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슬픈나라 비통도시 (RUEFUL NATION, PATHETIC CITY)
만화규장각 2000.01.01
관되게 인디적인 자세를 유지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항상 이야기되는 자본의 문제 뿐 아니라 굳이 인디적 입장을 취하지 않더라도 장르만화적 관습을 수용해나가면서도 충분한 예술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일반의 인식도 인디작가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한 가지. 과연 인디만화는 한 번쯤 해볼만한 자기만족적 실험 내지는 완성도 있는 장르만화로 가기 위한 디딤돌에 불과한 것일까. 그런 의문을 품은 사람들에게 이번에 출간된 강성수의 작품모음집 『슬픈나라 비통도시』는 어쩌면 이렇게 멋진 물건이! 라는 탄성과 함께 일정 정도의 해답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어둠침침하고 펑크적인 분위기 위에 실어낸 인디만화 특유의 감각과 형식면의 파격에서도 모자람이 없지만, 보기 드물게 고급스러운 장정과 한 권으로 읽기에 부담스러울 만큼 밀도있는 원고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장르만화를 통해 이루지 못한 만화장르 자체의 품격과 지위상승에 대한 강렬한 무언의 주장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수록된 원고의 대부분은 95년이래 「만화실험 봄」, 「히스테리」, 「미스터 블루」 등에 게재되었던 것들로서 전편이 풀컬러 내지는 2도로 작업되어 있지만, 장르만화 혹은 상업적인 일러스트 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사한 컬러 대신, 고유한 스타일을 살려내는 낮은 채도의 색지정을 통해 컬러만화 다운 컬러만화를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행위예술가로서 작가의 활동상을 보여주듯 만화와 함께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소개하고 있는 행위예술 및 설치작업물들의 이미지도 적지 않은 볼거리. 강성수는 87년 상업만화지를 통해 데뷔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만화실험 봄」, 「히스테리」 등을 거치며 꾸준히 인디성향의 만화작업을 해온 1세대 인디작가. 같이 인디작업을 시작했던 신일섭이 「히스테리」를 이어 웹진 Comix와 무크지 영웅등을 내면서 존재감을 알려온 것에 비하면, 강성수는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하겠는데, 이번 작품집에 독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슬픈나라 비통도시 (RUEFUL NATION, PATHETIC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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