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 칼럼] 코로나가 소환한 이세계 축제, 하이브리드 만화축제
김민태 2020.11.03



코로나가 소환한 이세계 축제, 하이브리드 만화축제
온라인 축제의 생명력과 오프라인 축제의 오리지널리티를 결합
하이브리드 운영방식은 모두에게 이로운 행사운형


김민태(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세상이 멈췄다. 모두가 집에 갇혔다. 사람을 모으는 것은 이 시대의 비상식이다. 그러나 축제에는 사람이 상식이다. 그럴 수 없는 지금 대안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은 던져졌고 함께 생각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2020)는 코로나 사태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9월 19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되었다. 프로그램은 <늙은 아버지와 사는 집>, <독립에서 독립하기> 전시가 온라인으로 운영되었고, 개막식 축하공연, 웹툰 OST 콘서트, 방구석 코스프레 챌린지, 랜선 팬 미팅, 애니송 콘서트, 성우 콘서트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모든 행사는 무리 없이 진행됐고, 톡톡 튀는 기획행사와 반짝반짝한 프로그램들이 더해져 세련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축제는 강물처럼 일정에 맞춰 콘텐츠와 사람이 흐른다. 온라인 축제는 온택트를 지향하지만 관람객이 빠진 채 흘러간다. 축제가 흐른 자국은 축제주최자, 관람객, 참여자들의 마음에 간직되고, 온라인에 수많은 정보와 소감을 새긴다. 그런데 정작 온라인 BICOF는 온라인에 이야기가 없다. 일 년간 준비해 온 축제의 에너지가 파편화됐다. 축제사무국에서 배포한 보도 자료만 뉴스난에 옮겨져 있다. 행사가 담긴 유튜브 영상에는 수많은 댓글이 기록되어 있지만 확산성과 현장성, 비평성에 한계가 있다.

축제의 진화는 관람축제(1979-80년대/아날로그 시대)→참여축제 (1990-2000년대/디지털 시대)→소통축제(2010년 이후/컨버전스 시대)1)의 순서를 거쳐 왔다. 코로나는 4세대 축제를 강제로 소환시켰고 2020년 이후부터는‘확장축제’로서‘하이브리드 시대’가 어울린다. 3세대 축제형태인 소통축제의 축제구성 ‘콘텐츠 융합’과 ‘커뮤니케이션’이 온∙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여기서는 축제와 관객이 온∙오프라인으로 초 연결되고 5G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동시 인터렉티브 환경이 만들어져 시간과 장소의 경계를 넘어 축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시작된 것이다.

온라인 만화 축제의 대안을 찾았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구분된 것은 있다. 그 기준은 바로 생명력이다. 오래된 공연영상, 오래된 드라마 등은 유튜브에 꾸준히 재소환 되어 밈이 되기도 하고 레트로 열풍을 일으킨다. 반면 유튜브에서 오래전 지식포럼이나 기술발표, 정보세미나 영상을 찾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전자는 생명력이 있고, 후자는 단발성을 가진 차이로 구분된다. 이것을 근거로 만화축제를 디자인해보면 ‘하이브리드 만화축제’의 결론이 도출된다.

생명력은 하이브리드 만화축제의 프로그램 운영 방식을 정하는 지표가 된다. 전시, 공연, 이벤트처럼 사람의 정서에 다가가는 프로그램은 하이브리드 개최를 따라야 한다. 현장에는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아우라와 오리지널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미 있는 전시물이 짧은 축제기간 후 사라진다는 것은 그동안 매우 소모적이었는데 온라인화되면 영상으로 남아 오래 두고 재생될 수 있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 학술, 토론, 비즈니스 행사 등의 지식과 정보 교류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현장을 같이 운영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정해진 시각에 현장에 모인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소통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대상을 만나는 것이 행사 개최의 목적에 부합한다.

축제콘텐츠의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운영방식은 모두에게 이로운 행사운영이다. 그동안 예산과 투입자원의 한계로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하이브리드 만화축제의 장점은 명확해진 상황에서 뒤로 돌아갈 이유가 없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패러다임도 전환되었다. 문화 향유의 경험은 결코 역행할 수 없다. 다만 지금은 현장이 없는 하이브리드 만화축제로 문을 열였다면 앞으로는 관람객 기반의 하이브리드 만화축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1) <문화자원의 융합과 네트워킹 전략> - 류정아(케이콘텐츠 2016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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