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 준비 하려다가 그린 개그 만화 <언덕위의 제임스> 쿠당탕 작가 인터뷰
탁정은 2020.06.22



공무원 준비하려다 그린 개그만화 <언덕위의 제임스> 쿠당탕 작가 인터뷰


웹툰 작가는 인생에서 비로소 맞는 옷이 무엇인지 알게된 결과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일단 그리세요



탁정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A.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수요일에 '언덕 위의 제임스'를 연재 중인 쿠당탕이라고 합니다.


 

Q.필명인 ‘쿠당탕’은 어떤 의미 인가요?
A. 쿠당탕이란 필명은 연재를 처음 시작하고 필명을 정해야 하는 기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넘어지는 소리인 '쿠당탕'처럼 1차원적인 개그를 지향하자는 의미로 가볍게 짓게 되었습니다.


△ 쿠당탕 작가



Q. Q. 많은 장르 중에 ‘개그’를 선택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A. 제가 머릿속에서 혼자 상상하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들을 표현해서 독자님들과 공유하고 같이 웃고 싶었습니다.

 


<언덕 위의 제임스>

Q. 작품 속에 패러디 된 부분이 상당합니다. 주로 어떤 매체를 통해 최신 유행어, 개그 등을 접하시나요?
A. 데뷔 전부터 계속 ‘웃긴대학’ 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상시 접속하며 유행하는 *밈들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모르는 밈을 발견하는 경우 항상 뜻을 검색해봐서 익히고 있습니다.

*밈 :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 사진, 유행어 등을 통칭한 말.

 


Q. 작품 연재 중에 재미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제임스 에피소드 중 ‘후크 선장의 탄생 비화’를 반전으로 다룬 화가 있었는데요.  저는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생각나는 대로 그렸는데 베스트 댓글에 ‘맞아 후크선장 이름이 제임스 후크였지’라는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가끔 의도치 않게 내용이 일치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저도 보면서 신기하더라고요.  

 


Q.작업을 하시다가 개그 소재나 스토리가 막힐 땐 어떻게 하시나요?
A. 소재나 스토리가 막힐 땐 항상 노트와 펜을 들고 근처 카페로 향합니다. 그곳에 앉아 노래와 함께 이것저것 끄적이며 정리하다 보면 막혔던 스토리나 소재들이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 <언덕위의 제임스>


Q. 스토리 연재가 아닌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재 할 때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소재구상 말고도 다른 게 있나요?
A. 계속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매주 마감을 하다 보니 몇몇 에피소드의 경우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어렵다기보단 아쉬운 점으로 스토리 웹툰은 독자님들이 인물들에 감정이입을 하기 쉬운데, 저는 보통 4편 정도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다 보니까 인물들에 대한 독자님들의 애정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항상 인물들로 이야기를 진행한다기 보다 사건의 흐름으로 진행을 해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Q.  만화에 주역으로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이 모두 제임스로 나오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인물이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A.세상 사람들은 같은 이름을 가지고도 제각각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임스라는 비교적 친숙한 이름의 인물들을 통해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Q. 만화를 플레이툰으로도 만드셨는데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된 건가요?
A.  플레이툰은 제가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닙니다. 네이버 측에서 영상으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감사한 제의를 해주셨고 제가 동의를 하여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저도 나올 때마다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Q. 수 많은 '제임스' 들이 있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제임스'가 있나요?
A.아무래도 이번에 시도했던 최 장편시리즈인 '전학생은 고교생' 의 제임스가 애착이 가네요. 처음 도전하는 장편 시리즈라 긴장도 됐고 그만큼 많이 생각하고 그려내다 보니 정든 것 같습니다.


△ <언덕위의 제임스> 속 황순옥


Q.  개인적이지만 '황순옥' 캐릭터를 너무 좋아합니다. '황순옥'의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요?
A.  순옥이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옥이의 힘의 근원은 '집념'입니다.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집념이 순옥이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Q. 순옥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황순옥'의 행복한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A.가장 최근에 나온 순옥이는 지옥에서 탈출해서 부자가 되었는데요, 이후의 이야기는 어느 날 필을 똭 받으면 또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땐 순옥이의 행복한 모습을 저도 보았으면 좋겠네요.ㅎㅎ


 

Q. 이모티콘, 티셔츠 등에서 <언덕 위의 제임스>만의 개성이 돋보입니다. 이후 더 만들고 싶은 굿즈 혹은 콘텐츠가 있다면?
A. 티셔츠는 200화 기념으로 몇 장만 만들었는데 독자님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티셔츠를 좀 더 제작해보고 싶습니다ㅎㅎ


 

Q. <언덕 위의 제임스> 연재하면서 가장 기억이 남는 편이 있으신 가요?
A. 여러 에피소드가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황순옥의 손아귀’가 가장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제목을 지으면서 ‘와 이건 제목 잘 지었다’ 스스로 칭찬하기도 했고, 되게 재밌게 그렸던 기억이 있네요.

 


Q. 엉덩국, 귀귀, 짤태식, 총몇명. 인터넷 문화를 극대화 시켜 웹툰을 그린 작가들의 계보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쿠당탕 작가님도 있다고 보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대충 그렸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장르적 약속을 따른 것 같거든요. 하지만 그림체 때문에 잘 살릴 수 있는 이야기와 그러기 힘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림체로 인한 이야기의 시너지효과, 혹은 한계를 체감하신 적 있으신 가요?
A. 아무래도 제 그림체가 코믹스럽다 보니 감동스러운 이야기나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에피소드를 진행할 때는 종종 한계를 체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코믹스러운 그림체 덕에 똑같은 장면도 더 웃기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제 장르에 아주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퀄리티가 낮은 평상시의 그림체 덕에 조금만 힘을 주어 그리면 장면이 뭔가 더 임팩트 있어 보여 좋은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쿠당탕 작가

Q. 주로 개그 소재를 어디서 찾으시나요?
A. 인터넷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 주변의 모든 사물이 다 소재가 됩니다. 초등학생 때 배운 마인드맵 형식으로 주변에 보이는 단어를 하나 설정해놓고 생각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재밌는 소재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걸 메모해 둡니다.


 

Q. 웹툰 작가를 준비하시면서 도움이 되었던 작품이 있으신가요?
A. 저 같은 경우는 워낙 병맛 개그 장르를 좋아해서 이쪽에서 유명하신 작가님들 것은 다 챙겨 봤던 것 같습니다. 귀귀 작가님이나 조석 작가님, 이말년 작가님의 작품 등을 즐겨봤고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 게 재밌는 것인가를 많이 연구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의 만화를 보시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친한 친구들은 제 만화를 보면 저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제임스에서 나오는 말투나 생각 행동들이 의도치 않게 저를 많이 투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쿠당탕 작가



Q.작품의 장르가 개그인데, 실제 작가님은 유머러스하신 성격인가요?
A.제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라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웃긴 얘기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대신 친하면 친할수록 생각나는 대로 아무 얘기나 막 할 수 있어서 재밌는 것 같습니다.


 

Q. 네이버웹툰 2015 개그 올림피아드 공모전을 통해 데뷔를 하셨습니다. 공모전에 참가하시게 된 계기와 합격 후 소감이 어떠셨나요?
A. 공모전에 참가하기 전 저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 만화에서 취미로 연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당시 대학교 3학년인지라 웹툰을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동기들처럼 취업 스펙을 쌓아야 할지 큰 내적 갈등이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친구한테 공모전 소식을 듣게 되었고 ‘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장르의 웹툰 공모전이 하필 지금 나오다니, 이건 신이 내게 주신 마지막 기회구나!’라고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 때 전 대학교 수업 몇 개를 포기하면서까지 공모전 준비를 열심히 했고, 하굣길 버스에서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는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희열을 느꼈어요.


 

Q. 그림과는 전혀 상관 없는 전공이신데, 그림으로 빠지시게 된 과정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는 했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그림 쪽으로 진학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성적에 맞춰서 갈 수 있는 제일 좋은 학교를 골라서 진학했습니다. 그렇게 맞지 않는 전공수업을 듣다 보니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이와 동시에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생겨서 도전만화에 그림을 그려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어보니 비로소 무엇이 저한테 맞는 옷인가를 알게 된 것 같았어요.


 

Q. 웹툰 작가라는 직업에 있어 고충도 많을 거 같아요. 연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A. 웹툰 작가는 물론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매일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과 직장이 분리가 돼있지 않아서 마감을 하고도 완전한 휴식을 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지금 그려놓으면 나중에 더 수월하니까 결국 놀다가 펜을 다시 잡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매주 대학교 과제가 있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할까요? 제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는 과제가 매주 반복되다 보니 그게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Q. 만약 웹툰을 그리시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걸 하고 계셨을까요?
A. 만약 웹툰을 그리지 않았다면, 마지막 인생도전이었던 공모전에서 떨어졌다면, 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거나, 붙었다면 다니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4학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었어요. 공모전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매우 안정적인 삶을 지향해왔던 사람이었거든요.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정과는 정반대의 직업을 갖게 됐지만 말이죠 허허.

 


Q.  웹툰 작가활동 하면서 스케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연재 초기에는 한 주 동안 뺑뺑 놀면서 콘티 궁리만 하다가 마감 이틀 전부터 밤을 새우며 작업했는데요, 요즘은 하루에 그림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작업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밤을 그렇게 잘 지샜는데 요즘은 그게 물리적으로 안되더라고요.(슬픔)



△ 쿠당탕 작가의 작업실



Q.  작업을 하면서 슬럼프가 있었던 적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으신가요? 
A. 슬럼프는 연재 초기에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저는 마감을 끝낸 날 집 밖으로 뛰쳐나와 심야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영화가 재밌든 재미없든 상관없이 그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면서 혼자 느낀 점을 이것저것 생각해보는 시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리프레시 효과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Q.  이전에 웃긴대학이라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셨는데, 그곳에서도 만화를 연재하셨었나요?
A. 맞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접하게 된 커뮤니티 사이트였고, 처음으로 만화를 올리게 된 사이트이기도 했지요. 실제로 웃긴 대학의 유저님들이 도전만화에 있는 제 만화에 오셔서 추천을 눌러주신 덕분에 도전만화 인기순위에도 올랐거든요. 제 삶에서 굉장히 감사한 분들이고 제가 웹툰 작가로 데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매일 웃대를 보며 새로운 재밌는 것들을 익히고 있습니다.


 


<마무리>


 

Q.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A. 앞으로의 계획은 구체적으로는 없습니다. 제가 생각이 계속 나는 한 <언덕 위의 제임스>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매주 꾸준히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님처럼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Q. 다른 작품을 하게 된다면 어느 장르를 해보시고 싶은지? 
A. 지금은 옴니버스식 웹툰이니까 다음에는 개그/스토리 장르를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매 화 지루하지 않고 결말도 깔끔한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물을 그려보고 싶어요.



Q.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직 웹툰 작가로서 조언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A. 제가 가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하는 말은 한 가지 인 것 같네요. ‘일단 그려라’입니다. 물론 조금이라도 더 이쁘게, 더 멋진 구도로 그리기 위해서 수련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고 표현하고 싶은 그 생각을 바로 그려본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태블렛을 사자마자 허접한 그림 실력으로 무턱대고 그려서 도전만화에 올리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그려 올리면서 자연스레 더 좋은 구도 좋은 그림이 생각나고 발전해 왔던 것 같습니다. 만일 그때 제가 부족한 그림 실력이 부끄러워서 주저했더라면 지금 저는 웹툰 작가를 하고 있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2016년 1월부터 시작했던 ‘언덕위의 제임스’가 어느새 5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쉬고 싶을 때도 있었고, 마감이 위태로울 때도 있었고, 생각이 잘 나지 않아서 방황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제가 견딜 수 있었던 건 독자님들의 재밌다는 댓글들과 응원 메시지들 덕분이었어요. 처음 도전만화에 뭣도 모르고 만화를 올렸을 때 달렸던 3개의 응원 댓글이 저는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때로는 따끔한 충고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시는 독자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제가 웹툰 작가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만화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정말 영광이었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실 텐데 수요일 짧은 시간이나마 웃음으로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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