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웹툰에서 드러나는 동물에 대한 인식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성용구 2021.01.07

만화로 보는 동물권 의식 수준

웹툰에서 드러나는 동물에 대한 인식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성용구



인간이 아닌 동물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까. 이들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이유는 무엇이 그들을 위한 정치인지 확인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 동물을 사회의 일원으로 포섭하는 순간, 인간은 그들에게 더불어 살 때의 준칙을 요구한다. 그리고 동의와 재청 없이 자의적으로 그들의 권리를 해석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묻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동물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은 정말 요원한 것일까.

웹툰과 유튜브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보면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다.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 내 생각이 틀리고 상대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상호주관적인 자세를 갖게까지 한다. 나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그들의 작품이 궁극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가공된 동물 이미지를 제공하여 경제적 이득을 꾀하고 독자는 그것을 소비하며 재미와 정서적 함양을 소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웹툰과 유튜브의 전달 방식을 보면 그 내용이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다. 그것은 일종에 코딩 방식을 취한다. 작가가 엔코딩(encoding)하면 독자는 디코딩(Decoding)하여 자신의 경험 속에서 작가가 송신한 암호문을 해독하는 순서를 밟는다. 작가와 독자의 공유집합이 강해질수록 작가의 전지적 시점은 독자에게 뿌리 깊은 신앙이 된다. 그런데 나는 유튜브보다 웹툰이 이러한 믿음이 더 강하다고 본다. 물론 와이파이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을 웹툰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동물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웹툰 작가와 유튜버의 작가의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웹툰 작가는 동물의 능동성보다 인간의 능동성에 주력한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 본인의 창의적 능동성에 가까울 뿐, 독자를 위시한 인간의 능동성이라고 통칭하여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기쁨과 슬픔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철저하게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이용하며 이러한 편방향적 소통은 웹툰이 가지는 매니아적 특징을 말함과 동시에 외연적 확대에 실패하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유튜버는 다르다. 그는 동물에게 능동적 행위를 즉물적 상황 안에서 전반적으로 허용한다. 물론 유튜버 역시 편집을 통해 동물을 순치(馴致)하여 표현하지만, 이것은 보편적 인식하에서 정서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작가의 창의적 능동성이 동물의 자연적 능동성을 제압하는 순간 유튜브는 날 것의 재미와 감동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간다. 웹툰에 등장하는 동물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큰 영향을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가 만든 이미지는 그가 지은 건축물 안에서 움직일 뿐이다. 독자 또한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세워놓은 극장에 들어가 정해진 좌석에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할 뿐이다. 그들은 짜인 구조 속에서 온갖 정치 공학적 담화들을 주고받지만 극장을 나오면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일 뿐이다. 이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행동반경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소설 속의 인물은 대부분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의 언어로 최초의 인간이 되고 그가 다시 최후의 인간이 된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동물은 인간의 언어와 인간의 사유로 해석하는 데 있어서 분명 엔코딩과 디코딩의 확장력에 있어서 한계를 갖는 것이다.

동물을 소재로 한 웹툰을 보면 종국적으로 인간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을 소재로 한 유튜브를 보면 동물에게 잘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동물들의 따뜻한 눈동자가 보인다. 특히 유튜버가 동물의 마음을 짐작하여 올린 스크립트는 참으로 반갑고 기특하게 고맙다. 나는 여기에서 웹툰이 갖는 미래지향적 작품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동물을 주인으로 한 다큐멘터리의 생생함과 상상적 미학이 결합 된 사회정치적 웹툰은 없을까. 인간이 만든 새로운 패러다임 위에 동물이 주체적으로 수를 놓는 그런 재미난 세상은 없을까. 나는 매니아적 요소 위에 더해지는 보편적 가치가 새로운 웹툰의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존중하여 그들의 아픔 속에서 얼굴을 찾는 그런 작가가 자신이 가공한 동물에게 소정의 개런티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웹툰의 생생한 힘을 기대한다. 살아 있는 동물의 포효에서 인간과 손을 잡은 정치색 짙은 동물의 입장을 고대한다. 이것이 웹툰에서 드러나는 동물에 대한 인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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