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판의 이단아들!!!! 이들이 2000부천만화축제(2000.9.30-10.4)에 모인다. 일단 이 시점에서 부천만화축제에 언더그라운드를 걸고 나온 이유를 좀 살펴보자
만화, 붐!붐! 천시받던 만화가 1990년 이래 소위 말하는 "붐"을 맞고 있다. 만화가 돈이된다는 소문 등등 아래 수십억대의 순수 오리지널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만화원작을 사용한 영화가 몇편이다!......만화는 바야흐로 붐을 맞이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실황을 짚어보자! 한국만화의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한국만화의 산업적인 측면만이 부각되고 한국만화의 근본적인 질적토대는 구축되거나 축적됨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험하거나 투자함이 없이 상업적으로 "검증"된 경우만 키워주고, 검증된 작가가 또다시 검증될 수 있는 색깔없는 작업을 하는 악순환의 연쇄고리속에 놓여있는 것이 한국만화의 현주소라면 지나친 말일까! 처음부터 언더는 아니었다! 바로 이와같은 문제를 일찍이 진단하고 예견하여 지상이 아닌, 지하에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일군의 무리가 있었으니....이들은 아마츄어 만화동아리에서 시작하기도 하고 학생운동의 미술운동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90년대에 와서는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개인 개인들을 중심으로....때론 모이고 때론 흩어지며 한 흐름을 형성해 왔다.
이들은 스스로를 대안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에서 그냥 만화가 좋아서 한다는 층까지 다양한 내용과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 무리로 형성되었고 어떤 객관적인 검증없이 자기만족적인 세계를 구축하였고 이제 디지털 시대라는 인류사 유례없는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하여 사이버 세계에 새로운 사이버 언더(?)로 대응하기도 한다.
제3의 시선으로.... 2000 부천만화축제에서는 메이저그룹에 자의적으로 또는 타의적으로 협력할 수 없는 일군의 무리를 묶어 언더라 지칭하며 작가도 독자도 아닌 제3의 시선으로 언더만화를 조명하려 한다.
모여라!!! 본격적인 전시는 한국의 언더만화의 역사를 짚어보는 한국 "언더만화역사전"과 언더만화의 작품을 총망라한 "언더만화작품전"으로,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귀한 작품들로 놓치면 후회할 전시다. 네모라미, 봄, 화끈, 오즈 등 각 언더만화 계열의 작품들과 매체들을 총망라했으며 만화 작품들을 커다란 걸개 만화로 제작하여 보는 이의 시각적 즐거움을 도울 것이며, 전시 공간 중앙에 재현된 대형 크기의 언더 잡지들은 관람객에게 언더만화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줄 것이다. 또한 전시공간 곳곳에는 언더만화 주인공들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친근감을 줄 것이다. 이어 김경호, 강성수, 박형동 ,신일섭, 손창수, 이우일, 이경석, 이애림, 장경섭, 최호철 등 중심적인 언더만화가들의 원화 작품들과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해 주는 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언더만화가, 전시기획자. 비평가 등 언더만화와 관련한 20인의 인터뷰 상영도 재밌는 행사. 물론 언더만화가와의 대화시간도 준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