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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서울캐릭터페어2006과 동아ㆍLG국제만화페스티벌
편집부 2006.07.01

한 상 잘 차려낸 두 축제를 맛보다
서울캐릭터페어 2006과
2006 동아ㆍLG국제만화페스티벌

다양성은 문화의 고유한 속성인 동시에 미덕이다. 크고 작은 차이 속에 문화는 건강함과 성숙함을 갖추며, 그 자체로 흐뭇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최대 캐릭터 라이센싱 박람회인 서울캐릭터페어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에선 이러한 건강한 문화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이 엿보였다. 배부르게 한 상 잘 차린 이 두 개의 축제를 한 번에 둘러본다.

역대 최대 규모, 날로 화려해지는 서울캐릭터페어

탈인형이든 모형이든 영상물 속 주인공이든 그 누구와도 눈만 마주쳐도 즐거워지는 캐릭터 축제, 별천지 세상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의 캐릭터 박람회인 서울캐릭터페어 2006이 지난 달 26일에서 30일까지 서울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렸다. 매해 보여주고 있는 이 박람회는 올해 150여 개 업체와, 700개의 개인 작품 등이 600부스로 참여,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전시장은 기업관, 개인작가 및 동호회관, 특별관, 기획관 등으로 나뉘는데 올해는 특히 대규모의 해외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져서인지 한결 화려해진 느낌이었다.

산리오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등 15개 유명 해외업체들이 뿌까, 둘리, 뽀롱뽀롱 뽀로로 등 한국의 토종 캐릭터들과 격돌했다. 월트디즈니의 경우 본래 여타 박람회에도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최측은 서울캐릭터페어의 한결 높아진 위상을 반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특별관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추진중인 스타프로젝트사업의 지난해 선정작 ‘디보’, ‘믹스마스터’, ‘초록숲 이야기’ 등이 전시됐고, 기획관에는 대상작인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등 2005 대한민국 만화애니캐릭터대상 수상작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람객들을 맞았다.


소문난 잔치일수록 사람들은 먹을 것을 기대하는 법. 나날이 국제적 축제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캐릭터페어는 마케팅 관련 프로그램에 더욱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바이어들과의 사전 스케줄 신청으로 비즈니스 미팅과 현장미팅을 꾸리는 ‘비즈매칭’과 물론 해외 유명 문화콘텐츠기업의 노하우를 직접 듣는 ‘TOP(To Overseas Program)’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 기업에 실질적 수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이들 프로그램 중 특히 비즈매칭을 통한 사전 신청접수가 업계 수익에 보탬을 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둘리나라 정진영 실장은 “사전등록제로 많은 바이어들과 현장 미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밉컴 등 이후 마켓에서 좋은 성과가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소규모 혹은 개인 자격의 참가 부스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레드몽’이라는 핸드페인팅 캐릭터로 캐릭터페어에 처음 참가한 이정희 씨는 “캐릭터페어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는 데 의의를 둔 첫 참가였지만 의외로 많은 관람객은 물론 업체들도 관심을 보여줘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 캐리커처나 초상화, 갖가지 팬시용품은 물론 자신의 몸크기와 등배로 제작된 구체관절인형 등 소규모 부스들만의 독특한 재미와 매력이 보는 이들의 발길을 묶었다. 이밖에 장성 ‘홍길동’, 제천 ‘박달신선과 금봉선녀’ 제주 ‘몽생이’ 등 지역산업의 발전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지역 캐릭터들도 점점 더 세련되고 다양해지는 흐름을 보였다.
주최측은 올해 서울캐릭터페어 행사장에 13만 여 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무대와 행사장 곳곳에서는 연일 캐릭터 공연, 가족사랑 패션쇼, 캐릭터 그림일기, 퍼즐게임, 스티커 무료증정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고, 방문하는 누구나 ‘주인공’이 됐다. 어린이들은 물론 가족, 연인, 친구들을 단위로 한 사람들의 끊이지 않는 발길은 문화콘텐츠가 주는 기쁨의 원형-꿈과 동심 또는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누르며 눈앞에 펼쳐진 또 다른 세상과 그 속의 자신을 담았다.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은, 그 안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사람들의 미소가 돼 담겼다.

한결 성숙해지다, ‘예술을 예술답게 보는 것’에 대해

지난달 20일 개막, 13일까지 계속되는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이 올해로 열 살 생일상을 받았다. 광화문 일민미술관 1, 2층에 나뉘어 열린 이번 전시는 국내에는 처음인 ‘스위스 만화전’과 축제 10년의 족적이자 수확인 한국작가전 ‘나는 만화가다’, ‘만화_방’ 등이 열렸다.
먼저, 1층에서 열린 스위스 만화전. 평면을 떠나 입체로, 낱장으로 뜯겨 벽에 걸리고 혹은 분해돼 설치된 만화들은 그 형식의 파괴로 우리가 알고 있던 만화에 대한 선입견까지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대신 만화가 갖는 상상력의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전통적으로 유럽만화와 미국만화의 교차점에 있으면서 약간의 아시아 만화적 분위기를 띠고 있는 세계적 대안 만화 중 하나라 평가받고 있는 스위스 만화. 이번 전시에는 알렉스 발라디, 안드레아 쿠딩, 안나 소메 그리고 자비엘 로벨, 엘쥐 레만 등 2인으로 구성된 작가그룹 엘비스 스튜디오까지 12개 팀 13인의 스위스의 유명 작가들이 초대됐다.
이들의 작품은 때론 스크래치 카드 기법의 섬세한 공포(토마스 오트, <일>)로, 때론 세련된 미니멀리즘(이븐 알 라빈, <콧콧>)으로 마치 미술관의 작품들이 그렇듯 관람객들을 진지하게 맞았다. 이들 작품들은 대부분 텍스트가 없었는데, 말하자면 미술작품이 그렇듯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를 이뤘다. 물론 전시 관계자들이 설치에만도 애를 먹었다는 엘비스 스튜디오의 <사건>과 같은 난해한 작품들도 몇몇 눈에 띄기도 했지만.
2층에 전시된 한국만화가전에서는 동아?LG가 발굴한 200~300명의 만화가들 중 9인을 선정, 소개하는 ‘나는_만화가다’전과 만화적 상상으로 둘러본 일상의 공간인 ‘만화_방’전이 동시에 열렸다. 재미있는 것은 ‘만화_방’, ‘신혼부부를 위한 쌍쌍변기’, ‘하이힐 욕조’와 같은 톡톡 튀는 만화적인 발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구겨진 원고종이소파와 잉크 샤워 부스가 놓인 만화가의 방에서는 창작의 고통을 끌어안는 만화가의 삶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해 자못 비장미까지 느껴졌다. 이 ‘만화가의 방’은 특히 어린 관람객들의 인기를 샀다.

10년 전, 총상금 1억 원이라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상금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만화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탄생한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난 시간 200~300명에 달하는 작가들을 배출하며, 국내 최고(最古) 국제만화축제로 성장했다. 만화, 카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4개 부문에 걸쳐 진행되는 축제의 공모전에 올해는 13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90점의 작품이 본선에 올랐단다. 지난해 응모된 2500여 점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셈이지만 이는 매년 응모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툰 부문의 올해 주제가 외국엔 익숙지 않은 ‘가발’과 ‘성형’인 탓이라고.
이렇게 발굴된 국내 작가들은 해외 큐레이터 등을 통해 유럽, 제3세계 등 해외와 널리 교류할 기회를 얻어 우리 만화가 세계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것은 동아?LG만의 독특한 전시법. 이를 통해 만화를 예술로 대하는 풍토를 일반에 퍼뜨린 점이다. 종이나 컴퓨터 화면에서뿐 아니라 일반적인 전시회에서 다소 불편한 자세로도 만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만화의 근원적 감상법일 수도 있다는 식의 사고전개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10년의 성과를 안고 페스티벌은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한다. 올해 전시를 총괄 진행한 신을진 씨는 “축제가 10년이 지난만큼 공모를 통해 단순히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 홍보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을 생각”이라며 “작가들이 모바일, 출판 등 실제 산업과 연계돼 산업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페스티벌의 향후 전개방향을 넌지시 알렸다. 10년의 벅찬 성과에 뒤지지 않는 앞으로의 10년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만화정보 vol. 30 _ 2006 7/8]
글_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 홍지연 기자(news@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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