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팍팍한 일상에 약 좀 치자! <약치기 그림> 양경수 작가 인터뷰
탁정은 2020.11.18
 
팍팍한 일상에 약 좀 치자! <약치기 그림> 양경수 작가 인터뷰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말 못할 고충(?)을 대신 그려주는 작가가 있다?



△ '약치기그림' 양경수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인터뷰 시작 전에 간단한 인사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고 있는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입니다!


Q. ‘약치기 그림’에 대해 간략히 소개 해주세요!
A. ‘팍팍한 일상에 약 좀 치자!’라는 의미로 가볍게 지은 그림 제목입니다. 사실 이 이름이 이렇게 알려질 줄은 몰랐어요. 알았다면 좀 더 멋있게 지을 걸…^^; 


Q. 과거 불교미술 현대작가로 활동하셨죠. 2015년 불교박람회 우수콘텐츠 상을 받을 정도였어요. 잘 하시던 불교미술에서 현재 ‘약치기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불교미술 집안에서 태어나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웹툰과 디지털 작업으로 바뀌면서 나름 많은 변화 과정이 있었어요. ‘서양화 작가가 되어야지!’,‘불교미술 작가가 되어야지!’, ‘웹툰작가가 되어야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지!’ 라는 뚜렷한 목표라기 보단 그냥 계속해서 어떤 주제로 어떤 작업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끊임없이 작업 하다 보니 불교미술과 약치기그림이 나온 것 같습니다.

Q. 그림을 보면 직장인 N년차이신 거 같아요. 특히 그림과 대조 되는 대사가 그림을 더욱 살리죠. 어쩜 그렇게 직장인들의 정곡을 찌르는 그림을 그리실 수 있나요? 
A. 어릴 때부터 사람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하고 늘 상상했어요. 그런 것들이 습관처럼 자리 잡았는데 어느덧 30대가 되니 주변 지인들이 거의 직장인이 되어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그런 쪽으로 쏠렸고, 그런 이야기들(애환들)을 그림으로 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작업이 나온 것 같아요.


Q. 본인의 경험담을 녹여낸 그림이 있으신가요?
A. 엄청 많죠. 저도 20살 때 집을 나와서 모든 걸 혼자 벌어 생활하다 보니 어릴 때 부터 갑질과 부조리를 많이 겪었습니다. 사실 그런 경험들을 조금 순화 시켜서 그렸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웃음)




△ <약치기 그림> 일하기 싫어증


Q. 스스로 가장 만족스러운 그림이 있다면?
A. ‘일하기 싫어증’ 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그림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덕분에 잔고가 아주…ㅋㅋㅋㅋㅋ 


Q. 그림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이 많으신 거 같아요.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나요?
A. 저도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제테크나 경제 부분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이래저래 공부도 하고 있어요. 예술을 하는, 특히 미술을 하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숫자에 약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여러 직업군들을 그림으로 보여주셨어요.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포커스인  그림 덕에 감사함과 더불어 애환을 알게 되었죠. 다양한 직업을 그리기 위해 조사도 따로 하시나요? 
A. 인터뷰를 엄청 다녔어요. 각 항공사 승무원 분들, 여러 과의 간호사 분들, 사회복지사 분들, 각 은행의 은행원 분들, 미용사 분들, 고3 학생들, 그리고 소방서에 직접 가서 소방관 분들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 후에도 각각 단톡방을 만들어 이런저런 애환들을 나누기도 했고요.


Q. 책 출간, 달력, 이모티콘, 광고, 하다못해 복권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지만, 아직 발을 디디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A. 짧은 호흡의 그림이다 보니 스토리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서사가 있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 양경수 작가의 서양화 그림

Q. 현재 그림체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리신 작품이 있나요?
A. 제 서양화 그림들은 지금 느낌과는 완전 다릅니다. 이땐 심신도 환경도 어두웠거든요 .


Q. 작가님의 직업 만족도는 몇 %인가요?
A. 음…한 100000000% ? ㅎㅎㅎㅎㅎㅎㅎ 요즘은 정말 제 직업 만족도가 높습니다. 


Q. 한 번 쯤 겪어보고 싶은 직업이 있다면? 
A. 래퍼, 댄서요! 어릴 때 춤도 추고 랩도 했었는데, 20년 전 저의 고등학교 때는 힙합을 좋아하거나 관심 갖는 친구들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아직도 힙합에 대한 마음속 열정은 가득합니다^^ 


Q. 직접 체험 해보지는 못했지만 느낌적으로 본인과 잘 맞을 것 같은 직업은? 
A. 래….퍼? 후다다닥~(부끄러워서 숨는 소리)


Q. ‘그림왕 양치기’ 작가님으로 불리시는데 ‘그림왕’이라고 불리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A. 사실 이 이름도 그냥 원피스의 루피를 좋아해서 지은건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해적왕이듯이 그림으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원래 이름 따라 간다고 하잖아요^^ 


△ <약치기 그림> 2017~2021년 달력



Q. 작업했던 굿즈 혹은 작업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모든 것들이 다 애착이 가지만 그래도 매해 연말마다 만드는 달력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젠 저도 팬 분들도 연말에 제 달력을 통해서 ‘아, 올해도 다 갔구나’ 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서요.

Q. 작가님 작품은 일상 곳곳에 여기저기! 심지어 다이소에서도 볼 수 있는데 작가님은 몸이 몇 개이신가요? 눈 코 뜰새 없이 바쁘신 작가님 만의 소소한 힐링과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A. 제 반려견 ‘루피’와의 시간이 최고의 힐링입니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그렇게 많이 바쁘진 않아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외부 강연이나 여러 일정들이 거의 취소가 되어서 그냥 동네만 어슬렁 거립니다. 


Q. 본업인 그림 말고 여가 시간을 보내는 취미는 뭔가요?
A. 루피랑 동네 산책하거나 맛있는 것 먹으러 가거나 넷플릭스 보거나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거나… 뭐 저도 특별히 막 뭘 하고 그런 건 별로 없습니다. 

Q. 작가님의 드립력이 너무 부럽습니다! 톡톡 튀는 발상은 작가님의 태생적인 센스일까요? 아니면 노력을 하시나요?
A. 제 소꿉친구 녀석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야! 어릴 때부터 하던 쓸데없는 말장난(개드립)이 결국 직업이 됐네?” 라고. 어른들이 늘 꾸짖듯이 말했던 ‘쓸데없는 짓’을 꾸준히 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저와 마찬가지로 쓸데없는 낙서를 꾸준히 한 결과 자신만의 독특한 패턴으로 뉴욕에서 패션브랜드를 런칭 했습니다.  



△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 ⓒ양경수



Q. 작품 중에 유명한 ‘디제잉 하는 부처님’은 봐도 봐도 재미있고 시선을 사로 잡는 작품인 것 같아요! 이 또한 과거 불교미술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인가요? 불교그림을 재해석한 작품을 만드실 때의 느낌과 감정도 궁금합니다.
A. 저에게 불교는 종교이기 이전에 하나의 철학이나 어떤 영웅의 일대기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어릴 때는 어쩔 수 없이 접했기 때문에 재미가 없었지만 커서 다시 접하니 세상 ‘힙’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힙한 느낌과 내 나름의 힙한 그림실력을 결합하니 세상에 없던 작업이 나온 게 아닐까요?


Q. 마감이 코앞인데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고, 일의 진척이 없을 때 작가님은 어떻게 위기를 해쳐 나가실까요?
A. 마감이 코앞이면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감이 코앞이어야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우도 많아요. 아마 많은 창작하시는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일이 진척되지 않거나 지칠 때쯤 묘하게 입금이 됩니다. 그럼 어깨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다시 작업에 몰두하게 됩니다.


Q.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A. 사실 전 막 꿈, 목표 이런 거 없어요. 그리고 꿈, 목표 같은 것들이 왜 없냐고 다그치듯 말하는 어른들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꿈과 목표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잘 끝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의에요. 스무 살 때부터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하고 하루하루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았기에 그런 것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들은 있지만 그런 것들보단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리고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삶의 목표라면 목표겠네요^^


Q. 끝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백 번째도 만 번째도 건강입니다! 건강하세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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