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투자 열풍 불었던 2021 웹툰계
투자로 돌아보는 2021년
울림 2021.12.07



투자 열풍 불었던 2021 웹툰계


202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웹툰계에 큰 변혁의 바람이 불었던 한 해였다. 그동안의 웹툰 시장이 고군분투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웹툰이 문화 콘텐츠로서 집중 조명을 받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전과는 달라진 투자 규모였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산하의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픽코마가 투자하거나, 투자받은 건을 모두 합치면 2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제작사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투자금을 모두 더하면, 지금까지 상상해보지 못했던 규모의 자금이 웹툰계에 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주요 투자를 살펴보고 그 의미와 2021년의 결과들을 짚어보도록 하자.


1. 네이버웹툰의 왓패드 인수

네이버웹툰은 2021년 1월, 가장 먼저 6억 달러(한화 약 6,600억원) 대규모 투자를 알렸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꽤나 생소한 이름이었다. 왓패드는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으로, 아마추어 연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세미 오픈플랫폼 형식을 갖추고 있다. 말하자면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공간으로 열어두고 있는 캔바스(CANVAS)와 닮아 있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는 왓패드는 월 이용자 수(MAU)만 9천만 명에 달한다. MAU 9천만은 당시 네이버웹툰이 발표한 MAU 7~8천만 명보다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단행본 발행, 영화화, 드라마화 등을 모두 포함해 1,000건이 넘는 IP 매니징 경력이 있는 만큼,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자 하는 네이버웹툰의 북미지역 파트너로 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설립해 두었던 IP 매니징 부서인 ‘웹툰 스튜디오(www.webtoonstudios.com)’와 왓패드를 합병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왓패드 웹툰스튜디오에 1억 달러(한화 약 1,186억원)가량의 제작,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1). 인수부터 스튜디오 합병, 그리고 본격적인 투자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면서, 빠르면 내년부터 왓패드가 보유한 IP와 네이버웹툰이 발휘할 시너지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2. 카카오의 카도카와 최대 주주 등극

네이버웹툰의 투자 소식이 들려온 며칠 뒤, 카카오는 일본 최대의 라이트노벨 출판사이자 일본식 IP 확장의 핵이라고 불리는 카도카와의 지분 5%를 전격 인수했다. 앞선 투자에 더해 카카오가 보유한 지분은 7.3%가량으로, 총 517만 8,300주를 확보하고 있다. 이 지분만으론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지만, 최대 주주에 올랐다는 것 자체로 어느 정도 카도카와의 의사결정에 깊게 참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얻은 셈이다.

카도카와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시스템에서 가장 입김이 세고, 넓게 참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폐단도 있지만, 카도카와가 가장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곳 중 하나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최종적으로 작품에 투자해 오리지널 IP를 확보하고, 그걸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선보이고자 하는 카카오의 입장에선 너무나 매력적인 협업사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2020년 급성장했던 픽코마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면서, 네이버웹툰이 북미지역에서 보여준 왓패드 투자에 대해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한 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만화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지역에서 라인망가를 꺾은 다음,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3.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래디쉬, 타파스 인수



이어 5월에는 카카오엔터가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타파스미디어와 신흥 웹소설 플랫폼으로 제작역량을 갖춘 래디쉬를 각각 4억 달러(약 4,400억원), 5억 달러(5,50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카카오엔터가 그동안 아시아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한 영어권에서 약점을 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분히 전략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타파스를 만든 김승원 대표와 래디쉬의 이승윤 대표는 타파스와 래디쉬의 경영자로 지속 참여하고,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GSO(Global Strategy Officer, 글로벌 전략 담당자)를 겸임한다. 단숨에 카카오의 브랜드로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플랫폼들의 레거시는 유지하되 차츰 카카오로 연착륙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본격적인 카카오엔터의 북미진출을 위한 로드맵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4. 픽코마, 사모펀드로부터 6천억원 투자 유치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가 ‘투자’에 집중했다면,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투자를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 사모투자조합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Anchor Equity Partners)를 중심으로 해외 국부펀드들로부터 총 6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본격적인 가속에 나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카카오재팬이 받은 투자금액 6천억원은 올해 일본에서 콘텐츠 기업이 받은 투자 규모로는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역대 최초로 6조원 시장을 달성한 일본 만화시장에서 웹툰 분야 1위를 차지한 픽코마는 이번 투자를 통해 그동안 제작에 들어갔던 한국과 일본의 스튜디오들에서 오리지널 작품 제작 규모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픽코마는 대원미디어의 자회사 스토리작과 함께 도쿄에 설립한 셰르파 스튜디오(Sherpa Studio), 한국 서울에 설립한 스튜디오 원픽(Studio 1Pic)에서 창작자를 발굴, 픽코마의 글로벌 서비스에 함께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동시에 2021년 11월에는 ‘카카오픽코마’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콘텐츠 사업에 집중할 것을 천명하는 한편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북미에서는 래디쉬와 타파스를 중심으로 카카오페이지가 진출하는 한편, 카카오픽코마는 본격적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동시다발적으로 노리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5. 조이시티, 콰이칸에 500만 달러 투자



한편, 게임업체들이 웹툰 플랫폼에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프리스타일’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게임 개발사 겸 퍼블리셔 조이시티는 지난 8월 26일 중국의 웹툰 플랫폼 콰이칸(Kuaikan)에 500만 달러(한화 약 56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2020년 웹툰 제작 전문 자회사인 ‘로드비웹툰’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게임 IP와 웹툰 IP의 콜라보를 노리고 있다. 이번 투자는 로드비웹툰에서 제작 중인 웹툰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콰이칸과 협력을 구축하는 한편,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2014년 설립된 콰이칸은 월간 활성이용자 5천만 명을 돌파했고, 내년 홍콩 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이시티의 입장에선 중국 내수시장 진출과 함께 내년 기업공개로 수익실현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게임 IP를 가진 기업들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조이시티는 ‘프리스타일’ 시리즈의 카툰렌더링 그래픽과 웹툰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이시티뿐 아니라 크래프톤, 넷마블, NC소프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게임사들의 웹툰 시장에서의 약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 컴투스, 웹툰 제작사에 투자 및 JV 설립



모바일 게임 전문 기업 컴투스는 웹툰 제작사 엠스토리허브에 46억 5천만원을 투자해 지분 18.6%를 확보했다. 엠스토리허브는 2015년 설립되어 웹소설, 웹툰 600여 편을 제작한 중견 제작사로 알려져 있다. 컴투스는 엠스토리허브에 투자해 디지털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컴투스는 케나즈와 함께 합작회사(조인트벤처, JV) ‘정글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컴투스가 56%의 지분을, 케나즈가 44%의 지분을 가진다고 알렸다. 케나즈의 이우재 대표가 사업을 총괄하고, 케나즈에서 작품을 제작하던 20여 명의 작가진을 투입해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컴투스는 ‘워킹데드’로 알려진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VFX와 CG 전문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 웹툰, 웹소설 제작사 엠스토리허브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 기획사 클레버이엔엠, 디지털 방송 미디어 기업인 미디어캔 등에 투자와 협업, 투자, 인수를 통해 웹소설, 웹툰은 물론 영화, 드라마, 방송과 애니메이션, 공연, 전시에 이르기까지 문화콘텐츠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1) Wattpad And Webtoon Merge Studios With $100 Million In Financing, Jill Goldsmith, Deadline, 2021. 6. 24 https://deadline.com/2021/06/wattpad-webtoon-naver-studios-12347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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