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태(만화평론가/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유튜버세요? 라는 말이 갖는 의미가 다양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 ‘콘텐츠를 가진 자’를 뜻하기도 한다. 채널을 연다는 것은 여러모로 많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우선 자신의 콘텐츠를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정기적으로 영상을 올려야 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본인이 책임지는 완성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로드의 결과 역시 온전히 유튜버의 몫이다.

기실 웹툰 작가의 삶도 다르지 않기 때문일까? 웹툰 작가들은 자신의 방송 채널에 ‘부캐(부캐릭터)’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이말년, 주호민, 이종범, 레바 작가가 1세대라고 한다면 2세대 웹툰 작가 채널은 다양한 방식으로 파생되어 진화 중이다. 웹툰 작가들의 방송 활동은 크게 웹툰 작가 지망생을 위한 작가가 되는 법, 웹툰을 잘 그리기 위한 웹툰 창작 법, 그리고 웹툰 작가의 취향과 관련한 영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채널은 단연 ‘웹툰 작가 되는 법’유형이다. 대부분의 웹툰 작가 채널이 한 번씩 다루는 콘텐츠로 특정 채널 선정은 무의미하다. 그중 서은수 작가 채널은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채널로 웹툰 작가의 삶 전반을 다루고 있어 유용하다. 작품 준비 과정부터 연재처와 미팅, 계약과 연재 확정에 이르는 과정을 실감 나게 풀어내고 있다.

웹툰 작법과 관련한 채널은 현역 웹툰 작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콘텐츠로‘웹툰 작가 레벨 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천범식 작가(돼지우리)의 <마감인생>, 권혁주 작가(씬커)의 <훨씬커> 채널은 웹툰의 기획, 스토리, 작화, 채색, 연출 등 웹툰 창작과 제작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난관들을 입체적 관점에서 해소해주는 곳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화를 시도하는 레벨업 채널도 있다. 김락희 작가의 <인체드로잉>은 채널 이름처럼 사람을 어떻게 잘 그리는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자유 작가(롤랑롤랑)의 <자유 작가> 채널은 특정 상황 묘사를 위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지 알려준다. 현실안주형 작가(집사레인저)의 채널

웹툰창작과정을 설명하는 친절한 채널과 달리 ‘웹툰 ASMR’ 채널은 작품 제작 과정을 건조하게 콘텐츠화한 채널이다. 작품의 스케치부터 작화, 채색까지 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제작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 사례로 약국 작가의

작가의 창작 활동과 일상을 공유하는 ‘웹툰 브이로그’형 채널도 중요한 카테고리이다. 소이작가(서브 콤플렉스)는 ‘식탁밖에 안 나오는 웹툰 작가 브이로그’라는컨셉이며, 박하 작가(나를 깨우러 온)의 채널
작가들의 방송 채널은 마치 미디어의 트렌드인 부캐처럼 활용된다. 그런데 채널 속 작가의 모습이 본캐(본캐릭터)이고,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부캐가 아닐까? 연재 작품 속 창작자는 랜선으로만 만나지만, 방송 속 작가의 일상은 현실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부캐 활동이 자신과 회사를 살찌우는 전략이라면, 웹툰 작가들의 채널 속 부캐 활동은 고독한 창작과정을 공유함으로써 독자들로부터 창작의 원기옥을 모으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