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로벌리포트] 2019년 프랑스 만화계 정리 (출판만화)
윤보경 2019.12.05



프랑스 출판 만화계 전반
2019년 6월, 프랑스 출판조합(SNE, Syndicat National de l’édition)의 대규모 모임이 있었다. 그 기회를 통해 2018년 프랑스 출판종합 집계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해의 종합 집계는 항상 그 이듬해에 마무리 된다 (2019년의 결과 수치는 2020년 상반기에 발표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 글에 인용된 집계는 2018년을 조사한 자료로, 비록 올해의 수치는 아니지만 가장 최근의 결과이므로 프랑스 출판계와 만화계의 규모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8년의 출판 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7년의 27억9200만유로(한화 약 3조6178억1776만원) 보다 4.38% 감소된 26억7000만유로(한화 약 3조4597억3260만원)로 총 집계되었다. 

출판시장 가운데 창작 문학 도서, 자연 인문 사회학 도서, 아동 문학, 실용 도서, 학습 서적을 이어 여섯 번째 (전체 시장의 약 4%)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 도서 시장은 전년 대비 0.4% 감소된 2억7620만유로(한화 약 3577억9077만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시장 전반에 비해 수익 감소의 폭이 적은 편이었고(시장 전반은 전년대비 4% 이상의 감소, 출판 만화 시장은 0.4%의 감소), 유명한 시리즈 만화의 출간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익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큰 성장 없이 자리를 지켰다고 평가되는 일반 만화 시장에 비해 망가와 코믹스 등 해외 만화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해외 만화 시장의 성장세는 전체 만화 시장의 수익 확대에 좋은 영향을 가지고 올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 이미지 1, 출판업계 수익과 판매부수 변화 도표

 해외 만화의 약진
지난 1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도 해외 만화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경쟁부분에 올라간 작품들 중 절반 가량이 해외 작품이었고, 그 중엔 한국 만화 (송아람 작가의 <두 여자 이야기>와 박윤선 작가의 <홍길동>)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다. 황금 야수상 (그 해 가장 두드러진 작품에게 주는 상)은 미국의 에밀 페리스(Emil Ferris)가 그린 그래픽 노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몬스터>에게 돌아갔고, 그랑프리 (작가의 작품인생을 전반을 평가하여 수여되는 상)를 받은 작가는 <란마 1/2>로 유명한 일본 작가 다카하시 루미코였다. 축제의 전시와 마스터 클래스, 컨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들도 해외 작가와 작품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해외 만화 시장은 프랑스에서 그 수익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는 뿐만 아니라, 작품과 작가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와 이해도도 그 전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만화 (망가) 컬렉션 증가
해외 만화 작품의 위상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출판사들의 망가 컬렉션이 늘어난 점도 2019년에 들어서며 두드러진 부분이다. 많은 수의 작품을 한 번에 계약하여 같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소개할 수 있는 ‘컬렉션’은 긴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망가 작품들과 잘 매칭되었다.

대표적으로 카스테르망(Casterman)출판의 Sakka 컬렉션이나 다르고(Dargaud)출판의 KANA 컬렉션, 아슈떼(Hachette)출판의 Pika Edition, 스테인키스(Steinkis)출판의 Vega 컬렉션 등 수많은 출판사들이 각 컬렉션을 통해 망가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고, 그 기세를 계속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레자르 누아르(Lezard noir)출판사, 앙까마(Ankama)출판사와 같이 전문적으로 일본 만화, 망가 스타일의 작품들만을 다루는 출판사도 점점 늘고 있다.

망가가 프랑스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던 80, 90년대만 해도 이런 작품들은 일부의 어린 독자들의 점유물이라 취급되었다. 그러나 당시 망가 작품을 책과 애니메이션 등으로 접하며 유년기를 보냈던 현재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40대 독자들과 함께, 새로이 유입되고 있는 10~20대 독자들이 더해지며 프랑스의 망가 시장 전체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작가의 ‘사인회’ 보수 지급에 대한 논쟁과 시도
프랑스에서 작가 사인회(데디까스, Dedicace)는 책과 작가, 독자를 둘러싼 특별한 문화처럼 여겨져 왔다. 이는 그냥 단순한 사인회로 설명할 수 없는데, 작가는 몇 초 만에 끝낼 수 있는 단순한 사인을 책에 남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그린 오리지널 그림 (작품 속 인물이나 이야기의 핵심 이미지 등)을 직접 그려준다. 작가가 책에 ‘데디까스’를 작업하는 동안 이를 기다리는 독자들은 눈 앞에 펼쳐지는 그림 퍼포먼스를 통해 책 작업과정 전체를 상상하며 작가와 대화하거나 질문을 건네기도 하는 등, 작품을 둘러싸고 작가와 독자가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가 만들어진다. 그리하여 유명 작가의 ‘데디까스’를 받기 위해서 줄을 길게 서서 몇 시간이고 차례를 기다리는 독자들의 모습은 다수의 만화 축제나 출판 박람회, 대형 서점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이미지 2, 앙굴렘 축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인회

‘데디까스’ 문화는 작가와 독자에게 특별한 나눔의 자리이자, 출판 업계 관련자들에게는 이익 창출의 이벤트로서 오랜 시간 성행해왔다. 작가들은 각자의 책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어떤 금전적 보상 없이 이러한 이벤트에 동원되어 왔지만, 2017년 전후로 불만의 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다. 이에 만화작가 노동조합(SNAC BD)은 다양한 작가들의 사례와 의견을 수렴하여 공식적으로 작가들에게 보수 지급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는 만화 축제 입장권이나 책 판매 등을 통해 직접적인 이윤을 가지고 가는 축제 운영회나 박람회 주최측, 대형 서점, 출판사 등이 작가 수당을 맡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12월에 있을 파리 만화 살롱(SoBD)에서는 작가의 데디까스 작업을 노동으로 인정하여 작가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노동조합의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퀘벡의 라 파스텍 (La pasteque)출판사는 소속 작가들의 보수 일체를 맡아 지불하기로 했지만, 그 외의 출판사들은 파리 만화 살롱 주최측과 그 부담을 절반씩 나눠 지불하기로 했다. 보통 2~3시간 동안 진행되는 데디까스 한 회의 대가로는 60유로(한화 약 7만7천원)가 책정되었다. 살롱 주최측은 금액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작가들에게 지급될 보수는 최저임금의 두 배 가량’이라 강조했다. 작가 노동조합에서는 다른 지역의 만화 축제들이나 박람회 등에서도 차차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 주장하며, 작가 보수를 나눠 지불할 다른 기관 등 (국립 도서 센터/CNL, 프랑스 작가 협회/Sofia)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

인터넷 책 쇼핑에 대항하는 작가들과 서점들
근래 들어 ‘아마존이 일반 상점들을 죽이고 있다’, ‘아마존이 새로 창출하는 일자리의 질과 수치보다, 기존의 양질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경우가 더 많아 장기적으로 프랑스 경제의 손해를 키우고 있다’ 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뉴스, 신문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서점들의 어려움도 일반 상점들의 어려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넷으로 책을 사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작은 서점들은 경제적 손해와 존폐 위기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책 판매 사이트, 아마존은 전체 시장의 15%을 잠식하며 프랑스 곳곳에 있는 지역 소규모 서점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진단되었다.

<르 샤 (Le chat)>로 잘 알려진 벨기에 출신 만화가 필립 그룩(Philippe Geluck)은 ‘내 책을 사려는 나의 독자들에게, 인터넷으로 구매하지 말고 서점에 가서 사줄 것을 부탁한다’고 인터뷰를 통해, 지면을 통해 계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의 성장은 서점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나아가 작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소규모 독립 서점들을 지지했다.
△ 이미지 3, 필립 그룩 작가의 방송 인터뷰가 기사화됨

소규모 서점들도 함께 연대하여 대항하고 있다. 2500개의 독립 서점들이 참여하고 있는 라리브레리(La librairie)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보다 쉬운 책 구매와 잦은 서점 방문을 유도한다. 소비자는 일반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매할 책을 찾아 결제를 진행하고, 배송을 통해 직접 받아보는 옵션과 사는 곳 인근의 서점에서 직접 찾아 가는 옵션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서점에 와서 구매한 책을 직접 찾아가는 선택지는 구매자에게는 배송비를 절약할 수 있게 하고, 서점 관계자에게는 구매자가 서점을 자주 찾도록 하여 자연스레 다른 책들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 거라는 각각의 이익이 바탕에 깔려있다.

물론 이러한 사이트가 인터넷의 수많은 쇼핑몰이나 아마존과 같은 경영 방식을 완전히 따라 할 수도 없고,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도 없다. 위의 사이트는 아마존의 라이벌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무분별한 과소비와 과생산, 과경쟁 체제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들의 주장, 서점들의 새로운 시도 등으로, 대중들이 각각에게 알맞는 책 소비 패턴과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의 일부인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을 통해 다채로운 성격의 소규모 서점들을 조금 더 오래 지켜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미지 4, 라리브레리 사이트의 ‘우리는 독립 서점들을 지지합니다’하는 문구가 보인다

내년 2020년은 프랑스에서 ‘만화의 해’로 지정한 해이다. ‘만화의 해’를 앞두고, 현재 만화와 관련된 많은 행사, 전시, 컨퍼런스 등이 기획 (총 예산 15만유로, 한화 약 2억원 가량)되고 있고, 각 미디어 분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당시 문화부 장관 프랑수아즈 니센(Francoise Nyssen)이 축제를 방문해서 피에르 룽게레티(Pierre Lungheretti) 국제만화이미지센터장을 만나 만화를 부흥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행사 등을 마련하도록 주문했었다. 피에르 센터장은 만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시스템을 54개의 항목으로 정리해서 앞으로 차차 실행에 옮길 것을 발표했다. 앞으로 총 240만 유로(한화 약 31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화 부흥 미션’도 ‘만화의 해’를 맞아 더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만화계의 긍정적 변화와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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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현재 중국 만화 플랫폼의 월 이용자 수 TOP20는 아래와 같다. 콰이칸만화가 월 4,551만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텐센트동만이 약 1,379만의 사용자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웨이보동만, 칸만화, 보동싱치우, 동만, 추만, 왕이만화, 띠이탄, 만화타이 등의 순으로 10위권 플랫폼 순위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칼럼] 무엇이 웹툰의 ‘장르 다양성’을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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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작가 개인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초기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한국의 ‘온라인 만화’는 2004년을 전후로 다음, 네이버, 파란 등 포털 사이트들의 ‘서비스’로 재편되며 ‘웹툰’이라는 이름이 부여되고 초기적인 틀을 형성했다. 이후 2013년 레진코믹스, 탑툰을 비롯한 본격적인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이 겹쳐지며 2019년 현재의 웹툰 환경을 형성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비교적 그리기 간편했던 ‘에세이툰’이 대세를 이뤘다면 2000년대 중후반 네이버의 ‘도전 만화가’나 다음의 ‘웹툰리그’(구, 나도 만화가)를 비롯한 아마추어 활동 공간 및 발굴 플랫폼의 등장, 디시인사이드나 루리웹을 비롯한 만화 연재 커뮤니티의 활성화, 그리고 ‘아마추어 작가’나 ‘지망생’들을 열심히 섭외하며 작가의 풀을 채운 신생 웹툰 플랫폼의 등장은 표면적으로는 이전보다 한국 웹툰의 ‘장르 다양성’을 대폭 신장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일상툰’을 비롯해 에세이 만화의 성격을 지닌 만화는 물론 액션이나 스릴러 같이 고도의 기획력이 필요한 작품, 이성애는 물론 다양한 성적 취향을 반영하는 작품도 속속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