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웹툰 작가 데뷔에는 왕도가 없다! 수많은 선택지 중, 당신의 선택은?
웹툰 작가로 데뷔하는 다양한 방법 알아보기
김한재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교수) 2021.08.11



웹툰 작가 데뷔에는 왕도가 없다! 수많은 선택지 중, 당신의 선택은?


과거에 만화가가 되는 길은 아주 험난했다. 만화학과는커녕 만화 관련 서적도 미비하여 만화책을 베껴가며 연습하고 체득해야 했다. 이때는 만화가로 데뷔하려면 잡지의 애독자 코너에 그림을 과시하거나, 출판사에 직접 투고를 하거나, 공모전을 통해야 했다. 혹은 무작정 제자로 받아달라고 빌어서 만화가 밑에 문하생으로 들어가 고료도 없이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밑바닥부터 수련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웹과 웹툰의 시대가 도래하며 만화가가 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해졌다. 도전만화부터 에이전시, 만화 전공 학교까지, 웹툰 작가·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해보겠다. 


1. 나는 혼자 작업이 편해 : 도전만화, 공모전, 독립연재 등

사실 만화는 하려고만 한다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만화가는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시도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린 직종이다. 다만 직업으로서의 만화가를 지속하려면 수많은 작품들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자기만의 차별점을 지니고 자기 작품을 홍보해야 한다. 또한 연재를 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긴 만큼,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개인 작가로 작품을 연재하고자 할 때는 스토리의 독특함, 작화의 개성, 그리고 연재를 할 수 있는 스케줄 안배와 건강 관리, 거기에 재정 관리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 작가는 오롯이 혼자서 자기 작품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지게 되는 부담 또한 크다. 즉 멘탈과 정신력, 그리고 체력까지 갖추지 않으면 개인 작가로서 장기 연재를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작가로서 작품을 연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네이버 도전만화' 같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아마추어 작가 연재 게시판에 작품을 연재하다가 정식 연재로 이어지는 경우이다. 도전만화 시절 이미 형성된 독자층의 응원을 받으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식 연재 이전에는 소득이 전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공모전을 통한 데뷔도 있다 '네이버웹툰 지상최대 공모전', '다음 천하제일 공모전' 등이 대표적이다. 공모전은 많은 웹툰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만큼,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면 여러 독자들의 응원과 함께 연재를 시작할 수 있다. 상금 또한 제공된다. 



△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예선에서 아쉽게 낙선한 작품 <용의 아이>. 13,136표가 32위였던 것을 보면 15,000표가 예선전의 안정권으로 보인다. 
1위는 36,683표를 받은 <시간이여 이곳에 멈추어라> 였다.

블로그, 인스타툰으로 시작해 연재로 이어진 작가라면, 기존에 형성된 이야기의 독창성과 구축된 팬덤의 힘을 받아 작가 고유의 색을 가지고 연재가 가능하다. 딜리헙, 포스타입 등의 오픈 플랫폼에서는 유료결제 시스템이 제공되어 소득이 발생하는 독립 연재가 가능하기도 하다. 독립만화작가는 말 그대로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작품 게재를 하기 때문에 마감에 쫓겨 건강을 잃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피폐해질 이유는 없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라면 자기만의 장점을 찾아 방법을 강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중 하나인 팬딩(https://fanding.kr/)에서는 보다 자유롭고 기발한 월 정기후원이라는 형식을 기본으로 펀딩이 진행된다. 팬딩에서는 자유로운 금액 설정이 가능하며 금액에 따른 리워드가 제공된다. 독자들에게는 작가의 창작 활동에 직접 후원을 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윈터하츠>는 도전만화에 연재하던 작가가 고정 수익이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2019년 연재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팬딩을 통해 후원 페이지 열어 독자들에게 3가지 멤버십을 제안했다. 견습 연금술사는 작가를 30분 더 작업시킬 수 있고, 연금술사는 한 시간, 정예 연금술사는 두 시간 작업을 시킬 수 있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후원을 하면 그 후원금만큼 작가가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한다니! 얼마나 기발한 발상인가.



△ 팬딩 사이트에 올라온 <윈터하츠> 정기후원 안내페이지


△ 팬딩에서 진행한 <불완전 8레트>단행본 텀블벅 프로젝트

출판을 생각하고 있다면 텀블벅 등 펀딩 사이트를 통해 독립만화를 출간할 수도 있다. 최대한 많은 부수의 책을 판매하고 싶은 욕심은 있겠지만, 후원 금액은 제작 단가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만 설정하는 것이 좋다.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단 한 권도 판매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혹은 텀블벅 외에도 무작정 출판사에 찾아가서 포트폴리오를 내밀어 일을 따내는 간 큰 작가가 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되겠다. (요즘은 출판사별 투고요령이 안내되어 있으니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만화영상진흥원 등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을 이용한다면 초기 개발 단계, 연재 단계, 출판 단계까지 부담 없이 작품을 진행할 수 있다. 창작초기단계지원사업(600만 원), 다양성만화제작지원사업(단편1,380만 원, 중편 2,300만 원), 만화독립출판지원사업(600~1,000만 원) 등 눈여겨 볼만한 지원사업들이 있으니 공고가 올라오는 시기를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2. 웹툰 제작사·에이전시, 마블과 DC를 꿈꾸며

언젠가 내 작품을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역량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거나, 개인 작가로서 모든 것을 다 떠안기에는 좀 부담스럽다거나, 웹툰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기보다는 특정 파트만 맡아서 하고 싶다거나, 불안정한 수익보다는 따박따박 규칙적으로 나오는 월급이 좋다면? 웹툰 제작사 혹은 에이전시에 입사하는 방법이 있다. 요즘에는 팀으로 작업하는 제작사나 에이전시 등이 늘어나면서 스태프로도 만화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작사·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어떤 기획인지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결정되고 흥행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태프로 참여하는 작가에게는 그러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외적인 것은 회사 측에서 맡고 오롯이 연재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사·에이전시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내 작품을 못 하고, 내 이름이 남지 않는다는 것일 것이다. 미국에서 만화를 배운 필자의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필자가 다닌 학교(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는 뉴욕 소재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공 교수님들이 DC나 마블에서 작업을 하셨던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슈퍼맨이나 배트맨, 아이언맨이 자신의 IP가 아닌 것을 한탄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가 참여했던 작품이 회사의 기획으로 탄생한 것임을 인정하고,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이 기재되어 출판된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꼈다. 사실 스태프로 참여한 이력만 있어도 훌륭한 작가로 인정받는다. 그렇게 쌓은 경력이 있으면 후에 독립적으로 본인만의 작품을 출판해도 무리 없이 프로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작사와 에이전시를 통해 제작되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작품에 참여한 모든 스텝들의 이름이 작품에 소개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3. 그렇다면 웹툰도 굳이 전공 공부가 필요한가요? 전공학과 이야기

지금까지 만화가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했는데, 굳이 대학에 가서 웹툰을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대학에 가는 게 필수는 아니지만, 대학에 가야지만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이 분명히 있다. 일단 학교에 가면 개인으로서는 찾아가기 힘든 길을, 학과를 통해 조언을 듣고 소개받을 수 있는 길도 생기게 된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최근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는 웹툰 에이전시들이 많은데, 새로운 인원을 뽑을 때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가, 회사와 추구하는 방향성이 같은가, 오래 같이 할 수 있는가'이다. 작업 능력은 기본으로 보면서 말이다. 그렇기에 에이전시 측에서는 산학협력 등을 맺고 있는 학교에서 추천받은 졸업생에게 좀 더 신뢰감을 갖고 흔쾌히 인연을 맺게 된다. 즉, 학교에 진학했을 때 취업 면에서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웹툰 한 작품을 런칭하기 위해서 수많은 세부 역량이 존재한다. 작품 기획 단계로 기획, 스토리 구성, 자료 조사 과정이, 제작 단계로는 스토리팀 (콘티) - 선화·배경 (작화팀) - 채색·효과 (채색팀) - 편집 과정이 필요하고 이 외에도 홍보, 판매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 전공에 해당하는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본인에게 맞는 역량을 찾아 실무로 넘어갈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현장 실습 등을 통해 졸업 전, 진로를 확실하게 선택할 기회도 생긴다.

학교생활이라는 것은 역량을 키우는 것 외에도 사회생활이라는 것과, 전공 역량 기술의 틀이라는 것과, 서로에게 배려를 해야 하는 부분들을 배우는 곳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의외로 학위가 중요할 때도 생기더라.


정리하며 마무리

지금까지 이렇게 웹툰 작가·만화가가 되는 여러 가지 데뷔 방법들을 알아보았다. 창작자가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무궁무진하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대학에서 전공으로 선택하여 좋아하는 과목들을 배우며 (※주의: 물론 공부가 되었을 때는 그것이 무엇이든 거부감이 들고 재미가 없어지는 마법 같은 경험도 하게 될 수 있음) 교수님들의 살신성인(동아리, 특강, 현장 지도, 현장 방문 등 대학 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는 경험들이 있음) 지도를 받으며 진로 탐색의 길을 좀 더 넓게 경험하면서 학위도 얻는 방법

2. 스튜디오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수입과 함께 작품을 준비하는 방법

3. 무조건 작가님을 찾아가 문하생 생활을 자처하고 수련을 받는 방법

4. 텀블벅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직접적으로 작가지원, 출판 지원금을 받는 방법

5. 각종 국가지원사업으로 든든하게 작품을 시작하는 방법

6. 공모전을 통한 화려한 데뷔

7. 도전만화를 통해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연재로 이어지는 길

8. 서코/부코, 일러스트페어 혹은 각종 페스티벌의 부스 참여를 통한 오프라인 홍보 및 판매 


위의 방법이 아닌 또 다른 방법도 물론 존재하겠다. 어떤 방법이든 이 글을 읽고 만화가가 되기 위한 마음을 먹었다면, 후에 꼭 알려주길 바란다. 제1호 팬이 될 준비가 되어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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