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웹툰 세대 소비자, 창작가가 원하는 스토리(작품)이란 무엇일까?
최윤석 2020.06.11



웹툰 세대 소비자, 창작가가 원하는 스토리(작품)이란 무엇일까?

창작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어도 되는가

작품성에 대한 참신한 시도와 상업적 성공 사이



최윤석 웹툰 평론가, 현직 웹툰 PD



 

오늘날, 다수의 플랫폼과 사이트엔 여러 웹툰 작품이 쏟아져 올라오고 있다. 이는 누구나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는 웹이라는 특성과 다른 콘텐츠에 비해 소비자를 만날 창구가 좀 더 많은 점 때문이다. 덕분에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상당히 넓어졌고,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웹툰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아야만 한다. 특히 현재처럼 수많은 웹툰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점에서는 그래야 작품이 보이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생기고, 쉽게 말해 생존할 수 있다. 냉정하지만 확실히 시장 경제 원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리에 따라 여기서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재물과 인기,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창작자가 소비자의 사랑을 바라는 것은 비단 재물과 인기만을 위해서가 아닌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다. 본인의 작품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싫어할 창작자가 과연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창작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다양한 가치의 작품과 현실

각 웹툰은 저마다의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 중에는 무 자르듯 딱 잘라 구분할 수 없지만, 좀 더 대중적인 가치를 지닌 작품이 있는가 하면 좀 더 개인적이면서, 사적인 가치를 지닌 작품도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작품들이 모여 이루는 것이 결국 현시대 웹툰 콘텐츠의 생태계이다.

 

예시적으로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의 원작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는 주인공의 사랑과 우정을 보여줬고, 노력으로 성공에 이르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는 90년대 소년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긍정적이면서 대중적인 가치를 포함한 작품이다.

 

한편, 과거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됐었던 작품 <미지의 세계>(현 스푼코믹스에서 연재중)의 경우, ‘미지’라는 작품 속 캐릭터가 중심이 된 일종의 일상물인데, 여기서의 주인공은 마냥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솔직하고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이는 캐릭터에 작가의 욕망과 생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데, 사적이지만 여기에 공감할 수 있는 독자들에게는 대중적 가치를 담은 작품보다 좀 더 강하게 어필된다. 이와 같은 작품이 곧 개인적이면서 사적 가치를 담은 작품이자 그러한 작품의 장점인 셈이다.

 

웹툰 <미지의 세계>는 기타 다른 사항들을 제외하고 작품만으로 보았을 때, 분명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 개인의 가치를 드러낸 작품이지만, 그러한 가치에 공감한 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적 가치를 드러낸 작품과 객관적인 수치를 비교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러한 비교를 토대로 현재 웹툰 콘텐츠의 생태계를 살펴보면 어떤가. 과연, 소비자들은 정말 다양한 가치의 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있는 걸까?

 

이렇듯 가치에 대한 담론은 결국 웹툰의 다양성 문제와 귀결된다.



△ 광진 작가 <이태원 클라쓰>



대중적 가치의 함정

대중적 가치가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대중’이라는 말은 교묘하다. 좋게 포장하면 다수의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말이 되지만, 또 다르게 보자면 창작자에게는 일종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지속되면 창작자에게는 창작의 제한을 만들게도 한다.

 

오히려 초창기 웹툰이 시작할 무렵엔 정말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를 지닌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다 시장이 커지며 자연스레 다수가 좋아하는 작품들만 남았다. 잘 생각해보면 과거에 인기 있던 작가들의 현재 근황을 모르는 경우도 꽤 된다. 작가 개인의 사정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변화된 웹툰 시장의 흐름 속에서 플랫폼에게 거절당하고 독자들에게 외면당한 건 아닐까.

 

오늘날 웹툰 시장의 주류는 명확하다. 학원, 로맨스, 황실 등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한동안 꽤 지속될 것이다. 각 작품의 주제는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겠지만. 사실상 내재된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창작자들은 연재를 마치고,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돈이 되는, 인기를 가질만한 이야기. 물론, 가장 좋은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인기와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이자혜 작가 <미지의 세계>



다양성의 중요성, 그리고 플랫폼과 창작자의 역할

처음 언급했듯이 오늘날 많은 작품들이 웹툰 시장에 등장한다. 개인적 가치부터 대중적 가치를 지닌 작품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독자에게 노출되는 작품들을 보면 다양하다고 표현하기 어렵다. 손쉽게 웹툰을 올리고, 손쉽게 볼 수 있는 세상. 오히려 그래서 독자들은 멀리 가지 않는다. 이는 다양성을 지닌 플랫폼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이어 다양한 작품이 독자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 창작자 입장에서만 보자면 사실 다양성에 대한 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속해있는 생태계적으로 본다면 콘텐츠가 다양한 가치를 담지 못한다는 건 시장의 성장과 소비자에게 너무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장래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이다.




△ 다양한 웹툰 플랫폼




창작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어도 되는 걸까?

누가 그렇게 묻는다면 현재로서는 글쎄...이다. 소비자만 생각하고 만들어도 인기가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마냥 모험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또, 소비자를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좀 달라야 할 것이다.

미래의 웹툰 시장은 좀 더 자유롭게 창작자의 상상과 가치를 담고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불안하지 않게 창작자들이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

 

때문에 플랫폼과 창작자는 도전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이는 시장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게 한다. 창작자는 도전해야 할 것이고, 플랫폼은 그걸 받아들이고 보조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소비자와 창작자,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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