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당신의 욕망, 당신의 빛 - 웹툰 <스위트홈> 단평
박탐유 2020.08.04



당신의 욕망, 당신의 빛

욕망을 드러내면 괴물이 되는 세계
소외된 소년은 어떤 선택을 할까?


웹툰 <스위트 홈>(네이버‧2017~2019)은 전형적인 바디 스내쳐물이자 좀비(가 변형된) 아포칼립스 서사라고 볼 수 있다. 좀비물은 기본적인 마니아층이 있어서 꾸준히 소비되는 장르이므로 작가도 독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중 <스위트 홈>은 웰메이드 만화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독자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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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홀로 서다
주인공 차현수는 학폭 피해자가 된 후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부모는 현수를 때린 가해자가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 대표 아들이라는 이유로 현수에게 그저 참으라고 부탁한다. 여러분이라면 그런 치욕을 견딜 수 있겠는가? 그것도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 나를 가장 이해해줘야 할 부모가 하는 말이라면 말이다. 심지어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은 오빠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자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한다. 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은 남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다. 아픔을 보듬어주기는커녕 혹여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몸을 사리는 모습에서 현수는 더 큰 아픔을 느낀다. 현수는 학폭 가해자에게 당한 것보다 가족이 자신을 피하고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에 환멸을 느낀다. 모두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꼴도 보기 싫다고 말이다. 이쯤 되면 작품 소개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절망의 세상을 비관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킨 소년”은 바로 차현수다.
간절하지는 않지만 막연히 정말 희미하게 바라기도 했었다. 가족이 별건가, 그러니 다 사라져도 좋다고, 셋 다 깡그리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진짜 원하던(?) 일이 벌어졌다. 교통사고로 아빠와 엄마, 여동생이 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이다. 이제 진짜 혼자 살아나가야 한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 이제 말로만 듣던 종말이 온 것이다. 괴물 떼의 습격으로 인류가 거의 멸종되다시피 하고 소수의 사람만이 살아남았다. 이 불모지에서 현수는 이제 진짜 홀로 서야 한다.



욕망을 드러내면 괴물이 된다
<스위트 홈>에는 다양한 형태의 괴물이 등장한다. 우선 괴물은 인간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려면 신선한 인간의 피가 필요하다. 그러나 괴물이 모두 인간을 공격할 거란 생각은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괴물에게 먹힌 인간은 그대로 죽을 뿐 괴물로 변하지 않는다. 괴물이란 인간 내면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즉, 괴물은 인간이 살아생전에 깊숙이 숨기고 있던 내면의 욕망이 겉으로 표현된 피사체라 볼 수 있다. 이 부분이 좀비와 다른 점이다. <스위트 홈>의 괴물은 일반적인 좀비와 달리 인간을 먹어치우는 데에만 급급하지 않다. 자신의 욕망을 계속해서 부풀리며 살아가는 욕망의 화신이다. 주민들에게 당했던 서러움을 복수해주고 싶은 욕망을 지니게 된 오피스텔 경비원은 주민들에게 공격적으로 변하고(61화),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던 사람은 끊임없이 “나 멋져……?”(94화)라고 물으며 자신의 외모를 확인하려 든다.






차현수의 욕망은 무엇인가?
괴물이 되면 “고통도, 분노도, 웃음도, 그리고 공포도” 사라진다.(124화) 대신에 자신의 욕망이 그대로 실현된, 그동안 자신의 꿈속에서나 이루어졌던 세계가 진짜 현실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그것은 실존하지 않는다. 과연 그것을 살아있는 행복이라 부를 수 있는가? 차현수는 욕망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괴물이 되는 대신 욕망을 억누르며 인간으로 존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더이상 잃고 싶지 않기에 괴물화를 선택한다. 괴물이 되면 처음 얼마 동안은 강화된 신체를 가지고 인간 정신을 지닌 채 생존할 수 있다. 즉 강한 신체로 다른 괴물로부터 지수 누나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차현수는 가족을 잃은 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사랑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런 그는 마지막에 진짜 완벽한 괴물, 다시 태어난 신인류가 된다. 신인류는 너무나 완벽해서 인간과도 공존할 수 있다. 자신의 욕망을 온전하게 지키는 자는 감정을 잃을 수 없다.

웹툰 <스위트 홈>에는 여러 인물이 나오고 그들 각자의 스토리가 감동과 웃음을 자아낸다. 마지막 화(140화)에 이르러서는 웹툰 <스위트 홈>이 말 그대로 ‘서윗’하다는 걸 보여준다. 스릴러물로 분류되어 있다 해서 마냥 잔인하다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연재 도중 넷플릭스 방영이 확정되어 올 하반기 중에는 2D에서 3D로(웹툰에서 영상으로) 변화해 우리 곁을 다시 찾아온다. 웹툰이 일으킨 반향만큼 드라마 <스위트 홈>도 롱런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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