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카카오의 세계관, 카카오웹툰으로 서막이 시작됐다
내달 8월 런칭한 카카오웹툰의 요모조모
하희철 2021.08.27


카카오의 세계관, 카카오웹툰으로 서막이 시작됐다


위대한 첫걸음, 콘텐츠 비즈니스의 막이 오르다



△ 카카오웹툰 소개 페이지

지난 1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예고했던 대로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새단장했다. 카카오웹툰의 전신인 다음웹툰은 최초에는 마케팅 수단으로 출발했다. 웹툰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많은 유저가 다음 웹사이트에 방문하게 하고 그들이 웹사이트에 체류하는 시간을 확대하는 것이 그 역할이었다. 그러나 웹툰이 새로운 콘텐츠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차츰 콘텐츠 유료 구매 문화가 자리잡았고, 더 이상 공짜 콘텐츠가 아니게 됐다. 이제는 당당히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선두에서 맹활약하는 플레이어가 됐다. 대기업의 반열에 오른 카카오가 구축하고 있는 세계관의 에이스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카카오는 이 세계관에서 웹툰을 어떻게 활용할까? 마케팅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카카오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보자. 카카오웹툰을 비롯해 카카오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플랫폼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다. 유저가 직접 결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로 운영된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유저가 플랫폼 내에서 활동해야 거기서 다양한 매출을 파생시킬 수 있다. 플랫폼의 매출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가 광고, 두 번째가 수수료, 세 번째가 콘텐츠이다. 전 국민의 99%가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톡도 이 3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카카오톡을 켜고 대화창 리스트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광고 배너일 것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가 운영 중인 모든 서비스에 광고 지면이 있다. ‘카카오페이’나 ‘선물하기’ 같이 상품을 구매하거나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는 이용할 때마다 수수료를 카카오에 지불해야 한다. 이 2가지 모델은 이미 정점에 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마케터들은 이제 퍼포먼스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때 카카오를 중요 광고 매체로 분류하고 있고, 카카오페이는 올 1분기 매출액 1,071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2가지 모델의 세계관은 이제 성숙기에 올랐다. 자 이제 남은 것은? 그렇다. 바로 콘텐츠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라는 거대 콘텐츠 비즈니스 공룡을 탄생시켰다. 이병헌, 현빈, 공효진, 이민호 등 아시아를 넘는 해외 시장에서 통할 배우들이 모두 카카오엔터 소속이다. 플레이어는 준비됐으니 이제 필요한 것은 바로 IP다. 카카오는 그것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으로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 시절 많은 IP가 드라마나 영화로 창작되며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아이유가 여기서?” 카카오웹툰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이유?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필두로 하는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카카오는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 OTT로 나아가려던 카카오페이지는 ‘넷플릭스’나 ‘웨이브’라는 벽 앞에서 방향을 전환했고 현재 음원 스트리밍 시장 1위인 멜론 역시 ‘유튜브 프리미엄’에 이용자를 빼앗기고 있는 데다가 ‘스포티파이’라는 공룡도 상대해야 하는 실정이다. 웹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4일 네이버는 밋업 온라인 행사에서 ‘네이버웹툰’의 PPS (Page Profit Sharing) 프로그램 전체 규모가 총 1조7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작년 말 기준 7,300만 명을 돌파했다. 올 1월 이용자 수 세계 1위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약점이었던 웹소설 쪽도 보강되며 업계 1위로 단숨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경쟁사의 독주는 카카오로서는 위기나 다름없다. 특히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에 비해 온전히 플랫폼 비즈니스로만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카카오이기에 더욱 그렇다. 플랫폼으로서 네이버보다 뒤처진다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다음이 네이버보다 이용자 수가 많아진다고 생각하면, 이건 네이버로서도 자존심의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다음웹툰이 네이버웹툰보다 더 먼저 시작된 서비스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카카오로서는 여러 의미로 웹툰 시장을 강화해야 할 명분이 있다. 그래서 카카오는 론칭부터 마케팅으로 굵직한 이슈를 만들었다.



△ 카카오웹툰 론칭 이벤트

카카오웹툰 론칭의 예고가 공개되자 가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2가지일 것이다. 첫 번째는 주식이다. 카카오웹툰은 아직 비상장회사다. 그럼에도 론칭 이벤트의 경품으로 자사 주식을 걸었다. 웹툰의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최근 투자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공모는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이 비싸다. 이미 ‘쿠팡’이며 ‘크래프톤’ 등의 유니콘 기업의 공모 러쉬가 몇 차례 이슈가 됐던 터라 MZ세대도 비상장주식에 관한 관심이 크다. 그러니 아직 상장되기 전의 주식을 그것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당연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로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경품을 뿌리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퍼포먼스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 효과를 계산해보면 이렇다. 이번 이벤트에서 카카오웹툰은 1,000주를 경품으로 줄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1주에 10만 원이라고 해도 총 1억 원 상당이다. 만약 이 이벤트로 약 100만 명의 회원이 새로 유입된다면(휴면 회원 포함) 1인당 겨우 100원을 쓴 셈이 된다. 물론 광고 송출 비용을 포함하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카카오웹툰 앱을 유저의 스마트폰에 설치시키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통상적으로 기업에서 책정하는 유저의 앱 설치 비용(CPI)은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정도까지 할 때도 있으니 얼마나 훌륭한 마케팅 전략인가.

두 번째는 단연 아이유의 공식 모델 기용이다. 카카오웹툰은 론칭에 앞서 아이유와 새 로고를 클로즈업한 광고를 TV를 비롯한 다수 매체에 전면 공개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 세련된 배경음악과 아이유, 그리고 새 로고로만 이루어진 광고 콘텐츠는 마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해?’라고 하는 것과 같아 보였다. 이 광고 하나만으로도 카카오가 카카오웹툰을 어떤 포지션으로 놓고 싶어 하는지 엿볼 수 있다. 다들 잘 알고 있듯이 아이유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소속 아티스트이다. 그리고 빌보드에서도 주목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한때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있었다. 그런 아이유가 새 로고와 함께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카카오웹툰에 의미 있는 무게감이 실린다. 생각해보자 카카오가 자사 서비스 모델로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웠던 적이 있었을까? 작게는 있었지만 론칭부터 아이유를 내세운 것은 아마 카카오웹툰이 최초일 것이다. 카카오에서 카카오웹툰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일까. 카카오웹툰은 론칭 후 이틀간 국내에서 10억 원의 거래액을 올리며 다음웹툰 대비 인당 열람 건수가 기존 2.5배 증가, 구매전환율도 2.5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기 위한 초격차 포지셔닝

마케팅에서 포지셔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자사의 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 수 있는지에 4P 분석 등으로 대표되는 포지셔닝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확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도 경쟁을 넘어 시장의 한계가 적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노리고 있다. 그 시작은 북미와 일본 시장이다. 주목할 것은 바로 일본 시장이다. 일본 만화 시장은 북미와 중국을 합한 것보다도 크다. 그 문화적 파급력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지금도 일본의 출판 만화는 ‘귀멸의 칼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원펀맨’ 등을 필두로 북미 시장에서 코믹스나 그래픽노블을 꺾고 판매량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런 전통적인 강세를 오히려 공략점으로 삼았다. 출판 만화가 득세인 시장이기 때문에 반대로 디지털 만화 시장은 뚜렷한 강자가 없었던 것. 이를 빌미로 카카오재팬은 ‘픽코마’를 론칭시켜 일본에서 웹툰으로 디지털 만화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다년간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그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북미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북미 시장에서 선정하고 있던 스타트업 ‘타파스미디어’를 인수하며 웹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도 안정적으로 공략 중이다. 지난 6월 초 태국과 대만에서 먼저 출시된 카카오웹툰은 연일 신기록을 경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4일 만에 일거래액 3.7억 원을 달성했던 태국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타며 IOS 매출에서 만화 분야 1위를 차지했으며,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서도 3위에 올랐다. 9일 출시한 대만에서는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요한 것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도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에 콘텐츠 비즈니스 제반이 부족한 아시아 시장은 이제 어떤 곳에서도 카카오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초격차 포지셔닝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카카오웹툰이 공개되고 무조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평가는 ‘UI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UI(User Interface)는 앱 내에서 유저가 활동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를 의미한다. UI가 불편하면 당연히 UX도 좋지 않다. UX(User Experience)는 유저가 앱 내에서의 활동으로 얻게 되는 체험을 의미한다. 좋은 UI와 서비스가 있어야 UX도 좋아지고 나아가 핵심 고객층이 생겨 매출도 늘고 더 탄탄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카카오웹툰의 UX는 유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이다. 멀리 갈 필요 없이 필자의 주변 유저만 보더라도 다음웹툰 시절의 UI가 더 좋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 카카오웹툰의 플레이스토어 평점과 후기. 낮은 평점과 함께 불편하다는 평이 다수 있다.

정말로 카카오웹툰의 UI의 수준이 카카오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걸까? 먼저 UI만 놓고 말하자면 아니라고 본다. 카카오웹툰의 UI는 다음웹툰 시절보다 더 혁신적이다. 다음웹툰 시절부터 UI는 혁신적이었고 전신의 유지를 이어받아 더욱 개편됐다. 마치 캐릭터가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표현되도록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카카오웹툰은 이것을 ‘IPX’라고 명명했다. 지적재산권을 뜻하는 IP와 경험(Experience)를 합친 것이다. 웹툰 콘텐츠를 소개하고 표현하는 방식의 패러다임을 가져오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졌다. 다수의 경쟁사가 고정된 이미지로 웹툰의 썸네일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혁신적이고 격차를 만드는 방식임에 틀림없다. UX 설계도 혁신적이다. 종, 횡의 터치스크린 움직임으로 간편하게 카카오웹툰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씩 찾아가지 않고 그저 손가락으로 화면을 움직이면 된다. 이런 디자인 혁신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카카오웹툰이 간과한 것은 유저의 마음이다. 유저가 정말로 혁신을 원하는 걸까?

마이크로소프트도 유사한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 과거 윈도우8를 론칭했을 때 그들은 좌측 하단의 시작 버튼을 없앴다. 윈도우7까지의 데이터상에서 유저가 시작 버튼을 클릭하는 비율이 굉장히 낮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쓰지 않으니 없앴던 것인데 반면에 많은 반발을 샀다. 그래서 윈도우8은 혁신적인 인터페이스 설계에도 불구하고 유저의 혹평을 샀고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데이터상으로도 필요 없어 보이고 또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했음에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저의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작 버튼은 윈도우라는 OS의 정체성이면서 유저가 항상 그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안정을 얻는 토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그들은 윈도우10에서 시작 버튼을 다시 복원했다.

 


△ 카카오웹툰 보관함탭. 한 페이지에 최대 6개의 작품 정보만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웹툰의 사례도 같다. 유저는 이미 다음웹툰의 UX에 익숙하다. 과연 카카오웹툰의 UI 설계가 다음웹툰에서 유저가 갖고 있던 문제를 토대로 혁신된 것일까? 아니면 카카오라는 이름값을 보여주기 위해 시대를 앞선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카카오웹툰의 UI에서 유저가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는 것 중 한 가지는 미감상 회차 목록이 한 화면에 담기지 않는 것이다. 다음웹툰 시절에는 한 화면에 목록이 들어오기 때문에 편리했지만, 카카오웹툰에서는 목록에도 캐릭터가 노출되기 때문에 요소가 세로로 길어져 미감상 회차 정보를 확인하는데 더 많은 행동을 해야 한다. 유저가 진짜 원하는 것은 화려함과 새로운 기능이 아니라 더 새로운 이야기, 더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서비스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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