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자를 확장하라 - 웹툰 독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들
TV 광고부터 작품 자체가 이슈가 되게 하기까지
정용재 (서울문화사) 2021.10.29
조금 과장을 섞어 K-콘텐츠가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는 시대, 한국 웹툰도 점점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2017~18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연재작은 이제는 한 사람이 다 소화하기엔 불가능할 정도의 양이 됐다. 일주일에 연재되는 작품 숫자만 어림잡아 수천편에 이르니, 플랫폼에 독자가 알아서 찾아와서 즐겨주기를 바라며 유유자적 낚싯대를 드리우던 낭만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최상단에 작품을 노출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되어 있고, 플랫폼은 물론 콘텐츠 제작사, 유통사를 포함한 CP사는 물론 작가들까지 작품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공간에 가져다 놓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작품의 재미 뿐 아니라, 작품이 ‘어떻게 보여지는가’까지도 경쟁의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 일단은 클래식하게, 네이버 시리즈 TV 광고


2019년 네이버 시리즈가 등장했다. 전자책 등을 서비스하던 네이버 북스와 통합하고, 내부 정리가 끝난 다음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인기 배우를 캐스팅해 선보인 TV 광고 시리즈였다. 뛰어난 연기와 비주얼로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수애, 김윤석, 이제훈, 변요한 등이 직접 웹소설의 대사를 읊으며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었고, 스크린 너머에서 광고를 보는 독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 2019년 최고의 광고로 선정된 네이버 시리즈 TV광고

“웹소설로 연기를 할 수 있구나”라는 메시지는, 지금 돌이켜보면 IP확장이라는 말의 서막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수애 배우가 연기한 작품인 <재혼황후>, 변요한 배우가 연기한 <장씨세가 호위무사>, 김윤석 배우가 연기한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가 모두 웹툰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당시 TV광고를 진행했던 웹소설들은 평균 뷰수가 10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시리즈 내 점유율 똥한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후 네이버 시리즈의 트래픽을 계속해서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했다. 이미 웹툰화를 준비하고 있던 작품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하면서, 네이버 시리즈의 트래픽이 올랐던 것은 물론, 작품들의 소위 ‘오픈빨’역시 톡톡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숨어있던’ 독자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린 좋은 사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고퀄리티의 기획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광고의 사례로 남았다.


● 온라인의 클래식,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거의 모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동시에 가장 많은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창구기도 하다. 작품 런칭은 물론, 작품 연재 틈틈이 작품 소식을 전하고, 작품에 대한 관심 역시 유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가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작가가 직접 블로그 등에서 Q&A를 통해 작품을 깊게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매료된 세계를 창조한 작가와 직접 만날 수 있고, 보다 깊게 작품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장소로 오랫동안 각광받아왔다. 작가가 이런 온라인 스킨십에 익숙하다면 추천할 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고민이 필요하다.


● 이제는 익숙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광고가 펼쳐지는 곳은 어디일까? 맞다. 바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전통적 미디어인 방송국의 광고보다 많다. 적어도 미국에선 그렇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19년 인스타그램의 광고매출은 200억달러(한화 약 23조 7,400억원)을 넘어섰다. 유튜브의 같은해 광고 매출은 151억 달러(한화 약 17조원)를 기록했다. 미국 지상파 방송국을 모두 합쳐도 인스타그램, 유튜브의 광고 매출을 더한 것 보다 적다. 미국 지상파 방송국중 가장 많은 광고 매출을 기록한 CBS의 광고수익은 65억달러(한화 약 7조 3천억원)에 그쳤다.


때문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워를 얻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작품을 리뷰하고, 그 리뷰를 게시해 독자들을 유입하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리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나고(SANAGO)등 메이커 채널, 코스프레 채널 등에 광고를 집행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기나 갑옷,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 장착하는 모습 등으로 다양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만 하다.


● 연령대, 성별 타겟 마케팅


이 외에도 마이너한 서브컬처라는 속성에 맞춰 특정 독자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선보이기도 했다. 20~40대 남성 독자가 주 타깃인 <드래곤 푸어>, <프렐류드>, <진성마인>등 여러 작품을 활용해 흡연자들이 사용하는 라이터에 래핑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작품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신선한 시도다.



이미 2016년에는 최훈의 ‘야구친구’와 콜라보해 프로야구단 캐릭터를 래핑에 활용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5년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웹소설 홍보에까지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웹툰이 이제 프로야구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봐도 될지도...?


● 만화로 본 적 없는 세상을 보여드립니다


△ BTS의 세계관에서 펼쳐질 "착호"

최근의 트렌드는 또 한바퀴 돌아, ‘작품’의 화제성으로 마케팅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네이버웹툰이 공개한 BTS의 세계관의 연장선상에서 펼쳐지는 작품인 <착호>는 작품 공개까지 두달이 넘게 남았지만, 전세계 커뮤니티에서 ‘웹툰’이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효과를 낳았다. 물론 냉정하게 본다면 ‘스타 마케팅’의 일환이지만, 웹툰 오리지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점차 ‘웹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처럼, 새로운 독자를 알리기 위한 여러 기단의 노력이 합쳐지면서 이제는 보다 정형화되고, 전문적인 마케팅의 도움을 받는 시대가 됐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소위 ‘덕후 문화’로 알려졌던 서브컬처로서의 웹툰이 아닌, 전세계 어디에나 웹툰 신작 광고를 만날 수 있는 세계도 그리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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