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이제 안녕! 마음의 소리!
이재민 2020.09.09



14년 연재 '마음의 소리' 완결 
마음의 소리는 웹툰계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옛날에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10년이면 강산이 몇 번은 변하고도 남는다. 그런 시절에 14년을 연재한 작품이 완결을 맺었다. 작품에 ‘역사’를 붙이는 것은 아직 생소한 일이지만, 이 작품에는 누구도 의문을 표하지 않는다. 바로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이야기다. 이 작품이 완결되고 나서 네이버의 ‘초록창’은 완결이 난 하루동안 노랗게 색을 바꿨고, 네이버웹툰으로서는 드물게 완결 프로모션 페이지를 만들어 홍보했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000회를 맞아 네이버 본사인 그린팩토리 불빛을 이용해 축하 파사드를 만들고, 동상 제작에 <마음의 소리> 특별 정리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마음의 소리>가 가지는 의미를 한번 알아보자.



일상 개그에서 ‘병맛’ 개그로, ‘작가’ 조석과 ‘캐릭터’ 조석
<마음의 소리>는 조석 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또는 군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일을 코믹하게 풀어내는 개그만화였다. 작품이 연재를 시작한 2006년 당시에 인기있던 웹툰은 정철연의 <마린블루스>와 같은 일상과 개그를 적절히 버무린 만화를 찾을 수 있었다. 강풀 작가도 <일쌍다반사>로 독자들을 먼저 찾았으니, 꽤나 인기 있었던 장르였다.

당시 인터넷 문화는 DC인사이드, 웃긴대학 등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부분의 인터넷 문화의 산실이었던 이 곳에서 입소문을 탄 작가들이 웹툰 작가로 데뷔하기도 했고, 거꾸로 재미있는 웹툰들이 글에서 글로 전파되기도 했다. 이 중에서 ‘웃긴 부분’만 잘라서 짤방으로 활용하게 된다. 작품 전체를 파악하는 맥락이 필요 없는 <마음의 소리>류의 개그만화의 컷을 잘라낸 짤방과 분절된 개인들이 각자 소통하는 게시판 문화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궁합이었다.

이렇게 맥락이 없고, 앞뒤가 맞지 않지만 묘하게 설득되는 이야기는 소위 ‘병맛’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마음의 소리>는 2006년 연재 시작 이후 4년만인 2010년 즈음부터 조금씩 실제 일상의 비중을 줄이고, 가상의 캐릭터 ‘조석’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낸다. 말하자면 작가 조석과 캐릭터 조석이 분리가 완성된 즈음이다. 그리고도 10년을 더 연재한 <마음의 소리>에도 한계는 있었다.


장르의 한계와 마음의 소리
사실 이건 ‘병맛’이라는 장르의 한계와도 같다. ‘병맛’의 기본은 독자와 작가와의 빠른 피드백을 통한 효용감, 그들 사이에서 내재된 맥락, 그리고 바깥에선 맥락없이 장면 만으로도 웃길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웹툰이 발전하면서 보다 많은 회차, 그리고 보다 많은 결제를 필요로 하게 됐는데, ‘병맛’ 장르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작품을 읽기보다 작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비중이 보다 높기 때문이다. 웹툰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보는 사람은 늘었지만, 그만큼 창작자인 작가와 독자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조석은 독자와의 직접 소통이 아닌 <마음의 소리>라는 작품을 통해 누구보다 독자와 소통하는 매개로서의 작품을 가장 오래 선보인 작가다. 그리고 웹툰이 점차 서사를 중심으로 한 매체로 성장하면서 ‘병맛’ 장르가 가지는 매력, 즉시적인 반응과 독자들의 높은 효용감이 유튜브로 옮겨갔다. 이말년, 레바 등 ‘병맛’ 코드로 읽히는 작가들이 유튜브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결국 웹툰의 장르로서 ‘병맛’의 한계가 드러난 지점은 바로 웹툰의 발전사와도 같다.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병맛’ 장르가 가지는 한계가 본격화된 이후에도 연재를 지속하면서 높은 인기를 유지했던 <마음의 소리>가 고평가되는 이유기도 하다. 장르적 한계와 더불어 아쉬운 지점이 분명 남지만, 매 회차가 기록이었던 작품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독자들이 박수로 <마음의 소리>에 안녕을 고했다. 엔딩을 축제로 맞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축복받은 작품이라는 반증이 아니었을까.

조석 작가는 연재가 끝난 이후 거의 휴식기 없이 차기작 <후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마음의 소리>를 연재하면서 <문유>, <조의 영역> 등을 히트시킨 작가가 <마음의 소리>와 병행하지 않고 연재하는 작품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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