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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둘리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박석환 2007.09.07

24살 둘리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부천시민 ‘둘리’가 쌍문동(서울시 도봉구 소재)에 호적신고를 했다. 호적기재사항에 의하면 1억 년 전 공룡나라에서 태어난 둘리를 2007년 1월 쌍문동에 살고 있는 고길동이 입양한 것이다. 언론은 부천에서 ‘명예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둘리가 도봉구에서 ‘명예 호적’까지 얻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고 국민들은 두 자치단체의 유쾌한 행정서비스에 반가움을 표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묘한 의구심이 생긴다. 지금 둘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 걸까?


한국 대중문화계의 큰얼굴 ‘둘리’

둘리
‘둘리’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다. 1983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첫 등장했으니 대중과 함께 24년을 살았다. 10여 년 간 잡지에 연재됐고 10권 분량의 단행본이 발행됐다. 끊이지 않고 새로운 판본이 출시되고 있다. 둘리의 아들 ‘돌리’ 이야기가 작품화되기도 했다. 총13부작의 TV시리즈 애니메이션에 이어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고 게임, 음반 등 수천종의 캐릭터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TV CF는 물론이고 유니세프 등 각종 단체의 후견인 또는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2004년에는 성인으로 성장한 둘리의 삶을 외국인 노동자에 빗댄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라는 작품이 신예작가에 의해 발표되면서 신선한 충격과 색다른 감동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기공룡둘리’는 단순히 문화상품에 달라붙은 허구적 이미지가 아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걱정과 응원 속에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실체적 존재이다.

아기공룡 둘리의 주민등록증
아기공룡 둘리의 주민등록증
 
둘리는 우리 대중문화계의 큰 얼굴이다. 한 창작자의 손에서 태어났지만 국민적 스타가 되고 꿈과 희망을 전하는 전도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받아준 대중의 이해와 문화적 성숙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하에 만화도시 부천은 2003년 둘리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했다.
둘리가 우리와 함께 생활한지 2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서 성년식도 열었고 원미구 상동에 ‘둘리의 거리’를 조성했다. 매년 둘리의 생일을 챙겼다. 하지만 그 이상이 없었다. 둘리는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기획과 실천이 따르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둘리는 거리가 아니라 집(기념관)과 놀이터(테마파크)를 지어주겠다는 도봉구 쌍문동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주소지 변경 수준이 아니라 ‘입양’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호적을 발급 했다. 그래서 둘리는 지금 상동이 아니라 쌍문동에 산다. 결과적으로 두 자치단체가 둘리 모시기 경쟁을 한 셈이다.


대중은 24살 ‘둘리이야기’를 기억한다

도봉구는 둘리를 탄생시킨 만화가 김수정이 20여 년간 살았던 곳이고 작품의 배경이다. 부천이 둘리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고 거리를 조성했다지만 작품의 배경이 된 곳에서 작가와 작품을 기념하겠다는데 이를 타박할 수는 없다. 다만 입양된 둘리를 보면서 왠지 둘리의 성장스토리,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둘리이야기’에 심각한 변형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도봉구에서 공개한 호적등본에는 둘리가 빙하에 갇혀 있다가 깨어나서 ‘정신적, 신체적 나이가 8세 내외’라고 적혀 있다. 주민등록번호란은 공란이다. 부천시가 발급한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아기공룡 둘리의 호적등본
아기공룡 둘리의 호적등본

대중은 1983년 4월 22일 ‘아기공룡둘리’의 첫 연재, 둘리와의 첫 만남을 기억한다. 그래서 20년을 함께 산 둘리의 성인식을 축하했다. 둘리가 받은 주민등록번호와 주민등록증은 둘리와 작가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일이기도 했지만 그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중문화가 대중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작품 속에서 둘리는 영원히 8살 무렵이겠지만 이 대중문화사적 사건으로 인해 대중의 마음속에는 어린시절을 함께 보내며 성장한 친구, 8살적 동심을 지닌 24살의 청년으로 기록되어 있다. 24살 둘리가 대중이 알고 있는 둘리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부천시민 둘리의 호적을 (주)둘리나라가 도봉구에서 발급하면서 대중문화사적 사건은 ‘공란’으로 비어져 버렸다. 대중이 성장시킨 둘리, 대중의 기억 속에 있는 둘리이야기가 삭제된 것이다.

8살 무렵의 둘리가 창작자의 것이고 두 자치단체가 자치행정과 홍보에 활용하고 싶은 아이템이라면 24살 둘리는 대중의 것이다. 작품 속 둘리와 그 내용이 창작자 안에서 생산 된 것이라면 작품 밖에서 소비되고 있는 둘리의 이미지와 둘리의 이야기는 적극적이고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가 만들어 온 것이다. 창작자, 라이센스 관리업체, 무료사용계약을 체결한 자치단체는 24살 둘리를 지켜 온 대중의 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 줄 실적이 아니라 ‘둘리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대중의 관심과 염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해 관계자들의 상호협력과 교류를 기대해 본다. 둘리가 우리를 더 유쾌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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