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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세기의 화두 UCC와 만화
서찬휘 2006.09.01

UCC란 무엇인가

근래 포털 사이트들이 추진하려는 방향 설정을 보고 있노라면 하나같이 목을 매달고 있는 화두가 UCC다. 대체 UCC란 무엇인가. 일단 준말이니 풀어서 써 보자. UCC는 User Created Contents의 머리글자들을 딴 용어로 다른 저자나 업체들이 아닌 ‘사용자들이 생산(또는 창작)해낸 콘텐트들’을 뜻한다.
기존의 콘텐트 생산 방식과는 달리 전문 생산자(필자나 CP등)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며, 기술 발전과 필요한 기기들의 가격 저하로 일반인들이 제작한 콘텐트들도 질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1990년대 말엽 인터넷 붐 이래로 콘텐트 생산 하면 검색의 용이성과 방대함을 내세운 콘텐트의 데이터베이스(DB)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했고 이를 위한 제작비용이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생산한 콘텐트를 가능한 한 한 자리에 묶어둘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스타급 UCC 조삼모사
스타급 UCC 조삼모사

무엇보다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돈을 쥐어주지 않아도 막대한 ‘규모’를 창출해 낼 수 있으니-게다가 이를 이용해 광고 유치도 꾀할 수 있으니-업체들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없을 터였다.

UCC의 본령
문제는 지나치게 마케팅 요소로서만 과도한 유행을 타고 있는 이런 UCC 개념에선 이미 가장 중요한 ‘사용자’와 ‘생산(제작)’이란 항목이 사라져 간다는 점이다. 본래 이용자들이 서로 ‘생산’한 것들을 ‘돌려보고(공유)’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이끌어내는 개념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순식간에 ‘유명한 곳 메인페이지에 노출해 호응을 얻는다.’가 된 것이다. 업체들은 서버와 변환 도구들을 제공하는 대신 우리가 노출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인기와 호응을 얻고 싶어 하는 이들은 이미 자신이 생산한 것이 아닌 ‘남의 것’을 이용한 대규모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형편이다.
짤방보이
짤방보이





























이는 UCC란 말이 유행하기 전, 개념으로는 UCC의 형식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세웠다 볼 수 있는 지식 검색이나 이미지(사진?그림) 게시판 등에서 일찌감치 노출됐던 단점이기도 하다. 자신의 지식 대신 남의 걸 ‘복사해 붙이기’로 일관하며 지식 점수를 얻는 이들 하며, 언론 등에 나온 재미난 사진들을 모아 마구 올리곤 반응을 얻는 이들 하며 경우야 참 다양하다. 상당수 업체들이 개인 공간 이전에 자사 콘텐트로 전용하기 위한 UCC 생산기지로 여기고 있는 블로그나 카페 등은 어떠한가. ‘펌질 전문 블로그’의 유행, ‘스크랩’ 기능의 악용 등은 굳이 말해봐야 입만 아픈 상황이다.
최근 UCC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동영상 UCC의 경우는 또 어떠한가. 전체 가운데 직접 찍은 동영상은 1할이 조금 넘을까 말까하며 태반은 ‘방송된 영상을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다. 개인 쇼핑몰을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느니 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로, 대부분의 경우 저작권을 확실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용자가 생산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든 내가 퍼트리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동영상 UCC 모델에서 첨병 역할을 하고 있고 포털 보다는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조차 이러한 함정에서 자유롭질 못하니 오죽하랴.
UCC를 기반으로 한 수익분배가 서서히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저작권 침해는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전망이다. UCC는 이미 ‘생산’은 없이 그저 ‘데이터 유통업자’가 조장하고 있는 허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만화와 UCC
이러한 흐름에 가장 근접한 ‘UCC와 만화의 조합’은 포털 들이 많은 웹툰 작가들을 ‘반응 좋으면 프로 작가로 데뷔’ 시켜준다는 떡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만화 게시판들이다. 이들 게시판은 용어가 유행하기 이전부터도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용어의 유행과 함께 유력한 UCC 전략 항목에 올랐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호응과 어느 정도의 질을 갖추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규정 등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단지 성공 사례(?) 몇 개만이 보일 뿐이다. 대부분의 웹툰 작가들은 ‘인지도를 얻어 데뷔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그려 ‘무료 공개’를 하지만 또 그만큼의 작가들이 실망하거나 어쭙잖은 프로 의식을 강요하는 못난이 네티즌들의 비난에 상처 입고 사라져 간다.
하지만 만화는 여타 콘텐트들과는 달리 용량이 적어 접근성이 좋은 데 비해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파급력도 큰 편이며, 창작이란 형태로 참여할 여지가 무궁무진한 편이다. 얼마 전 이러한 만화의 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UCC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시도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포털 <네이버>에 자리한 ‘붐 카툰’ 게시판은 화제성 있는 게시물이나 사진 등에 사람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반영하게 하는 ‘붐’ 게시판 가운데 만화에 할당된 공간이다. 이곳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웹툰 작가들이 지난 9월부터 ‘키워드 릴레이 카툰’을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무료로 만화를 가져다 쓰는 포털 들의 관행은 곧 웹툰 작가들의 공급 과잉이 초래한 것이라 진단하는 이들은 그러한 공급 과잉현상을 역이용해 참여 작가들이 동반상승하자는 취지로 매월 정해진 주제를 키워드로 삼아 만화를 그리고 이를 릴레이로 발표한다. 업체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인지도를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아마추어들의 작품을 그저 끌어 모아 놓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포털 들의 행태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얼마 전 큰 화제를 모았던 「조삼모사」도 만화가 보여준 또 다른 형태의 UCC 사례라 할 수 있다. 본래 만화가 고병규 씨가 자기 공간에 올려둔 두 칸짜리 낙서만화에서 유래한 「조삼모사」는 ‘펌질’로 여타 게시판에 퍼졌다는 점은 있으나 어느 순간 대사 바꾸기 놀이로 발전해 수백, 수 천 개의 변종을 낳고 원작자도 이를 묵인함으로써 일종의 ‘공공재’가 되었다. 다시 말해 수많은 사람들의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가 각각의 「조삼모사」를 별개의 창작물의 반열(?)에 올려놓는 재미를 낳은 것이다. 그 파급력과 재미가 상상 이상이었던 탓에 온갖 광고나 기사에도 등장했지만 원작자의 허락을 받거나 대가 지불을 한 경우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 심지어 어떤 만화가는 자기 신문 만평에까지 도용해가는 짓을 저지르기도 해 보는 이들을 분노케 했다.
포털 네이버붐
포털 네이버붐!으 키워드 릴레이 카툰 에서는 9월부터 돈을 주제로 릴레이 카툰이 자발작으로 발표되고 잇다.




























「짤방보이」 또한 네트의 바다에서 탄생한 스타급 UCC로 볼 수 있겠다. 대사 바꾸기 놀이가 창조력을 발휘한 「조삼모사」와는 달리 「짤방보이」는 원형이 된 ‘짤방(잘림 방지의 준말로 그림 게시판에서 무조건 그림 한 장을 넣지 않으면 잘린다는 규칙이 있었던 데에서 유래)’ 그림 한 장을 그림 째로 변형해가며 즐기는 방식이다. 여타 작품의 캐릭터나 유행어, 유명인사의 성격 등을 반영한 한 마디 강렬한 대사를 주먹을 휘두르는 소년(?)의 표정에 실어 패러디하는 「짤방보이」는 「조삼모사」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공공재로 자리 잡은 상태다.
이와는 달리 <네이버>가 <넥슨>에서 개발한 「만만이」를 사 와 제공 중인 「네이버 툰」은 아예 정해진 패턴이나 모양새, 소품 등을 이용해 만화를 ‘조합’하는 도구다. 사람 표정이나 행동을 정하고, 배경과 소품을 깔고 말칸을 배치해 만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그림’ 보다 ‘이용자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는 셈이다. 한 때 유행했던 아바타 놀이의 연장선상이지만 이용자들은 ‘자기 이야기’를 ‘창작’해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제작, 창작한 콘텐트를 공유하고 향유하는 것이 UCC의 본래 의미라면, 현재 마케팅 용어로 ‘조장’당하고 있는 UCC와는 달리 만화가 보여준 이러한 사례야 말로 참다운 UCC의 전형으로 부각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UCC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이용자’들이 ‘제작(창작)’하는 ‘콘텐트’지, 모아놓고 공짜로 가져다 쓰면 그만인 돈벌이용 재료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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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정보 vol. 31 _ 2006 9/10]
글_서찬휘(만화 언론 『만』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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