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람의 성격은 정말로 abo형에 따라 바뀔까?
이과지옥 2020.12.24



사람의 성격은 정말로 abo형에 따라 바뀔까?
만화에 나오는 여러 공상들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과지옥


이상하게 일본과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요상한 속설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성격은 혈액형에 따라 바뀐다는 속설이지요. 옛날 제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ABO형 혈액형 따라 서로 성격도 매우 다르며, 서로 다른 혈액형은 침조차도 섞여서는 안된다는 그런 극단적인 혈액형설까지 믿는 아이들이 수두룩 했습니다.(아니면 그냥 저를 싫어한 걸지도 모르지만...) 이런 혈액형별 성격설에서 공통적으로 떠들어대는 사실은 A형은 소심한 B형은 까칠한 O형은 호탕한 AB형은 또라이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바로 이런 점이 O형인 저를 항상 괴롭혔습니다. 속칭 A형같은 O형으로 불리우며 항상 고통 받았던 기억이 있어 그리 저에게는 좋지 못한 기억입니다.


△ 혈액형별 성격설은 오랜 전통 수준이었다


알다시피 이제는 이런 혈액형별 성격설은 아닌걸 알지만 장난식의 스몰토크로 사용되는 수준으로 거의 사라졌는데, 이런 혈액형별 고정관념을 이용한 웹툰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라는 네이버 웹툰이었습니다. 간단한 상황에서 각자의 혈액형을가진 사람들이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해나가는지에 대한 간단한 개그 웹툰이었는데, 반응은 생각외로 꽤나 폭발적이어서 인형이나 굿즈같은 것들이 꽤나 잘 나가기도 했고, 15년 당시에 만화에서 재미있던 일부컷을 잘라 타 사이트에 올라오는 이른바 '짤방'들이 많이 돌기도 했습니다.


△ 네이버 웹툰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고찰‘


하지만 그저 웃자고 만든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이 웹툰은 비과학적인 소재가 소재였으므로 생각보다 많은 논란과 비판을 가져왔습니다. 본 웹툰은 대략 4년동안 연재되었는데, 이 웹툰때문에 혈액형병 성격설에 대한 오해가 1~2년 정도는 연장되었다고 볼 수 있을정도로 꽤나 대중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지금 와서 '사실은 ABO형별 성격설은 거짓이다!' 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있고,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근거때문에 (근거가 없는것이 근거) 이런 혈액형별 성격설이 고착화 된 것이기 때문에 간단한 원리와 함께 이 사이비 과학의 유래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BO형 성격설은 단순히 일정한 타입의 혈액이 다른 타입의 혈액과 섞이면 응고한다는 사실을 규정화 시키기위해 발전된 개념입니다. 의료나 과학분야에서 연구나 치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것은 필연적이었기에 단순히 혈액속 적혈구의 항원 배열을 구분해놓은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혈액형은 단순히 피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일 뿐이며, 이 단백질이 성격에 특정한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자명한 사실입니다. 과학적 연구를 하려고 해도 근본이 없기 때문에(...)연구를 할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성격은 애매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런 쓸데 없는 연구에 시간과 돈을 들여 장황한 논문으로 써내려가려는 사람이 거의 없을 수 밖에 없죠.


△ 그냥 단백질 항체따라 분류한게 ABO식 혈액형이다


이렇게 혈액형별 성격설이 근본 자체가 없는 이유는 그 뿌리가 전체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민족의 우월성을 알리기 위해서 차용된 것에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혈액형별 성격설의 뿌리는 우생학에 있는것이지요. 독일 하이델베르크 연구소의 외과의사 에밀 폰 둔게른 여러 인종들의 혈액형과 동물들의 혈액형을 조사하여 발표하였는데, 일부 우생학자들이 아프리카등 유색 인종에서 B형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백인들의 혈액형중 A형이 가장 많이 나타나기에 백인들과 자기 민족의 우수성을 자랑하기 위해 A형 인종이 뛰어나다는것을 주장하기 위해 해장 자료를 왜곡한 것을 그 시작으로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주장에는 살이 붙기 시작했고, O형은 순종적인 성격으로 노예나 하기 딱 좋은 혈액형이다 B형은 열등하기에 지배받기 딱 좋다는 주장같지 않은 주장을 하기 시작하여 그 눈덩이가 굴러가며 불어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이 이론은 일본에까지 도착했습니다. 1927년 후루카와 다케지라는 일본 철학자는 친척, 지인 등 주위 사람 3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를 발표하게 됩니다. 조사 결과 일본인중에 A형의 비율이 높았고, 타 민족의 열등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대 일본제국 신민들의 우수성'을 주장하기에는 꽤나 효과적인 선전 수단이었기 때문에 일부 일본 학자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학설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1970년에 들어서면서 방송작가 한명이 혈액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모은《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血液型でわかる相性)》이라는 책이 히트를 치면서 유명해지게 되는데, 이게 바로 우리나라에 혈액형별 성격설이 들어온 시기와 비슷하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만 혈액형별 성격설을 믿은 전과가 있는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음이 틀림 없다고 할 수 있죠.


△ 원흉의 시작


그렇다면 이런 혈액형벌 성격설에 대응하는 과학적 증거들은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바로 BBB, 일명 혈액장벽에 있습니다. 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것과는 달리 혈액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기관입니다. 뇌는 혈뇌정벽이라는것으로 막혀있어 박테리아나 여타 감염, 오염물질이 뇌로 들어오는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하고있습니다. 애초에 피가 뇌에 접촉하지 않는다면 피속의 단백질은 뇌속 성격을 담당하는 부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미칠 상관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것입니다.


결국 혈액형별 성격설은 근시안적 귀납법, 즉, 내 주변은 다 이렇더라 같은 본인의 뇌피셜에 의해 많은사람들이 믿고 속은 유사과학에 불가했습니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있지만, 이 진실이 퍼지는데에는 몇십년이 걸렸습니다. 거짓이 진실보다 빨리 퍼지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이런  거짓 뉴스와 가짜 팩트들에 설득되지 않도록 지식적으로 잘 무장하고 있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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