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만화정보서비스의 지존, 김일수씨
차대원 2001.03.01

신촌의 7년차 터줏대감, 연세랑의 주인 김일수씨는 출판만화 정보 서비스와 커뮤니티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유명한 사이트, 마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만화의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오래전부터 구상했고, 지금은 실천하고 있는 그를 만나서 마니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인터뷰 일시 : 2001년 2월 9일

마니를 서비스하게 된 계기는?

몇 년동안 만화방을 운영하면서 체계적인 자료 수집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 유통 업계 자체에서 자료를 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사 있다고 해도 개인으로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빠르고 많은 정보를 접하는 만화방 주인으로서 개인들에게 신간 정보나 서지사항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95년경에 몇 개의 만화관련업체가 힘을 합쳐 격주간 만화 신문을 만들었는데, 취재 기사 위주였고 자료의 신선도가 많이 떨어져서 개인적으로 자료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LA와 평택에서 만화방을 하시는 분들이 자료 매입이 힘들다는 이유로 목록을 보내주기를 요청하였다. 그분들을 위해서도 겸사겸사 그날 출판된 만화 목록을 매일 만들어 보내주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커왔고, 97년부터는 인터넷 서비스도 하게 되었다.

지금도 만화목록을 보내고 있는가?

97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목록을 여러 지방 만화방이나 유통업계에 보내왔다. 한때는 350군데정도 되었는데 요즘은 많이 줄어서 270군데 정도에 보내고 있다. 주로 유통업체나 마케팅 회사, 출판사 상대이다.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는가

서울 총판 세군데, 지방 한군데, 웹사이트에서 한군데이다. 직접 실물 자료를 받아오는 곳은 두군데이고, 나머지 세군데에서는 목록과 정보만 받는다. 나온 물건의 99를 받아오고 그 중의 70를 매입한다.

현재 마니의 운영 형태는?

처음에는 출판사, 분류, 제목, 가격, 비고, 해적판의 유무등 단순 자료를 서비스했다. 계속 외부 서버를 받아서 쓰다가 독자 서버의 필요성을 느끼고 98년부터는 독자적인 서버를 만들었다. 타업체의 하부메뉴로 운영할 때는 외부 회사에서 약속했던 광고수익이 전혀 없었는데, 독자 서버를 구축하니까 오히려 일반 독자들의 호응이 높아지게 되었다. 일반 독자들이 많이 참가하게 되면서 현재의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함께 일하는 정의진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재는 약 3만 권의 출판 만화 정보가 서비스 되고 있고, 커뮤니티도 매우 활발하다.

마니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문제이다. 전체적으로 경제상황이 많이 안좋아졌고, 2000년 4월까지는 html 형식으로 서비스를 해왔는데, 중노동에다 인력도 많이 필요했다. 단순한 자료 입력에서 벗어나 리뷰나 상품설명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오다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 지금도 4명이서 작업하고 있는데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한다. 현재는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만화방 운영에 부담이 많이 된다.
만화를 천시하는 풍조도 상당히 운영을 힘들게 한다. 우리는 누구도 하지 않고 있는 만화 DB구축이라는 데 자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아직 사람들이 만화를 보는 시각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수익모델을 만들어 팔 생각은 없는가.

팔 생각은 없지만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수익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접촉해 왔다. 전자 상거래나 연구?학술, 오락관련 여러 닷컴회사와 접촉은 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 만화를 천시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만을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조건으로 마니를 팔 생각은 절대로 없다.
운영이 힘들어 후원이 있었으면 하는데, 기대하기는 힘들다. 요즘 만화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많이 퍼지기는 했는데, 자본가들은 단기성으로 투자를 하고 몇 개월 내에 결판이 나지 않으면 금방 자본을 회수해버린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출판 만화 DB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줄 자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컨텐츠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다. 그러나 출판사는 자신들이 출판한 책에 한해서, 서점 역시 자신들이 들여놓는 만화에 한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수익 개념으로만 데이터베이스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 벌 목적으로만 이 일을 하면 데이터베이스의 질도 떨어지고 수익이 금방 들어오지 않으면 자본을 빼버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마니는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지만 공공적인 서비스에 가깝다.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구체적인 경제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금도 만화 관련 정책이 많기는 하지만 주로 애니메이션에 치중되고, 비현실적으로 투자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법령의 정비나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애니메이션이 돈이 많이 된다고는 하지만 만화의 근간은 출판만화이다. 정부의 지원은 우리 출판 만화 업계 사람들의 사기의 진척에도 도움이 되고,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지향이 있다면?

전국적으로 만화 유통계에서 합리적인 전산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다. 현재도 출판사와 총판 사이의 유통은 전산화되지 않아서 출판사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손해가 매달 일어난다. 출판에서부터 재고관리, 유통, 발주 모두를 일원적으로 전산화하면 엄청난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현재 사업을 추진중이다.
마니 사이트는 수익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속적이고 누적적인 컨텐츠를 공공 기관이나 출판사 등에 서비스할 의향은 있다. 마니는 인간적인 만남을 중시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커뮤니티 중심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다.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유통라인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눈앞의 자신의 이익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현재 한국 만화 업계의 현실이다. 소비자는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유통?생산에서 받쳐주지를 못한다. 분명히 재고가 창고에 남아있는데도 매장에는 절판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원하는 만화를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수요자와 생산자의 원할한 소통과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니는 출판만화업계의 활성화와 합리화를 목표로 만들어졌고 운영되고 있다. 이것이 만화계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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