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 칼럼] 웹툰 생태계의 변화와 작가 주도형 플랫폼의 부상
홍난지 2019.09.30




웹툰 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게 된 것은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이 등장하고서부터다. 포털 중심의 웹툰연재는 독자들을 폭넓게 설정한 작품들이 유리했다. 만화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그려왔으나 여기에 속하지 못한 작가들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만들어진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은 도전만화나 웹툰리그에서 꾸준히 작품을 내던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며 성공적으로 웹툰 산업에 안착했다. 무료연재는 웹툰이 산업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발전할 수 없게 하는 주요 요소로 손꼽혀 왔다. 유료플랫폼의 약진은 이러한 우려들을 상쇄할 수 있는 성과였다. 웹툰전문 유료플랫폼은 데뷔를 꿈꾸는 작가들에게는 꿈의 공간, 웹툰계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못했던 유료 결제를 안착시키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성과는 작가와 유료 플랫폼의 신뢰가 깨지면서 일순간에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다.


현재 웹툰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제작’과 ‘유통’ 분야다. 기존의 논의들에서 만화는 1인 창작이 가능한 콘텐츠로 제작비가 타 콘텐츠에 비해 적게 든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해왔으나, 이제는 그렇지만도 않다. 요즘 웹툰 한 타이틀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2000년대 중후반의 웹툰 원고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이유는 연재료 이외의 추가 수익과 2차적 저작권, 해외전송으로 수익모델이 다각화되었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으로 1주일에 한 편씩 연재되는 시스템과 과도한 완성도 경쟁은 작가 1인이 작품을 책임지기에 벅찬 일들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것들에 기인하여 웹툰 제작스튜디오와 작품과 플랫폼을 연계시키는 에이전시들이 만들어졌고, 작품을 연계하는 것에서 나아가 작품을 직접 제작하고 2차적 저작권 사업까지 나서는 제작사들이 등장했다. 작가와 플랫폼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작품에 관해 논의하고 연재하는 방식도 존재하지만, 그 외의 방식도 적극적으로 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앞서 밝힌 요인 뿐 아니라, 콘텐츠로 경쟁하는 시대로 진입했기에 기존 웹툰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했을 것이다. 비독점 웹툰이 플랫폼에 연재되는 것도 같은 의미다.  








이러한 웹툰 생태계의 변화로 작가의 작품 연재방식도 두 가지로 양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첫 번째 작가의 작품 연재 방식은 작품을 만드는 일에만 매진하고 작품에 대한 연재나 2차적저작권 사업에 대해서는 에이전시나 제작사에 위임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작가는 작품을 사업화시킬 수 있는 역량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다각화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작가와 중간 연계 업체 간의 신뢰가 바탕에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중간 업체와 거래하는 플랫폼 혹은 2차적저작권을 사용할 업체 간의 계약에 대해서 작가는 알기 어렵다. 다른 한 편에 서 있는 작가들은 작품의 창작과 제작, 유통까지도 스스로 통제하려는 의지로 움직인다.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채널은 주로 개인 SNS이며 습작들을 올려 팬덤을 확보했다. 2015년에는 플랫폼 주도로 독자와 작품을 잇는 형식에서 벗어나 직접 독자와 작품을 잇는 오픈 플랫폼인 ‘포스타입’이 등장했다. ‘포스타입’에 비해 후발주자인 ‘딜리헙’도 기존 플랫폼 중심의 연재라는 틀과는 다르게 작가에게 자유도가 높은 방식을 원하는 작가들에게 새로운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포스타입은 작품의 수익 중 10%를 플랫폼이 가져간다. 10%는 작품에 대한 중개 수수료인 셈이다. 딜리헙은 5% 정도의 수익을 가져간다고 알려져 있다. 2차적저작권 사업, 해외전송권에 대한 권리는 모두 작가에게 있다. 이러한 오픈플랫폼의 수익모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딜리헙에 의하면, ‘서비스를 하면서 광고, 마케팅’에서 수익을 얻을 것이라 한다. 딜리헙은 장기적으로 작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되고자 하는 가치를 갖고 있다.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라는 딜리헙의 모토는 기존의 플랫폼 환경에서 자신의 공간을 찾지 못하고 부유했던 작가들의 긍정적인 대안이자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오픈 플랫폼의 모토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것은 비단 작가만이 아니다. 본인이 원하는 작품을 보기 위해 플랫폼을 정해두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찾던 독자들은 딜리헙과 포스타입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에 적합한 공간이 되었다. 개인 SNS를 통해 만화를 그려 올리던 작가들이 딜리헙과 포스타입에 흡수된다면 웹툰의 대안 매체로서 급부상하는 것이 머지않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이 이와 같은 대안 매체를 선택하는 이유는 딜리헙과 포스타입이 기존 플랫폼과는 다른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자신이 만든 작품의 통제권을 모두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 플랫폼과 작가의 매칭이 가능했다. 여기에 감화된 작가들이 모든 작가라 할 수는 없으나 일부 작가들에게는 분명히 좋은 대안이 되어주었다. 또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줄 독자를 만나려면 기존의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는 작품을 만들면서 수익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의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작품을 계속해서 창작할 힘을 얻을 수 있으면 된다는 작가들에게 딜리헙과 포스타입은 매력적인 공간이다. 딜리헙과 포스타입은 작가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대신 작가가 책임져야 할 사항도 많다. 독자 타깃 설정, 가격 전략, 연재 스케줄 조정 등을 작가가 모두 정해야 해서 작가가 신경을 써야 할 사항들이 훨씬 많다. 플랫폼에 연재하는 작가들에 비해서 생각하고 결정해야할 것들이 많은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작가의 몫이 된다. 작가가 선호하는 연재 방식이 획일적이지 않을 것이므로 오픈 플랫폼의 부상은 작가들에게 원하는 플랫폼을 ‘선택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재의 웹툰 플랫폼은 대중적인 기호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것은 지금의 한국 웹툰 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중요한 전략이다. 기존의 전략과 함께 산업 규모가 더욱 확대되려면 웹툰은 수익 뿐 아니라 문화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문화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했을 때 더욱 진화한다. 그래서 딜리헙과 포스타입과 같은 대안적 오픈 플랫폼이 보다 다양한 성격의 웹툰을 만드는 작가들이 수익을 얻으며 안정적으로 연재할 수 있다면 웹툰 문화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더 많은 작가들이 꿈꾸는 웹툰을 창작하며 행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독자들이 여러 웹툰을 감상하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오픈형 웹툰 플랫폼의 발전을 기대한다.





홍난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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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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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근원적인 문제부터 짚어보자. 문화 상품은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당연히 될 수 있다. 단, 모든 불매 운동이 그렇듯 이 역시 소비자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조가 바탕에 있어야 한다. 일본 문화를 소비하지 않기로 결정했든, 여전히 그것과는 무관히 소비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든 그것은 오로지 개인에 달린 문제다. 평점 테러와 같은 악의적인 군중심리를 동원하는 것이 애초에 불매 운동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언제든 개선될 수 있는 국제 관계에 작가 혹은 작가를 위시한 기업이나 단체, 작품 등을 고의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답 또한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를 매국과 애국의 이분법으로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분위기야말로 가장 폭력적이고 부당한 처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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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019년 태국 웹툰 시장 현황과 진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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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태국에서 웹툰, 즉 온라인 만화 사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인 2014년이다. 태국에는 라인 웹툰(한국), 코미코(일본), 위코믹스(욱비코믹스의 신규 명칭으로, 2019년 텐센트로부터 투자 유치) 3개의 대형 플랫폼이 있으며, 모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세 개의 플랫폼 모두 초기에는 무료로 운영되었으나 2017년부터 이후 유료 모델(pay-to-read)을 도입해 콘텐츠 유료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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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크레이그 톰슨의 작품 읽기 1. <담요> : 어느 만화가의 소명(召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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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⑪ 박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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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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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공포' 장르문학, 공포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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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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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 근황과 전망
강태진
2019.07.02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빈약한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제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각고의 노력으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한 한국 콘텐츠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는 게임, K-POP, 영화, 드라마가 있으며 최근에는 웹툰이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기술, 예술, 사업의 놀라운 삼위일체
박수민
2019.07.01
<토이 스토리 4>가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엔 의아했다. 2010년에 나온 3편을 완벽한 3부작의 마무리로 보았고,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장난감 친구들에게 더 나은 결말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바, 살아있는 장난감에겐 자신을 아껴줄 주인보다 좋은 건 없다. 또 모험을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지어내 억지로 잇는 느낌일 것 같았다. 픽사가 한동안 오리지널보다 전작의 속편이나 스핀오프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도 의심을 더했다. 물론 안이한 기획이기 쉬운 속편마저 귀신같이 잘 만드는 픽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조관제 漫步만보_ 원로 만화가 순례 ⑩ 임수
조관제
2019.06.19
임수의 작품은 이국적인 화풍과 꼼꼼한 그림체, 그리고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로 한 번 본 50~60대 독자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이 재미가 있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임수 만화’를 보는 재미는 심각한 장면마다 무성영화 시절의 변사辯士 같은 인물들이 만화 칸 밖에 나와 해설하는 장면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칼럼] IP의 확장-웹소설학과의 부상
홍난지
2019.05.31
모바일 시대의 대표 콘텐츠로 각광받는 웹소설은 여가시간에 손에 쥔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웹소설은 다양한 미디어 창구로 전환되어 성공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모바일 시대의 스낵컬처에서 대규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빅 킬러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가 글을 웹에 공개하고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형식은 인터넷 소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웹소설을 인터넷 소설의 모바일 적응 형식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인피니티 사가 10년과 대하 서사의 시대
박수민
2019.05.3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지난 10년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막을 내렸다. 아이언맨 1편부터 엔드게임까지 22편의 영화를 묶어 공식적으로 ‘인피니티 사가’로 명명하면서 각 히어로들의 탄생과 인피니티 스톤을 둘러싼 모험이 하나의 통일된 서사로 완료된 것이다. 영화역사상 유래가 없을 무모한 기획은 현시대 가장 인기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보란 듯이 성공했고, 그 최종장으로서 2부로 쪼개진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은 MCU의 수장 케빈 파이기 이하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이고 전 세계 관객에게도 일생일대의 이벤트였다.
[전문가칼럼] 마블은 더 많은 다양성을 포용할 것이다
최서윤
2019.05.28
2008년의 어느 날, 나는 꽤 흥분했다. <아이언맨>을 영화관에서 처음 본 날이었다. 이 영화는 내가 영웅 서사에 기대한 바를 거의 완벽히 충족시켰다. 빛나는 두뇌를 가진 과학천재이자 엔지니어인 군수업체 사장이 테러집단에 납치되지만, 스스로 창조한 슈트를 착용해 탈출하고, 과거를 반성한 뒤 결자해지 하고자 재능 발휘하며 벌어지는 모험과 성장에 심장이 뜨거워졌다.
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45 : 이범기, 박수산, 윤애경
박기준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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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탐독의 만화경] 콘텐츠, 비밀은 없다
박수민
2019.04.22
콘텐츠 업계에서 보낸 10년 이 칼럼 란에 필자의 직업은 영화감독으로 소개되어 있다. 허나 오래 전 저예산 장편영화 한 편을 연출해본 일천한 경력일 뿐. 실상은 시나리오 작가와 그 비슷한 무엇(?)으로 지난 10년의 밥벌이를 해왔다. 여러 영화사들을 오가며 최종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한 글을 써왔는데, 슬프게도 제대로 결과가 이어진 게 없어 이쪽 경력도 내세우긴 좀 그렇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업계 사람을 만나면 스스로를 이래저래 굴러다닌 ‘장돌뱅이’라 표현한다. 이 바닥에 나 같은 정체불명의 작가 나부랭이가 어디 한둘일까. 업계 종사자라면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이고, 망하거나 죽지 않고 아니, 포기하거나 굶지 않고 10년을 버텼으니 용하다는 말이 돌아온다. 뭐 하나라도 기술이 있어야 먹고 산다는 옛말은 이과는 물론 문과도 마찬가지인 만고의 진리인데, 한평생 인문계 테크 트리만 찍은 필자의 밥벌이 능력은 기술이라 칭하기엔 애매하다. 아이템이 주어지면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 내용을 글로 옮기는 능력이 그것이기 때문. 이런 모호한 능력을 가지고 영화 일 외에도 스토밍(Storming)할 브레인이 필요한 출판, 디자인, IT 등의 분야에서 온갖 계약직과 비정규직, 프리랜서, 유령작가 등 용병 비슷한 삶을 유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