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북유럽 신화, 마블 그리고 <오딘>
김성훈 2020.07.20



북유럽 신화 마블, 그리고 <오딘> 


웹툰  속 북유럽 신화 캐릭터 오딘

웹툰 <오딘>과 북유럽 신화 속 오딘은 외형에서 차이

천진한 성격의 친밀감은 웹툰 속 독자적인 오딘을 탄생


김성훈




신화는 역사와 더불어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이야기이며, 여전히 많은 콘텐츠에서 훌륭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천만 부 넘게 팔린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 신화>(가나출판사)는 그러한 사실을 입증해 보이는 명확한 사례다. 북유럽 신화 역시 마찬가지라서, 어느새 토르 혹은 로키는 매우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 곁에 자리 잡은 북유럽 신화 속 캐릭터 가운데 ‘오딘’도 있다.

 



오딘, 신화에서 콘텐츠로

 

오딘은 북유럽 신화 속에 등장하는 주신(主神)이다. 그리스 신화 속 캐릭터로 치자면, 제우스에 가깝다. 바꾸어 말하면, 제우스가 그리스 신화 속 모든 신들을 관장하듯 오딘 역시 북유럽 신화 속에서 비슷한 위치를 차지한다. 관련 문헌이 알려주는 그의 가장 두드러진 외형적 특징은 애꾸눈일 것이다. 지혜를 탐구하기 위해 세상을 여행하고 모험을 즐겼던 그는 지혜의 샘물을 취하려면 한쪽 눈을 내놓으라는 거인 미미르의 요구에 서슴없이 자신의 눈을 바친다. 또한, 바이킹 시대에 전사들로부터 숭배를 받을 만큼 전투에 능한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지혜와 전투의 신으로 칭한다.



△ <마블> 오딘 컨셉아트


이러한 북유럽 신화 속 오딘의 모습이 우리에게 친숙해진 것은 다름 아닌 마블 시네마틱스를 통해서다. 특히 <토르: 천둥의 신>으로부터 시작된 이른바 ‘토르 시리즈’에는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덕분에 신화 속에 잠자고 있던 여러 신들이 지구 반대편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었으며, ‘오딘’ 역시 낯설지 않게 되었다. 토르의 아버지인 그는 신화 속 캐릭터처럼 한쪽 눈을 잃은 모습으로 마법의 창 궁니르를 들고, 켈트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뿔이 난 투구를 선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을 통해 배우 안소니 홉킨스는 신화 속 주신의 무게감을 받아들였다.

 



오딘, 한국 웹툰 속으로


우리나라 웹툰에서는 아예 오딘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도 나타났다. 작품 제목부터 <오딘>(감람 작)이다. 작품의 세계관은 신화의 원형에 매우 충실하다. 9개의 세계가 존재하는 가운데 오딘은 아스가르드를 관할하고 있다. 거인족들이 사는 공간인 요툰헤임이 등장하고, 천둥의 신 토르를 비롯해 불의 신 로키, 태양의 신 발데르, 대지의 여신 프리가, 문지기의 신 헤임달, 풍요의 신 프레이 등등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을 고스란히 배치된다. 게다가 신화 속 오딘이 한쪽 눈을 바치면서까지 취하고자 했던 지혜의 샘물도 중요한 오브제로 등장한다.



△ 레진코믹스 <오딘>


 

그에 반해 여주인공인 프라야의 존재는 매우 창의적이다. 원래 신화 속의 프라야(Freyja)는 사랑의 여신으로 일컬어지며 오딘에게 마법을 전수해 줄만큼 강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다. 이에 반해 <오딘> 속에서 그녀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는 평범한 17세 여고생으로 등장한다. 어느 날 집으로 가던 중 현실 세계로 넘어온 오딘을 발견하게 되고, 오딘을 쫓아온 거인족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오딘이 지혜의 샘물을 마시게 함으로써 ‘신’으로 부활한다. 이후 그녀는 현실과 아스가르드는 오가며, 평범한 여고생 그리고 여신으로 거듭난 새로운 삶을 함께 영위해나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편, <오딘>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오딘 자체에도 있다. 신화 속에서는 애꾸눈이었고, 마블 영화 속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유지했지만 <오딘> 속에서는 애꾸눈을 대신하여 큰 상처가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오딘>은 세계관과 주요한 캐릭터에 대해서는 신화의 그것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정작 오딘에 대해서는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애꾸눈에 변화를 줌으로써 신화로부터 차별화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신화 그리고 영화 속 캐릭터가 듬직하고 성숙함으로 주신의 위세를 보였다면, <오딘> 속 주신은 천진한 성격이 더해져 독자들에게 더욱 친밀감을 선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딘>은 독자적인 ‘오딘’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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