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코스츔☆코스츔
만화규장각 2000.01.01
『코스츔☆코스츔』의 첫 장을 열어보면 여의도 지역민으로서 반갑게 느껴질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배경이 여의도니까 ... 주인공 누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인 미성아파트도 실존하는 것이고, 그 주변의 지리적 묘사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우선 재미삼아 누리의 행적을 추적해보자. 미성아파트에서 나와 도서관에 간다고 했으니 과연 그게 사실인지 확인해 보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우선 도서관에 간다고 하면서 집을 나왔다면 그것이 어느 도서관인지 추측해 볼 필요가 있다. 여의도의 도서관이라고 하면 일단 여의도남고 도서관과 여의도여고 도서관 그리고 국회도서관이 있다. 방송국, 증권거래소 등의 사내자료실, 초,중학교 도서실, 사설독서실은 제외하자. 주인공이 여고생이므로 여의도남고 도서관과 국회도서관도 일단 제외하면 여의도 여고 도서관 밖에 없는데 과연 누리는 여고도서관에 갔을까? (책 속에선 미란고교라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여의도여고일 것이다. 미란고교의 모습은 카쯔라 마사카즈[桂正和]풍의 돔과 조형물만 제외하면 여의도여고와 비슷하다. 하기사 미란고교 교복도 카쯔라 마사카즈[桂正和]풍 이긴 하다. 덧붙이자면 여의남고의 건물은 -자 형이다. 만약 세화여고나 기타 등등의 육지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설정이라면 이건 반칙. 여의도에 거주하는 모든 고등학생은 여의도 남고 혹은 여고에 배정 받도록 정해져있으니까. 또 여기에 대해 사후에 여의도로 이사한 것이라는 설정을 제시할 수 도 있겠지만)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미성아파트를 기준으로 할 때 여의도 여고와 여의도역은 서로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다(130도 정도). 그러니까 누리는 처음부터 도서관에 갈 생각 같은 건 없었던 것이다. 이런 ... 착실히 날라리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하다. 누리가 12-13 페이지에서 딸기 우유를 구입한 편의점도 역시 실존하는 것으로 여의도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다. (여기서 잠깐 누리가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해 영등포시립도서관으로 가려했을 가능성은 없는가?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없다. 왜냐하면 시립도서관으로 가려고 했다면 굳이 길을 건너 LG25 편의점으로 갈 이유가 없고, 딸기우유는 미성아파트 쪽의 거평마트에서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니까) 편의점은 SK주유소와 바로 붙어있고 편의점을 돌아서 LG트윈타워 쪽으로 200m 정도 가면 중소기업전시장(속칭 애벌레관)이 나온다. 애벌레관의 만화행사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의도역 3번 출구로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14-17페이지의 지정학적 묘사는 상당히 정확한 것이다. 다만 17페이지의 대사에서 “만화방은 길 건너편 이 행렬을 지나가야 하는데”라고 하지만 이것은 실제와 조금 다르다. 우선 편의점에서 코스프레 행렬을 지나서 라고 하면 방향상 국회도서관 쪽이 되는데(코스프레 참가자들은 유공빌딩 앞을 지나서 애벌레관으로 가게마련이다) 그쪽에는 만화방이 없다. 편의점에서 지하도를 건너 여의도종합상가쪽으로 가야 만화방이 나오게 되어 있으니까. 이건 좀 곤란하다. 하지만 코스프레 행사 참가자들이 여의도 종합상가 쪽으로 지나가진 않으니까 어쩔 수 없는 왜곡인지도. 그건 그렇고 누리가 만화책을 빌리고자 했던 대여점(93-95페이지)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여의도에 대여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학교마치고 쉽게 들릴 수 있는 곳이라면, 대교A상가의 도서대여점 정도가 가능성이 있다. 다만 누리가 옷을 갈아입고 있는 것을 볼 때 미성아파트 근처에 있는 다른 대여점(예컨대 상아만화방 정도의)일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90-91페이지에 나오는 만화방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여의도 종합상가 3층의 광장만화방이나 수정상가의 수정만화방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아마 수정만화일 것으로 추측하는데, 수정만화는 주택가와 증권가에 모두 인접하고 있어서 좀 칙칙한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곳이고, 미성아파트와 학교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학생입장에선 쉽게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하다. 만약 수정만화에서 책을 빌리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면 선택가능한 곳이 수정만화방과 여의도여고 사이에 위치한 대교B상가 1층의 책대여점(그냥 이름이 책대여점이다 ;;;)인데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책에 묘사된 것보다는 좁지만, 여고 앞의 가게라 순정만화가 많고 주인이 비교적 친절하다. 다만 한가지 이 가게에 『멋지다 마사루』가 없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이 추측의 약점이긴 하지만 ... 뭐 ... 『코스츔☆코스츔』은 주챔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몇 작품의 하나인데, 극화체이면서 귀엽고 깔끔한 그림체가 『키스』의 강미정과 비슷한 매력을 풍기는 점이 마음에 들고, 겉멋 부리지 않고 솔직하게 이끌어가는 전개도 괜찮다. 주챔은 잡지 전체의 분위기 상 연재작들이 무게잡고 인상쓰는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 이후의 전개를 기대해 본다.
<코스츔☆코스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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