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카카오엔터가 X축과 Y축으로 그리는 웹툰 세계화 방정식
카카오의 통합 전략에 숨어있는 의도
김민태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교수/ 만화평론가) 2021.09.24



카카오엔터가 X축과 Y축으로 그리는 웹툰 세계화 방정식

 


△ 멜론 이용하면 카카오웹툰 캐시 제공 이벤트(좌, 21.05)와 
카카오웹툰 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식 제공 이벤트(우, 21.08) 배너 광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사의 인프라를 공유 및 교환하는 방법을 통해 분리된 콘텐츠 이용자를 모으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멜론컴퍼니를 합병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기존의 운영방식은 콘텐츠 분야 ‘페이지컴퍼니’, 영상 분야 ‘M컴퍼니’, 음악분야 ‘멜론 컴퍼니’의 3개 분야 CIC(사내독립기업) 형태였다. 이번 결정을 통해 카카오엔터는 분산되어 있던 영역들을 통합해 ‘스토리 부문’, ‘미디어 부문’, ‘뮤직 부문’으로 일체화했다.

카카오엔터의 ‘미디어 부문’은 ‘M컴퍼니’를 계승해 영화, 드라마, 공연, 연예 매니지먼트 분야 업무를 맡는다. 특히 카카오TV를 강화해 오리지널 콘텐츠 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뮤직 부문’은 ‘멜론컴퍼니’의 국내 1위 음악 서비스 ‘멜론’을 지속 운영하며 뮤지컬과 티켓 사업을 담당한다. 무엇보다 멜론이라는 거대 음악 플랫폼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플랫폼의 밀접한 연계를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 ‘스토리 부문’은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웹툰 사업을 중심으로 한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재팬의 픽코마 매출이 국내 카카오페이지 매출을 넘어서며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을 글로벌로 확대할 방침이다. 같은 방식을 최근 태국에 적용해 카카오웹툰 태국판은 3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순위와 웹툰 매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아래의 대표이사 인터뷰 내용이다. 종합해보면 카카오엔터는 세 가지 축을 유기적으로 조합해 ‘IP 밸류 체인’을 만들었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1위를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연초부터 추진한 합병을 통해 비로소 스토리-뮤직-미디어에 이르는 카카오엔터만이 가능한 독보적인 'IP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엔터사업 1위로 도약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시키겠다. 진정한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서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리드하겠다."고 전했다." 1)


합병 발표 보름 후, 9월 17일 카카오엔터는 북미, 아세안, 중화권 등 중요 글로벌 거점에서 활약할 글로벌 핵심 리더들을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월드디즈니컴퍼니, DC코믹스, 워너브라더스 출신의 인재들로 “K-콘텐츠와 웹툰, 웹소설이 가진 스토리텔링의 파급력에 공감해” 카카오엔터와 함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 현황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영상, 음악, 웹툰/웹소설,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모두 갖추고 비즈니스의 무대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까지 넓히고 있다. 이를 문어발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고, 콘텐츠 산업의 각 산업별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 중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를 가지고 세계를 무대로 문어발과 수직계열화를 하는 특이하고도 매우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방식이 우리 웹툰 산업을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지가 관건이 된다. 우선 전망에 앞서 과거의 사례를 짚고자 한다. 


"또 하나의 실험적 시도는 '노블코믹스'다. 이는 검증된 소설 원작을 만화로 제작하는 서비스로 기존에 없던 개념이다. 매출이 잘 나왔던 소설이 만화로 재탄생하면 원작 소설의 매출까지 다시 상승하는 효과를 누린다. 황 이사는 "현재 6개 작품이 노블코믹스로 재탄생했고 10개 작품이 대기중에 있다"며 "앞으로의 웹툰은 퀄리티 싸움이기 때문에 그림과 스토리가 따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위 기사는 2016년 당시 경영진의 발언으로, 현실로 실현된 것을 넘어 미래의 예언이 되었다. 기업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블코믹스가 도입되었고, 그러기 위해 글과 그림을 분리하는 전략이 시행된 것이다. 웹툰 업계 핫이슈인 분업‧전문화 작가 시스템은 초기부터 산업계의 정책이었고 웹툰 창작계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웹툰이 영상화되면 그것을 웹툰의 성공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다. 지금은 영상업계에서 제작을 검토할 때 먼저 따져보는 것이 웹툰 IP를 원작으로 잡았느냐가 관건이 된 시대이다. 이제는 그것을 넘어 OST 등 웹툰의 음악으로의 확장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밸류체인 (21.02)

몇 가지 사례에서 보이듯 카카오엔터의 비전은 예상 가능한 형태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결국 이익의 극대화이고 그것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자비와 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첨병이 되어버린 웹툰 산업에서 더 이상 낭만을 찾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웹툰은 포털사이트의 이용자를 늘려 트래픽을 높이는 수단이었다. 그렇기에 이익 창출의 사명을 부여받지 않은 홍보‧마케팅의 목적이 더 컸다. 지금은 상황과 전략이 바뀌었다. 전 세계적으로 스토리와 IP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우리나라 웹툰 창작자들의 능력이 세계 최고 실력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기업들은 웹툰을 세계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레벨업시켰고, 웹툰이 부여받은 퀘스트는 이윤 추구의 지평을 세계로 넓히는 전사의 역할로 바뀌었다.

이제 웹툰은 출판만화의 계승자인 동시에, 국내 콘텐츠 산업을 세계에 알릴 선봉장이 되었다. 더 이상 웹툰은 멈출 수 없는 수레바퀴가 되었고, 많은 집단의 욕망이 혼합되어 눈덩이처럼 몸집이 불어났다. 거대자본이 굴리는 웹툰의 산업화를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그것을 인정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발표한 대로 글로벌 IP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자본 전쟁 중이다. 두 회사의 전략은 국내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이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무대로 발돋움 중이다. 그러기 위해 자본과 회사를 키우고 인재를 모으고 있다. 그 방법이 현재까지는 수직계열화인 셈이다. 자기 것을 자기가 만들어 자기 플랫폼에 팔고, 똑같은 것을 각 국가별 자기 플랫폼에 런칭해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는 전략이다. 국내 웹툰 시장과 세계 웹툰 시장이 한 몸이 되는 것이 가속화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영상, 음악 콘텐츠까지 합세해 화학적 융합을 향해 가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는 미국의 영화 관람객만을 위해 제작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수천억 원의 제작비를 투여할 수 있다. 이제 웹툰은 국내 유통에 머무르지 않으므로 웹툰 제작사들은 글로벌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제작비를 투자한다. 작가들에게도 해외 수익은 창작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웹툰 창작과 제작, 유통과 서비스는 세계 일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카카오웹툰의 태국과 대만의 다국적 서비스 모습 (21.06)

카카오와 네이버의 급격한 성장과 저돌적 사업전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낀다. 심장과 눈 없이 머리만 있는 자본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지금 웹툰이 가진 위상은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례이며,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없는 이례적 시기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의혹, 두려움과 걱정을 앞세운다. 지금까지 수많은 성공 사례가 많은 웹툰 기업과 창작자들, 그리고 지망생들과 후발 기업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지만, 이 방식이 우리를 어떤 나락으로 떨어뜨릴지 모른다는 공포도 함께 공존한다. 

카카오엔터가 시행 중인 웹툰의 수직계열화, 웹툰 IP 확장을 위한 유관 분야 통합화는 우리가 독자 개발한 콘텐츠로 디즈니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다행인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은 우리 만화계와 동고동락하며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먹고 자란 파트너라는 점이다. 제3의 분야에서 웹툰에 진출했거나,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적어도 웹툰 성장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다만, 자본이 동업자를 무시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해졌다.

카카오엔터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가고자 하는 목표와 가려는 방법의 검토가 되었고, 전략의 계산도 수직과 수평의 축을 활용한 방정식을 동원해 마련했다. 무엇이 더해지고 어떻게 변형될지 모르는 세계를 우리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웹툰 팬들이 지켜보게 될 것이다. 



1) 김동준, 「카카오엔터·멜론 합병 완료……. '글로벌 시장' 정조준」, 『뉴데일리경제』, 2021.09.01.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09/01/2021090100103.html (최종검색일:2021.09.24.)

2) 성상훈, 「웹소설, 만화로 재탄생 …카카오페이지 '노블코믹스'」, 『아이뉴스24』, 2016.07.22. http://www.inews24.com/view/970227 (최종검색일: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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