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로벌리포트] 아직도 잘나가는 일본 만화 '코난', 어벤저스 꺾은 비결(상)
김민오 2020.10.14



아직도 잘나가는 일본 만화 ‘코난’ 어벤져스 꺾은 비결 (상)


일본에서 '어벤저스'보다 '명탐정코난'이 우세
글로벌 히트작이 유독 일본에서 맥을 못추는 이유는?

김민오




2019년, 마블 코믹스의 영화 어벤져스: 엔드 게임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위엄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벤져스도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일본입니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은 개봉 첫 주에는 1위를 했지만 개봉 둘째 주에는 당시 똑같은 시기에 개봉을 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맙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엔드 게임뿐만 아니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경우는 1위를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이때의 경쟁작도 바로 명탐정 코난이었다는 것이죠. 그 외에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인사이드 아웃, 주토피아 같은 해외 베스트셀러 콘텐츠들이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과의 경쟁에서 패배를 했습니다. 어째서 이런 베스트셀러 콘텐츠들이 일본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걸까요? 이에 대해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한정하여 조사를 해보았고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만화시장 보유국, 일본
일본은 미국마저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만화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피규어, 게임 같은 다양한 2차 저작물을 제작하여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그래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만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는 웬만큼 좋은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는 일본에 충분히 있다는 인식을 형성합니다. 앞에서 예를 든 어벤져스의 경우, 독립된 작품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하나의 세계관에서 만나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는 스토리가 큰 소구점인데 일본에서 이런 스토리는 이미 과거에 울트라맨, 가면 라이더 같은 작품을 통해서 영상화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어벤져스는 그저 과거에 봤던 작품들과 비슷한 작품 중 하나였던 것이죠. 이처럼 콘텐츠 강국인 일본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로 승부를 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거대한 콘크리트 팬덤을 형성한 일본 콘텐츠
일본에서는 '오타쿠가 시민권을 얻었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만화, 애니메이션 팬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거대합니다. 20년 전, 앞서 말한 명탐정 코난, 원피스, 나루토 등의 만화를 보며 자란 세대들이 지금은 일본 경제의 주축이 되었는데 이들은 경기 불황과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소비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만화 애니메이션 시장은 커져서 다양한 2차 저작물의 유행, 유명 연예인들의 덕밍 아웃 등의 현상을 만들었고 만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곧 만화 애니메이션 팬들의 연령층과 성별을 다양하게 만들어 거대한 콘크리트 팬덤을 형성했고요. 이런 맥락을 봤을 때 해외 베스트셀러 콘텐츠가 일본 내에서 자국 콘텐츠와 경쟁을 할 경우, 일본인들에게 낯선 콘텐츠보다는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온 자국 콘텐츠가 선택받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우진
애니메이션 쪽의 이슈로 성우에 대한 맥락도 있습니다.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인기 성우진의 기용이 흥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주연배우가 누구인지 관심을 가지듯이, 일본에서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볼 때 성우가 누구인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죠. 이런 관심에 힘 입어 많은 성우들이 본업뿐만 아니라 가수도 겸업하면서 단독 콘서트를 하고, 2015년 어린이 장래희망 상위권에는 성우가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 성우의 인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을 봤을 때,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가 나온 영화라도 일본 인기 성우가 참여한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같은 시기에 개봉을 한다면 쉽게 박스오피스 1위를 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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