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레니얼 세대 여성 만화가들이 사는 법 : 민서영, 예롱, 이아리 (2)
성인수 2021.05.31

(1)에서 이어집니다

밀레니얼 세대 여성 만화가들이 사는 법 : 민서영, 예롱, 이아리 (1)  (클릭)




"온리 원(ONLY ONE)"의 함정

Q. 아무래도 다루시는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온라인상에서 공격도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요.

-예롱 : 저는 어떨 땐 이쪽의 말이 맞는 것 같고, 어떨 땐 저쪽의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제 의견을 소신 있게 밝히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한쪽에 고정되어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이런 말을 하면 저는 ‘이쪽 편’이 되어버리고, 저런 말을 하면 ‘저쪽 편’이 되어버리더라구요. ‘너 그쪽이었어?’ 이러면서요. 또 요즘엔 어떤 편에 들기 위해서 자기 의견이 아닌데도 그편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민서영 : 아리 작가님이랑 이야기 나눌 때 했던 이야기인데, 내가 믿는 누군가,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누군가가 나 대신 말을 해 주길 바란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아리 : 맞아요. 그냥 스피커만 되어 주길 바라는 것 같아요.

-민서영 :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그냥 스피커야. 너는 그냥 우리 말을 대변하는 사람이야.’ 사람이라고도 안 하고 그냥 스피커, 저를 도구 취급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나는 당신들의 사이다가 아니라고. 난 당신들의 도구가 아니니까 당신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하라고요. 

-예롱 : 저도 비슷한 경험들이 많은데 저는 부탁을 진짜 많이 받아요. DM으로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이건 왜 안 다뤄요? 저건 왜 안 다뤄요?’ 하면서 엄청나게 와요. 어떤 이슈가 터지면 DM으로 ‘이거 다뤄주세요’하고 오고, DM을 안 보면 ‘DM 좀 봐주세요’하고 댓글을 달고, 그것도 안 보면 이제 메일을 보내요. 근데 저도 저의 삶이 있고, 저의 일상과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제가 모든 이슈를 전부 다 다루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또 한 편으로는 이런 소리를 들어요. 한국을 욕 먹이려고 작정을 했다, 한국 떠나라, 왜 한국에서 사냐, 만화로 만들고 영어 번역까지 달다니 해외 사람들한테까지 한국을 욕 먹이려고 작정을 했구나, 이런 얘기들이요. 저한텐 이게 제가 한국을 사랑하는 방식인데. 한국이 더 나은 곳이 되길 바라니까 지적을 하는 거고요.

-이아리 : 저도 그런 부탁 진짜 많이 와요. 너무 곤란한데 그걸 일일이 다 들어주지 않으면 저보고 편파적인 사람이라고 그래요. 이건 다루면서 왜 저건 안 다뤄? 너는 이쪽 편이냐? 이런 식으로 공격이 오니까 너무 지치고 힘들 때가 있어요. 제가 모든 이슈를 다 알고 모두 다 다룰 순 없잖아요. 


△ 예롱 작가님이 올리신 악플을 다룬 만화


Q.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
-민서영 : 저희 셋 다 작품에 공익적인 성격이 있는데 이러면 대놓고 이런 말이 붙기도 해요. ‘너는 공익적인 목적이 있으니까 돈을 벌면 안 돼.’

-이아리 : 좋은 의미로 하는 거니까 넌 돈을 벌면 안 되고 돈에 대한 언급을 하면 안 돼, 익숙하죠.

-예롱 : 저는 그거. ‘지금 자기 책 팔려고 이렇게 어그로 끄는 거다’라는 말.

-민서영 : 아 저도 그 얘기 되게 많이 들었어요. 전 도서관에 제 책이 들어가는 건 괜찮은데 북카페는 좀 그래요. 도서관은 공익을 위한 곳이지만 북카페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런 언급을 한 번 했더니 저보고 ‘작가님은 그럼 이런 메시지가 알려지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니고 그냥 책 팔아서 돈 버는 게 더 중요하신 건가요?’ 이렇게 댓글이 달린 거예요. 아니 먹고 살아야 될 거 아닙니까 저도~!

-예롱 : 인권을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면 안 되거나 돈을 못 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니 인권 하는 사람들은 돈 좀 많이 벌면 안 되나?

-이아리 : 저도 책 냈을 때 결국에는 책 팔려고 이 만화 그렸냐는 얘기 들었어요. 책이 돈이라도 많이 되면 또 모르겠는데.

-민서영 : 책 한 권 팔아서 커피 한 잔도 못 사 먹어요!


Q. 그러다 보면 창작에도 영향을 주게 되지 않나요?

-민서영 : 그것도 되게 심해져요 셀프 검열. ‘너는 이거 하는 사람이면서 왜 그런 식으로 얘기해?’ 하는 식의 반응이 나오거든요. 

-이아리 : 자기검열 진짜 심해져요.

-예롱 : 맞아요.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싶고 사람들의 이목이 신경 쓰여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뻔한데. 

-민서영 : 머릿속에서 작은 악마 같은 게 속삭여요. '너 이렇게 얘기하면 이러저러해서 이런 소리 들을 텐데~?' 하고.

-예롱 : 그래서 사실 이쪽 일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할 때도 있어요. 전 원래 일반 로맨스 만화를 한번 그려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그런 만화를 그릴 수가 없게 되었다는 느낌이랄까? 다시는 그쪽 길로 갈 수 없게 되었달까요. 또 지금은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다루는 만화가 별로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인종차별 관련이면 제가 다 떠안게 될 때가 많아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 빠진 느낌이 들기도 하죠.


Q. 작품 안팎으로 힘든 점이 또 있을까요?

-민서영 : dm이나 메일 등으로 응원 메세지가 올 때도 있지만 개인상담 같은 것들도 정말 많이 와요. 전에 곽정은 작가님이 ‘저한테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보내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거든요. 저도 정말 공감했던 게, 사람들이 저한테 개인적인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요. 이제는 이렇게 해요. ‘심리 상담가한테 가세요. 제가 책은 몇 권 추천해줄게요. 그런데 저한테 더 이상 이런 내용을 보내지 말아 주세요. 왜냐하면 저는 심리상담가가 아니에요. 그쪽이 그런 일을 당하신 건 너무 안타깝지만 그건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좀 차갑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쩌겠어요. 저희도 저희 스스로를 지켜야 되는데. 

-이아리 : <다 이아리> 연재 초반에는 저도 상담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도와주고 싶고. 저는 피해를 당했을 당시 아무것도 몰라서 경찰에 신고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거든요. 나중에서야 ‘이런 센터가 있었어? 이런 기관이 있었어?’하고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런 정보들이라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수십 명 수백 명한테 ‘힘들어요, 죽고 싶어요’ 하는 메시지를 받고 하나하나 신경 쓰며 답변을 하고 있다 보면 감정 소모가 너무 크더라고요. 

-민서영 : 제가 다녔던 곳의 상담사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는 전문상담사가 아니기 때문에 상담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을 해야 이걸 끊어낼 수 있다고. 우리는 자격이 없으니까 이 사람들한테 상담해주면 안 된다. 

-이아리 : 너무 좋은 말인데요. 부담이 좀 사라졌어요. 


Q. 이런 힘든 점들이 있는데 세 분은 앞으로의 작업 방향이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예롱 : 저는 성향 자체가 잔 다르크 같은 면이 있어요. 사주를 봐도 맨날 장군이라고 나오거든요. 나를 희생하고 무언가를 이루겠다, 같은 게 항상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하겠구나 싶어요. 숙명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였어요. 

-이아리 : 저는 이미 일상툰으로 넘어왔고, 그래서 더더욱 전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아요. <다 이아리> 연재할 때 너무 지쳐있었어요. 그때는 병원 다니면서 상담 선생님께 ‘너무 힘들어요 죽고 싶어요.’를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어요. 그런 걸 겪고 나니까 이제는 무서워서 못 건드리겠는 거예요. 그리고 옛날에는 ‘페미니즘에 관심 있으세요?’ 하고 누가 물어보면 ‘관심 많아요. 같이 얘기해 볼까요.’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요새는 그런 대답을 선뜻 못하겠어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나? 그런 주제에 대해서 관심 있다고 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조심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얘기가 하고 싶어지면 하겠지만 한동안은 안 할 것 같아요. 무서워서.

-민서영 : 저의 경우를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아요. 책도 썼고 유튜브도 하고 있고요. 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 사람인데 자꾸 그 이야기가 페미니즘으로만 국한되는 것에 답답함을 느껴요. 인터뷰가 들어와도, 책 문의가 들어와도 다 페미니즘 얘기만 들어와요. 저는 이게 저를 한계에 가두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먹고 사는’ 젊은 작가들

Q.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돈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민서영 작가님은 플랫폼에서 연재를 하셨으니 고료가 있었지만 이아리 작가님과 예롱 작가님은 그렇지 않았잖아요.

-예롱 : 맞아요. 솔직히 돈 엄청 부족하죠. 저는 제일 많이 들어오는 게 연설, 강연 같은 거예요. 만화가 아니라요. 주제가 주제다 보니 일이 적고 한정적이기도 하고요. 또 인권 쪽 일은 ‘저희가 많이 드릴 수는 없고’ 같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요. 심지어는 페이 없이 ‘좋은 마음으로 해달라’는 곳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금액 협상을 해보려고 해도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정보가 없다 보니 제가 적정 가격을 부른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 거예요. 제가 평균가보다 낮게 부르면 다른 작가들한테도 민폐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1년에 천만 원 내외 정도밖에 못 버는 것 같아요. 항상 쪼들리니까 일을 할 때마다 지급일을 항상 확인해요. 그래야 생활비 계산을 할 수 있거든요. 이게 제일 힘들어요. 

-이아리 : 저는 <다 이아리> 연재할 때는 수입원이 하나도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화를 그렸어요. 저도 두 분 말씀하신 거에 공감하는 게 특정 주제를 다루다 보면 그쪽 관련된 일밖에 안 들어와요. <다 이아리> 계정으로 들어온 일은 다 성희롱, 성폭력, 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거였어요. 들어온 일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제가 일상 계정을 만드니까 아무거나 다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일상툰 2번에 광고 만화 1번으로 아예 주기를 만들어서 연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도 처음에 광고가 들어왔을 때 정보가 없다 보니 견적을 내기가 어려웠어요. 정보를 공유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게, 최근에 ‘피프툰’이라고 인스타 작가님들이 함께 모여서 연재를 한 게 있었거든요. 다들 얼마 받는지에 대해서도 공유를 하고 그랬죠. 거기서 팁을 얻은 게 있는데 견적서를 상세하게 작성하는 거예요. 컷당 작업료, 계정 업로드비, 2차 게재비 등으로 세분화해서요. 



△ 이아리 작가님이 참여하셨던 '피프툰'


-민서영 : 저는 제 작업 말고 작가 개인으로 오는 요청들이 있어요. 이거 좀 입어주세요, 홍보해주세요, 같은 식으로요. 그런데 몇 번 해보니 제가 만든 상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저한테 화살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요청이 오면 단가를 더 높게 불러요. 욕먹을 위험을 감수하는 거면 돈이라도 더 받아야죠. 

-예롱 : 요즘 인스타 작가들이 많이 겪는 일 중 하나가 가격 후려치기예요. 팔로워가 적은 그런 작가들한테 찾아가서 ‘요즘 다른 작가들은 다 이 정도의 가격으로 합니다.’라고 하면서 한 컷에 만원, 만오천 원 같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스토리까지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또 이걸 여러 작가한테 한 번에 뿌려서 얻어걸리라는 식으로도 하고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단가가 더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작가 단톡방에서 심심치 않게 나와요. 그래서 더 힘들죠.


이 작가들이 “사는” 법

Q. 힘든 일도 많지만 좋았던 이야기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으세요?

-이아리 : 데이트 폭력 피해자분들이 제 만화 보고 헤어졌다고 했을 때요. ‘내가 당하던 게 가스라이팅인지 몰랐는데 알고 나서 헤어졌어요. 안전하게 이별했어요.’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오면 너무 뿌듯하고 작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예롱 : 저도 후기를 들었을 때요. 보통 DM이나 댓글로 많이 오거든요. 국내든 해외든 차별을 받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작품 보면서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제일 많아요.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이거였어요. 한 고등학생이 ‘작가님 만화를 보며 생각이 정말 많이 바뀌었고 인권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러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쓴 거예요. ‘작가님이 한 고등학생의 인생을 바꿔 놓으신 거예요.’ 그걸 보면서 ‘와 나 이거 하길 진짜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민서영 : 결국에는 누군가에게 내 작품이 닿았다는 게 느껴질 때잖아요. 저도 그런데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대응을 했어요’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뭉클하죠. 제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너 자신한테 자신을 가지세요’인데 ‘책을 보고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어요.’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아, 내가 잘못된 게 아니었구나, 이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죠. 

-예롱 : 제가 최근 토론회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쓰신 김지혜 교수님을 만났어요. 그런데 교수님이 제 책을 너무 잘 봤다고 하시는 거예요! 같이 토론회에 참여한 것도 영광인데 사인도 받았어요. 끝나고 나서 번호 교환도 하고요. 최근에도 교수님을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이럴 때 ‘나 진짜 이 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토론회 등에 나가다 보니 요즘 공부의 필요성을 많이 느껴요. 토론회 요청이 올 때 ‘작가님 부담 갖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돼요’라고 하는데 어떻게 또 그냥 나가요. 그래서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해갔죠. 특히 법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논문 같은 거 찾아보고요. 힘들긴 하지만 토론회 같은 제의가 오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요. 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 토론회에 참가하신 예롱 작가님 ⓒ인권재단사람

-민서영 : 저도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기는 해요. 저는 이게 <썅년의 미학> 끝날 때쯤에 했던 고민이었어요. 그때 앞으로도 계속 페미니즘 이야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서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도망치듯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동시에 공부에 대한 고민도 했어요. ‘내가 정말 원하는 게 여성학을 공부해서 전문가의 영역이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거든요. 저는 그냥 작가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요. 페미니즘도 제 목적 자체가 아니라 그냥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중 하나였을 뿐이었던 거예요. 이걸 작품으로 직접 그려보니까 알게 됐어요. 나는 다른 것도 이야기하고 싶구나. 하고.

- 예롱 : 이 내용은 내가 다루고 싶었던 내용들 중 하나였을 뿐이다, 라는 말이 정말 와닿는 것 같아요.

-이아리 : 저도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이야기하면서 끝내도록 해요.
-예롱 : 저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요. 애인, 가족, 강아지랑 보내요. 저 머리카락이 엄청 빠져요. 공황장애약도 거의 안 먹다가 요즘 또 다시 먹고 있고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데 주변 사람들과 소소하게 놀면 그나마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것 같아요. 

-이아리 : 저는 식료품 쇼핑할 때가 제일 즐거워요. 뭐 해 먹을까 생각하면서요. 예전에는 배달 음식을 엄청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제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어서 건강 관리를 해야 하니까 이제는 좀 건강하게 재료를 사다가 해 먹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요새 카프레제 샐러드를 해 먹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 치즈 또 사야겠어. 토마토를 또 사야겠어.’하고 장바구니에 담으면서 결제할 때 너무 행복해요. 

-민서영 : 우리 정말 소소한 것들에 행복을 느끼네요. 저는 이제 SNS를 봐도 재미보다는 취재의 일종 같아요. 책을 보거나 영화를 봐도 그렇고요. 콘텐츠 업계 종사자의 숙명인가 봐요. 항상 계속 일정 부분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거죠. 그래서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할 때는 덕질 할 때밖에 없는 것 같아요. 덕질도 또 뭔가 열심히 하는 건 아니고, 무대 영상을 보면서 즐겨요. 무대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는 게 좋아요. 그래, 사람이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하고.

-예롱 : 그럼 덕질하면서도 일 생각 하시는 거 아니에요? 열심히 해야겠다고.

-민서영 : 아 그러네? 싫다! 허투루 살고 싶어. 허투루 살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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