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웹콘텐츠의 주요 소비층, MZ세대를 알아보자
MZ세대의 특성 알아보기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2021.05.31



웹콘텐츠의 주요 소비층, MZ세대를 알아보자


언론사에서 근무하며 최근 지겹도록 보고 듣는 단어가 바로 ‘MZ세대’다. 1980~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표현이란다. 쉽게 말해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필자도 90년대에 태어나 이 세대에 속하는데, 달갑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마흔에 가까운 팀장급 선배와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이 같은 세대라니! 터놓고 말해 언론 역시 젊은 세대를 다룬다면서 MZ세대라는 용어를 별 고민 없이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MZ세대가 ‘웹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이라는 큰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은 (억울하지만) 부인할 수 없겠다.



△ 이미 MZ세대는 전체 인구의 1/3가량을 차지한다.


웹콘텐츠란 ‘기존 정통적 콘텐츠 소비 매체와 다르게 PC나 모바일 등의 인터넷 단말을 통해 소비되는 콘텐츠’라는 것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의다. 대표적인 예로 웹툰과 웹드라마, 웹소설 등이 있다. MZ세대에서 웹툰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그 윗세대에서는 인터넷 사용에 아무리 익숙하더라도 웹툰을 본 적은 없는 이들이 흔하다.


MZ 잡으려면 공감 얻거나 독특하거나

MZ세대는 웹콘텐츠 소비 방식에서도 특유의 성향이 드러난다. ‘소확행’을 중시하는 세대답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있다면 소액결제나 유료구독 정도는 아끼지 않는다. 이용자의 절대 다수가 MZ세대인 인터넷방송에서는 1000원부터 수십만원의 ‘도네이션’이 실시간으로 쏟아진다. 실제로 2018년 한국미디어패널 조사에서 디지털콘텐츠 유료 서비스의 이용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18~24세(34.5%)로 나타났다. 25∼34세도 32.9%로 그 뒤를 이었다.1) 




△ 유투버 ‘침착맨’에게 보내는 도네이션. 후원을 통해 직접 소통한다.


틀에 박히지 않은 독창성을 추구하는 것도 특징이다. 달리 말하면 웹콘텐츠는 공감을 얻을 수 있거나 개성이 있어야만 MZ세대에게 통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퀄리티보다 훨씬 중요하다. MZ세대라면 누구나 알 법한 웹툰 ‘이말년 시리즈’의 이말년 작가가 뛰어난 작화 실력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참신한 발상의 전환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주효했고, 그의 만화는 ‘짤’로 재생산돼 인터넷을 휩쓸었다.

이말년 작가가 인터넷 방송에 진출해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의 영상에서 화려한 편집기술이나 촬영기법을 볼 수는 없지만, 웹툰에서 보여줬던 독특함과 재치가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요인이 됐다.

독창성이라는 매력 포인트에 더해 공감대 형성 역시 필수다. MZ세대는 자신이 느낀 점을 공유하고 공감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SNS에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며 또래와 소통하는 이유도 바로 공감 때문이다. 좋은 반응을 얻는 웹콘텐츠들은 대개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MZ세대의 공감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댓글이다. 인기 있는 웹콘텐츠들의 댓글란에는 항상 재미있는 대목을 공유하는 댓글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댓글들은 여지없이 많은 ‘좋아요’를 받고, ‘나도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며 공감하는 답글이 달린다. 최근에는 특정 영상에 인기 댓글들만 삽입한 형식의 ‘댓글모음’ 영상이 유튜브에서 유행을 타기도 했다.


‘주접 댓글’부터 별점테러까지…피드백의 명과 암

댓글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피드백도 부른다. 재미와 감동을 준 콘텐츠에는 찬사가 쏟아진다. 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 제작자를 향해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 얻으소서’ 등 ‘주접 댓글’을 달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콘텐츠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로 입소문을 낸다.

물론 거침없는 피드백도 각오해야 한다. 우리 ‘동년배’들은 아쉬운 대목이나 잘못된 점에 대한 지적과 항의를 주저하지 않는다. 웹예능 ‘워크맨’이 한때 부적절한 자막으로 ‘일베’ 논란에 휩싸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혐오/차별 요소를 검수하지 못했다간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반면 잘못이 없는 콘텐츠가 엉뚱하게 표적이 되어 갈등과 대립의 온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다수의 웹툰과 웹예능은 ‘허버허버’나 ‘오조오억’이라는 유행어를 사용했다가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로부터 테러를 당해야 했다.

이들은 해당 표현을 사용한 웹콘텐츠에 몰려가 악성댓글을 쏟아냈다. 여기에 여초 커뮤니티 등에서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고 제작자를 옹호하고 나서면 때아닌 ‘화력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언론까지 가세해 논란을 부추기면서 결국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막이나 대사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 작중에 '허버'라는 단어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남초커뮤니티에 테러를 당하고 휴재한 <바른연애 길잡이>


이슈 포착을 위해 각종 커뮤니티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필자가 보기에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대부분의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혐오성 게시물이 수시로 올라오고, 이런 게시물들이 많은 추천을 받는다. 이러한 행태는 지속하면서 남성혐오나 역차별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 방식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지만, 긍정적인 피드백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넓은 의미에서 웹콘텐츠에 해당하는 인터넷 기사를 예로 들어보겠다. 필자는 젠더갈등을 다루며 남성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기사를 작성하면서 이메일과 댓글로 거센 항의를 수차례 받은 바 있다. 이는 대부분 해당 기사가 특정 커뮤니티나 SNS에서 공유돼 비판 세력이 결집한 결과다. 이러한 항의 방식은 여초 커뮤니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사에 대한 긍정 평가를 하는 방식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기사를 소비하고 댓글을 활발히 작성하되, 콘텐츠 제작자인 기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로 따지면 조회 수는 높은데 구독자는 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기사는 물론이고,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기자 페이지 구독과 응원 등을 통한 지지를 독려한다.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공한 데 대한 일종의 보답인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다른 웹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에서도 두드러진다.



△ ‘역주행’의 아이콘이 된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


MZ세대는 분명 유행을 선도하는 세력이다. 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것은 결국 사회 주류가 된다. 비의 ‘깡’이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MZ세대가 재조명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파급력과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MZ세대는 스스로 웹콘텐츠를 소비할 때 신중함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에 힘을 실어줘서는 안 된다. 또한 억지에 가까운 ‘창조 논란’으로 멀쩡한 웹콘텐츠에 사이버불링을 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자들 역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되, 비합리적인 지적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우직함을 보여주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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