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 칼럼] 웹툰은 공짜? 웹툰 불법 소비의 심리와 극복방안
정민수 2019.11.11





필자는 웹툰 업계에 몸을 담은 지 이제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았고, 제목과 같은 주제의 칼럼 작성을 요청 받으면서 참으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작권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이 많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법복제는 웹툰 뿐만 아니라 영화, 방송, 음악, 만화, 서적 등 많은 장르의 저작물 분야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웹툰은 2013년부터 레진코믹스를 시작으로 유료 웹툰 플랫폼이 생겨나기 시작하기 전에는 다음, 네이버를 통하여 무료로 서비스 되는 저작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법사이트를 통하여 웹툰을 보는 소비의 심리에 대해서, 공짜를 좋아하는 일반 대중의 심리,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 이외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고민의 과정에서 레진코믹스에서 불법복제에 대한 대응업무를 담당하는 필자 역시도 여전히 불법복제 문제에 대한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웹툰 불법 소비의 심리와 극복방안에 대하여 전문가라고 당당하게 말하기에는 아직은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웹툰의 불법복제 문제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그리고 나름대로 고민했던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하며, 이 글을 통하여 불법사이트 또는 불법복제를 통하여 웹툰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웹툰의 불법소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먼저, 웹툰을 불법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 중에는 웹툰 작가가 취미의 일환으로 웹툰을 창작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언론을 통하여 일부 성공한 웹툰 작가의 고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대부분의 웹툰 작가들이 웹툰 창작을 통해 이미 충분한 대가를 얻고 있으며, 따라서 본인들이 웹툰을 불법 소비하는 것이 별다른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웹툰 작가들의 현실은 일부 성공한 웹툰 작가들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웹툰 작가들은 데뷔 초기부터 불법복제로 인하여 생계를 위협받고 있으며, 본인들의 창작물이 무단으로 도둑질 당하는 것에 대하여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크나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혹자는 웹툰 작가들이 웹툰을 창작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통하여 돈을 벌고 있으며, 일부는 향후 성공한 일부 웹툰 작가들처럼 고소득을 얻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불법복제를 통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쌓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열정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을 제공하는 현상을 “열정페이”라고 부르며 많은 비판을 해 왔고, 웹툰 작가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향후 고소득 작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불법복제로 인하여 피해를 받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많은 웹툰 작가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많은 웹툰 작가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여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하여 정당한 평가와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럼에도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웹툰을 불법 소비하는 것은 웹툰 작가들에 대한 심각한 갑질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웹툰을 불법 소비하는 사람들은 웹툰 작품을 통하여 즐거움을 얻고 있으며, 그러한 즐거움을 앞으로도 별다른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계속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이라는 권리를 부여하는 목적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인정해 줌으로써 저작물의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웹툰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향후에도 웹툰을 통하여 즐거움을 얻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웹툰의 불법 소비는 많은 창작자들의 창작 의욕을 감소시킬 것이며, 그 만큼 앞으로 좋은 작품이 창작되고 이를 통하여 즐거움을 얻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Marvel의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을 계속 볼 수 있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형 경제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웹툰 불법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국민적인 관심과 지탄이 필요하다. 우리는 웹툰 불법사이트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웹툰 불법사이트 및 그 운영자 들은 웹툰 작가들과 웹툰 업계에 수십억의 규모의 피해를 끼치는 심각한 범죄행위 및 범죄집단이라는 점과 웹툰 불법 소비는 이러한 범죄행위 및 범죄집단이 기승을 부리게 만드는 방조행위와 다름이 없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 웹툰 불법사이트 및 그 운영자들이야 말로 이러한 공정 가치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임을 명백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웹툰 불법 소비를 근절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웹툰 불법 사이트는 공짜로 웹툰을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과 여러 웹툰 플랫폼의 작품을 하나의 불법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강렬한 유혹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웹툰의 생존을 위하여 불법 소비를 계속 줄여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국 당국과 웹툰 업계의 지속적인 단속과 강력한 처벌, 그리고 일반 대중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 밖에는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은 저작권에 대한 교육 강화화 함께 웹툰 불법 소비로 인하여 웹툰 작가들이 겪는 어려움과 파급효과를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카페나 식당 등에 물건을 두고 자리를 비우더라도 절도를 당하는 일이 많지 않다고 놀라움을 표한다는 이야기를 TV 등을 통하여 보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물건 뿐만 아니라 저작물과 같은 정신적 창작물에 대해서도 치안이 보장되고 일반 대중의 인식이 선진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모쪼록 웹툰을 불법 소비하는 많은 이들이 한번 더 고민해 보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장 정민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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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작가 개인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초기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한국의 ‘온라인 만화’는 2004년을 전후로 다음, 네이버, 파란 등 포털 사이트들의 ‘서비스’로 재편되며 ‘웹툰’이라는 이름이 부여되고 초기적인 틀을 형성했다. 이후 2013년 레진코믹스, 탑툰을 비롯한 본격적인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이 겹쳐지며 2019년 현재의 웹툰 환경을 형성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비교적 그리기 간편했던 ‘에세이툰’이 대세를 이뤘다면 2000년대 중후반 네이버의 ‘도전 만화가’나 다음의 ‘웹툰리그’(구, 나도 만화가)를 비롯한 아마추어 활동 공간 및 발굴 플랫폼의 등장, 디시인사이드나 루리웹을 비롯한 만화 연재 커뮤니티의 활성화, 그리고 ‘아마추어 작가’나 ‘지망생’들을 열심히 섭외하며 작가의 풀을 채운 신생 웹툰 플랫폼의 등장은 표면적으로는 이전보다 한국 웹툰의 ‘장르 다양성’을 대폭 신장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일상툰’을 비롯해 에세이 만화의 성격을 지닌 만화는 물론 액션이나 스릴러 같이 고도의 기획력이 필요한 작품, 이성애는 물론 다양한 성적 취향을 반영하는 작품도 속속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