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칼럼] 네이버 웹툰 《왕세자 입학도》 속 청금복 이야기 2편
권병훈 2020.11.20

 

 네이버 웹툰 《왕세자 입학도》 속 청금복 이야기 2편
웹툰으로 보는 우리나라 복식 이야기

권병훈(복식사 전공 <오례> 대표/영화 '남한산성' 복식 자문)


조선 시대 유생들의 청금복

그렇다면 실제 조선 시대 유생의 복식은 어땠을까? 일단 500년 역사동안 유행은 변화했기 때문에 유생의 복식을 한 번에 쉽게 정리할 순 없지만 그나마 간단하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4단계로 나뉜다.

                                                                                                                               △ 조선 시대 유생들의 청금복 형태 변화


1단계인 난삼은 태종 임금 때 기록이 등장한다. 《실록》에 따르면 청금단령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이는 그 당시 명나라의 국학기관에서 공부하던 선비들의 복색이 난삼이라는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2단계인 홍단령은 중종 임금 때 처음 그 기록이 등장하는데 유생들이 난삼 입기를 꺼리자 그 당시 서리들이 입던 홍단령을 입었으나 이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3단계인 도포는 광해군대에 기록이 등장한다. 그리고 4단계인 착수단령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착수단령포(소례복) 유물로서 유생들 역시 1884년 갑신의제개혁령에 의해서 위와 같이 소매 좁은 착수단령을 청금복으로 착용했다.


재미있는 점은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표 1) 속 청금단령, 즉 난삼(襴衫) 차림을 한 사람은 조선 후기의 인물인 윤봉구(尹鳳九,1683~1768)의 모습으로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 소장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난삼은 유생을 표현하는 청금복으로 가장 합당한 의복이라고 여겨지는데도 불구하고, 성종 임금 때 유생들이 당시 입었던 난삼 차림을 대단히 부끄러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조정에서 논의한 내용을 보면 유생들이 성균관 안에 있을 땐 교복처럼 입어야 했던 옷이니 어쩔 수 없이 입었지만, 성균관 밖으로 나오자마자 부끄러워서 난삼 차림을 벗고 간편한 차림으로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종 임금 대의 기록에 따르면 난삼 차림 대신에 그 당시 서리들이 입던 홍단령(紅團領)을 청금복으로 입게 했으나, 생원·진사들도 성균관 밖에서는 직령(直領) 차림을 하다가 성균관에 들어와서야 단령을 입고 모자를 바꿔쓴다는 기록이 보인다. 성종 때뿐만 아니라 중종 때에도 유생들이 성균관 밖에서 교복이라고 할 수 있는 청금복 입기를 꺼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복을 거부하고 두발 자유화를 외치는 학생들의 DNA는 조선 시대 유생들로부터 이어져 온 것 같다.


 


 △ 그림 10,11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유생들의 경우 머리에는 보편적으로 유건을 즐겨 썼다. 물론 조금 더 이른 시기로 가면 이 외에도 유생의 관모가 정착되기 이전 시대에는 연라건(軟羅巾)과 평정건(平頂巾)과 같은 쓰개를 썼다는 기록도 남아있기 때문에 꼭 유건만이 유생의 관모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이렇게 다른 쓰개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웹툰 속에서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생들의 쓰개로서 유건을 제시하고 있다. 유건은 민자건(民字巾)이라고도 불렸는데, 주로 베, 모시, 무명와 같은 직물로 만든 쓰개다. 성종 임금 대에 그 기록이 처음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유생들의 경우를 보면 성균관 내에서는 유건 쓴 모습이 많이 보이지만 그림 10을 보면 유건 아래로 복건을 받쳐서 쓴 차림도 보인다. 복건을 쓴 모습은 사진 3의 이재 초상화 속 모습이나 혹은 여러분들의 지갑 속에 있는 1,000원짜리 지폐를 보면 퇴계 이황 할아버지께서 쓰고 계신 모자를 생각하면 된다. 그림 9는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그림감상이라는 작품이다. 그림에서는 백지로 묘사되었지만 유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종이를 받들고 무언가를 보고 있다. 방금 전까지 앉았다 일어났는지 도포의 뒷자락은 몹시 구겨진 상태로 묘사된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대체로 유건만 쓰거나 복건 위에 유건을 쓰기도 했으며, 옷으로는 도포, 그리고 세조대를 둘렀다. 신으로는 목이 긴 화(靴)와 목이 짧은 혜(鞋)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체로 도포 차림엔 목이 짧은 혜를 신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는 목이 긴 화를 신는 것은 다소 독특한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은 착장을 한 모습은 그림 10 속 유생의 모습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14 출처 : https://thewiki.kr/w/%EC%84%B8%EC%A1%B0%EB%8C%80


허리띠로는 《경국대전》에 따르면 도아(絛兒)를 맨다는 내용이 보인다. 도아는 곧 세조대를 말하는데 얇은 실로 짠 띠를 말한다. 규정에는 홍색 세조대는 당상관 이상만이 착용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으므로, 유생들은 청색 계열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며, 신으로는 김홍도의 유생들이라는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 청금복으로 착용한 옷에 따라 화 또는 혜를 달리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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