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이가 커지고 있는 웹툰 세계관으로 모이는 콘텐츠, 그 확장성과 대비책 짚어보기
무한히 확장되는 웹툰의 시대, 앞으로의 과제는?
김한재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교수) 2021.09.28



파이가 커지고 있는 웹툰 세계관으로 모이는 콘텐츠, 그 확장성과 대비책 짚어보기


1. 전 세계가 웹툰을 주목하고 있다 : 슈퍼캐스팅 프로젝트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졌다. 모두가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학교 수업, 회사 회의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코로나로 인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서비스 등, 소위 말하는 4차 산업은 훨씬 더 빠르게 우리의 생활권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여가생활도 실내와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게임 인구도 늘어났다. 저마다의 즐길 거리를 찾다 보니 인터넷 네트워크 안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들이 전 세계인의 향유 대상이 되었고, 그중에 웹툰이 있었다. 네이버가 글로벌을 선언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던 2014년 당시의 북미, 유럽 시장은 대부분 출판만화 중심이었기에 공략이 쉽지 않았는데, 이제야 웹툰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를 등에 업고 웹툰은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콘텐츠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일본 웹툰 1위, 네이버의 라인망가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웹툰은 견고해 보이는 세계 만화시장에 출판만화를 역으로 웹툰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20년 8월, 학산문화사를 통해 카카오페이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강철의 연금술사>의 웹툰화는 일본의 많은 망가 팬들이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친숙하게 접하도록 만들었다. DC 코믹스 또한 금년 4월 카카오페이지를 통하여 웹툰화된 <배트맨 : 올빼미법정>을 선보였다. 이처럼 이미 출간된 출판만화와 그래픽노블을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재탄생시켜도 가독성과 몰입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웹툰 시장의 전망은 더욱 밝을 예정이다. 이같은 웹툰화의 인기에 힘입어 DC 코믹스는 최근 네이버 웹툰과 손잡고 오리지널 웹툰 <배트맨 : Wayne Family Adventures> 제작 및 연재를 시작했다. 




 마블(Marvel) 코믹스 역시 웹툰 콘텐츠에 주목하며 꾸준히 사업 진입을 시도해왔다. 마블 코믹스는 최근 네이버웹툰과 시공사를 통하여 <블랙 위도우>를 공식 웹툰화하며 ‘마블 웹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터널스> 원작 코믹스를 비롯해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헐크> 등의 작품을 웹툰화로 준비 중이다. 이렇게 해외 유명 IP 콘텐츠를 웹툰화하면 웹툰이 생소한 외국의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웹툰으로 이끌어 이들이 해당 작품뿐만 아니라 '웹툰' 그 자체에 빠져들게 하는 물꼬를 틀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 개최된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글로벌 단위에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슈퍼 지식재산권(IP)이 웹소설-웹툰-영상으로 이어지는 IP 벨류체인을 구축하고, 앞으로도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할 '슈퍼 캐스팅'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대상에는 앞서 언급한 DC코믹스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오리지널 웹툰이 속해있다. 또한 하이브(HYBE)와 손잡고 향후 BTS를 비롯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콜라보레이션)한 오리지널 스토리로 웹툰 또는 웹소설을 제작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신옥 네이버웹툰 미국 서비스 리더는 “출판된 작품들을 웹툰화하는 기존과 달리 슈퍼 IP의 세계관, 캐릭터들이 오리지널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업계 최초의 시도”라며 “웹툰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선도 기업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3년부터 PPS(Page Profit Share)라는 다소 생소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원고료 외의 광고, 유료콘텐츠, IP 비즈니스 등 플랫폼이 창출할 수 있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웹툰에 접목하여 창작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소설, 웹툰, 영상화로 이어지는 IP 벨류체인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서 그 확장성은 어느 곳보다 크고 폭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선순환적인 시장구조를 유지하며 작가들과의 상생을 꾀함과 동시에 세계의 만화 팬에게는 웹툰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웹툰의 독자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웹툰 시장이 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한다.  


2. 현재 스코어, 한계가 보이지 않는 무한 확장성

웹툰 원작의 영화, 드라마 콘텐츠가 흥행하고 연일 시청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웹툰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다른 옷을 입고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미 작품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환호하고, 작품을 보지 않은 이들은 재탄생한 작품을 보고 즐기며 원작 웹툰에도 관심을 가진다. 그렇게 원작 웹툰은 완결이 났더라도 관심을 받으며 다시 순위가 오르고, 출간된 단행본도 또다시 구매율이 오른다. 그리고 파생 상품도 빼놓을 수 없다. <유미의 세포들>은 2020년 연재 종료 후 조금씩 인기가 식어가는 것 같더니 드라마가 공개되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웹툰프렌즈 공식몰1)에 가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품은 물론, 웹툰 단행본과 다양한 웹툰 파생 상품들이 인기리에 판매 중인 것을 볼 수 있다.

넷플릭스라는 OTT 서비스 시장이 커지며 공영방송은 물론, 종편방송에서도 다소 제한이 되어있던 국내 콘텐츠들의 제한 수위나 표현 범위가 자유로워졌다. 또한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전반적인 작품 제작과 함께 그래픽이나 후반 영상작업에도 힘을 주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 작품들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그동안 영상으로 불러오지 못했던 많은 웹툰들을 이제는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연재했던 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11월 19일 공개 예정에 있고, 주동근 작가의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11년에 완결된 후 11년이 지난 시점 2022년 1월에 드라마가 공개 예정이 되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유미의 세포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은 비단 영상화뿐만이 아니라 공연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2015년 <신과 함께>가 뮤지컬로 성공한 이후, 2019년에는 웹툰 <헤어진 다음날>(뮤지컬명 <원모어(One More)>),  <한번 더 해요>, <이토록 보통의>,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등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연계콘텐츠 지원사업을 통해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이제는 공연계에서도 웹툰 연계 콘텐츠들의 등장을 어렵지 않게 기대할 수 있게 된 듯하다.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감동을 자아낸 최종훈(HUN)작가와 지민 작가의 발레 소재 웹툰 <나빌레라>는 2019년 5월 예술의 전당 무대에 창작가무극으로 올랐다. <나빌레라>는 웹툰의 소재로 쓰인 발레 공연이 단순한 이야기 소재에 머물지 않고 오롯이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재탄생한 사례라 볼 수 있다. <나빌레라>를 제작한 서울예술단은 최근 네이버 TV와 협력해 <나빌레라>의 공연 실황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선보였는데, 티켓가 6~9만 원이었던 공연을 2만 원에 즐길 수 있었던 기회였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원작 웹툰 <나빌레라>, tvN 드라마 <나빌레라>,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3. 다가오는 2010년생에 맞춘 웹툰 서비스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웹툰은 처음부터 기획을 통해 개발된 것이 아니라 게시판 기능을 활용한 웹서비스가 모태이다. 때문에 웹툰이 스크롤 형태인 것은 그 당시 만화 언어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정립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2006년, 정식으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며 스크롤 방식을 메인으로 채택하고 운용하였다. 이후 2012년에 <야후, 카툰세상>과 <파란카툰>이 서비스를 종료하며 국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와 다음의 양대 체재가 확실해졌다. 2018년에는 네이버웹툰과 별개인 네이버시리즈가 운영되기 시작했고, 다음웹툰은 2021년 8월 1일 카카오웹툰으로 개편되며 카카오페이지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모두 소설 원작 웹툰과 오리지널 웹툰을 구분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어 IP의 확장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스크롤 방식을 찾아내고 웹툰을 만들어간 세대와, 지금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들은 분명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웹툰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작가와 제작사들은 90년대를 대표하며 200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하던 작가들이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훌륭하게 극복해 낸 세대들이다. 네이버에서 자사 콘텐츠를 기준으로 간단하게 동향 흐름을 짚은 이미지를 살펴보면 웹툰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성장해왔다. 이제는 2010년생이 웹툰 콘텐츠의 중심 독자가 될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 



△ 네이버웹툰에서 정리한 웹툰계의 흐름

지금의 초등학생 독자들은 웹페이지 스크롤을 선호하지 않는다. 유튜브가 익숙하고 영상으로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편한 세대들이다. 이들은 영유아 시절부터 유튜브를 보며 자라났으며 영상 플랫폼의 사용이 일상에 매우 밀접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는 블로그나 페이스북보다는 이미지와 짧은 문장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즐기고, 틱톡을 활용하며 논다. 그래서 웹툰 그 자체보다는 프리퀄 형식의 짧은 동영상으로 된 웹툰 홍보 영상을 먼저 접하는 경우가 더 많다. 웹툰으로 진입은 했으나 손가락으로 스크롤질(?)을 하는 육체노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흐름 덕분인지 무빙툰을 바라는 독자들이 많아지고 무빙툰의 서비스가 늘어났다. 무빙툰은 최소한의 애니메이션 동화 작업이 들어가고 성우의 더빙 작업이 들어가면서 유사 애니메이션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 (좌) 와이랩, 테러맨 프로모션 비디오 (2018) / (우) LVON, 고래별 오디오웹툰 프롤로그 비디오 (2021)

4. 제작 단계부터 설계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작가의 기량을 기반으로 작품과 장르가 발전해 왔다면, 요즘은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작품 제작에 전략적으로 공을 들이는 추세이다. 웹툰의 시장이 커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고, 다른 분야에 비해 초기 투자자금이 덜 든다는 장점(?) 때문에 뛰어드는 신생 제작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다.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독자들도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웹툰에 관한 이해도와 웹툰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그 작품은 금방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이런 작품을 자주 접하면서 거르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생 #공주 #백작 #눈을_떠보니 라는 태그만 보더라도 비슷한 작품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대박을 터뜨리는 하나의 ‘코어 작품’이 탄생하면 플롯만 조금 변형하고 캐릭터만 바꿔서 반복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것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좋아하는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찾는 사람에게는 좋을 수도 있지만, 작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작금의 현상에 우려가 생기는 게 사실이다. 웹툰을 이제 시작하는 제작사들이 많아지고 에이전시 단위의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물량 싸움으로 들어서는 이 마당에, '또 무얼 신경 써야 한다고 잔소리를 할 참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앞단에 2010년생들이 온다고 하면서 무빙툰과 유사 애니메이션 시장에 관하여 언급했다. 이제 웹툰이 다각화로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 공식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웹툰과 무빙툰은 제작 공정을 거의 같이해도 무방한 관계이다. 웹툰에서 말풍선과 칸을 제외한 이미지들을 활용하면 바로 무빙툰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이어 정리가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중심 캐릭터, 서브 캐릭터, 배경, 이펙트 등이 전부 분리된 레이어로 정리가 되어있어야 웹툰 원고를 무빙툰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배경의 변화 등을 애니메이팅 할 때 레이어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면 다시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빙툰 초반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작품으로 빨리 시장에 진입했어야 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에이전시에서 자체 제작한, 바로 확장 가능한 IP으로 자립하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알아서 해주겠지'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편한 대로 작업을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웹툰은 이미 비주얼적으로 연출과 디자인이 완료된 스토리 콘텐츠이기에 다른 콘텐츠로 확장되기에 최적의 콘텐츠이다. 웹툰 자체만으로 이미 스토리보드와 원화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 등으로의 전이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웹툰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하나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웹툰 원작의 콘텐츠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도태되지 않고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때이다. 힘내자 K웹툰!



1) https://smartstore.naver.com/webtoon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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