만화에서 전일본적 재앙이 갑자기 발생하고, 시스템 자체가 무력화되는 플롯을 자주 발견하는 건 이러한 현실의 반영이 아닐까? 사회 기반이 무너지자 무력 앞에서 공평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지만, 결국 이런 신세계조차 약육강식의 구도로 시스템을 되돌려, 끝에 가선 카타스트로피(catastrophe)로 귀결되고 만다. 민주주의는 요원하고, 시스템은 불변이다. 젊은이들은 싸울 의지보다 먼저 한계를 체감한다. 우리도 크게 다른 사정은 아닐진대, 일본은 이러한 절망에 가장 앞서 도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망언 이후, 한국 팬의 고민
일본 자국의 문제는 뒤로 하고, 한국의 일본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은 어느 날 느닷없이 모욕감을 느꼈다. 사랑이 뜻밖의 혐오로 돌아왔다.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디자이너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SNS 상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모욕하고,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의 캐릭터 디자이너 유키 노부테루마저 이 발언에 동조한 것이다. 이들이 참여한 작품들이 특히 90년대에 틴에이저였던 팬들에게 준 영향과 가치를 생각하면,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작가의 오만함은 도를 넘어 이후의 작품을 안 보고는 못 배길 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의 도발로까지 이어졌고, 곧 유튜브 리뷰어와 연예인 등 애호가들의 보이콧 선언으로 이어졌다.

사랑했던 이와 헤어지면 영원히 안 보는 관계가 되듯, 작가(아티스트)와 작품에 대한 팬의 헤어짐은 절교와 같다. 누구나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고 어느 정도 내셔널리즘은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견해와 망언은 구분되며 일방적 혐오는 이해의 한계를 넘는다. 역사왜곡과 인식부재보다 먼저 황당한 건 작가가 팬을 인식하는 범위다. 외국 팬에게 볼 테면 보라는 식의 도발은, 여전히 작품의 수요를 내수 위주로 판단하는 안일함에서 온 것이다. 비록 사다모토가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시리즈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있긴 하나, 할리우드 같으면 제작사 명의의 ‘선긋기’용 사과 성명이 나왔을만한 일이다. 일본 문화의 갈라파고스화는 시장과 업계는 물론 작가 인식의 한계에서부터 온다는 증명이다. 이제 내/외수 구분은 무의미한데도, 전 세계에 내보일 작품이자 상품을 자국 오타쿠용 서브컬처 수준으로밖에 보지 않는 것이다.

이제 고민은 팬의 몫이다. ‘인생작(품)’ 또는 ‘인생캐(릭터)’와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이 집단 창작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의 경우, 우선 작품에 기여한 대표 작가의 창작적 지분을 따져야 할 것이다. IP나 저작권이 주로 제작/배급사에 귀속됨에도 결과물로서 영화에 책임을 지는 자는 감독으로 보듯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도 비슷할 것 같다. 팬은 또한 자신이 그 작품에 대해 갖는 관심도의 범위를 헤아려야 한다. 필자의 경우 ‘에바’를 책임져야 할 주인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다. 애증의 작품인 에반게리온에서 필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안노의 혁신적인 스토리와 파격의 연출이지 이미 상투적이었던 캐릭터 디자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신 에바의 완결까지 보고 나면, 이후의 취급은 한 시대의 텍스트로만 남게 될 것 같다.



SNS 시대, 아티스트와 팬의 딜레마
작품이 훌륭하니 작가까지 인간적으로 훌륭할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자주 말해왔다. 과거에 작가란 미지의 인물이고 팬이 그의 심중이나 사상을 헤아리는 것은 작품을 통해서 짐작해볼 뿐이었다. 그나마 글로 쓴 작품이 그렇고, 그림이나 음악 작품만으로는 그 창작가의 사상까지 알기는 힘들었다. 작품으로 전하지 않은 작가의 생각이나 일상을 팬이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팬이 스토킹을 하거나 작가가 사생활을 노출하지 않는 이상, 서로 간에는 팬레터만큼의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SNS 시대에 팬과 작가 사이의 거리는 너무나 가깝다. 작가가 SNS에 올린 말과 행동은 팬들에게 즉시 퍼지고, 작품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준다. 영업을 병행해야 하는 작가 입장에서 SNS는 안 하기도 곤란하다. 팬덤에게 SNS는 아티스트의 정보를 공유하며 동지들을 만나는 천국이다. 지금처럼 ‘덕질’하기 좋은 시대는 없다고 할 정도다.

필자 생각에 팬은 작가에 대해선 모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작가 또한 마찬가지다. 팬을 너무 의식해서 좋을 게 없다. 일례로, 자신의 만화 아래 달린 수많은 댓글을 모조리 읽고 있을 웹툰 작가들을 생각하면 문득 안쓰러워 질 때가 있다. 웹툰 댓글 란은 전문가 뺨치는 비평과 호불호의 격전장이다. 작가와 작품이 즉각적 판단에 좌우되는 조회 수의 노예가 되면 진정한 평가는 요원해진다. 작가는 작품이 성공한 것이지 자신이 성공한 게 아님에도, 팬들의 관심을 확인하고픈 욕망으로 사생활을 노출하고 스스로 유명인의 자리에 오르는 패착을 저지른다. 그러면 팬들은 한낱 작가일 뿐 실은 대단치 않은 인간에게 높은 수준의 인성이나 도덕성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작품 외적인 호감도 기대했던 팬과, 유명해지고 싶을 뿐 ‘공인’이 되는 부담은 원하지 않았던 작가는 민낯이 보이고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 서로에게 실망하기 쉽다.

지금 작가와 팬 사이 거리두기를 아쉬워하는 것은 작가의 입장을 대변하고 두둔하려는 게 아니다. 온갖 작품의 팬인 우리가 겪는, 작가 또는 아티스트라 불리는 한낱 타인에 대한 실망을 조금이나마 추스르고 다독이고 싶다. 어쩌면 필자는 낡은 사고로 오늘날의 작가와 팬의 관계를 규정짓고 있는지 모른다. 현대의 아티스트, 작가란 작품으로만 말하기보다 스스로의 발언과 행동으로 대중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에 가깝고, 팬 역시 팔로워(follower)에 더 가까운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뭔가를 주장하고 여론을 만들어 영향력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만으로 자분이 창출된다. 작가나 아티스트가 작품을 차곡차곡 쌓아 발전하여 거장이나 진정한 예술가가 되려던 시대는 이미 지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진짜 영향력은 언제나 팬에게 있고, 만남과 사랑과 절교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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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배트맨 탄생 80주년이 되는 해였다. 1939년 5월, <디텍티브 코믹스> 27호에 처음 등장한 배트맨은 여러 모로 한해 앞서 탄생한 슈퍼맨의 안티테제(Antithese)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슈퍼맨이 나오는 <액션 코믹스>를 본 만화 콤비 빌 핑거와 밥 케인은 이런 캐릭터는 우리도 만들 수 있다고 의기투합했고, 모든 면에서 슈퍼맨과 반대인 영웅을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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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는 OZ 코믹콘과 슈파노바(Supernova) 등 다양한 대중문화 행사가 있다. 슈퍼노바는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퍼스, 애들레이드, 골드 코스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200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 행사는 호주에서 진행되는 문화 행사 중 가장 눈에 띄고 참석자가 많은 행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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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호주 실무자들과 디지털 유통관행은 아직 한국과 세계의 추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호주 만화가들은 코믹솔로지(ComiXolgy)같은 플랫폼에서 자신의 디지털콘텐츠를 홍보할 뿐만 아니라 개인 웹 페이지를 활용한다. 그러나 콘텐츠가 국가별로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수집, 확인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많은 호주 만화가들이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만화를 만들고 있지만 2019년 현재 호주에서 디지털콘텐츠와 디지털 유통에 초점을 맞춘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칼럼] BL 장르와 젠더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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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의 콘텐츠들은 모두 장르로 구분되고, 그렇게 구분된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 액션 등의 장르에는 자연스럽게 여성향과 남성향이라는 젠더가 따라붙는다. 각각의 젠더에 속한 장르들 중 여성이 주체적으로 만들고 소비해온 BL(BOYS LOVE) 장르가 최근 젠더 논란과 함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니 오랜 시간 BL 장르를 접하며 자란 필자에게는 조금 놀라운 상황이다.
[글로벌리포트] 2019 중국 웹툰시장 현황 및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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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현재 중국 만화 플랫폼의 월 이용자 수 TOP20는 아래와 같다. 콰이칸만화가 월 4,551만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텐센트동만이 약 1,379만의 사용자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웨이보동만, 칸만화, 보동싱치우, 동만, 추만, 왕이만화, 띠이탄, 만화타이 등의 순으로 10위권 플랫폼 순위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칼럼] 무엇이 웹툰의 ‘장르 다양성’을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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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9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작가 개인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초기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한국의 ‘온라인 만화’는 2004년을 전후로 다음, 네이버, 파란 등 포털 사이트들의 ‘서비스’로 재편되며 ‘웹툰’이라는 이름이 부여되고 초기적인 틀을 형성했다. 이후 2013년 레진코믹스, 탑툰을 비롯한 본격적인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이 겹쳐지며 2019년 현재의 웹툰 환경을 형성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비교적 그리기 간편했던 ‘에세이툰’이 대세를 이뤘다면 2000년대 중후반 네이버의 ‘도전 만화가’나 다음의 ‘웹툰리그’(구, 나도 만화가)를 비롯한 아마추어 활동 공간 및 발굴 플랫폼의 등장, 디시인사이드나 루리웹을 비롯한 만화 연재 커뮤니티의 활성화, 그리고 ‘아마추어 작가’나 ‘지망생’들을 열심히 섭외하며 작가의 풀을 채운 신생 웹툰 플랫폼의 등장은 표면적으로는 이전보다 한국 웹툰의 ‘장르 다양성’을 대폭 신장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일상툰’을 비롯해 에세이 만화의 성격을 지닌 만화는 물론 액션이나 스릴러 같이 고도의 기획력이 필요한 작품, 이성애는 물론 다양한 성적 취향을 반영하는 작품도 속속 등장했다.
[글로벌리포트] 일본 소프트 뱅크와 라인이 경영통합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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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3일 밤 한 뉴스가 일본 전국을 뒤흔들었다. 일본 제일의 거부라 불리는 손정의 의장이 이끄는 소프트 뱅크 그룹이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SNS서비스를 운용하는 라인 그룹이 전략적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그것이다.
[전문가 칼럼] 스트리밍하는 디지털 콘텐츠 팬 문화
이재민
2019.12.16
바야흐로 IP의 시대다. IP(Intellectual Property)는 지적재산권을 뜻한다. 단순히 하나의 매체로 소비되던 것을 넘어 다른 장르와 매체로 전이되는 것을 IP확장이라고 한다. 4~5년 전에 웹툰의 미래라고 말하던 OSMU(One Source Multi Use)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OSMU는 ‘작품’의 활용을 중심으로 하지만, IP 확장은 지적 재산권에 포함되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 말하자면 작품이 아니라 그 창작자까지 모두 확장의 범주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확장하는 IP는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게임 스트리머로 시작해 자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까지 만들게 된 웹툰작가가 있다. 바로 침착맨이다.
[글로벌리포트] 2019년 프랑스 만화계 정리 (디지털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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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5
프랑스 출판조합(SNE, Syndicat National de l’édition)은 디지털 도서 시장에 대해서도 2018년의 수치를 정리, 조합하여 평가서를 공개했다. 그 전년 대비 5.1% 성장한 디지털 도서 시장의 총 수익은 2억 1200만유로(한화 약 2755억4천만원)로 집계되었다
[글로벌리포트] 2019년 프랑스 만화계 정리 (출판만화)
윤보경
2019.12.05
2019년 6월, 프랑스 출판조합(SNE, Syndicat National de l’édition)의 대규모 모임이 있었다. 그 기회를 통해 2018년 프랑스 출판종합 집계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해의 종합 집계는 항상 그 이듬해에 마무리 된다 (2019년의 결과 수치는 2020년 상반기에 발표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 글에 인용된 집계는 2018년을 조사한 자료로, 비록 올해의 수치는 아니지만 가장 최근의 결과이므로 프랑스 출판계와 만화계의 규모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수렁에서 건진 내 만화 : 나가타 카비 <너무 외로워서 레즈비언 업소에 간 리포트>, <나 혼자 교환일기>
박수민
2019.11.25
‘실록(實錄)’이라는 단어가 있다. 실록이라 하면 우리는 주로 조선왕조실록을 떠올리지만 논픽션 다큐 같은 장르적 성격의 의미로 쓰인다. 나는 주로 70년대 실존 인물을 다룬 일본 임협물이나 한국의 <실록 김두한>(1974) 같은 옛날 폭력영화에서 이 단어를 보았던 기억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2.임금의 제위 기록이란 뜻을 제외하고, 1.사실을 실제로 적은 기록, 3.사실에 공상을 섞어서 그럴 듯하게 꾸민 이야기나 소설(=실록물)을 의미한다고 나온다. 나는 이 두 항목의 차이가 재미있다. 1번은 순수 논픽션이라는 건데, 3번은 사실 기반에 양념이 좀 가미된 장르물이라는 것. 아무튼 이 한자단어는 예나 지금이나 일본에서 잘 써먹는 듯하다. 작품 앞에 ‘실록’이 붙는 순간 생겨나는 이상한 무게가 있다.
[전문가 칼럼] 웹툰은 공짜? 웹툰 불법 소비의 심리와 극복방안
정민수
2019.11.11
현재 우리나라의 저작권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이 많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법복제는 웹툰 뿐만 아니라 영화, 방송, 음악, 만화, 서적 등 많은 장르의 저작물 분야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웹툰은 2013년부터 레진코믹스를 시작으로 유료 웹툰 플랫폼이 생겨나기 시작하기 전에는 다음, 네이버를 통하여 무료로 서비스 되는 저작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법사이트를 통하여 웹툰을 보는 소비의 심리에 대해서, 공짜를 좋아하는 일반 대중의 심리,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 이외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8 : 김마정, 최석중
박기준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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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⑫ 김원빈
조관제
2019.11.06
온 산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산을 바라보다 문득, 사람보다 산을 더 좋아했던 김원빈 선생이 생각이 났다. 본래 이 칼럼은 생존하는 원로만화가를 만나 만화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꼭지이다. 하지만, 인터뷰하기를 싫어했던 선생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았던 필자가 들었던 단편적인 이야기나마 남기고 싶어 옮긴다.
[전문가 칼럼] 일본 불매 운동, 문화적 소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강상준
2019.10.30
우선 근원적인 문제부터 짚어보자. 문화 상품은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당연히 될 수 있다. 단, 모든 불매 운동이 그렇듯 이 역시 소비자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조가 바탕에 있어야 한다. 일본 문화를 소비하지 않기로 결정했든, 여전히 그것과는 무관히 소비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든 그것은 오로지 개인에 달린 문제다. 평점 테러와 같은 악의적인 군중심리를 동원하는 것이 애초에 불매 운동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언제든 개선될 수 있는 국제 관계에 작가 혹은 작가를 위시한 기업이나 단체, 작품 등을 고의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답 또한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를 매국과 애국의 이분법으로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분위기야말로 가장 폭력적이고 부당한 처사일 것이다.
[글로벌리포트] 글로벌 시장에서의 일본 만화 시장 현 상황
김낙호
2019.10.28
“부자는 망해도 3대가 간다”는 격언은 그저 곳간에 뭔가가 많이 쌓여서 오래 써도 남는다는 것이 아니라 성공가도를 달리는 과정에서 구축하는 어떤 탄탄한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기반이 충분히 자리잡으면 심지어 망했다는 진단 자체 조차 그저 기존의 형태에 한정될 뿐, 다른 형태로 전환하여 복귀를 이뤄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본 내에서는 잡지 판매부수의 뚜렷한 쇠락 흐름 속에 지난 수년간 위기 의식이 제기되어온 일본 만화계가 오늘날 세계 시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한다.
[글로벌리포트] <알라딘>, <라이온킹>의 실사화와 디즈니의 전략
이다혜(씨네21 기자)
2019.10.11
이미 전세계에 알려진 유명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컴퓨터 그래픽(CG)과 시각효과 기술(VFX)의 발전 덕이다. <알라딘>에서 하늘을 나는 양탄자나 램프에서 나오는 요정 지니는 위화감 없이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실사 배우들의 연기와 한호흡으로 움직인다. <라이온 킹>의 경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처 세트장에 CG와 VFX로 무파사와 심바의 왕국 프라이드 랜드를 만들어냈다고 알려진다. 제작진은 아프리카 케냐와 나미비아, 미국 캘리포니아의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에서 이른바 배경 소스화면 촬영을 마무리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90종에 가까운 동물들의 근육 움직임, 피부, 털을 표현하기 위해 동원된 애니메이터가 130여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 칼럼] 웹툰 생태계의 변화와 작가 주도형 플랫폼의 부상
홍난지
2019.09.30
웹툰 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게 된 것은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이 등장하고서부터다. 포털 중심의 웹툰연재는 독자들을 폭넓게 설정한 작품들이 유리했다. 만화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그려왔으나 여기에 속하지 못한 작가들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만들어진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은 도전만화나 웹툰리그에서 꾸준히 작품을 내던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며 성공적으로 웹툰 산업에 안착했다. 무료연재는 웹툰이 산업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발전할 수 없게 하는 주요 요소로 손꼽혀 왔다. 유료플랫폼의 약진은 이러한 우려들을 상쇄할 수 있는 성과였다.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은 데뷔를 꿈꾸는 작가들에게는 꿈의 공간, 웹툰계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못했던 유료 결제를 안착시키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성과는 작가와 유료 플랫폼의 신뢰가 깨지면서 일순간에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