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우수만화리뷰] <새벽 날개>, 원로 만화가가 청년에게 보내는 어떤 위로
박범기 2019.07.26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건가요?


이 웹툰은 배달노동자 구준풍이 배달노동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겪어 내는 일들을 그린다. 구준풍이 갓난아이였을 때, 구준풍의 아버지는 큰 빚을 남기고 죽는다. 구준풍의 어머니는 구준풍을 친척에게 맡기고, 남편이 남긴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번다. 그러면서 구준풍은 외가와 친가를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성인이 된 구준풍은 독립하여 배달노동을 통해 생계를 꾸린다. 이 웹툰은 갓 스무 살이 된 구준풍이 배달노동을 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한 청년의 성장담&연애담으로서 이 웹툰은 흥미롭게 전개되는데, 특히 배달노동자로서의 불안한 삶의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이 웹툰은 하나의 질문을 놓치지 않고 끌고 간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건가요?”라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일까? 구준풍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구준풍은 이희수를 통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다. 이희수는 ‘제비’라고 불리는 인물로, 배달기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바이크를 그림같이 잘 타기 때문이다. 구준풍은 이희수를 쫓아다니면서, 그에 대해 알게 된다. 이희수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출셋길이 제한된 인물이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능력 역시 좋지만, 혼혈이기 때문에 공직으로 진출할 기회가 막혀버렸다. 이희수는 그러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그 한계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낸다.

“제한된 능력 안에서 산을 넘는 것.”
혼혈이라는 이유로 출세길이 막혀 고통받지만, 그런데도 그것을 받아들여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꾸리는 이희수에 의해 구준풍의 질문은 해답을 찾는다.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이희수가 구준풍의 질문에 대해 준 답변이다. 이 가르침은 어느 날 갑자기 돌출적으로 나온 게 아니다. 이희수의 삶 전반에서 배운 것이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많은 제한이 따르지만, 이희수는 그것들을 참고 견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삶이 힘든 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마냥 고통스러워할 수만도 없다. 결국 삶이란, 각자의 고통을 각자의 방식대로 버텨내는 일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이희수는 구준풍에게 이렇게 말한다. 삶이란 결국 “제한된 능력 안에서 산을 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이 메시지는 원로 만화가가 청년들에게 주는 작은 위로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박흥용 작가에 대해 짧게 부언하고 싶다. 박흥용 작가는 올해로 만 60세가 된 원로 만화가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내 파란 세이버>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그가 그린 웹툰으로는 다음에서 연재된 <여우는 같은 덫에 두 번 걸리지 않는다>가 있는데, 이 역시 명작이다. 또한, <여우는 같은 덫에 두 번 걸리지 않는다> 와 <새벽 날개>는 현재 다음웹툰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만화리뷰
[우수만화리뷰]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좀비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이야기
전종찬
2019.10.18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좀비의 흥행은 서양의 (좀비와 외계인의 심의 규정이 낮다는 식의)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있다. 시원한 타격감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나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영화 등에서 좀비가 다수 등장하기 시작하며 좀비는 아주 흔해졌다. 90년대 죽음에서 돌아온 시체의 대명사가 강시였다면 최근에 들어서는 좀비부터 떠올릴 정도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어른을 위한 동화
김하림
2019.10.17
네이버 웹툰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는 어릴 적 애착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 어리지 않았던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사정으로 외갓집에서 며칠 밤을 머물렀던 적이 있다. 매주 주말이면 찾아 뵙던 외갓집은 부모님의 엄격한 교육을 받던 곳과는 달리 어리광을 부리면 맛있는 과자를 두 손 가득 받을 수 있는 일명 무한정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었다. 허나 부모님 없이 외갓집에서 머무는 밤은 무서웠던 것 같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상실의 공간 고시원과 잔혹한 현실과 공포
김하림
2019.10.17
인간에게 있어 기본적인 충족 조건인 의식주라는 점은 초등교육에서부터 배웠던 기본적인 지식인데, 어찌된 것이 그것을 만족시키기에 그 기준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집을 구하면서 실감하게 된다.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의 핫이슈는 부동산과 둘러싼 경제활동이라 할 수 있다. 재테크 유망주와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과 규제에 대한 뉴스를 하루도 빠짐없이 듣고 있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문지현 작가론, 우리 시대의 기억은 물질에서 벗어나 있다
김선호
2019.10.17
문지현 작가는 이제 막 두 편의 작품을 연재한 작가이지만(첫 편은 완결이고 두 번째는 현재진행형이다), 작품의 완급력을 본다면 기성 작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를 두고 어떤 수사를 덧붙일 생각은 없다. 데뷔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만약 천재의 증표라면, 등단이 힘든 현 웹툰계에서는 당연하게도 천재가 나올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타인은 지옥이다>의 형식에서 도출되는 공간의 문제
김선호
2019.10.17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에서 제목을 따온 이 만화를 두고서 사르트르식의 접근을 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제목이 곧 내용이라고 그들이 말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 방식을 이어받기만 하면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에 따르면 해석은 정말로 간단하게 되어 버리는데, 아무쪼록 그 모습을 보면서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명제 하에서, ‘나’라는 주체를 제외한 ‘타자’는 모두 지옥이라는 공간적 명제로 변환되어버리기 때문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나를 위한 사랑: <유미의 세포들>
손유진
2019.10.17
2019년에도 여의도의 봄은 여전히 커플들로 가득했다. 한국이 커플의 나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연애를 하고 있다. 삼포세대, N포세대라는 별칭을 가진 2030 세대라 해도 예외는 없다. 다른 것들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지 못하는 게 한국의 청년층이다. 이만큼 한국 사회에는 현재, 연애에 집중하고 있다. 정직하게 한국의 연애를 그려낸 작품이 있다. 바로 <유미의 세포들> 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극락왕생>, 순수에 대한 곧은 믿음
손유진
2019.10.17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사바하” 만화 <극락왕생>에서는 입을 깨끗하게 만드는 진언이다. 이 주문은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성의 삶과 종교를 이야기한다는 작가의 캐치프레이즈와 그의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는 결국 깨끗함과 관련이 있다. 주인공 ’자언’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웃음과 눈물의 유쾌한 변증법
윤지혜
2019.10.17
근래 문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르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코 ‘좀비’이다. 영화 <부산행>(2016)의 흥행 이후 <창궐>(2018)이나 <기묘한 가족>(2019) 등 속속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가 각광받고 있고, 드라마 <킹덤> 역시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며 마니아층을 끌어 모았다. 웹툰에서도 역시 ‘좀비’라고 하는 소재는 다양하게 다루어져 왔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예술가’의 민낯, 그 혐오스러움에 대하여
윤지혜
2019.10.17
예술가에게 권력이란 그리 낯선 얼굴이 아니다. 권력과 예술은 서로 공생하기도 하고, 권력에 예술이 기대어 존재하는가 하면 예술에서 권력이 나오기도 한다. 고대와 중세에서는 군주나 교회가, 근대에서는 부르주아가, 그리고 현대에는 대중이 예술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런 만큼, 현대의 예술에서 대중의 존재란 완전히 무시하거나 분리하기 어렵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인간다운 것은 좋은가?
조아라
2019.10.17
단어에도 좋고 나쁨이 있다. 본뜻과 상관없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단어가 있는가 하면 까닭 없이 비호감인 단어도 있다. 예를 들어 '인간적', '비인간적' 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단어의 본 뜻만 놓고 보면 '사람다운 성질'이 있거나 없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것은 좋은 것, 비인간적인 것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위 사항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조아라
2019.10.17
작은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려 해도 이용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제공하는 개인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여러 곳에 정보를 제공할수록 클릭해야 하는 동의 버튼도 늘어난다. 죽 늘어선 동의 버튼을 습관적으로 클릭하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든다.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이용약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불량식품이 더 맛있는 이유
김건우
2019.10.17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외모지상주의>(이하 <외지주>)는 많은 비판과 논란 속에서도 약 5년째 금요일을 지키고 있다. 그 어떤 수식이 필요 없을 만큼, <외지주>는 훗날 한 세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수많은 평가는 나름의 명분을 갖고 제동을 걸기 바쁘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지옥을 재현하는 모호한 직유법에 대하여
김건우
2019.10.17
남자에게 결혼은 여자 친구가 밤이 늦었는데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여자에게 결혼은 부모님이 남동생을 맡기고 나가셨는데 다시는 안 돌아오시는 것이라 한다. 나와 같았던 상대가 결국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지점. 그곳을 결혼이라고 불러야할까?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사이인데, 사랑하는 사이마저 서로를 지옥이라고 부르니 지옥이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샤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서 가르셍은 말한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자유평론)>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
최윤주
2019.10.17
유니콘을 실제로 봤다고 가정해보자. 흥분한 당신은 이 낯설고도 놀라운 경험을 꼭 나누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유니콘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관심도 없는 상태다. 정황을 설명하고 기존의 지식에 기대 비유를 동원하기도 하고 진심을 담아 감상을 전해보지만, 상대의 반응은 어떨까? 높은 확률로 믿지 않을 것이고, 당신을 미친 사람 취급할지도 모른다. 걱정과 조롱 속에서 당신 역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답답함에 발을 구르다 끝내 외로워지고 말 것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지정평론)> 만화,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풍경
최윤주
2019.10.17
더 비싼 고가의 상품으로 팔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야만 한다. 즉, 상품으로서의 가치부여는 보다 참신하고 아름다운 외양과 매력적인 겉모습에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중략) 옷차림이 제2의 인격으로 인식되고, 화장품과 미용산업의 급속한 발전 등은 모두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간만화소개] 웹툰 <아리랑>, 민족의 노래를 다시 부르다
최선아
2019.10.16
‘아리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민요이다. 지역마다 음색이나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대체로 슬프고 한스럽다. 이 민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아리랑’은 현대까지 다양하게 재탄생됐다. 비단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상징성은 민족적인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어 왔다. 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는 박건웅 작가의 웹툰 <아리랑>도 마찬가지이다.
[우수만화리뷰] 영화와 웹툰의 콘텐츠IP 선ㆍ후 경계에 선 작품 <한도수>
임재환
2019.10.15
곽경택 감독이 글을 쓰고 양규 작가가 그린 웹툰 <한도수>는 영화 시나리오의 웹툰 사전제작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관련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간 웹툰은 콘텐츠IP(지적재산권)의 측면에서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특히 시각화되어 영상미학적으로 구현된 시각적 이미지로 인해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통해 기존의 인기 흥행 웹툰의 팬들을 영화 관객으로 유입할 수 있으며, 웹툰의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어떤 현역 배우들과 매칭되는지에 대한 대중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등 마케팅 관점에서도 효용가치가 높았다.
[우수만화리뷰] ‘우리’란 이름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괴물아기>
최윤석
2019.10.11
<괴물아기>, 이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일게 한다.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귀여운 존재인 ‘아기’와 괴상하게 생긴 생명체를 일컫는 이름, ‘괴물’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작품은 시작부터 하나의 호기심을 갖고 시작하게 한다.
[신간만화소개] 살아남는 건 누구인가 <하렘 생존기>
심지하
2019.10.10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실제 역사와는 다른 픽션입니다.>라는 경고문구를 단 만화, <하렘 생존기>는 독특한 작화와 어딘지 사람의 감정을 꺼림칙하게 만드는 연출로 유명한 (긍정적 뜻이다.) 오리발 작가의 신작이다.
[우수만화리뷰] 땀, 삶, 그리고 벽 - <까대기>가 던진 질문
한기호
2019.10.07
좋은 만화에는 여운이 있다. 그것은 뚜렷한 감정의 잔해이거나 격렬한 고통의 상처 같기도 하다. 그리고 때로는 진한 사람의 냄새이거나 향긋한 풀 냄새와도 같다. <까대기>는 책을 덮는 순간 흠뻑 젖어드는 땀의 여운이 있는 만화이다. 더불어 몇 가지 질문이 맴도는 만화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대한 뛰어난 감상들이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글을 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질문을 공유해야겠다는 느낌. 땀과 삶과 벽에 대하여.